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0)
040화
쿠에피는 멍하니 보고 있다가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보고… 보고를 해야 해!’
설마 정말로 측정관이 사실을 말했을 줄이야!
그는 바로 위에 연락을 보냈다.
-측정관이 제대로 봤습니다! 보석이에요! 그것도 완전히 다듬어진! 바로 즉시 전력이 될 겁니다.
실전 경험 있고, 저 정도로 강한 헌터라면 무조건 클랜에 끌어들이는 게 이득이었다.
레이드를 노리든 다른 헌터 스포츠를 노리든…
쿠에피는 확신이 들었다.
-뭐? 정말로? 너 내가 구박했다고 엿먹이는 거 아니지?
-…아닙니다! 사람을 뭘로 보고!
-흠… 진짜 무공 사용자 중에 쓸만한 보석이 있었다니. 신기하군.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 것 같았는데… 됐다. 클랜에 무공 사용자 한 명 있어서 나쁠 거 없겠지. 스카우트 해봐라.
-네. 알겠습니다.
-만약에 이상한 놈이면 네가 책임진다.
-…네…
앰비투스 클랜의 규칙은 매우 단순했다.
철저한 실적지상주의!
클랜의 간판 헌터라도 실패하면 대가리를 박아야 했고, 새로 들어온 신입이라도 성공하면 어마어마한 보너스가 들어왔다.
쿠에피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예전에 클랜장 본인이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자기가 실수했다며 클랜 사옥 1층 로비에서 대가리를 박고 하루 동안 버텼던 일!
그걸 보면서 클랜원들은 공포에 떨었다.
-뭐 저런 새ㄲ… 클랜장이 있어?
잘리지 않으려면 성과를 내야 한다!
* * *
“오오.”
최연승은 감탄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합을 구경하고 있었다.
딱히 수준 높은 시합은 아니었지만, 원래 막싸움이 재밌는 법이었다.
진흙탕에서 치고받고 하는 건 나름의 재미가 있는 법!
-!
헌터 한 명은 분신 마법을 쓰더니 본체는 뒤로 돌아 상대의 허점을 노렸다.
그러나 분신 마법의 수준이 너무 저질이었다. 공격하려던 상대 헌터는 눈치 채고 멈칫했다.
-흡! !
재빨리 주변을 향해 창을 휘두르는 헌터!
마법 사용자라고 해서 지팡이만 휘두르고 원거리 공격만 하는 건 아니었다. 근접전을 하는 마법 사용자들도 많았다.
창에서 마력과 함께 충격파가 터져 나오자 뒤로 돌던 헌터가 기겁해서 몸을 굴렸다.
-거기 있었냐!
창잡이 헌터는 재빨리 투창 자세를 취했다.
쐐애액!
마력으로 강화된 힘 덕분에 투창은 무슨 대포 같은 위력으로 날아왔다.
퍽!
‘맞았다!’
그러나 창에 꿰뚫린 상대는 다시 한 번 흩어져 내렸다.
‘분신!!’
분신을 두 개나!?
창잡이 헌터는 기겁해서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상대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다.
맨손일 때 끝내야 한다!
-!
1서클 마법 . 손에 번개를 뭉치게 하는 약한 마법이었지만, 근접전에서는 그걸로 충분했다.
약한 번개라 해도 사람은 한 번 감전당하면 움직임이 꼬이는 것이다.
근접전 좀 한다는 헌터들이라면 무조건 얻으려는 마법!
퍽!
번개를 손에 건 헌터는 맨손이 된 창잡이 헌터에게 덤벼들었다. 격투기를 제법 배웠는지 로우킥을 먹인 후 바로 원투 펀치를 날렸다.
그에 비해 창잡이 헌터는 맨손 대비를 안 한 모양이었다. 허둥지둥대며 그대로 얻어맞았다.
파지지직!
-크으으윽!
‘끝났군.’
마력으로 몸을 보호하려고 해도 낮은 등급의 헌터들은 그 수준이 너무 약했다.
저렇게 맞으면 반격할 방법이 없었다.
근육이 감전되자 창잡이 헌터는 넘어져서 비틀댔다.
-끝장내! 끝장내버려!
-숨통을 끊어!!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미친듯이 흥분해서 외쳤다.
UHC를 보는 이유는 바로 이런 순간 때문이었다.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다투는 헌터들의 싸움!
퍽! 퍽!
기세를 잡은 헌터가 상대를 끝장내버렸다.
“으아아아아아!”
헌터는 기세 좋게 양 팔을 들어 올리고 포효했다.
“오오…”
“저. 최연승 헌터?”
“?”
쿠에피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최연승은 고개를 돌렸다.
“클랜 스카우트?”
“헛. 어떻게 아셨습니까?”
“스카우트는 티가 나니까.”
“……”
쿠에피는 최연승이 꽤 경험 많은 헌터라는 걸 깨달았다.
이제 막 헌터가 되어서, 치켜세워주면 헤헤거리는 그런 애송이들과는 다르다!
‘흥. 그래봤자 C급이지.’
쿠에피는 전략을 바꿨다. 상대가 오래 굴러먹은 헌터라면 거기에 맞는 방법이 있었다.
“어휴,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십니다. 요즘 헌터들과는 확실히 다르시군요.”
“그런가?”
“예. 이미 아시겠지만 요즘 헌터들이 예전과 같습니까. 예전 헌터와 비교하면 헌터도 아니죠.”
쿠에피는 나이 많은 헌터들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았다.
목숨 걸고 레이드를 뛰던 예전의 헌터들은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다.
헌터 스포츠나 뛰는 애송이들과 달리 목숨 건 실전을 뛴다는 자부심!
그 자부심을 자극해주면 누구나 좋아하기 마련이었다.
“흠… 아니.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걸로 강해지는 거면 나쁠 거 없지 않나 싶어. 어디서 수련하나 결국 같은 강함이지.”
“…?!”
최연승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뜻미지근하자, 쿠에피는 당황했다.
“그리고 너무 그렇게 말하면 꼰대 같이 들린다고. 어디 가서 그런 말은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러고 보니 나이도 아직 젊어 보이는데… 쯧쯧. 괜찮아. 지금부터라도 고치면 되지. 열린 마음을 가지라고.”
최연승은 쿠에피의 어깨를 토닥였다. 쿠에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 인간이 뭐라는 거야??
‘정신 차리자. 뭐하는 거냐.’
헌터들을 갖고 놀아야 하는 스카우트가 헌터 말에 당황하다니.
“최연승 헌터. 제가 이렇게 온 이유를 알겠습니까?”
“스카우트가 스카우트 하러 왔지 뭐 다른 이유가 있나? 내 번호라도 따러 왔나?”
“…예. 스카우트 하러 온 것 맞습니다. 클랜이라고 아십니까?”
“…!”
최연승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쿠에피는 만족스러워했다.
이거지!
클랜 이름을 듣는 순간 헌터들이 보여주는 이런 반응!
-그런 클랜에서 날 스카우트하러 왔단 말입니까!
이런 반응이 바로 대형 클랜 스카우트의 자부심이었다.
‘일 하기가 더 쉽겠군.’
“역시 아시는군요?”
“아니. 처음 들어봐.”
“……”
쿠에피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면 왜 놀라신 겁니까…?”
“그쪽이 너무 기대하는 것 같아서 가만히 있기가 좀 뭐하더군. 내가 배려심이 좀 강해서.”
‘…이 새끼…!’
뒤통수 한 대 때리고 싶다!
“그리고 애초에 난 어비스 귀환자라고. 돌아온 지가 얼마나 됐다고… 이름 들어봤을 리가 없잖나.”
“아… 그러셨죠.”
“애초에 클랜 스카우트 정도면 내가 어비스 귀환자인 것 정도는 알고 왔을 줄 알았는데. 정보력이 너무 부족한 것 아냐? 스카우트가 적성에 안 맞을지도 모르겠어.”
최연승의 말에 쿠에피는 속으로 더욱 욕했다.
‘머리에 든 거 없는 헌터 놈이 날 욕해?’
울컥했지만 헌터한테 화를 내는 건 삼류나 하는 일.
스카우트는 끝까지 미소를 지으며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만든다!
“어비스 귀환자라면 지금 적응하시는 데에 어려움이 있으실 겁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팀에 들어가야 할지 걱정이 많으시겠죠.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의 90%는 쓸데없는 걱정이니까?”
“…아니, 저희 클랜에서 도와드리겠다는 뜻입니다.”
“오… 계약도 안 한 헌터들한테 그렇게 퍼주다니. 클랜은 참 착한 클랜이군. 유엔에서 상 안 받았나?”
“아, 아니. 물론 계약은 하셔야지요.”
“에이. 그건 좀.”
최연승은 좋다 말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쿠에피는 당황해서 말했다.
“앰비투스 클랜은 정말 좋은 클랜입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믿지?”
“못 믿겠으면 찾아보시면 됩니다. 지금 당장 검색을 해보시거나, 아는 헌터 분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저희가 월에 몇 번의 레이드를 성공하고, 얼마나 대단한 프로 헌터들을 갖고 있는지 말입니다.”
“에이… 그런 걸로 어떻게 아나? 어느 클랜이든 잘나가는 헌터는 잘나가기 마련이지. 나한테 잘해줄 지는 모르잖나. 막상 불러온 다음 푸대접을 하면 어떡해?”
“그것도 계약서에 명시해드리겠습니다. 레이드에서 최소 1.5명 비율을 보장해드리겠습니다.”
던전을 공략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던전에서 나온 전리품들을 분배하는 것도 중요했다.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제외한 부산물이나 코어는 어지간하면 바로 현금 환산이 가능했다. 정부부터 기업까지 전부 다 원했으니까.
이렇게 나온 현금은 참가한 헌터들끼리 1/N으로 나누게 되어 있었다.
이 때 나오는 방식이 X명 몫이었다.
기본적으로 평범한 헌터는 1명 몫을 받았다.
파티 내에서 등급이 높거나, 탱킹용 마법이나 스킬을 갖고 있거나, 힐러용 마법이나 스킬을 갖고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헌터는 특별대우로 2명이나 3명 몫을 받았고…
“1.5명은 너무 짜군.”
‘미친놈이 아직 C급이면서 뭘 바라는 거야…?!’
“최, 최연승 씨의 활약에 따라 올라갈 겁니다. 최연승 씨. 그런 것 말고 이런 부분들을 보십시오. 헌터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겠습니까?”
최연승은 모르는 척 되물었다.
“돈 아닌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아니겠습니까?”
쿠에피는 열심히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가 갖고 온 조건은 B급 헌터에 걸맞은 조건이었다.
C+급 헌터라면 충분히 혹할 만한 조건!
그런데 이 최연승은 뭘 잘못 먹었는지 배짱을 부리고 있었다.
‘젠장. 하지만 이럴 때 설득하는 게 스카우트지.’
“저희 클랜은, 단순히 레이드를 뛰는 게 아닌 낮은 등급의 헌터를 성장시키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보십시오. 상위 등급의 헌터들이 최연승 씨를 직접 봐주면서 마법을 가르쳐줄 겁니다.”
“…난 무공 사용자인데?”
“……”
쿠에피는 당황했다.
아차…!
생각해보니 이 자식은 그랬었지?
“무, 무공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같이 던전을 돌면서 스킬을 얻으면 성장을…”
“하하. 무공 사용자 있는 클랜을 찾아야겠는데.”
“최연승 씨. 최연승 씨의 잠재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최연승 씨는 아직 C급 헌터입니다. 그리고 등급을 올리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당근이 안 통하자 쿠에피는 채찍을 들었다.
때로는 협박을 하는 것도 스카우트의 일!
“내가 평생 C급에서 썩을 거라고? 너무 말이 심하지 않나!”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등급을 올리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번 기회는 제가 강하게 말해서 위에서 받아온 제안입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시면, 다음에는 이렇게 좋은 제안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군…”
“계약하시겠습니까?”
“아니.”
“……”
쿠에피는 어이가 없는 걸 떠나서 슬슬 화가 솟구쳤다.
“후회하실 겁니다.”
“뭐 후회야 내가 하는 건데. 그보다 한 가지 물어봐도 되나?”
“?”
“아까 계약금도 그렇고 배분도 그렇고 너무 후하던데…”
‘아까는 적다며 ■■■야!’
“예선전 경기 한 번 보고 제안하다니. 클랜은 좀 지나치게 통이 큰 거 아닌가?”
“저희 클랜이 강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과감성!”
“과감성보다는 무슨 꼼수가 있는 것 같은데.”
최연승은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쿠에피는 불쾌해하며 말했다.
“꼼수라니. 무슨 뜻이십니까?”
“예를 들자면… 어디서 내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거나.”
“?!?!?!”
쿠에피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이 무식한 헌터 놈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