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507)
507화
“…생각해보도록 하지.”
‘하겠군 이 자식.’
자존심 때문에 바로 수락하지는 않았지만, 게러티는 제이콥 파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누가 봐도 팔고 빠져나갈 것 같은 눈빛이었다.
“판다고? 함정 아닌가?”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물론 이게 일반적인 사업이면 저런 식으로 팔아버리는 것도 말이 됐다.
하지만 이건 성좌가 낀 사업이었다.
성좌의 권속이 그렇게 멋대로 사업을 팔아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아닙니다. 꽤 진지한 것 같습니다.”
드래곤 인더스트리 직원의 보고에, 최연승은 납득했다.
“아. 그래서 찾아와서 묻는 놈들이 있었던 건가.”
최근에 딱히 아는 사이가 아닌, 다른 클랜의 클랜장이나 타국 고위 관계자들이 찾아와서 슬쩍슬쩍 영문 모를 소리를 던져왔었다.
-최연승 헌터. 몬스터 테이밍 사업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인수를 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만약 인수를 하신다면…?
당연히 최연승은 별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훔치거나 뺏을 생각이었는데 굳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지. 좋은 일 아닌가?”
보물고 성좌와 달리 최연승은 재산에 별로 집착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최연승에게 돈은 그저 실탄일 뿐이었다. 적들과 싸우기 위한.
“그렇다면 제가 움직이겠습니다.”
아다콰니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나에 대한 원한이 있을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다콰니엘의 대답에, 최연승은 이 뛰어난 천사가 상대를 설득할 논리를 준비했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 아다콰니엘 님이군!’
“최연승 님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다른 회사의 이름으로 사들일 생각입니다. 이런 일을 대비해서 준비해 놓은 몇몇 회사들이 있습니다.”
“……”
최연승은 생각 외의 방법에 놀랐다.
‘진짜 능력 있으시군.’
* * *
아다콰니엘은 능숙하게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상대방한테 막대한 액수를 제공하고, 기간 내에 협의하지 않으면 협상은 취소라고 압박을 넣은 것이다.
다들 암석 뱀 난동 사건으로 겁을 먹은 상황이라 제이콥 파커는 안달이 났는지 협상장으로 빠르게 튀어나왔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
“그… 을 막아줄 성좌의 밑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
-……
말을 빙빙 돌리긴 했지만, 제이콥 파커의 요구는 간단했다.
-내가 이상한 성좌의 위협을 받고 있어서 좀 도움이…
여기서 이상한 성좌가 누구겠는가.
밖에 없었다.
최연승과 나태의 여신은 상황을 파악하고 고개를 저었다.
‘악신 성좌가 불쌍한 경우는 찾기 힘든데, 인간들한테 매운 맛을 아주 제대로 보는군.’
보물고 성좌가 손절을 당한 것이다.
제이콥 파커가 어떻게 보물고 성좌를 설득했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원래 사기꾼들의 설득은 직접 들으면 묘한 설득력이 있어서 빨려들어갈 때가 있는 법.
보물고 성좌도 그런 것에 당한 게 분명했다.
“제이콥 파커를 권속으로 받아줘야 하나?”
[가 안 그래도 다른 성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차라리 본인이 권속으로 받아주겠다고 말합니다.]요리사 성좌가 말을 꺼냈다.
지금 안 그래도 선신 성좌 중에서 최연승이 집중적으로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보물고 성좌와 마찰이 발생하는 순간 갑작스럽게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차라리 요리사 성좌가 데리고 가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가 생각해보니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제이콥 파커 같은 권속을 멋대로 데려가면 에게 상당한 손해가…]“……”
-……
“난 괜찮다. 요리사 성좌!”
[가 정말 괜찮냐고 의아해합니다.] [욕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 *
권속이 배신을 하더라도 성좌는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수많은 왕국을 관찰하고 다스리는 성좌 입장에서 필멸자 하나만 유심히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은 조금 뒤늦게 제이콥 파커의 배신을 알아차렸다.
무슨 짓이냐? 이게 무슨 짓이냐?
사업을 멋대로 넘겨버린 걸 깨달은 보물고 성좌는 의아해했다.
아직까지는 분노하지 않았다.
저 인간이 돈을 불리기 위해서 저런 짓을 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날아간 건 아까웠지만, 일단 손해가 아니라 이득을 봤다면 용서해줄 수 있었다.
멋대로 행동한 건 매우 불쾌했지만 돈만 된다면…
[가 자신의 권속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이쯤 되자 슬슬 보물고 성좌도 현실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주인님. 인간 놈이 주인님을 속인…
닥쳐라! 그럴 리 없다. 지구의 인간들이 탐욕스럽고 교활하지만 설마 그런 미친 짓을 할 정도로 건방지진…
보물고 성좌는 현실을 부정했지만 그런다고 떠나간 권속이 달라지진 않았다.
아무리 확인해 봐도 똑같았다.
제이콥 파커의 사업은 웬 알지도 못하는 다른 인간 놈한테 날아가 버렸고, 제이콥 파커는 받은 돈은 갚지도 않고 자기 돈 챙긴 다음 잠적해버렸다.
아마 의 보호를 받아 숨고 있으리라.
죽여 버리겠다! 죽여 버리겠다, 이 인간 놈들! 이 빌어먹을 사업가 놈들! 모조리 죽여 버리겠단 말이다!!
이제까지 지구의 주식 시장에서 크게 손해를 봐도, 웬 이상한 사기꾼들을 믿고 돈을 줬다가 날려버렸어도, 지구의 금융시장이라는 거대한 환상에 젖어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을 넘었다.
은 맹세했다.
저 파커 가문의 핏줄은 물론이고 지구의 사업가란 놈들은 모조리 박살내고 부숴버리겠다고!
들어라, 지구의 탐욕스러운 놈들아! 내 맹세를! 이 의 맹세를!!
* * *
보물고 성좌가 전세계 상대로 보복을 하겠다는 맹세를 하고 있는 동안, 최연승은 전리품을 확인했다.
“이게 그 반지입니다.”
아다콰니엘이 내민 반지를 받은 최연승은 유심히 확인했다.
.
헌터도 아닌 제이콥 파커가 몬스터들을 굴복시키고 거느릴 수 있었던 이유였다.
노련한 성좌들도 그 정체를 추측하지 못한, 매우 희귀한 아티팩트였지만…
최연승은 이 반지에서 어딘가 익숙한 형태의 존재력을 느꼈다.
그건 의 존재력이었다.
“…?”
최연승은 의 권능, 을 갖고 있었다.
원래 주인의 일부분 정도 되는 권능이었지만 그 권능의 힘은 막강했다.
다른 성좌들의 권능을 강제적으로 지워버리는 권능.
이제까지 얻은 권능들을 무공에 녹여 낸 최연승이었지만, 의 권능은 녹여내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고 복잡한 권능이었다.
그런데 그런 성좌의 존재력이 여기서 느껴질 줄이야…
-잘못 파악한 건 아니니?
-아니. 확실하다.
[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은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음험한 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합니다.]이 중에서 가장 적대심이 강한 성좌답게 요리사 성좌는 최연승의 판단을 믿었다.
한 번 뒤통수를 맞은 적이 있기에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 되는 아티팩트를 만들어서 인간에게 넘길 정도라면 그건 뿐이다!
[권능, 을 얻습니다.]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최연승은 일단 반지에서 얻을 수 있는 권능은 뽑아냈다.
은 미워도 그 권능까지 미워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제이콥 파커에게서 사들인 몬스터들을 다시 훈련시킬 필요성도 있었고…
끼잉. 끼잉.
[가 암석 뱀들의 모습에 미소짓습니다.]다른 몬스터들과 달리 최연승에게 강력한 신뢰를 보내는 암석 뱀들의 모습은 성좌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분위기를 모르고 당당하게 신청했다가 모욕당한 수집가 성좌는 분노했다.
서로 적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품위 존중은 있어야 하는 법이거늘…!
* * *
당하고서 가만히 있는다면 그건 악신 성좌가 아니었다.
영광의 사원에서 크게 망신을 당한 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게다가 을 노리는 악신 성좌들은 만 있지 않았다.
이제 슬슬 진지하게 위험을 느끼는 악신 성좌들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그 권속인 최연승의 입지도 위기감에 한몫했다.
새로 S급 헌터에 올라간 것도 올라간 거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악신 성좌들을 때려잡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으니…
-지금 한 번 꺾어놓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욱 더 큰 위험이 될지도 모른다!
앞에 나서는 건 였지만, 그 뒤에는 다른 악신 성좌들이 힘을 합쳐서 지원하고 있었다.
가 경고한 상황이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 것이다.
[가 이제부터는 성좌전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하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면, 상처 입은 맹수한테 몰려드는 하이에나처럼 계속해서 악신 성좌들이 몰려들 거라고 경고합니다.]어비스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어떤 강한 성좌도 실수 한 번에 무너져 내릴 수 있었다.
그냥 이기는 것도 아니라 강하게, 압도적으로 이겨야 했다.
그래야 다른 악신 성좌들이 기가 죽어서 물러날 테니까.
한 번 약한 모습을 보이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악신 성좌들이었다.
최연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오하고 있었던 만큼, 놀라기보다는 올 게 왔다는 생각이 더 컸다.
‘어디 한 번 해보자고.’
지금의 최연승은 예전과 달랐다.
영역, 권속, 존재력, 동맹 모두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대해진 상태인 것이다.
패배하고 도망친, 한물 간 퇴물이나 마찬가지인 에게 질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좋다. 어떻게 싸울 생각이지?
[가 영지전을 신청합니다.]영지전.
서로 고른 왕국을 누가 먼저 점령하느냐의 싸움.
생각보다 무난한 성좌전 방식에 최연승은 반색했다.
게다가 그런 싸움이라면…
‘내가 참가해서 싸우면 그만 아닌가?’
최연승 본인이 권속으로서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도 그 정도 위험성은 알고 있었다.
최연승이란 권속이(성좌인 것까지는 모르지만), 의 핵심 전력이라는 건 이제 어지간해서는 다 아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집가 성좌는 한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가 한 가지 조건을 추가합니다.] [부릴 수 있는 하수인들은 지성 없는 몬스터들로 한정하자고 제안합니다.]개수작 부리지 마라. . 영역을 잃어버리고 나니 지성도 잃어버렸나?
[이 의 지성을 모욕합니다.]선신 성좌들의 연합 모욕에, 수집가 성좌는 이를 갈았다.
언젠가 저 선신 성좌들을 모두 어비스의 이름도 없는 외곽으로 추방시켜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