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43
◈ 143화. 살려줘. (1)
지난 3개월 간 성좌들이 모여있는 대공동에는 또 한번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로, 멸망의 탑쪽 성좌들은 모르겠으나 일반 성좌들 쪽은 전부터 조금은 어수선했던 집단 체재가 완전히 완성되었다.
거기에 더해 이런저런 이권에 관한 내용도 완전히 정리되었기에 지금 회의실에 모여있는 성좌들은 사실상 연합의 형태를 갖게 되었고.
그 말은 곧 그들이 곧 어느 정도 서로의 신뢰를 비롯해 동맹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동맹관계가 구축된 회의실에서는.
“무신문의 광신도들을 한번 찍어 누르는 게 어떻겠소?”
현재,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만약 연합체재가 잡히기 이전이라면 감히 그 누구도 이런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겠으나 이미 어느 정도 동맹관계를 구축한 그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
“확실히, 무신문의 광신도들이 도를 넘는 짓을 많이 하기는 했지.”
“그뿐이오? 우리를 거의 개무시하며 막무가내로 행동하잖소?”
“그것도 맞는 말이지,”
“이참에 확실히 해서 뿌리를 뽑는 것도 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계속 이렇게 당하고 있기만 한다면 그 녀석들은 저희를 아주 물로 볼 겁니다.”
마치 이 상황에 동의한다는 듯 찬성하는 성좌들.
그러나 그렇게 찬성하는 성좌들과는 반대로 조금 걱정이 된다는 듯 입을 여는 성좌들도 있었다.
“솔직히 무신문의 광신도들을 건드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소.”
“그러다가 무신문의 광신도들에게 처참하게 깨지기라도 하면 정말 체면이 말이 아니지 않소.”
“……확실히 그것도 무시할 수 없는 말이기는 하지.”
“그렇다면 이대로 그 무뢰배들이 자기들 멋대로 행동하는 꼴을 계속 두고 봐야 한다는 소리인가?”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생각하는 건 좋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거지.”
“하! 그냥 솔직히 말하는 게 어떤가? 무신문 녀석들이 무섭다고 말이야.”
“뭐라고?”
“왜, 아닌가? 아무리 봐도 자네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무신문의 광신도들을 무서워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모욕도 정도껏 하는 게 좋을 텐데?”
순식간에 시끄러워지기 시작하는 회의실.
그러나.
“자, 모두들 진정하십시오.”
현 성좌 연합의 장이자, ‘왕권’이라는 성좌집단을 이끌고 있는 타도하는 자는 순식간에 가열되기 시작한 분위기를 진정시키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무신문의 제자들은 확실히 도를 넘고 있긴 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무신문의 제자들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게다가 심지어 그는 아직도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무신문의 제자들이 멸망의 탑의 성좌인 바르체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솔직히 그로서는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기에 그런 장면이 연출된 것인지 전혀 짐작도 할 수가 없었다.
무신문의 제자들과 바르체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조합이라는 말인가?
심지어 멸망의 탑의 성좌들도 그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멍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타도하는 자는 한동안 그들의 관계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고.
아마 이곳에 있는 성좌들도 모두 이야기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바르체와 무신문의 제자들의 관계성에 대해서 고민했을 것이었다.
물론 연합이 본격적으로 결성되고 나서도 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 누구도 그 관계에서 이렇다 할 개연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그런 바르체의 문제를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이런 의견을 낼 정도로 현재 대부분의 성좌들은 무신문의 제자들에게 굉장히 불만이 쌓여 있었다.
물론 무신문의 제자들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불만을 쌓을 정도로 악행을 저지르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어떤 특별한 일이 있는 것이 아니면 딱히 그들에게 터치를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멸망의 탑의 성좌들과 어울리는 것 또한 아니었다.
다만 몇 달 전처럼 갑작스레 회의에 난입해 특정 성좌를 데려가는 것은 몇 번이고 있었고, 거기에 더해 어느 성좌를 뒤지게 패는 일 또한 있었다.
물론 도대체 그 성좌가 왜 끌려갔는지, 거기에 더해서 어떤 성좌가 왜 뒤지게 처맞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들은 다른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를 하다가도 그때의 이야기가 나오면 아예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은 이 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할 수 없다는 듯 말이다.
그렇기에 타도하는 자는 도대체 어째서 그들이 그런 짓을 당했는지 연합이 결성된 지금까지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무신문의 제자들의 특정 행동은 이미 도를 넘었다.
그들의 행동은 전혀 연합을 배려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한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타도하는 자는 이내 입을 열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무신문의 광신도들에 관한 이야기는 굉장히 민감한 이야기입니다.”
“…….”
“그러나 분명 무신문의 광신도들이 저희를 굉장히 무시하며 행동하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사실이다 보니 이 경우에는 투표를 할까 합니다.”
“투표……?”
“예, 투표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희는 이제 연합이 되었고, 사실 저희 전부가 힘을 합친다면 무신문의 제자들을 상대할 수는 있을 겁니다.”
“…….”
타도하는 자의 말에 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개인은 무신문의 제자들 한 명에게도 털린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의 강함은 말도 안 될 정도니까.
그러나 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성좌들이 모두 무신문의 제자들과 붙는다면?
‘확실히, 승산이 있지.’
한 손으로 열 손을 막지 못하는 것처럼, 아무리 개인이 싸움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물량에는 장사가 없다는 것을 이곳에 있는 성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타도하는 자의 의견에 따라 투표를 하기 시작했고.
투표 결과.
“투표 결과대로 우리 모두 무신문의 제자들과 도망치지 않고 제대로 한판 붙어보는 걸로 하도록 합시다.”
타도하는 자는, 성좌들에게 그렇게 말하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XXXX
대공동 한쪽에는 그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그 건물의 이름은 바로 ‘중립문(中立門)’.
그 건물의 이름처럼 연합의 성좌들과는 다르게 딱히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성좌들이 있는 곳이었다.
성좌라고 해서 모두가 단체에 가입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설령 단체에 가입되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성좌가 된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타도하는 자는 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모든 성좌들을 이끈 채로 중립문의 앞에 도착해 있었다.
이유는 바로 이 중립문에 있는 무신문의 광신도들과 결판을 내기 위해서.
그리고 그런 타도하는 자의 바람대로.
“아~ 그래서 쪽수로 한번 밀어보려고 부하들을 이렇게나 많이 데리고 오셨다?”
그의 앞에는 무신문의 제자들이 서 있었다.
수많은 성좌들이 타도하는 자의 뒤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니-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음을 짓고 있는 그들.
그러나 그런 모습에도 연합의 대표인 타도하는 자는 굴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선을 넘었고, 오늘 그 선을 확실하게 하고자 합니다.”
“지랄하고 있네. 그러니까, 한마디로 무신문에게 도전하겠다, 이 말 아니냐?”
비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도살자.
그에 타도하는 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희는 어디까지나 선을 확실하게 정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만약 지금 이곳에서라도 당신들이 선을 제대로 지켜주신다면 저희는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선? 너희가 멋대로 수군수군거려서 만들어 놓은 선을 말하는 건가?”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그럴 마음은 없어 보이는군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으니까 그렇지. 그냥 헛소리하지 말고 덤비면 되지, 뭐 그렇게 말이 많아? 대신-”
부리가면은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한없이 찌푸린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
“만약 여기서 우리한테 덤비면, 더 이상 우리도 빠꾸 없이 나갈 것 정도는 알고 있지?”
부리가면의 협박.
그에 몇몇 성좌들이 기세에 눌린 듯 읏, 하는 소리를 냈으나 타도하는 자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해 이미 이쪽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고작 네 명으로 이 연합에 모여있는 모든 성좌들을 이기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했으니까.
심지어 죽지 않는다는 이 대공동의 특성은 숫자에 대한 메리트가 더더욱 커졌기에 타도하는 자는 조용히 자신의 무기인 봉을 꺼내 자세를 잡았고.
그 순간.
“그럼 나도 껴야겠네.”
한 남자가 무신문의 광신도에게 붙었다.
그에 순간 타도하는 자는 무신문의 광신도에게 붙은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은…… 도왕(刀王)?”
“뭐야, 나 알아?”
타도하는 자는 도왕을 알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가 이룬 업적을 하나 알고 있었다.
100일 동안 멸망의 탑에서 쏟아져나온 몬스터들을 혼자서 막아낸 그 업적을.
그렇기에. 곧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으나.
“……당신이 어째서?”
“어째서긴 어째서야, 무신문한테 시비를 거는 건 당연히 나한테도 시비를 거는건 줄 몰라서 하는 말이야?”
이내 도왕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도를 꺼내 들었고.
타도하는 왕은 그제야 무신문과 도왕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어차피 도왕 한 명이 추가되는 것뿐이라면 현 전황에 변화는 없었으니까.
고작 네 명이 다섯 명이 되었을 뿐인데 애초에 전황이 바뀐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금 기세를 피워내기 시작하는 둘.
그러나 그 뒤.
“나도 끼도록 하지.”
“……설난신?”
“숫자로 무신문…… 아니, 무신의 이름을 짓밟으려 하는 것은 굉장히 불쾌하군.”
타도하는 자는 갑작스러운 눈 속의 깊은 왕인 설난신의 참여에 인상을 찌푸렸으나 여전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섯이 여섯이 되어봤자 여전히 전황에는 별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그렇게 기세를 끌어올리는 순간 또 한번 그들의 뒤에 붙은 또 한 노인.
“은인이 만드신 무신문을 짓밟겠다고? 정신이 나가버렸군.”
“절대 불변의 연금술사……?”
갑작스러운 합류.
그럼에도 타도하는 자는 인상을 찌푸릴지언정 여전히 입을 열진 않았다.
여섯이 일곱이 되더라도 전황의 변화는-
“허허허, 구원자에게 진 빚을 이곳에라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기다니…… 좋군.”
“……모든 것을 뚫는 파멸자.”
일곱이 여덟이 되더라도-
“쓰레기 새끼들이 연합을 만들어서 ‘왕’이 없는 사이에 무신문을 찍어누르겠다고? 어처구니없는 소리 하지 마라, 개새끼들아.”
“…….”
여덟이 아홉-
“무신문을 찍어 누르겠다고? 그건 못 참지.”
아홉이 열-
“당연히 못 참지, 무신이 만든 무신문을? 너희들이 뭔데?”
아니-
“이 새끼들 좀 엿 같은 새끼들이네? 무신이 그렇게 개고생할 때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새끼들이 연합해서 무신님 없으니까 나대?”
그 이상의 성좌들이 무신문의 제자들의 뒤에 모인 그 순간부터.
“야야 애들아 저 새끼들이 무신문 조지겠다고 왔다는데?”
“미친 건가?”
“멸망의 탑 터졌을 때 아무것도 안 한 주제에 은혜도 모른다고??”
“그런 놈들은 뒤져야지. 내가 약해도 한 놈은 같이 끌고 간다.”
타도하는 자는.
“아…….”
자신이 X됐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