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24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24화
024 그 돈 내가 먹겠수다/한국 회사들의 수출 러쉬
박철 이사도 신라호텔에서 가장 비싸다는 이 방에 들어와 본 건 처음이었다.
하루 숙박료가 거의 차 한 대 값에 육박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휘황찬란할 줄이야.
고급스러우면서 웅장함을 자아내는 자태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느낌을 물씬 풍겼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주변을 둘러보던 그의 시선이 샤워장에서 멈췄다.
‘나는 속이 타들어 가는데 저 사람은 만사태평이군.’
30분이 넘도록 샤워를 하는 니콜라이는 이리온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속이 타들어 가다 못해 썩어 문드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한편, 니콜라이는 화장품을 정성스레 바르고 드라이에 느긋하게 귀 청소까지 했다.
이어 옷을 갈아입고 소파에 앉아, 박철 이사의 보고를 들었다.
“중국 베이징 현지 사무소에 러시아 회사 직원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리온 회장이 화교 출신이라 중국에 사무소를 차리는 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 초코파이를 수입하고 싶다더군요. 마침 우리도 수출할 계획이 있었던 터라 잘됐다 싶어 빠르게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하고는. 숨넘어가겠네.
한 번에 쭉 이어 말한 박철 이사는 목이 타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왜 그러시죠?”
“물을 좀….”
대리운전 전문 직원이 냉장고에서 꺼내 준 물로 목을 축인 그는 말을 이어 나갔다.
“크흠. 얼마 전 인보이스(송장)를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건가요?”
“네, 부산항에서 물건을 선적한 배가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해 수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 발생한 문제가 저와 관련이 있단 말이죠?”
“그런 셈입니다.”
니콜라이는 그게 뭔지 알고 있었지만, 굳이 자신의 입으로 말할 필요는 없었기에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나 이 부장은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고 곁눈질로 슬그머니 니콜라이를 바라보았다.
당신 때문에 생긴 문제 잖아?
그래서 어쩌라고?
“블라디보스토크 세관에서 말하길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건은 유니콘 그룹에서 발행한 송장이 없으면 통관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런 조항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러시아 스타일이 뭐 그렇지.
아무리 대통령 지시사항이라고 해도 얼마간의 기간을 두고 시행해야 하는 게 보통인데 바로 시행해 버린다.
평소엔 ‘세월아 네월아’하면서 이럴 땐 또 엄청 빠르다.
물론, 그게 유니콘과 자신에겐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갑자기 그런 일이 생겨서 물어물어 유니콘 그룹에 연락했었지만….”
“안 된다고 한 겁니까?”
“네, 다시 가져가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회사가 이미 배에서 물건을 다 내려버린 상태였거든요.”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내게 말하지 않으셨다.
왜 그러셨을까?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인데.
내가 계획해서 시작한 일이니 알아서 잘 처리할 거란 믿음 때문인가?
아니면 어차피 급한 사람은 이쪽들이니 곧 연락이 갈 거로 생각하셨던 건가?
그리고 박 이사의 말을 풀어보자면 할아버지는 내가 한국에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씀하셨다면 이리온에서 더 빨리 연락이 왔을 테니까.
니콜라이는 의문스러운 부분을 물었다.
“유니콘에서는 제 정보를 말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러면 제가 여기에 있다는 건 어떻게 안 겁니까?”
빤히 보며 묻자 그는 숨길 것도 없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수출 계약을 맺은 회사에서 알려 줬습니다.”
“거기가 어딘데요?”
“이코스라는 회삽니다.”
어라? 이코스?
신문에서 봤던 그 이코스와 같은 회사잖아. 벌써 시작된 건가?
잠깐만. 거기는 내가 한국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니콜라이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유야 어찌 됐든 지금 상황은 유니콘과 나한테 나쁘지 않아. 이코스는 러시아에 돌아가면 알아봐야지.’
그러면 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면 될 일이다.
나콜라이는 지금이 ‘일타이피’에 ‘일거양득’을 할 수 있는 기회란 걸 알았다.
그렇기에 신중하게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좀 더 자세히 물었다.
“이코스와는 계약 조건을 어떻게 했나요?”
“계약상 어느 부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초도 물량만 따로 계약한 건가요, 아니면 몇 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장기로 계약한 건가요.”
“아, 초도 물량만 따로 계약한 겁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장기로 계약했다면 아무리 니콜라이도 손쓸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겠습니까?”
박 이사의 저 간절하고 애원하는 눈빛이 아니더라도 이런 일은 서로 도와야 한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한국인데 어떻게 모른 척을 하겠나.
니콜라이는 이번만큼은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방법이….
“….?”
“없을 것 같군요.”
좋게 거절했다.
순간, 박철 이사는 물론 이 부장의 눈도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박철 이사는 마지막 동아줄이 끊어진 절망감 때문에 놀랐기 때문이고, 이 부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겁니까?’라는 뜻이었다.
“그, 그게… 정말 방법이 없겠습니까?”
“저도 돕고 싶긴 한데….”
“제발 부탁드립니다.”
“만일 이리온을 통관시키면 특혜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 이미 계약한 회사들과 앞으로 계약하게 될 회사들에게 우린 뭐라고 합니까?”
‘8도’와 ‘오또기’와의 계약은 유니콘이 정말 좋은 조건으로 했다.
그런데 ‘이리온’을 아무런 조건 없이 통관시켜 주면 소문은 금방 퍼져서 그들의 귀에도 들어갈 터. 계약서상 조건을 바꾸자고 할 소지가 충분하다.
그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통관시켜 줄 수 없었다.
“초도 물량을 너무 많이 넘겨서 통관이 안 되면 회사는 너무 큰 타격을 입게 될 겁니다.”
“물량을 얼마나 보냈는데요?”
“12개짜리를 한 박스로 보고 200만 박스를 보냈습니다.”
“200만 박스요?”
낱개로 계산하면 2,400만 개다.
니콜라이는 겉으로는 엄청나게 놀란 척을 했지만, 속으로는 피식 웃었다.
2,400만 개라고 해 봐야 원래 역사에서 이리온이 러시아에 판매한 월 평균수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이것도 러시아 전역으로 쫙 풀면 한 달도 안 되어서 동날 물량일 뿐이었다.
그러나 속마음과는 달리 무척이나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초도 물량치고는 양이 너무 많은 거 같은데요? 라면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생각할 수 있고, 마요네즈는 원래부터 많이 먹었지만, 초코파이는 그나마 여유가 조금이라도 되는 사람들이 사 먹어야 하는 건데….”
살짝 구라 아닌 구라도 좀 섞어 주고.
세계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시점이 97년부터였던가? 아마, 맞을 거다.
그때부터 중국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해 나갔다. 나중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게 되고.
이제부터는 러시아가 그렇게 불리겠지만.
지금이 93년이니 중국은 아직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다. 어쩌면 러시아보다 사정이 안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초코파이가 들어갔다면 원 역사보다 판매량이 많진 않았을 것이다.
“네. 저희도 처음엔 수량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우수리스크로 보내서 일부는 러시아에 풀고, 나머진 육로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해서 물량을 늘린 겁니다.”
우수리스크와 맞댄 중국 국경을 넘겠다는 생각이었군. 육로를 통해 국경을 바로 넘으면 운송비가 저렴할 테니 괜찮은 생각이긴 했어.
“중국에 사업소만 만들어 두고 아직까진 물건을 넣은 적이 없었는데, 이참에 중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하려고 했었습니다.”
‘욕심이 과했다’라고 하기엔 좀 뭐하고. 이건 타이밍을 잘 못 잡은 거네.
자신만 아니었으면 아무 일 없이 잘 진행됐을 일인데.
‘그렇더라도 어쩔 수 없지. 사업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타이밍’과 ‘운’은 정말 중요한 요소니까.’
이코스가 끼어 있는 상황에서는 통관시켜 줄 수 없다.
중국 자본으로 움직이는 이코스와 이리온의 계약인데 너그럽게 통관시켜 줘?
유니콘에서는 아무런 이득도 못 보고 그냥 통관시켜 주라고?
누구 좋으라고. 중국 좋으라고? 어림도 없지.
니콜라이는 자신의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서든 빨리 그리고 최대한 많이, 돈을 벌어야 했다.
그렇기에 너무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받아 낼 건 받아 낼 생각이었다.
“이코스가 어떤 회사인지는 알고 있었고요?”
“물론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에 사업체가 여럿 있다는 걸 사전에 알아보고 계약한 겁니다.”
“…으음. 죄송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도 이미 계약한 회사가 있어서 통관을 시켜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니콜라이 씨!”
“일단 혹시 모르니까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러시아에 통화해 보고 다시 말씀드릴 테니까요.”
“아,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니콜라이는 옆 방으로 가면서 이 부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눈짓의 의미를 파악한 이 부장이 옆방으로 따라 들어왔다.
“하실 말이 있습니까?”
“이 부장님 살고 계신 곳이 서울 어느 구에 있나요?”
“도봉구입니다.”
“강남구로 이사하실 생각 있습니까?”
“네?”
* * *
잠시 후, 옆방에 따로 자리를 잡은 이 부장과 박철 이사.
이 부장의 표정은 회사 CEO가 엄청난 결정을 앞두고 고뇌하는 모습과 흡사할 정도로 심각해 있었다.
“박 이사님. 전에도 일 때문에 몇 번 뵌 적이 있는데, 이렇게 또 만나게 되는군요.”
“그렇군. 여기엔 왜 따로 부른 건가?”
“도움을 좀 드릴까 해서요.
“아, 그런가?”
‘도움’이라는 말에 박철 이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저는 니콜라이 씨의 입장이 이해가 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결정이 아니죠. 이미 계약한 회사들이 있으니 형평성을 따져야 할 테니까요.”
“그렇긴 하네만 우리로서는….”
박철 이사가 막 본인 회사의 입장을 어필하려고 하자 이 부장이 머리를 흔들었다.
“제 말은 유니콘과 니콜라이 씨의 입장을 헤아려 주셔야 한다는 겁니다.”
“무슨 뜻인가? 좀 쉽게 말해 보게.”
“이리온에서는 그 이코스와 계약을 파기할 수 있습니까?”
“러시아 땅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이코스가 해결해 준다는 조항이 있어서 파기할 수 있네.”
“다른 회사와 계약해도 된다는 말이군요?”
“그런 셈이지.”
“그러면 더 생각할 필요 없지 않습니까? 유니콘과 계약하십시오.”
이 부장은 니콜라이가 설계한 대로 잘 따르고 있었다.
“그건 당연히 우리도 생각하고 있었네만.”
“그런데 뭐가 문제입니까?”
“계약서를 쓸 때 초도 물량의 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리 받았네. 문제가 생겨서 우린 그걸 돌려줄 생각이 없는데 이코스에서는 돌려달라고 해서 말일세.”
“돌려줘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었습니까?”
그것만 없으면 확실히 매듭을 지을 수 있었다.
“없었지. 우리 잘못으로 생긴 일도 아니고 러시아 땅에서 생기는 문제를 이코스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당연히 돌려주지 않아도 돼.”
“문제가 그것뿐입니까?”
“사실은…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그렇네.”
“외교적으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라 러시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단 거군요?”
“그렇지. 러시아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다르지 않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이 일을 청와대에서 알게 되면 당연히 러시아 편을 들 것이네.”
러시아가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국방력은 아직도 세계에서 손꼽히기에 한국 정부에서는 쉽게 이리온 편을 들어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만 해결하면 되는 겁니까?”
“그렇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 왜 자꾸 왔다 갔다 하는가?”
박철 이사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재빨리 옆 방으로 간 이 부장은 니콜라이와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다시 박철 이사에게 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러시아 문제는 유니콘에서 해결하겠답니다. 그러니 계약하시죠.”
“그게 정말인가?”
“네. 확실합니다.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말해 보게.”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금액의 반을 유니콘에게 주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계약해 주겠답니다.”
“크흠….”
결국 그걸 먹겠다고 이렇게 끈 것인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러시아엔 수출해야 하는데 유니콘을 끼지 않고는 들어갈 수도 없으니.
관례대로 지급하는 돈이라 생각하면 그리 억울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관례대로 주기엔 그 금액이 좀 크다는 게 문제였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차피 러시아엔 수출을 해야지 않습니까? 쉽게 생각하십시오.”
“…그런데 말일세.”
“…?”
“자넨 ‘8도’ 직원이지 않나?”
‘8도’ 직원이 왜 다른 회사 일에 이렇게 적극적인가?
이런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물음이었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계약한 관계라서 말입니다.”
“…흐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잠깐 통화를 해야 할 것 같구만.”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이 부장이 밖으로 나가자 박철 이사는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박철 이사는 니콜라이가 제시한 조건대로 내일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하고 돌아갔다.
문을 나서기 전 그는 이 결정이 최선이었음을 자신에게 세뇌를 시켰다.
그렇지 않으면 뭔가 묘하게 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기에.
니콜라이가 이 부장을 내세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에는 격식이 있어야 하고 모양새도 갖춰야 한다.
아무리 받아먹어야 할 상황이라도 직접 말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통하는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그랬기에 니콜라이는 일종의 대리인을 내세웠던 것이다.
변호사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 부장님 덕분에 제가 한결 편해졌어요.”
“저는 니콜라이 씨가 말씀하신 대로 한 것뿐입니다.”
“아닙니다. 이 부장님 협상력이 탁월합니다. 앞으로 오성전자 이 회장님이 연락해 놓은 회사에도 다 들러야 하는데, 제가 일일이 다 설명하려면 입이 아플 거 같거든요. 모양새도 좀 그렇고. 그러니 부장님이 좀 나서 주시죠.”
“제가 말입니까? 너무 큰 계약들이라 잘할 수 있을지….”
이 부장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니콜라이는 한마디 툭 내뱉었다.
“강남구.”
“…맡겨만 주십시오. 완벽하게 끝내겠습니다.”
“이번 일이 잘 해결되면 좋은 조건으로 제가 스카우트 할 수도 있습니다.”
* * *
다음 날 이리온과 계약서를 작성한 니콜라이는 쉴 틈도 없이 여러 회사를 찾아다녔다.
그럴 때마다 이 부장은 새 보금자리가 될 강남구의 아파트를 떠올리며 온몸을 불살랐다.
“오성전자에서는 TV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는데 ‘럭키금성’이 가만있으면 되겠습니까? 여기는 TV는 물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까지 있는데요. 다 보내셔야죠.”
“현지에 공장을 만드는 거야 우리도 바라는 바지만… 여기 이거, 로열티 산정방식을 누가 정한 겁니까?”
“러시아에 수출할 생각이 없는 거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그런 게 아니라 아무리 유니콘을 껴야 한다지만 이건 좀….”
그렇게 밀당을 해가며 계약서를 차곡차곡 쌓아 갔다.
전경련에 가입된 회사들뿐만 아니라 소문이 쫙 퍼져버린 바람에 다른 회사들까지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이 기간은 러시아와 한국이 서로 윈-윈 하며 세계의 최정상국가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된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