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85)
축구가 간절하다 285화
답이 없는 상대라고 인정해 버리는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는 빠르게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뉴캐슬은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점차 레알 마드리드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뉴캐슬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상황이 됐다.
[뉴캐슬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봐도 그렇지만,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압도적입니다!] [천하의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이렇게 무력하다니요!]팀의 주력이 빠지거나 물갈이를 한다거나, 부상병동이어도 레알 마드리드는 언제나 자신의 이름값을 했다.
리그에서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단단한 모습으로 세계 최고의 팀으로 10년 가까이 군림해 왔다.
하지만 오늘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물론이고 전세계 축구팬들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주도권을 쥔 최강의 팀이 어디인지 말이다.
그 대상은 두말할 것 없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였다.
팀이 개판이 나도 챔스에서는 항상 증명하던 레알 마드리드마저 두들겨 패는데 어느 팀이 이들을 상대한단 말인가.
[아, 말씀드리는 순간 메넨데즈가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패스 찔러줍니다! 윤태양 침투해서 공 차지하고 달려갑니다!]그들을 이끄는 뉴캐슬의 왕.
그가 수비수의 뒤로 침투해 공을 잡고 페나조이아를 맞이한다.
일찍이 골대의 각을 죽이고 태양의 공을 빼앗으려는 페나조이아를 상대로 태양은 시저스 후에 오른쪽으로 접고 들어가 가볍게 툭하고 차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골! 골입니다! 윤태양의 두 번째 득점!] [스코어는 3대0이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 홈에서 무려 3실점입니다!]-이렇게 되면 사실상 나가리 아니냐?
-아무리 봐도 2차전에서 이길 것 같지 않은데
-내가 봐도 그럼
-레알이 세상에 16강딱이 됐네 ㅋㅋㅋㅋ
-16강에 뉴캐슬을 만난 게 ㅈ된 거지
-ㅋㅋㅋㅋ 솔직히 16강에 뉴캐슬 만나면 그냥 재수 없었다고 치고 현지 팬들도 넘어가 줄듯
-전반 3대0으로 끝났네 ㅋㅋ 후반은 어케 되려나
-베이트호벤 성격이면 공격진 휴식 줄 수도 있음
-수비만 잘하면 이길 거 굳이 공격에 힘 뺄 타입은 아니긴 함
-근데 그것도 모르는 게 프리미어 리그 지금 일정 널널해져서 공격수들 더 뛰게 할 수도 있어
-지켜보면 알겠지
하프타임이 끝나고 다시 후반전.
뉴캐슬이나 레알 마드리드나 선수교체 없이 후반을 맞이했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는 도박이라도 하듯 뉴캐슬과 맞불 작전에 들어갔다.
똑같이 라인을 올리고 거세게 뉴캐슬을 몰아붙였다.
뉴캐슬은 기세에서 절대 밀리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압박을 들어와도 공을 뺏기지 않고 점유율을 유지한 채로 서서히 앞으로 전진해나갔다.
[아우레가 공 잡습니다! 슈팅! 페나조이아 선방합니다!]뉴캐슬의 빌드업은 슈팅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끝났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은 코너킥.
윤태양이 코너킥을 준비하고, 선수들 사이에 한 사내가 우뚝 섰다.
아이코브 아이마르 감독이나 다른 사람들 모두가 레알 마드리드의 이번 시즌 강점 중 하나인 세트피스 상황을 막아내기 위해 드미트리를 투입한 걸로 알고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베이트호벤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뉴캐슬을 막을 수 있는 상대는 없다고 확신했다.
윤태양의 정교한 킥, 그리고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할 피지컬의 소유자 드미트리만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베이트호벤의 믿음에 응했다.
윤태양이 정확하게 드미트리의 머리를 노리고 코너킥을 찼고, 드미트리는 세 명의 선수들을 떨궈내고 솟아올라 도끼처럼 공을 찍어눌렀다.
[골! 골입니다! 드미트리, 홀로 솟아올라 헤딩으로 골을 만들어냅니다! 고공폭격기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네요!] [아아,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정말이지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4대0, 이대로 경기가 끝나도 2차전에서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스코어입니다.]득점한 드미트리는 세리머니 대신 윤태양에게 달려가 윤태양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만의 세리머니였다.
-ㅋㅋㅋㅋㅋ미친놈
-윤태양이 트로피냐
-윤태양 극대노해서 드미트리 정수리 때림
-그런데도 좋덴다 ㅋㅋㅋ
-둘이 캐미 좋누
-드미트리 근데 쟤 상대로 누가 몸싸움 이길 수 있냐? 세트피스 사기 아니냐?
-미식축구나 ufc 경기에 뛰어야 할 놈이 축구를 하고 있음 ㅋㅋㅋ
-fm에서 드미트리 포변시켜서 타깃형 포워드로 두면 다 두드려 패고 득점함 ㅋㅋㅋㅋ
-fm에서도 그럼? 피파에서도 그러던데 ㅋㅋㅋㅋ 포워드 포변해서 그냥 걸어만 가도 공 못 뺏음
-ㅋㅋㅋ 사기캐ㅋㅋㅋㅋ
후반 17분, 스코어 4대0.
아이코브 아이마르는 욕심을 버리고 수비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마음먹고 단단히 걸어 잠근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는 아무리 뉴캐슬이라고 하더라도 추가 득점을 얻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베이트호벤은 굳이 무리해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득점을 얻어낼 생각은 없었다.
[뉴캐슬이 선수교체를 단행합니다. 윤태양 선수가 나가고 파티노가, 카싸마를 대신해 베르치가 들어옵니다. 아, 소비올라 대신 다미아노 선수도 들어오네요. 뉴캐슬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섯 장의 카드 중에 세 장을 사용합니다.]뉴캐슬이 중요하거나 지친 선수를 교체한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는 발악하듯 몇 번이나 공격의 기회를 노렸지만, 경기는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마무리됐다.
그야말로 최악의 16강이었다.
* * *
언제나 말하지만, 나는 마드리드를 사랑한다.
언젠가 은퇴를 하면 영국이 아닌 마드리드에서 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왜냐고?
음식이 맛있잖아.
마드리드와 경기가 끝나면 나는 바로 돌아가는 대신 지난 삶의 단골식당에 들러 먹고 싶던 에스파냐 음식을 먹고 돌아가는 편이다.
“태양!! 경기 잘 봤어. 망할 머랭쿠키 같은 놈들을 완전 박살 내고 왔더군.”
이번 삶에서 마드리드에 올 때마다 이곳을 들러서 그런지 식당의 주인도 나를 알아본다.
그리고 나를 아주 좋아한다.
왜냐고?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이거든.
지난 삶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각별했던 편이다.
아무튼, 그의 관심 덕에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는 뉴캐슬로 돌아왔다.
“오빠!!”
문을 열기 무섭게 가장 먼저 나를 반기는 건 보미와 집순이와 아이들이었다.
보미를 안아들고 거실로 들어가니 가을이가 나타났다.
“오빠 왔어?”
“어어. 웬 짐? 벌써 들어갈 때가 됐나?”
“반 학기 방학은 짧으니까.”
무슨 군대 휴가 같은 기분이네. 고작 며칠 있었다고 돌아가야 한다니.
가을이가 캐리어 두 개를 끌고 왔는데 그걸로 부족했는지 뒤이어 엄마가 두 개의 캐리어를 더 끌고 오신다.
“오, 장남!! 왔어?”
“네. 엄마가 데려다주는 거예요?”
“으응, 공항까지만.”
흐음.
“엄마, 내가 데려다줄게요.”
“…네가?”
“응. 차 산 거 타볼 시간도 없었고. 겸사겸사.”
“그래도 괜찮겠니? 시합하고 왔는데 안 피곤해?”
“잘 쉬었는데요 뭐.”
이번에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구매했는데, 이건 오로지 나만을 위한 자동차였다.
소위 슈퍼카라는 것들은 승차감이 영 불편했고, 나는 이런 차들이 좋더라고.
아, 이거 슈퍼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우리 구단의 소유주인 국왕이 선물한 전 세계 단 두 대밖에 없는 슈퍼카가 한 대 있었다.
마찬가지로 불편해서 타지는 않는다.
피규어처럼 그저 보는 맛으로 차고 한곳에 고이 모셔둔 채로 있었다.
아무튼, 엄마를 대신해 캐리어를 챙겨서 차에 싣고서 가을이를 옆에 태웠다.
“오빠 차 타는 거 처음이지?”
“…오빠 운전 잘 해?”
“뭐야, 의심하는 거야? 오빠 고등학생 나이 때부터 운전해서 출퇴근한 사람이야!!”
“그렇지. 참.”
안심하는 가을이를 보고 피식 웃음을 흘리고 시동을 걸려는 찰나.
“나도 갈래, 으아아아앙!”
보미가 울음을 터뜨리며 차고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보, 보미야! 집에 엄마랑 있어야지!”
그런 보미를 쫓아온 엄마가 보미를 안아드는 걸 보고 차에서 내려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어차피 공항까지만 갔다 오는 거니, 그냥 데리고 갔다 올게요. 보미도 거의 매일 집에만 있으니 답답할 거예요.”
“그럼 그럴래? 어휴, 얘는 왜 이렇게 지 큰오빠만 좋아하나 몰라.”
“히히히히.”
보미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웃는다.
아주 그냥 엄마 머리 위에서 놀려고 드는구나.
“자, 차 타자.”
내 차에는 카시트가 없어서 엄마 차에서 카시트를 꺼내 설치하고 보미를 거기 앉힌 다음에야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집에서 공항까지 거리는 가는 데만 한 시간 정도.
거리로 따지면 그 정도는 아닌데 시티센터를 지나서 가야해서 조금 막히거든.
“코오… 코오…….”
차를 타고 얼마 되지 않아 보미가 잠들어 버렸다.
도롱도롱 코까지 골며 자는 보미를 보고서 가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쟤는 저럴 거면 왜 따라온다고 한 거야?”
“차에서 잠이 더 잘 오나 보지.”
체력이 좋은지 밤에 잠도 잘 안자는 애가 차만 타면 저리 잘 잔다.
차멀미를 하는 건가?
어쨌든 생각보다 금방 뉴캐슬 공항에 도착했다.
캐리어를 끌고 탑승수속을 밟고 비행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가을이는 중학생이 보는 게 맞나 싶은 책을 읽고 있었다.
“안 어렵냐?”
“응? 재미있어. 오빠도 한 번 읽어볼래.”
“오빠는 책이랑 인연이 없어.”
맞춤법 안 틀리고 글 쓰는 게 놀라운 수준이란다.
“하긴, 오빠는 다른 거 잘하니까.”
가을은 책 안 읽는 나를 힐난하기보다는 이해해 주었다.
“가을아, 넌 공부해서 뭘 하고 싶냐?”
“나?”
“응.”
“하고 싶은 건 많지. 그중에서 뭘 할지 아직 정하진 않았어. 일단 공부 쪽이긴 해.”
그래, 가을이는 운동보다 공부를 더 잘하니까.
물론, 본인 학교에서는 축구 여왕 뭐 이런 취급당하는 것 같긴 하다만, 겨울이랑 비교하면 우리 가을이는 축구로 대성하기엔 어려워 보였다.
아, 공부와 비교해서 말이다.
“그래,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
“안 힘든데? 오빠는 축구가 힘들어?”
“아니, 재밌지.”
“나도 공부가 재미있어.”
세상에… 공부가 재미있는 사람이 있다니.
나는 나와는 다른 차원에 사는 생명체를 보는 시선으로 가을이를 바라봤다.
“아, 비행기 시간 됐다. 이만 가볼게!!”
“그래, 다음에 런던 쪽에서 시합하면 학교 한번 들를게!”
“음… 그래, 뭐 친한 애들은 우리 오빠가 누군지 아니까. 와서 맛있는 거 한번 사줘.”
“그럴게.”
“보미야, 언니 간다!”
“언니, 어디 가?”
“학교!! 보미도 같이 공부하러 갈래?”
간다는 말에 울먹이던 보미는 공부라는 말에 질색을 하고 말했다.
“언니 잘 가!!”
…우리 보미도 나처럼 공부와는 담을 쌓을 모양이다.
벌써부터 저리 싫어하는 걸 보니 말이다.
보미는 어서 가자는 듯 내 팔을 끌어당겼다. 나는 가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보미 손을 잡고 공항을 빠져나간다.
그때 보미는 뒤를 흘끔 보고서는 나에게 말했다.
“엉니, 이상해. 공부가 좋대. 이상해.”
“그러게. 그래도 해야할 건 해야지.”
“안 하면 안 대?”
“아예 안 할 수는 없을걸?”
“하아.”
조그만 게 공부할 생각에 한숨을 쉬다니.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