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02)
102화
“일레야. 혹시 같이 움직이겠어?”
“네?”
일레야는 깜짝 놀라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가 탄식합니다! 그렇게 접근하면 안 수상할 사람도 수상해 보일 거라고 말합니다!] [가 여신 속이던 것처럼 능숙하게 속여보라고 말합니다!]확실히 두 성좌의 말이 맞았다.
안 수상하게 생각하던 사람도 저 말 들으면 수상하게 여길 수 있었으니까.
만약 상대가 마신 성좌와 계약이라도 했다면 훨씬 더 조심히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알겠으니까 여신 좀 그만 꺼내라.’
일레야는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자기들밖에 모르는 헌터들 사이에서, 다른 사람을 챙겨주려고 하는 건 최연승밖에 없었던 것이다.
신입인 그녀로서는 같이 움직인다면 대환영이었다.
“저는, 좋아요.”
“그래?”
의외로 상대가 의심하지 않자 최연승은 안심했다.
-거봐. 의심 안 하잖아.
[가 이미 의심의 씨앗은 심어져 있을지도 모른다고…]살짝 신이 난 일레야는 익숙한 언어로 빠르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한국 드라마 봤는데요…”
“앗. 저기 구름이.”
일레야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좀 귀찮은 편이었다.
너무 말이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최연승은 별 관심도 없는 분야에…!
“한국 황실의 황녀와 헌터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는데. 최연승 헌터는 한국 황녀 본 적 있나요?”
“한국에는… 황실이 없어…”
“진짜요?!”
* * *
“ 클랜이다!”
유명한 클랜이 나타나면 그 주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헌터들,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헌터들, 그걸 취재하려고 온 기자들과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이 클랜을 알아보고 시선을 던졌다.
이카로스 클랜의 헌터들은 그 시선을 즐기며 천천히 걸어갔다.
‘이 자식들 일부러 슬로우모션으로 걷나?’
최연승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느리게 걷는 거 같은데…?
“구티에레즈. 꼭 이렇게 느리게 걸어가야 할 이유가 있어?”
“…이, 이런 서비스도 헌터한테는 중요하잖아.”
엘리자벳은 지적 받자 상당히 부끄러웠는지 말을 더듬었다.
던전 들어가기 전의 자체 슬로우모션 워킹은 일종의 국룰 같은 것!
그러는 사이 클랜 직원들은 각종 준비를 마쳤다.
안에서 지내는 동안 쓸 수 있는 던전 물자, 각종 측정 관련 드론이나 탐색용 아이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헌터의 장비!
“이 , 돈 낼 테니까 따로 구입할 수 없나? 매번 레이드 할 때마다 요청해서 꺼내니까 좀 낯설다.”
“회장님께 직접 말해보시지요.”
“…그냥 매번 요청해서 꺼낼게.”
“… 오랜만에 보는구나. 크헷헷.”
헌터들은 클랜에서 제공하는 아티팩트들을 꺼내며 행복해했다.
희귀한 아티팩트는 가끔은 헌터 본인보다 더 비쌀 때도 있었다.
클랜의 힘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나왔다.
얼마나 강한 아티팩트들을 다양하게 갖고 있는가!
그런 부분에서 클랜은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단순한 클랜이 아니라 거대 그룹을 뒤에 두고 있었기에 가능한 힘!
돈으로 사 모으고, 던전 공략으로 모으고, 연구 개발로 만들고…
어지간한 아티팩트는 원하면 다 쓸 수 있었다.
“정말로 다른 장비는 필요 없으십니까?”
“이 검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직원은 당황했다.
윗선에서 ‘최연승 헌터는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둬’라고 말은 들었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갑옷까지는 입지 않더라도 최소한 방어 마법 걸린 목걸이나 팔찌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최연승은 검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차피 쓸 일도 없고, 정말 좋은 아이템이라면 다른 헌터한테 주는 게 낫지.’
최연승은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황경룡이 중국에서 뜯… 아니, 받아 온 A급 아티팩트, .
적 처치 시 마력 회복 옵션이 붙어 있어서 최연승처럼 경지를 제한한 사람한테는 딱 어울리는 무기였다.
경지를 낮춰도 초식의 경험이나 숙련도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내공은 부족해졌던 것이다.
이런 내공을 회복할 수단은 확실히 필요했다.
“정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다니까.”
‘그나저나 확실히 비싼 아이템들을 많이도 모아 놓으셨군.’
전문가가 아닌 최연승이 봐도 화려한 옵션들이 많았다.
이런 아이템들은 1,2년으로 모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인 클랜의 힘!
“다른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필요한 건 뭐든지 다 준비해드릴 수 있으니, 말씀만 해주십시오.”
“어…”
최연승은 말끝을 흐렸다.
직원의 헌신적인 태도.
준비하기 전에 어니스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 *
-차기 클랜 리더는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네.
-내가? 설마 경룡이 형한테서 무슨 말을 들은 건가?
-아니. 순전히 실력을 보고 내린 평가인데.
-아. 미안. 그쪽을 의심했군. 경룡이 형이 좀 사람이…
-음. 확실히 그런 감이 없잖아 있지.
둘은 빠르게 공감대를 나눴다.
이야기를 얼마 나누지 않았음에도 서로 통하는 게 있었던 것이다.
둘 다 1세대 헌터 출신에, 황경룡 밑에서 일해본 적 있는 사람!
둘은 황경룡을 욕하면서 빠르게 친해졌다.
-그런데 아무리 실력이라도 그렇지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을 리더로 삼아도 되나?
-상관없네. 는 자네가 생각하는 것 같은 예전 방식의 클랜이 아니야. 매번 새 헌터가 들어오고 나가지. 이런 클랜에서 규칙은 하나밖에 없네. 실력이지.
요즘은 서로 친한 헌터들끼리 모여서 클랜을 만드는 시대가 아니었다.
실력 있는 야심찬 헌터들이 대기업에서 후원을 받아가며 클랜을 만드는 시대!
이런 클랜에서 우정 같은 건 없었다. 있는 건 욕심과 경쟁뿐.
-어. 이런 말 하기는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방법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내 방식대로 하려고 했는데?
-알고 있네. 오히려 환영이야. 나도 옛날 헌터. 그런 방식을 좋아하네.
-!
어니스트도 옛날 헌터였다.
관리자 입장에서 젊은 헌터들을 억지로 뭉치게 할 수는 없었기에 그냥 교육만 시키고 있었지만…
최연승이 직접 이들을 이끈다면 대환영이었다.
-역시 옛날 방식이…
-음. 요즘 헌터들은 좀…
두 꼰… 아니, 노련한 헌터들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원래라면 이런 말도 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굳이 말하는 이유는…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길 원해서인가?
-바로 그걸세.
최연승에게 부담을 주거나 억지로 역할을 맡길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본인이 계속 가만히 있으면 그건 그거대로 손해였다.
어니스트는 본인에게는 넌지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황경룡이 듣는다면 ‘아니야! 미친놈아! 그냥 내버려둬!’라고 질색했을 테지만…
-이번 던전은 자네 마음대로 해보게. 인원 선발부터 갖고 들어갈 장비까지 모든 권한을 맡겨주도록 하지.
-흠. 한 번 열심히 해보지. 그런데 는 성좌와 계약한 헌터가 별로 없던데…
-회장님 생각이네. 아무래도 좀 위험한 부분이 있으니까.
성좌와 계약한 헌터들은 성좌의 명령을 우선적으로 따라야 했다.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불안했기에 황경룡은 성좌와 계약한 헌터들을 안으로 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놓치기 아까운 인재는 몇 명 있어서 스카우트 해왔지.
-그래. 그걸 물어보려고 했다. 계약한 놈들 중에 수상쩍은 헌터는 없겠지?
-가능한 방법 내에서는 모든 확인이 끝났을 텐데? 왜. 수상쩍은 헌터라도 있었나?
-아니. 그냥 확인 차 물어본 거다.
클랜 같은 곳에서 일을 어설프게 하지는 않았을 테니, 가능한 선에서는 모두 확인이 끝난 게 분명했다.
마신 성좌와 계약한 사람이 있지는 않으리라.
‘하긴 성좌는 별 희한한 놈도 다 있으니…’
성좌가 꼭 악한 존재는 아니었다.
선악의 싸움에 별 관심 없는 중립 성좌들도 여럿 있었다.
들처럼…
[는 본인 정도면 선하고 정의로운 성좌라고 말합니다.]‘그래그래.’
그 뒤로도 최연승은 어니스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클랜의 훈련 방식이 좀 약한 거 아니냐는 말에, 어니스트는 감동 받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생각이 짧았군. 더 강도를 늘리도록 하겠네.
* * *
…어찌되었든 간에 가능한 권한을 다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연승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무엇보다 최연승의 레이드 방식은 최첨단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드론이나 스마트폰 나오기 전 시절에 레이드를 뛰었고, 그 이후로는 어비스에서 혼자 몬스터를 잡고 다녔던 사람이었다.
‘딱히 필요한 게 없는데.’
솔직히 지금 그냥 최연승 혼자 들어가도 깰 수 있을 것 같긴 했다.
몬스터들이 전부 덤비면 좀 힘들겠지만, 어비스에서 했던 것처럼 하나씩 치고 빠지면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그, 그렇습니까? 정말 필요한 거 있으면 부담 가지지 말고 말해주십시오.”
직원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저렇게 적게 가져가려는 걸까?
* * *
[ 던전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보상:?, ???] [입장 제한:261명] [남은 시간:2개월 27일…]클랜이 입장하자 주변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들어갔구나!
“아… 이거 들어가봤자 뺏기는 거 아니야?”
“클랜이 클랜만 있냐? 클랜 들어가도 먼저 깰 수 있어!”
“다른 클랜들도 들어갔으니까 서로 견제할 거 아냐. 충분해.”
던전 클리어를 노리는 입장에서 클랜 같은 유명한 클랜은 경쟁자일 수밖에 없었다.
아직 들어가지 않은 클랜들도 꽤나 표정이 복잡해보였다.
“늦게 들어가면 뺏기겠다. 한 시간 안에 준비 마치고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그러는 사이, 최연승을 필두로 한 클랜은 입장을 마치고 던전 안에 들어가 있었다.
[가 도전자들을 시험합니다.] [강력한 혼돈의 바람이 불어 도전자들을 갈라놓습니다!]“!”
최연승은 경악했다.
입장 시 특수 효과가 있는 던전!
게다가 최악에 가까웠다. 여럿이서 같이 싸워야 하는 헌터들을 강제로 흩어 놓는 던전인 것이다.
‘큰일 났다!’
단순히 혼자 싸워야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식량이나 장비 같은 물자들이 나눠진 것도 문제였다.
원래 던전은 들어간 헌터들이 안에 있는 몬스터들을 각개격파하는 곳인데, 몬스터들이 들어온 헌터들을 각개격파하게 될 수도 있다!
“으… 으…”
“?”
주변을 확인하는 최연승의 귀에,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물… 제발 물 좀…”
던전에 먼저 들어 온 헌터였다. 한동안 못 먹고 마셨는지 잔뜩 굶주린 얼굴이었다.
“천천히 마셔라. 급하게 마시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콜록, 콜록!”
최연승이 내민 물을, 헌터는 허겁지겁 받아마셨다.
꿀꺽, 꿀꺽-
“어디 클랜 헌터지?”
“뉴욕… 뉴욕 파이어즈.”
“아. 뉴욕 파이어즈.”
최연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후회했다.
‘어차피 들어도 모르는데 괜히 물어봤군.’
상대 헌터는 자기가 클랜 이름을 말했으니, 최연승이 당연히 알아들었으리라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우리 클랜… 우리 클랜의 다른 헌터들은 못 봤나?”
“음. 미안한데 사실 내가 뉴욕 파이어즈란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
“…농, 농담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