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45
45
45화 자선사업
“죄송합니다. 형님.”
부하는 머리를 꾸벅거린다.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채업자의 직업병이라고 할까?
‘이렇게 웃으면 되나?’
부하는 나름 깜찍한 표정을 하며 웃었다. 어울리지 않게 윙크까지 하면서 말이다.
“애들아…. 안뇽.”
유아전문 프로그램의 mc처럼.
일부러 발음까지 뭉갰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지만…..
“으아아아앙!”
사실 사태 해결에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은 더 기겁했다.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더욱 괴상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럴수가.’
지사장은 그 모습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작금의 상황은 도저히 눈 뜨고 보기가 어려웠다. 이대로라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심겨줄 수도 있다.
“저리 꺼져.”
지사장은 부하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그리고 직접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애..애들아 울지마렴. 우리는 나쁜 아저씨가 아니예요.”
그나마 인상이 덜 험악한 지사장이었지만, 도긴개긴이었다. 아이들을 달래는 것은 불가능했다. 상황은 점점 좋지 않게 흘러갔다.
‘작전상 후퇴다.’
이래서는 나쁜 이미지만 심겨줄 것 같았다. 보육원 직원에게 가져온 선물만 맡기고, 다시 본사로 후다닥 도망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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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세상사 쉬운 일은 없다고 하지만, 이번 일은 특히 눈앞이 깜깜했다.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 좀 해봐.”
부하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지사장이 말했다.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
서로 눈치만 볼 뿐, 말을 꺼내는 이가 없었다. 채무자들 추심하는 것은 자신 있다. 하지만 자선사업이라니?
종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데…..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듣는 순간 지사장은 짜증이 솟구쳤다.
‘젠장할. 안 그래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그의 입에서 고운 소리가 나올 일이 없다. 그는 데시벨이 높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누구야?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잖아.”
지금 회의를 벌이는 장소는 본래 대부업을 운영하던 사무실이다. 이곳에 올 사람은 빚쟁이들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못 올 곳이라도 왔나?”
모습을 드러낸 이는 마왕이었다.
지사장의 두 눈은 화등잔처럼 커졌다. 설마하니 그가 직접 나타났을 줄이야.
“사..사장님. 그..그게 아니라. 전 사장님이신줄도 모르고…….”
더듬거리면서 말한다. 뒤늦게 변명을 해보려고 하지만, 너무나도 궁색하다.
허나 마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보육원에 갔다고 들었다.”
“네넵.”
“성과는?”
숨이 턱 막힌다. 해야 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지만, 도와줄 사람은 없다.
‘비수가 가슴에 날아와서 박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위기에 강한 남자다.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자.’
허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렇지 못 했다. 더듬거리면서 겨우겨우 말을 이어나갔다.
“사..사장님. 죄송합니다. 저..저는 열심히 했지만, 저 빡대가리들 때문에….. 조금 난항이 있습니다. 하..하지만 시..시간을 주신다면.”
점점 말이 길어진다.
천하의 지사장이라도, 마왕 앞에서는 구차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것은 마왕에게 한 번이라도 호되게 당한 사람의 공통점이기도 했다.
“그런가?”
허나 마왕은 딱히 그를 추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첫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지. 기대하고 있겠다.”
“가..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마왕은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그는 동물 인형을 그에게 주면서 말했다.
“오는 길에, 인형뽑기가 있더군. 심심해서 몇 번 해봤다.”
“넵.”
“두고 갈테니, 보육원에 가서 나눠주도록.”
마왕은 그 말만 남기고, 사무실을 떠났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그곳에 있던 사채업자들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아이고…..”
지사장은 자리에 주저앉는다. 마왕이 직접 찾아와서 일의 진척을 살필 줄이야.
‘그만큼 자선사업에 기대가 크다는 뜻인데. 이거 제대로 못하면, 진짜 큰일이다.’
덕분에 지사장의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생존 욕구가 그의 뇌세포를 활성화 시킨 것이다.
“응?”
그러다가 눈앞의 동물인형에 눈이 간다. 마왕이 두고 간 것이었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해결책이 모호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떤 메시지가 있는 것일까?’
인형은 매우 큰 편이었다. 특히 머리 부분이.
“머리라… 머리. 그것만 가릴 수 있다면……”
지사장은 인형을 들었다. 그리고는 인상이 험악한 부하를 불렀다.
“동팔아!”
“넵. 형님.”
“이리 와봐라.”
부하는 머리를 긁적이며, 지사장에게 다가갔다.
지사장은 인형을 들고 그의 얼굴 부위를 가렸다.
아직 애매하다.
“들고 있어봐.”
그리곤 뒤로 물러나서 동팔을 살펴보았다. 길을 가다 만나면, 깜짝 놀랄 얼굴이었지만 이렇게 가려놓고 보니 나쁘지 않다.
반팔 사이로 문신이 보여서 좀 위화감이 생기지만.
그것조차 가리면 되지 않을까?
“그래. 너희들의 더러운 인상이 문제라면, 숨기면 되잖아.”
마왕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작금의 상황을 타파할 방도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사장은 차 키를 챙겼다.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인형탈 사러 가자.”
****
푸르른 보육원.
아이들의 인상이 좋지 않다. 얼마 전, 얼굴 폭행(?)을 당했던 기억 때문이다.
‘쯧쯧. 안타까운 일이야.’
김원장은 혀를 찬다.
조폭처럼 생긴 이들이 찾아왔지만, 적어도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해가 갈수록 성금의 액수는 줄어들고 있었다. 허나 어제 찾아온 지사장은 거액의 후원금을 쾌척했다. 마치 마른 땅에 단비가 찾아온 것처럼, 시설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원장님. 어제 그분들이 또 오셨습니다.”
“그래?”
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분들이 아닌가?
자신이라도 웃는 얼굴로 그들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머나?”
김원장은 오히려 놀란 얼굴로 지사장 패거리를 맞이했다. 왜냐하면 험악한 인상의 떡대는 어디가고 없고, 귀여운 캐릭터만 가득하지 않은가?
오직 지사장만 인형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귀여운 캐릭터 옷을 입는 것은 부하들로만 해도 충분하다. 물론 부하들은 그 점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말이다.
“어제는 누를 끼쳐드려 죄송했습니다.”
그는 김원장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천만예요. 오히려 아이들의 선입견 때문에 상처 받으셨을까봐. 제가 걱정입니다.”
“하하. 괜찮습니다. 다들 신경이 무신경해서. 그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사장은 쿨하게 말했지만. 부하들은 그렇지 않았다.
탈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지만, 각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얼굴만 보고 애들이 자지러지는데, 당연히 상처를 받지.’
‘형님은 그나마 인텔리하시니까. 부럽다.’
‘그래도 오늘은 인형탈로 얼굴을 가렸으니까, 괜찮겠지?’
지사장은 사채업자중에서는 인상이 제일 선했다. 사실 입고 있는 옷만 바꾸면, 조폭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학교 선생님처럼 보인다고 할까?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네요.”
“하하…. 그래야 좋을 텐데요. 아니 그래야 합니다.”
지사장은 스스로 주문을 외웠다.
이번에도 실패를 한다면……
마왕의 무서운 얼굴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도출해야 했다.
그는 억지로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자자! 출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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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아이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뭔가 준비한 일이 있는 모양이다.
“자자. 여러분 모두 모이세요.”
대체 무슨 일일까?
설마 어제처럼 무서운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보육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한 곳에 자리한다.
드르륵…..
미닫이 문이 열리고, 곧 이어 인형탈을 쓴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짜잔! 여러분의 친구 뽀로롱이 왔어요.”
“삐까! 삐꺼츄!”
“크룽. 크룽도 왔당.”
원래 목소리가 걸걸한 떡대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귀여운 목소리를 연기했다.
하지만 그 노력이 통해서일까?
“와아아아….”
“크룽이다.”
“너무 귀여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무리 험악한 인상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숨기니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그런지, 모두들 좋아라했다.
‘성공이다!’
지사장은 손을 꾸욱 쥐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꺄르르륵…..”
“나도 풍선 접어줘요.”
“같이 사진 찍을 사람 있나요?”
지사장의 부하들도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과 어울려주었다.
어제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버림받았다. 각자 아픔을 안고 있는 것이다.
비록 지사장과 사채업자들은 맡은 바 일을 해내는 것뿐이었지만, 아이들의 그런 아픔을 치유해주었다.
바로 작은 관심으로 말이다.
****
몇몇 아이들은 손수 감사의 편지까지 적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작은 관심과 사랑이었다. 같이 즐겁게 놀아준, 지사장과 그의 부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대체 이게 뭐라고. 그런 개고생을 했담.’
마왕이 원하는 것을 습득했다.
지사장은 그것을 수습해서, 마왕에게 보고했다.
“잘했다.”
짧은 공치사였지만, 지사장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었다. 마왕은 아이들이 보낸 종이 쪼가리에 흡족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만 가보도록.”
“넵. 그럼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제발 날 잊어달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그건 그의 바람에 불과했다.
지사장의 출신은 조폭이었지만, 그럼에도 유능했다.
이미 마왕의 눈에 들은 자다. 그를 두고두고 써먹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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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뽀로롱이랑 가치 놀아서 즐거어요. 너무 신이 낫어요. 다음에도 가치 놀고 시퍼요.
-선물 너무 감사해요. 제가 좋아한느 로봇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혜는 잊지 안게숩니다.
-불고기도 먹구요. 햄버거도 먹것어요. 짱짱 맛잇엇어요. 감사하빈다.
-색연필이랑 노트를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순순한 아이들이라서 그럴까?
고마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적혀져 있었다. 그것의 질은 분명 양질의 것이었다.
이로서 대량의 스피리츄얼 소울이 확보되었다. 섬유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려면, 다수의 솔라리 정령이 필수였다.
마왕 혼자서는 절대 그 많은 양의 마나 서큐레이션을 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준비는 끝마쳤다.”
섬유사업을 제패하기 위해서 심어놓은 씨앗들이 발아하기 시작했다.
이제 앉아서 결과를 기다릴 때다.
오버플로우처럼.
이번에도 마왕의 의도대로 일이 흘러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