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n actor of a former idol RAW novel - chapter 58
∟ 앞뒤 설명도 없이 이런 결말이라니
∟∟ 너무 놀랐는데 연진군 연기에 감탄하게 되네요
∟∟∟ 네 연기 너무 좋았어요 대단하네요
*
[감상] 연진 군 영화 이게 데뷔작인 거 맞죠?연기 잘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물은 알고 있다는 정말 충격적이네요.
이런 연기를 데뷔작에서 보여줬다고요?
와… 들리나요 오버 보고 팬이 되긴 했지만 정말 이런 연기를 보면 앞으로 더 기대될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정말 팬이 되길 잘한 거 같네요
∟ 아 우리 배우님 연기 진짜 살벌하게 잘하시네요 정말 너무 놀랐어요 영화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배우님 연기 진짜 좋았어요
∟∟ 네 정말 너무 놀랐어요 아까 불판 달리다가 너무 놀라서 다른 걸 할 수가 없더라고요
∟ 근데 우리 연진 배우 진짜 예뿌게 나오지 않았나요? 진짜 미친놈인데 진짜 아름답게 음..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아름다운 개새끼’가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 (비속어로 경고 받아도 어쩔수 없어요 다른 말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 아름다운 개새끼 ㅋㅋㅋㅋ 진짜 딱이네요 정말 ㅋㅋㅋㅋ 찰떡 감사연장님 이 분도 저도 경고 주시지 마세요
감정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면
[영화 게시판] [잡담] 아까 독립극장 봤어? 정연진 나온 거 미자인데 그런 거 촬영해도 괜찮냐?독립극장 마지막 꺼
아니 영화는 재밌게 보기는 했는데 걔 미자 아니냐? 좀 걱정되던데 내용이 워낙 쎄서
마지막 장면 진짜 소름돋더라 연기도 촬영도
영화 다시 보고 곱씹어 보고 싶음
ㅈㄴ 강렬하드라
∟ 친구가 부국제 때 이거 보고 좋았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봤는데 나도 좋았음
∟∟ 초반엔 휴먼 영화인줄 알았다곸ㅋㅋㅋㅋ 분위기 존나 따숩게 가다가 반전 무슨일이냐
∟∟∟ 근데 그것도 재밌겠다 부상당해서 이제 수영 못하는 수영선수 재활 휴먼드라마 ㅇㅇ
∟ 나도 보면서 좀 그렇게 생각했음
∟∟ 영화 자체는 괜찮았는데 훠 걔 멘탈 괜찮으려나? 진짜 애가 어린데 어떻게 그런 연기를 하지?
∟ 독립극장 매주 챙겨보는데 요 몇 주 방영했던 것중에 제일 좋더라 감독 이름 이세진 기억해둬야지
∟∟ ㅇㅇ 나도 걱정된 거랑 별개로 영화는 좋았음 뭐 구구절절 이유 설명 없고 그런 거 ㅋㅋㅋㅋ 그냥 악은 악이지 다른 게 필요하냐
∟∟∟ 그래도 반전 넣으려고 너무 무리해서 진행한 감이 좀 있던데
∟∟∟∟ 그게 졸작이라더라 아무래도 완성도는 좀 그렇긴 하지 아쉬운게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전체적으로 깔끔해서 좋았다는 말임
∟ 근데 걔 정말 연기 잘하더라 마스크도 좋고 몇 년지나면 영화 주연 다 걔가 할 듯
∟∟ 수영장 마지막 씬 진짜 미쳤더라
∟∟∟ 걔 팬들이 아름다운 개새끼라고 하던데 ㅋㅋㅋㅋ 진짜 아개더라
∟ 이거 장편으로도 괜찮을 거 같지 않음? 여기에 살 붙여서 주인공 의심하는 형사 하나 붙으면 상업 장편으로도 좋을 거 같은데
∟∟ 근데 그게 없어서 이게 좋았던거 아닐까 싶기도함 이게 상업으로 여기에 형사 나오고 수사물이 되어서 형사 vs 미자 범인 이렇게 가면 너무 뻔한 이야기가 되지 않음? 그,런 건 너무 많이 봤어
∟∟∟ 동감
∟ 기사 났네 정신과 상담 받으면서 찍었대 문제 없었다고
∟∟ 호 다행이네 요즘은 이런 것도 소속사가 피드백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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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단편 영화 ‘물은 알고 있다’ 정연진, 안전하게 촬영 마쳤다부산 국제 영화제(이하, 부국제) 단편 부분에 초청되었던 이세진 감독의 ‘물은 알고 있다’가 KBC1의 독립 극장을 통해서 방영되었다. 이번 주 독립 극장은 올해 부국제에서 주목받았던 세 개의 작품을 방영하는 특집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시청한 시청자들은 배우 정연진이 아직 고등학생인 점을 들어 폭력적인 내용의 영화 출연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배우 정연진의 소속사 바다 엔터의 관계자는 “주제가 다소 무겁고 표현이 강렬했기 때문에, 정연진이 출연 결정을 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족의 반대가 있었으나 정연진의 출연 의지가 확고했고, 신경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안전하게 촬영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후략)… 엠연예뉴스 장은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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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모 괜찮았어요. 아무 문제 없었고, 배우인데 당연한 거잖아요.”
[그래도 연진아, 이모가 너무 놀라 가지고.]“병원에도 다녔었고, 이상 없다고 했어요.”
[그래. 알았어. 이모가 너무 놀라서 했던 말 계속하고 그랬지?]“괜찮아요. 이모. 걱정하시는 게 당연하죠. 좋아요.”
[그래. 이모도 연진이 배우 하는 거 좋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고. 그래도 다음에는 그런 역보다는 멋있고 예쁜 걸로 골라. 응?]“네, 그럴게요. 멋있고 좋은 것만 할게요.”
나 개인적으로는 TV 방영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사실 시간대도 그렇고, 애국가 시청률이 나오는 프로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이모가 보실 것을 대비해, 수미 누나에게 연락해서 이거 못 보시게 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수미 누나가 방어에 실패했다. 하긴, 이모가 팬 카페도 가입하시고 아주 열심히 눈팅하신다는 걸 수미 누나를 통해서 들었다. 모르셨을 리가 없지.
그래도 이모의 전화를 받기 전에, 수미 누나가 이모가 영화 보셨다고 미리 연락을 해 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받을 수 있었다.
영화 방영은 기쁜 일이었지만, 내가 출연할 수 있을지 걱정했던 부분이나 나이 때문에 걱정했던 것들에 대한 부분은 회사가 미리 처리했다. 영화 방영 전에 회사에서는 보도 자료를 친한 언론사 쪽에 미리 돌렸다.
그리고 어제 오후 장은혜 기자와 인터뷰를 할 때, 작품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적절하게 공 실장님이 끼어들어서 상황에 관해 설명했었다. 아직 인터뷰 기사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영화 관련 기사를 먼저 내 줘서 일이 커지기 전에 수습이 되는 분위기였다.
사실 이런 반응이 나와 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기도 했다.
촬영장에서 미성년 배우의 경우 가장 존중받지 못한다. 이 업계 어디든 그렇지 않을까. 드라마, 영화 또는 예능 등의 촬영 현장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 그리고 아역 또는 미성년 배우는 그 제일 아래다.
인기와 출연료, 그에 따른 대우는 하나처럼 움직인다. 어리다고 하여 특별 대우를 받을 수 없다. 긴 촬영 대기 시간이나, 밤샘 촬영.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서의 촬영, 출연진, 제작진이나 스태프의 반말 같은 것들. 이건 아이돌로 데뷔하는 10대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경우가 많다.
얼마 후에는 청소년의 밤샘 촬영을 금지하는 법이 생겨서 시행되기도 하지만, 사실 유명무실했다. 법을 들어 10시 이후에 집에 가야 하면 다른 배우로 교체되면 되었지 끝까지 쓰지 않는다. 모든 것은 방송을 위주로. 이 바닥은 참, 겪으면 겪을수록 이상한 나라에 존재하는 것 같기는 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등급외 존재가 되는 것.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가진 연기자가 되는 것 딱 그것뿐이다.
그렇게 설움을 딛고 확 떠 버리면 그 순간부터 과거 당했던 것들을 갚아 주겠다고 갑질하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것도 많이 봐 왔다. 하여튼 건강하지 못한 구석이 많은 이상한 곳이 연예계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곳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지금 당장 내가 투사가 되어서 청소년 연기자를 위한 투사가 되겠다, 그런 건 아니다. 뭐 그런 깜냥이 되지 못하기도 하고.
그냥 TV에서 방영하는 독립 영화를 봐 준 것도 고마운데 배우가 어리네?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하여 내 정신 건강이나 출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해 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다는 거다. 이렇게 지적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누군가는 조금은 조심하게 되겠지.
보도 자료에 신경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촬영했다는 사실을 내는 것도 공 실장님은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다.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한 대표님과 홍보팀 조유진 팀장은 밝히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었다.
연예인들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이렇게 대놓고 오픈하는 쪽이 더 건강함을 어필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는 그에 찬성했다. 지금 상담이 필요한 누군가를 그 기사를 보고 정신과 상담을 생각해 보게 된다면 그건 더 좋은 일일 테고.
그냥 기사 자체는 아버지에게 향할 수도 있는 비난이 없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나야 뭐, 속은 미성년자가 아니니 이 영화로 인해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밖에서 보는 시선은 다르니까. 내가 하고 싶어서 했는데, 아버지가 나쁜 말을 듣게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이모 말고도 연락을 많이 받았다. 반 친구들도 다 본 것 같고. 얘네들 19세 마크 붙은 건 못 봤나? 시청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네.
[잘 봤다]강 선생님의 문자를 보니까 또 웃음이 나왔다. 늦은 시간에 방영해서 선생님이 못 보시면 어쩌나 싶었는데 봐 주셨다. 좋은 일이다. 내일 선생님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늘었다.
[아름다운 개새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이러다가 별명부자 되겠닼ㅋㅋㅋㅋㅋ] [아개얔ㅋㅋㅋㅋㅋㅋ웁ㅋㅋㅋㅋㅋㅋ]계속해서 들어오는 최태선의 메시지들은 가뿐하게 무시하고 오늘은 이만 잠에 들어야 할 것 같다.
“다음 주 촬영 시작이라고?”
촬영 일정을 물으시는 강 선생님의 질문에 답했다.
“네. 11월 마지막 주부터 촬영 들어가고, 25일에 고사 지낸대요.”
“네 아버지가 최용재라고?”
“네. 최용재 선생님이요.”
“선생은 무슨. 빌어먹을 놈팡이지.”
“네?”
어라, 두 분이 아는 사이셨나? 전에는 두 분이 인연이 있으신지 몰랐는데. 욕을 하면서도 표정은 온화했다. 생각보다 더 친한 사이처럼 보여서 조금 의아했다.
“어제 영화 잘 봤다. 감독이 잘 찍었더만.”
잘 봤다의 잘 봤다가 감독 칭찬이었던 거였나. 그래도 칭찬 좀 해 주시지 싶어 서운해지려는 찰나,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그 연기 지금 다시 한다고 생각해 봐. 어떨 거 같아?”
아,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 것도 같았다.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그래. 그렇게 연기는 늘 아쉬움을 남기지. 너 그거 찍은 게 초여름이었는데, 지금 이제 몇 달 지났다고 연기가 좀 늘긴 했단 말이야.”
“네.”
6월 말에 촬영했으니까, 대충 4~5개월은 흘렀다. 그때 촬영을 끝내면서도 남았던 아쉬움이 시간이 흘렀다고 사라질 리 없었다.
“그렇게 아쉬움이 남는 건 괜찮아. 배우가 ‘내 연기는 완벽했어. 더 나아질 것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은 절대 오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는 놈이 있으면 그게 미친놈이지.”
“네….”
“만족하지 말고 계속 욕심내야 해. 어떤 연기를 할 것인지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고.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 그 생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시켜야 해.”
“네.”
“그럼 지금까지 했던 연습을 다 잊고, 분노에만 초점을 맞춰서 1화 네 출연 부분 연기 한번 해 보자.”
권우진의 동물 병원 씬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의 해석은 최대한 감정을 꾹꾹 누르면서 해 왔다. 대본 리딩에서 했던 연기도 그런 해석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다르게 해 보라는 선생님의 주문에 살짝 눈을 감았다.
“꼭 대사대로 안 해도 괜찮아. 애드리브 섞어서 네가 표현할 수 있는 분노를 끝까지 마음껏 표출해 봐.”
선생님의 말씀에 눈을 떴다. 그리고 폭스를 생각한다. 동물 병원 수의사가 앞에 서 있고, 폭스를 데리고 가라고 한다.
나는 분노했는가?
슬픈가? 고통스러운가? 무엇에 가장 화가 나는가?
분노의 대상은, 원망의 대상은 누구인가.
꾹꾹 눌렀던 감정을 끌어올린다.
내게 받아들이기 힘든 말을 전해 준 수의사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