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64)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64화
동생이라니.
세상에 동생이라니!
겨울이가 끝인 줄 알았는데.
가을이와 나는 다섯 살 차이가 나지만, 그 아래로 여름이와 겨울이는 두 살씩 나이 터울이 있었다.
겨울이가 태어나고 난 뒤에 7년이 넘도록 소식이 없어서 아, 부모님이 이제 더는 동생을 볼 생각이 없으신 모양이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하긴 지난 5년간 다사다난해서 동생을 볼 생각도 못했을 법하다.
내가 축구를 하고 영국으로 이민 오고 자리잡느라 온 정신을 쏟았지.
지금이야 모두 다 영어가 익숙해지고 뉴캐슬 생활이 익숙해졌으니, 아버지와 엄마가 목표를 달성할 절호의 찬스(?) 였을 거다.
무슨 목표냐고?
태양 아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러니까 사계절 이름을 딴 자식을 목표로 하셨지.
임신하신 것도 2주 만에 알아채시고 태어날 시기를 예측해 보면 제대로 준비한 거다.
아이는 봄에 태어나 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될 거니까.
뭐, 야단법석을 떨긴 했지만, 싫은 건 아니다.
동생들은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예쁘거든.
내가 이리 당황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다.
내가 계획한 동생들 플랜을 더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적어도 하고 싶은 일을 형편 때문에 못하게 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였지만, 지금은 꿈이 좀 더 커졌거든.
수십억이 드는 한이 있더라고 하고 싶은 일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원해 주자.
이게 지금 내 목표다.
그리고 독립했을 때도 생각해야지.
얘들이 처가나 시댁에 눈치 안 보게 적어도 빌딩 한 채씩은 해서 보낼 생각이다.
물론, 마음 같아서는 결혼은 안 했으면 좋겠지만, 그건 오빠 욕심이고.
그리고 조카들도 생각해야지.
우리 부모님도, 할아버지도 신경 써야 하고.
모두 돈으로만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고아로 자라본 입장에서 돈으로 못하는 건 없다.
부모와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 빼고 말이다.
얼른 더 많이 벌어야지.
그러기 위해선 일단.
에이전트.
에이전트를 구해야 해.
나에게 유리한 계약을 맺게 해주고 수많은 광고를 물어다 줄 에이전트가 필요해.
보자, 누가 있지?
일단 나에게 연락 온 곳 중에서 지금 당장 유명한 건 하메드와 케빈 리건, 안나 브리즈인가.
하메드는 일단 빼자.
이란 출신인 그는 이미 유명한 선수들과 계약해 관리하고 말년을 돈 많은 중동 리그로 보내서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
보유한 스타 선수는 많지만, 뭐랄까 그는 선수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케빈 리건은 분명 건실한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고민이 되긴 하는데.
아냐, 빼자.
케빈 리건의 에이전시는 안정적인 걸 원한다.
그래서 그런지 월드 클래스급 선수가 없다.
프리미어 리그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해 덩치가 클 뿐이다.
뭔가 모험을 하는 걸 꺼리고 획기적인 것들을 물어와 돈을 벌어다 주는 그런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그냥 고만고만하게 적당히 광고 물어오고 계약해 주고 그런 느낌이랄까?
회사 입장이야 건실하기 그지없는 운영방침이지만, 뭔가 큰물에서 놀기 원하는 선수와는 맞지 않다.
그 탓에 적당히 크면 케빈 리건의 품을 떠난 선수가 한, 둘이 아니지.
그럼 안나?
여성 에이전트, 그것도 젊은 나이에 성공하며 손꼽히는 에이전트가 된 사람이었다.
짧은 시간에 성공한 건 이유가 있다.
다만, 뒷소문이 안 좋긴 한데.
이건 남자들의 무대인 이 바닥에서 여자가 성공한 걸 아니꼽게 여긴 사람들이 흘린 소문일 확률이 크다.
능력은 있고, 여자라 세심하게 관리해 주고, 광고도 꼼꼼히 살펴보고 잘 물어온다니까 일단 이 사람과 만나봐야겠다.
일단 가족 단톡방에 이야기해야지.
-나 : 이 사람이랑 계약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버지 : 안나? 이 사람이 괜찮은 거 같아?
-나 :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아버지 : 일단 만나자고 약속 잡아보마, 엄마랑 같이 갈래?
-엄마 : 내가 뭘 안다구 같이 가 ㅎ 자기가 가 ㅎ
-아버지 : 나 바빠서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네 ㅠ 회사에 물어볼게
-엄마 : 정 안 되면 만나보고 조건 같은 거 들고 올게 자기가 확인해 봐 ㅎ
-아버지 : ㅇㅋㅇㅋ
일단 이야기는 됐으니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
“아, 이제 뭐하지.”
동생들은 학교에서 오려면 멀었다.
엄마랑 외출이나 할까.
아, 지금은 좀 조심해야 할 때인가.
할아버지들 따라서 펍을 갈 걸 그랬나.
그러면 사람들이 몰리겠지.
하, 뉴캐슬 스타의 삶이란.
“쯧.”
지루하기 그지없구만.
이럴 줄 알았으면 취미 생활이나 하나 만들어둘 걸 그랬다.
나는 바닥에 누워 방에 굴러다니던 공을 트래핑하며 스마트폰을 들었다.
“이적 시장 열리려면 한참인데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고 있구나.”
가장 많이 이야기가 나오는 건 첼시였다.
아무래도 맨시티의 몰락은 다가오는 34/35 시즌부터인가 보다.
다음 시즌인지, 다다음 시즌인지 헷갈렸는데 이제 확실하네.
일케르 코락과 오렐라나, 바우프티니까지 세 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기사가 보인다.
-얘들이 몸값이 얼만데 첼시를 감?
-ㅋㅋㅋㅋ 첼시 돈 ㅈㄴ 많누
-찌라시 오지네
댓글을 보면 찌라시라고 하는데, 아니다.
이 세 명 모두 첼시로 이적한다.
-ㅋㅋㅋ 예언할까? 얘들 세 명에다가 일리뉴까지 첼시로 이적 옴 ㅅㄱ
심심한 마음에 댓글을 달아준다.
바로 댓글이 달리네.
-ㅂㅅ 첼애우 개소리 잘 들었고요
-ㅋㅋㅋ영입하면 뭐하냐 어차피 2위될 거 ㅋㅋㅋ 첼타몽 ㅅㅋ들
하, 이 자식들이?
-이번에 첼시가 우승함
-ㅋㅋㅋㅋㅋ 개소리 ㄴㄴ
-첼강딱
-강등은 오바고 다음 시즌도 다다음 시즌도 2위할 듯
-첼콩 ㄷㄷㄷ
-첼시는 콩라인이 될 거야 첼시는 콩라인이 될 거야
-어? 왜 두 번 쳐지지 어? 왜 두번 쳐지지
이 자식들이 내 예언을 무시해?
뭐, 사실 나야 미래를 아니까 확신하지만, 미래를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긴 해.
저 네 명 영입하는 데 돈이 얼만데.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대충 오천억은 넘을걸?
아무리 선수 몸값이 매년 뛰어오른다고 해도 한 번에 오천을 지를 수 있는 팀이 얼마나 되겠어.
아, 우리 구단이 있구나.
“응?”
[일리뉴, 뉴캐슬 이적하나?]뭐야?
첼시갈 일리뉴가 왜 우리 구단이랑 이적 루머가 뜨는 거야?
“어?”
문득, 기억이 하나 떠오른다.
[뉴캐슬,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한 롬멜 감독 경질.] [새로운 감독은 누구?] [뉴캐슬 새사령탑으로 유스팀 소속 마르시아노 디아즈 감독 선임.]그래, 원래는 우리 뉴캐슬은 막판에 3연패를 하며 리그 7위, 유로파 진출조차 못하며 시즌을 마감한다.
이걸 왜 기억하냐고?
그 탓에 당장 뉴캐슬로 오려는 감독이 없어 디괄이 임시 감독이 됐거든.
그 이후 고작 반 시즌만에 한국에서 디괄이라는 별명으로 조롱할 정도로 팀을 망치며 경질당한다.
원래 역사를 내가 바꿔 버렸다.
롬멜이 경질되는 역사는 바꾸지 않았지만, 다음 감독은 더 이상은 디괄이 아니게 됐고, 우리는 챔스 진출로 인해 감독을 고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선수 영입도 마찬가지.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디괄을 임시 감독으로 올리며 선수 영입을 단 한 명도 허락하지 않은 회장은 새로운 감독과 함께 자금을 투자할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게 일리뉴 이적에 영향을 주는 건가?
어쨌든 일리뉴라니.
“일리뉴는… 좋은데?”
인테르에서 뛰고 있는 일리뉴는 비록 한국에서 흔히 밈으로 말하는 세계 4대 스트라이커에 끼지는 못하지만, 굉장히 좋은 선수다.
이탈리아와 고국 브라질에서 아드리아누 2세로 불린다.
아드리아누, 피지컬 끝판왕으로 멘탈만 따라갔다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람.
물론, 예전 선수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아무튼 내가 아는 한에서 그런 선수의 재림이라 불린다.
일리뉴는 유럽인을 능가하는 피지컬, 브라질 사람다운 테크닉, 그리고 악마의 왼발로 가장 완벽에 가까운 선수다.
사실 외모가 주목받을 만한 외모가 아니고 첼시가 한 선수가 튈 수 없는 구조라 대우를 받지 못해서 그렇지 이 바닥에서는 최고 중에 최고로 평가 받는다.
은퇴하고 난 뒤에 재평가 받는 선수이기도 하고.
“쓰으… 진짜 데려오려나?”
제발 데려왔으면 좋겠다.
[마리오 메넨데즈, 뉴캐슬 이적?]이건 또 뭐야?
메넨데즈도 링크가 떴어?
기가 막히네.
근데 오려나?
레알 마드리드 핵심 미드필더가 뭐가 아쉬워서?
에이, 그냥 링크니까.
두고 보면 알겠지.
“…실바한테 물어봐야 하나?”
…진짜 오려나 궁금하긴 하네.
그런데 이건 또 뭐야?
“얘가 왜?”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이 될 애가 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온다는 거야?
이건 찌라시겠지.
하릴 없이 레알에서 미쳤다고 맨유로 오냐.
* * *
“그럼 우리 팀을 잘 부탁하겠소.”
“네, 회장님.”
“혹시 필요한 선수는 있으신가?”
“제가 전에 말씀드린 선수만 부탁드립니다. 나머지는… 차차 생각해 보겠습니다.”
“좋습니다.”
뉴캐슬의 탈리크 회장은 새롭게 뉴캐슬의 사령탑이 된 사람과 악수를 나눴다.
그는 바로 로쏘 아르텔리.
U-18의 감독으로 있던 그가 탈리크 회장과 면담 후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받아 마침내 성인팀 감독이 됐다.
[뉴캐슬의 새 사령탑은 로쏘 아르텔리!] [레알 마드리드 전설의 유스 감독이 뉴캐슬의 신임 사령탑이 되다.] [(칼럼)뉴캐슬의 로쏘 아르텔리는 누구인가?]아르텔리 감독의 취임은 잠시나마 화제가 됐지만, 논란은 되지 않았다.
유스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도 영향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가 가장 고평가를 받는 건 유스 감독이 되기 이전 오랜 시간 레알 마드리드의 수석코치로서 활약한 경력과 레알 마드리드가 심심하면 감독을 자를 때마다 임시 감독이 되어 소방수 역할을 한 게 컸다.
그는 사실 도대체 왜 성인팀 감독이 되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았던 감독 중 하나였다.
그가 감독으로 취임한 뒤 회장은 본격적으로 영입에 나섰다.
우선 로쏘 아르텔리가 원하는 코치들을 영입했고, 이어서 그가 원하는 선수 영입에 나섰다.
아니, 그전에 방출부터.
탈리크 회장은 로쏘 아르텔리와 회의를 거쳐 그가 방출하고 싶어하고, 아르텔리가 필요치 않다 말한 선수들을 이적 시장에 내놓았다.
가장 먼저 방출된 건 하빕이었다.
뉴캐슬에서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그는 브랜트포드로 이적했다.
하빕 이후에 몇몇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그제야 탈리크 회장은 구단주의 명을 받아 지갑을 열었다.
가장 먼저 영입한 건 일리뉴였다.
원래 첼시와 강력하게 링크가 떴던 이 선수에게 탈리크 회장은 거액의 계약금과 보너스를 약속하며 인테르에 1억 500만 파운드(한화 약 1,600억가량)을 주고 영입했다.
이어서 레알 마드리드의 마리오 메넨데즈를 영입했다.
올해 28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를 영입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그는 아르텔리 밑에서 유소년을 보내며 그와 사이가 각별했으며, 지금 구단과 주급으로 인해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 파브리카 출신인 그에게 주급 인상을 원하지 않았고, 뉴캐슬은 그 부분을 노려 세계적인 선수인 메넨데즈를 데려올 수 있었다.
애초에 기본 스쿼드가 탄탄한 편인 뉴캐슬이라 고작 두 선수를 영입한 것만으로도 팀의 퀄리티가 확 올라간 느낌이었다.
탈리크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비라인의 퀄리티를 올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었다.
첼시는 일리뉴를 놓치긴 했지만, 나머지 세 선수를 영입하며 팀을 강화할 수 있었고, 아스날도 몇몇 선수를 보강하면서 팀의 퀄리티를 높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와 뉴캐슬에 밀릴 수 없다는 듯 큰돈을 써서 선수 몇 명을 데려왔다.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오는 시즌.
놀랍게도 맨체스터 시티는 아무런 반응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하나의 왕조가 몰락하고 새로운 왕조가 비상할 때가 온 거다.
아직은 그 팀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