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 Developer Who Left the Company Is Too Competent RAW novel - Chapter (195)
퇴사한 게임 개발자가 너무 유능함 195화
103. 변화하는 시대(1)
성공적.
그 한 마디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현장을 방문한 수많은 언론 중 가장 이름 높은 곳 중 한 곳, 뉴욕 타임스는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설명했다.
-그곳은 마치 팝 스타의 공연장 같았다.
날이 갈수록 보다 많은 이들이 방문했고, 심지어 암표 거래가 성행했다. 표 한 장에 1,000달러 이상의 가격에 판매된 이력도 있다고 했다.
“미쳤네요. 이건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연례행사로 지정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장 게임 센터 프로젝트, 진행하시죠!”
넥플, 크라잉 소프트, 머큐리 게임즈.
세 개 회사는 미국에 합작 법인을 설립했고 과천 테마시티, 신주쿠, 로스앤젤레스. 세 개 도시를 기점으로 동시에 거대한 센터를 짓기로 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고객 유치를 위한 킬링 IP를 만들어내기로 했는데…….
“마침 크라잉 소프트에게는 최고의 대전 액션 게임 IP가 존재하죠? 우선 그걸 한 번 활용해 봅시다.”
“퍼펙트 파이터말이죠? 탁월한 선택입니다!”
크라잉 소프트 제작,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 등과 자웅을 겨루는 유명한 대전 액션 게임!
그 후속작을 게임 센터 버전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면 이번에 대회에 출품된 IP를 활용하는……?”
“그건 아니죠. 물론 그 게임기도 나름 참신하긴 했지만 대전 액션 게임 유저들이 원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조작 자체는 빈티지하게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철저히 대중보다는 대전 액션 게임 마니아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고인물들의 잔치가 되긴 하겠지만 그 고인물들의 수가 많아지면 그것도 나름 훌륭한 캐시 카우가 되어줄 겁니다. 어쩌면 이스포츠 유치를 바라볼 수도 있겠죠.”
“그렇군요.”
넥플 회의실에 자리한 이들 모두가 태연의 말을 수긍했다.
“그리고 머큐리 게임즈의 IP인 ‘갤럭시 워’를 우주선에 탑승해서 실제 조종을 하는 체험형 VR 어트렉션 타입의 게임으로 만듭시다. 솔로, 다중 협력 플레이 등등, 다양한 모드가 가능하도록 말이죠.”
태연의 말이 이어질수록 회의실 개발자들의 집중력도 커진다.
“여러 가지 모드가 존재하면 재미있겠죠. 기록 내기 모드라든가, 철저히 시나리오와 모험에 초점을 맞춘 어드벤쳐 모드라든가. 아, 커스텀 모드를 도입해서 우주선을 입맛대로 만들 수 있도록 합시다. 사운드, 부스 내부 인테리어도 최대한 우주선 조종석 느낌이 나도록 만들고요.”
태연의 아이디어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건 조금 비효율적인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겠지만, 판테온을 아케이드 모드로 따로 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판테온을요?”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던전 앤 드래곤을 플레이해 본 사람 있습니까?”
“그야…….”
“안 해본 사람 있나?”
다들 손을 들었다.
심지어 개발직군이 아닌 이들 역시도.
“그런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그걸 어메이징 레이싱 스타일로 꾸민다면…… 파티 모험을 보다 더 실감 나게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어차피 정액제 이용이니 회전율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말을 하다 말고 태연이 침음성을 흘렸다.
“……?”
회의실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왜 저러시지?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수록 그걸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된다는 뜻이니,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조금 필요하겠네요. 좋은 아이디어 있을까요?”
“아.”
“그럴 수 있겠네. 그걸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대기열이 생길 수도 있고…….”
“확실히 고민해 볼 문제야.”
브레인스토밍의 시작.
“이런 건 어떨까요?”
“제 생각에는 아예 특정 층을 이벤트 존으로 만들어서 특정 게임기로만…….”
그중 태연이 주목한 아이디어는 바로 이것이다.
“일부 게임들에 한해서 부스를 통일한 뒤 하고 싶은 게임을 선택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오……!”
다름 아닌 판테온의 AD. 홍민석의 아이디어였다.
이영애 AD가 반론을 제시한다.
“너도나도 그 게임을 하고 싶어 한다면요?”
“그건 어쩔 수 없죠. 그만큼 그 게임이 인기가 있다는 뜻이니…….”
“판테온 아케이드가 아닌 다른 게임을 하고 싶은데 자리가 없어서 실망하는 유저들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할 건가요?”
“그것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기다리던가, 다른 게임을 하던가 해야죠. 일일이 맞춰줄 수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건 너무 무책임한……!”
사사로이는 부부이고, 공적으로는 부하 직원 관계인 두 사람이 마치 원수처럼 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누구도 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홍민석 이영애 부부가 종종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팔을 거들고 참전한다.
“음, 제 생각에는 홍민석 AD님 의견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백 퍼센트 만족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선택과 집중을…….”
“그래서, 자리가 없으니 기다려주세요! 라고 안내하고 끝낼 거라고요? 최소한 2차 대비책은 마련해야죠. 물론 그렇게 해도 자리가 부족한 경우가 생기긴 하겠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을 남겨야…….”
어느새 회의실이 소란통으로 돌변했다.
태연은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봤다.
이거야말로 태연이 바라는……. 굉장히 이상적인 회의 장면이었다. 참고로 이 모든 내용은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저장되는 중이었다. 서기를 쓰는 것보다 그게 간편하고 정확하니까.
어느 순간 태연에게 이목이 쏟아진다.
회의실의 구성원 모드가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판결해 줄 권한이 있는 사람은 태연뿐.
“전용 앱을 만들어 정액제 상품을 결제하고 센터에 출입한 회원에 한해 특정 게임 부스를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두도록 합시다. 이게 디즈니랜드에서 잘하는 거죠?”
“아……!”
“그렇게 하면 확실히…….”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
“그 부분은 그렇게 하고……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 부스에 게임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관람하며 개인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부스를 따로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휴식 공간이라고요?”
“집에서 할 수 없는…… 최고의 덕질 환경을 제공하는 거죠. 애니메이션을 보든, 영상을 보든…… 그리고 이 부스의 이용에 대해서는 당일 선착순 예약제로만…….”
* * *
로스앤젤레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케이드 게임기 제작 경연 대회!
투표 결과 공개됐다.
[1위. 어메이징 레이싱 – 유태연]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당연한 결과,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공감할 것.
└현장에서 가장 인기 있었고 대기열도 어마어마했던 게임이었어. 애들이 플레이 횟수가 정해져 있다는 것도 모르고 신나서 즐기다가 끝나고 나면 한 번만 더 하게 해달라며 떼를 쓰더라고. 부모님은 곤란해하고…… 그런 광경 한두 번 본 게 아니야.
└레이싱 게임 별로 안 좋아하던 사람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몰입하게 만들 정도로 잘 만든 게임이었어.
당연하다는 반응!
그런데 2위부터 나머지 순위에 넥플 개발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머큐리 게임즈, 크라잉 소프트 개발자들이 치열하게 자웅을 겨루는 광경이 연출되었다.
넥플의 아케이드 게임기 개발력이 미국,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태연을 포함 최상위권 진입에 성공한 개발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장소는 넥플 본사였고 강당에서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진행됐다.
상을 줘야 할 태연이 특별히 참여한 유진성 회장으로부터 상을 수여받았다. 그리고 이어 직접 상을 수여했다.
이 행사는 넥플, 머큐리 게임즈, 크라잉 소프트, 세 개 회사의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방영됐다.
부상 내역이 굉장하다.
차후 지어진 전국 게임 센터, 가장 좋은 자리에 본인들이 만든 게임이 서비스되고 인센티브를 가져가게 되는 건 기본.
1등 상금만 무려 10억이었고 2등이 8억, 3등이 5억에 달하는 거금이었다. 안타깝게 수상에 실패한 개발자들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조차도 부러워할 정도였다.
이 외에 다른 것들도 많았지만 수상을 한 2위, 3위 개발자들이 가장 좋아한 것은 신설된 아케이드 합작 회사에 메인 개발자로 이직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아케이드 게임을, 세 개 거대 게임 기업들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다른 이들에게도 이직의 기회는 주어지겠지만 2위, 3위 수상에 성공한 이들은 합작 회사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니 대우 정도가 달랐다.
더불어 휴가권이 주어졌지만 태연은 패스.
왜냐면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상금으로 받은 10억은 마음 같아서는 기부를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수상자들은 뭐가 되냐? 그냥 받아서 와이프 줘 인마. 너한테는 그깟 몇억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거금이라고. 쓸데없는 전통 만들지 마. 상금은 자기가 쓰고 싶은 곳에 쓸 수 있게 해야지.”
유진성 회장의 충고를 따르기로 했다.
상금에 대해 주목할 점은 세금을 회사에서 대신 내준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태연은 1등 상금인 10억을 제하는 것 없이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2등, 3등 수상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상금은 부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계좌에 입금됐다. 원래는 태연이 집안 재정을 관리했지만, 요 근래에는 하나둘씩 윤아에게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날 저녁.
태연이 상금을 보여주며 윤아에게 말했다.
“이건 네가 쓰고 싶은 곳에 써.”
“……오빠가 고생해서 따낸 거잖아. 그걸 왜 나한테 줘?”
“고생이라니, 넌 내가 게임을 만드는 동안 고생을 한 것처럼 보였어?”
“음…….”
“굉장히 즐거워했었지?”
“그렇…… 지?”
“너의 배려 덕분이었어. 네가 아니었으면 이런 결과는 얻지 못했겠지.”
“그래도…….”
“내 수상 소감 들었지?”
“으응.”
“거기서 내가 뭐라고 했지 마지막 멘트 떠올려 봐.”
윤아가 민망한 듯,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말했다.
“이 영광을…… 나에게 바친다고?”
“바로 그거야.”
태연은 더 이상의 반문은 받지 않겠다는 듯 식사를 이어갔다.
윤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돈이 아니라 그 마음 때문에.
태연이 멈칫하다가 말했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난 차도, 옷도, 명품도…… 아무것도 필요 없어.”
“…….”
“그러니까 나한테 뭐 해줄 생각 하지 마. 난 이미 가진 게 넘칠 정도로 많은 사람이야. 당신 자신을 위해서 써. 재테크를 하든, 물건을 사든…….”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바라보며 말한다.
“후배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든.”
“……!”
그리고 묵묵히 식사하는 태연을, 윤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한참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