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403)
나의 악당들 403화
63. 은왕자의 기사들(10)
고작 세 마디 말이지만 이 아저씨 의 완고함 내지는 권위 의식, 혹은 꼰대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이거 좀 피곤해지겠구만.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 앞에서 할 짓거리는 아니지만, 난 일단 그의 힘부터 가늠해 보았다.
기사로서의 기량을 유추하는 건 어 렵다 못해 불가능에 가깝지만, 육체 적인 능력이야 대충 훑어보면 답이 나오는 법이다.
포이닉스의 기억에 의하면, 아켈레 백작의 나이는 예순이 조금 안 된 다. 하지만 얼굴에 그어진 빗금들을 제외하면 세월의 흔적은 눈을 씻고 살펴도 찾아볼 수가 없다.
대충 봐도 보기 드문 무골(武骨)이 다. 넓은 어깨에 군살 하나 없이 유 연한 허리, 근육이 적절히 붙은 기 다란 사지까지. 평생을 단련해 온 게 분명한, 젊음이 부럽지 않을 육 신…….
하긴. 포이닉스의 우월한 피지컬이 어디서 왔겠는가. 한 줌 허리에 키 도 그리 크지 않던 리라를 닮았을 리는 없으니, 당연히 아켈레 백작 쪽에서 물려받은 거겠지.
이어서 마력 수준을 살펴보려는데
“……감히.”
내가 혈기를 끌어올려 감각을 채 뻗치기도 전에, 백작이 튕기듯 자리 에서 일어나며 덤벼들었다.
챙!
나는 반사적으로 검은 얼음을 뽑아 들었다. 그 순간 여기까지 올라오며 마주친 십수 명의 혈기사들이 떠올 라 아차 싶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 에 신경이 팔릴 때가 아니었다.
찰나 간에 얼어붙은 혈검을 뽑고, 그어 올렸다.
캉!
검붉은 비늘이 돋아난 손아귀가 검 은 얼음을 그러쥐었다. 어느새 백작 의 양팔은 ‘철혈갑주’를 두르고 있 었던 것이다.
“건방진 놈.”
광포함을 품은 싸늘한 눈빛과 낮은 으르렁거림. 뒤이어 피의 칼날에 쩌 적, 하고 큼직한 금이 갔다.
그에게 붙들린 칼날이 꼼짝도 하지 않았기에, 난 곧장 퍼멀로 백작의 얼굴을 후려쳤다.
빠악!
그는 물러서기는커녕 퍼멀을 향해 마주 박치기를 해왔다. 그로 인한 충격이 어찌나 대단한지, 순간 아귀 에 힘이 풀릴 지경이었다.
“큭-”
본능적으로 상체를 뒤로 젖혔다.
시야 아래쪽에서 묵직한 파공성이 치솟았다. 고간을 노린 발차기였다.
스적.
검붉은 비늘이 돋아난 발에 달린 단검 같은 발톱이 턱을 스쳤다. 꽤 깊이 베인 탓에 뼈를 통해 바람이 느껴질 지경이다.
얼른 혈기를 끌어올려 상처를 지혈 했다. 그러나 선혈백이 떨친 피에 대한 지배력은 그 짧은 틈을 순식간 에 파고들었다.
팍!
“이런 씨-”
그의 술수를 방해하기 위해 나름대 로 혈기를 떨쳤지만, 백작은 기어코 내 턱에서 흩날리는 핏방울을 터뜨 리고 말았다. 폭탄처럼 터진 손톱만 한 혈편들이 턱과 볼을 스치고 가슴 팍을 파고들었다. 임시로 걸친 가죽 갑옷은 순식간에 넝마가 되었다. 임 시라곤 해도 안쪽에 얇은 철판을 덧 대고 리벳을 박은, 꽤 괜찮은 물건 이었는데…….
“끄으,”
가까스로 팔을 들어서 다행이지, 순식간에 목이 걸레짝이 될 뻔했다.
물론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에 안도 할 틈은 없었다. 난 이를 악물고 칼 자루를 비틀었다.
키가가각-
유니크 장검답게 끔찍할 만큼 예리 하고 튼튼한 칼날을 전력으로 비튼 덕에 백작의 손아귀에서 비늘이 여 럿 깨져 나갔다. 그의 악력이 헐거 워진 틈에, 난 재빨리 장검을 회수 하며 뒤로 몸을 굴렸다.
“비루한 놈
선혈백은 나를 쫓아 몸을 날리는 대신 오만하게 서서 비웃음을 터뜨 렸다. 내가 벽에 처박힌 사이 그는 얼굴을 제외한 전신에 철혈갑주를 두르고 있었다.
“내 코앞에서 술수를 부린 주제에 이 젠 겁먹은 도롱뇽처럼 꿈틀거리는군.” 헤일라의 철혈갑주가 우아한 자태 의 용인(龍人)을 연상케 했다면, 아 켈레 백작의 그것은 작고 날카로운 쇳조각 수백 수천 개로 사람의 형상 을 만든 것만 같았다. 감히 다가설 수 없는 예기에 피부가 아릿해질 지 경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순간 내 마음속에서 움트는 감정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사나운 투쟁심이었다.
“……하, X팔. 나이는 처먹을 대로 처먹은 양반이 성깔은.” 내 욕지거리에 아켈레 백작의 눈썹 이 까딱거린 그 순간, 난 입속에서 시동어를 중얼거렸다. ‘아엘로’라고.
펑!
마법의 장화가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바람을 뿜었다. 벽을 박차고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튀어 오르며, 벼락처 럼 장검을 찔렀다.
“ O ” 丁그 •
카캉!
칼날이 백작의 뒤통수를 스쳤다. 꽤 묵직한 손맛에 이어, 검붉은 비 늘이 우수수 깨져 나갔다.
쉬지 않고 몰아쳐야 한다. 공중에서 균형을 잡으며 어깨를 후 려쳤다. 발을 땅에 딛자마자 그의 팔 사이로 체중을 실은 찌르기를 욱 여넣었다. 눈을 노리고 쇄도하는 다 섯 개의 손톱을 피하며 퍼멀로 손목 을 후려쳤다. 머리 위로 장검을 휘 돌리며 목을 노리는 척하다가, 단숨 에 정수리를 내리찍었다.
까앙!
횡으로 그어진 참격을 비늘에 덮인 왼 팔뚝으로 막는 동시에, 선혈백은 벼락처럼 오른손을 뻗어 내 목을 노 렸다. 어깨를 젖혀 피하니 이어서 낮은 발차기가 무릎을 노려온다. 피 하긴 글렀다 싶어 얼른 칼을 내려 방어했다. 그 순간, 백작은 골반을 비틀어 발차기의 경로를 바꿔 버렸 다.
쩌억-
“컥,”
왼팔을 들어 간신히 막았지만, 백 작의 정강이는 내 어깨뼈를 박살 내 며 목까지 충격력을 전달했다.
꽈광!
눈앞이 컴컴해졌다 싶은 순간, 난 어둑한 복도에 쓰러져 있었다. 잠시 기절한 새 방의 돌벽을 부수고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진 것이다.
“……크허, 크흐어.” 비척거리며 일어나는데, 어느샌가 나타난 열댓 명의 혈기사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물러서라.”
아켈레 백작이 느긋이 계단을 내려 오며 뱉은 말에, 그들은 조용히 흩 어졌다.
“그흐으- 나이치곤, 꽤 팔팔하시네.”
“주둥이만 살았군.”
비척거리며 물러서다 보니 또 다른 돌벽에 등이 닿는다. 곧장 혈기를 끌어올렸다. 오른손가락 끝이 팍! 터지고, 피의 채찍 다섯 가닥이 선 혈백을 향해 쇄도했다.
“흐음.”
횃불과 나무창을 박살 내며 날아간 채찍은, 백작의 몸에 닿기도 전에 산산이 흩어졌다. 그가 가진 피에 대한 영향력이 마치 반마력(反魔方) 보호막처럼 작용하여 혈기를 무력화 한 것이다.
……하. 이 아저씨, 순 괴물이네.
느껴지는 마력이나 혈기의 양은 헤 일라만 못한 것 같은데, 그 응집력 내지는 단단함은 그녀와 비교가 되 지 않을 정도다. 이게 오십 년 넘는 세월 동안 갈고 닦은 혈조술의 힘인 가…….
“……그나마 투지는 쓸 만한가. 어 미를 잡아먹고 나온 벌레 새끼 주제 에.”
무심한 말투에 선명한 어둠이 묻어 나온다. 백작이 미처 숨기지 못한 그 감정의 정체는, 다름 아닌 증오 였다.
“크흐.”
피의 채찍이 만들어낸 잠시의 틈을 이용해 바닥에 나뒹굴던 검은 얼음 을 그러쥐었다. 손바닥에서 스며 나 온 피로 칼날을 물들이며, 난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등신, 지 얼굴에 침 뱉기는. 내가 벌레면 너도 벌레야, 이 저능아 새 끼야.”
아주 잠깐 멈춰선 아켈레 백작은, 입매를 길게 찢어 올리며 말했다.
“그래. 너는 나를 닮았구나, 저주받 을 사생아야.”
츠으으.
흰 종이에 물감이 번지듯, 허공에 붉은 색채가 퍼져 나갔다. 그 혈광 은 길게 늘어지더니 형체를 갖추어 갔다.
그것은 장창, 아니, 피로 이루어진 길쭉한 글레이브였다.
“……X팔, 진짜.”
혈기사의 1티어 스킬인 ‘피의 칼 날’을 통달해야만 빚어낼 수 있는 ‘피의 무기’다…….
무력감을 억누르며 혈기를 끌어올 렸다.
차르륵
검붉은 비늘이 왼쪽 어깨와 팔을 감싸 안았다. 헤일라나 눈앞의 아켈 레와 비교하면 형편없지만, 부러진 관절을 움직이기 위한 처치로는 충 분했다.
기세를 돋우며 검은 얼음을 치켜드 는 나에게, 선혈백이 무기를 휘둘렀 다. 3미터도 넘는 기다란 글레이브가 벽과 천장에 걸리니 까가引 돌벽이 소프트아이스크림처 럼 갈라진다.
“이 개색-!”
말을 채 마무리하기도 전에, 글레 이브와 검은 얼음이 충돌했다.
쾅!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포이닉스 를, 아켈레 백작은 가만히 내려다보 았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들이 부자간 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선혈백과 포이닉스는 닮은꼴이 었다…….
어두운 복도에 우두커니 선 아켈레 백작의 얼굴에 음영이 드리워졌다. 포이닉스의 얼굴을 관찰하며 중년의 백작은 젊은 시절을 반추했다. 이윽 고 그는 찢어지고 멍든 얼굴 속에서 그리운 무언가를 찾아내었다.
길게 뻗은 눈매와 얇은 콧대, 도톰 한 귓불과 곱슬기 있는 머리칼.
천한 노예에게서 세상 가장 소중한 것들을 배웠던 그 시절…….
“각하.”
그림자 뒤로 물러서 있던 혈기사들 사이에서 장한이 걸어 나왔다.
“사제를 부르겠습니다.”
“……아니, 됐다.”
“그럼 물약을,”
혈기사 에오르단의 말에 백작은 고 개를 저었다.
“놈은 자하카르다.”
“알겠습니다.”
아켈레의 뜻을 눈치챈 에오르단이 뒤편으로 눈짓을 보냈다.
대기하던 이십여 명의 혈기사 중 절반이 조금 넘는 인원이 앞으로 나 섰다. 기절한 포이닉스를 둘러싼 그 들은, 단검을 뽑아 제 손바닥을 찔 렀다.
검은 뱀의 혈기사들이 흘린 피가, 경사 없는 바닥을 타고 미끄러졌다. 포이닉스를 향해서였다.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던 피는 조금 씩 마른 끝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 다. 피로 범벅이 되어 있던 포이닉 스 역시 말끔해진 채였다. 찢어진 갑옷과 바지를 물들인 검붉은 얼룩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선혈백은, 날 카로운 철혈갑주를 흩어내며 몸을 돌렸다.
“-으, 으아아악!”
기합인지 비명인지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벌떡 상체 를 일으켰다.
“으…… 어?”
“기침하셨습니까.” 늙수그레한 목소리.
고개를 돌려보니, 내가 깨어난 침 대맡에 웬 노인이 앉아 있었다.
“누구, 세요?”
“흘흘. 이리도 슬플 수가. 절 기억 하지 못하시는 겝니까?”
“어……
일흔, 아니, 여든도 넘었을까? 하 여튼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 의 노인이었다.
그 쭈글쭈글하게 흘러내리는 얼굴 을 바라보던 중에 희미한 장면이 뇌 리를 스쳤다. 포이닉스의 어린 시절
에 대한 기억 “……할만 씨?”
노인의 미소가 주름을 더했다.
“기억하시는군요.”
“할만 씨가 왜 여기에.”
열한 살쯤인가. 포이닉스는 약육강 식의 뱀굴인 ‘타우즈 덴’에 어미도 없이 홀로 남겨졌더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래 집단이나 혈족들에게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었다. 자하카르든 발루인이 든 감정이 미비한 괴물들인 건 마찬 가지라, 그 피를 이은 아이들 역시 백작의 얼자를 괴롭히는 것 같은 쓸 데없는 일에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 지 않았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가닉스가 그 런 경우였다.
가닉스는 포이닉스와는 세 살 터울 이 나는 이복형제였다. 선혈백의 적 장자인데다 잉태자가 될 유력한 후 보이기도 했다.
그 역시 자하카르답게 제 이복동생 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지만, 어느 날 포이닉스와 대련을 하다 패배한 뒤 앙심을 품었더랬다.
돌이켜보면, 십 대에 불과하던 가 닉스가 보였던 적개심과 복수심은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뭐, 긍정 적인 감정은 거의 없는 와중에 부정 적인 감정만 불균형하게 폭발한 것 이니 자하카르답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그때 가닉스가 포이닉스를 괴롭히기 위해 주로 쓴 방법이 궁전 의 하인들을 동원하는 것이었다.
가닉스는 너무 고귀한 신분이라 침 대에 오물을 뿌리거나, 폭풍우가 몰 아치는 날 나무창을 떼거나, 강산성 을 뿜는 개미를 신발에 넣어놓거나 하는 등의 유치하고 천박한 장난을 직접 실행하지 못했다. 그의 즐거운 상상을 실행에 옮기는 건 언제나 하 인들이 었다.
그 괴롭힘은 반년이 넘게 이어졌 다. 자하카르나 발루인은 그딴 유치 한 일엔 신경도 쓰지 않았고, 다른 하인이나 병사들은 감히 가닉스가 벌이는 일에 의문을 표하지 못했다. 그게 옳은 일이든 그른 일이든, 자 하카르에 반기를 드는 순간 목이 잘 릴 것이 뻔했던 탓이다.
포이닉스가 나름대로 대처를 하긴 했지만, 가닉스가 거느린 하인들이 워낙 많았기에 두어 명쯤 묻는 정도 론 티도 나지 않았다.
아, 포이닉스 편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아일라가 함께였으니.
그녀는 똥오줌에 절여진 이불을 같 이 빨아주었고, 온몸이 홀딱 젖은 날엔 따뜻한 차를 타 주었으며, 개 미에게 발가락이 물려 주먹만큼 부 었을 때는 대신 눈물을 질질 짜며 연고를 발라주었다.
하지만 마음씨 고운 아일라도 그 일을 끝내지는 못했다. 그 못생기고 재능 없는 소녀가 ‘숭고한 씨받이’ 가 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 었기에, 아일라는 그저 가문의 결함 품 취급을 받을 뿐이었다.
그때의 일을 해결해 준 사람이 바 로 이 노인, 할만 씨였다.
아켈레 백작의 성, ‘서펀트 폴’의 집사인 그는 날 괴롭히던 하인 일곱 을 잡아다 목을 잘랐다. 그걸로도 모자라 가닉스를 대신하여 그의 유 모를 매질했다. 고귀한 혈통을 잘못 모신 죄라면서 말이다.
가닉스의 잘못으로 그 주변의 평민 들만 죽어 나갔다니, 김승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세상의 기준으로는 썩 공정하고 엄 한 처벌이었다. 가닉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동시에 위신을 적당 히 상하게 하는 정도로 그쳤으니까.
자하카르도 발루인도 아닌 할만 씨 가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선혈백의 집사여서였다.
감정과 관련된 부분에 이런저런 결 함이 있는 자하카르와 발루인은 평 범한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하여 ‘멀 쩡한’ 사람들의 보조를 필요로 했 다. 그런 역할을 하는 이들이 주로 맡는 직함이 바로 집사였다.
한마디로, 아켈레 백작에게 일반적 인 감정을 이해시켜 주는, 통역사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게 할만 씨였 다. 선혈백의 심복 중 하나이니 백 작의 적장자를 간접적으로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분이 왜 여기에.”
“백작님의 외유가 길어지실 것 같 아, 구태여 노구를 이끌고 따라왔습 니다.”
할만 씨는 끌끌 웃으며 말을 덧붙 였다.
“제가 마지막으로 타우즈 덴을 방 문한 게 근 십 년 전이니, 도련님을 뵙는 것도 십 년 만이군요. 예상이 야 했지만, 이런 헌헌장부가 되실 줄이야.”
기절했다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데 다, 기억에만 있는 노인이 친근함을 드러내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내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입속 에서 말을 고르는 찰나 노인은 웃는 낯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백작님의 말씀대로군요.”
“……뭐가요?”
“도련님 말입니다.”
“저요?”
“예. 도련님은 자하카르가 아닙니 다. 절대로요.”
……하, 진짜. 대체 내가 뭘 잘못 했다고 이러는 거야,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