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149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148화
짧은 시간, 디지는 전황을 살폈다.
휴먼 유니온은 3대 종족 중 가장 약체라 하지만 그래도 압도적인 기술을 보유한 세력이다.
당연히 그들의 메인 전력은 보병이 아닌 중화기 부대였지만.
‘크립티드 놈들도 그걸 알지.’
거대한 공중 전함과 전투기, 그에 대항하는 비행 괴물들.
지금도 공중과 하늘에선 대괴수전이 펼쳐지는 중이었다.
디지의 부대가 콜로니 바로 위가 아니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공수 낙하한 이유이기도 했다.
더 다가가면 낙하하지도 못하고 폭사했을 테니까.
쉽게 말해, 지령은 이런 것이었다.
메인 전력은 중화기부대랑 치고받고 있으니까, 보병들은 지상에서 화망을 뚫고 침입하라.
“상부로부터 777812소대에 대한 명령이 하달되었다! 지금부터 우리 2분대를 포함한 소대 전원은 콜로니로 향하는 진격로를 뚫는다!”
“포 유니온!”
“포 유니온!”
-애들 목소리 한 번 우렁차네.
-한 명의 병력 손실도 없이 지면 낙하 성공했으니까 사기가 오를 만도 하지.
-잠깐만 지나도 확 달라질걸?
지금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이 미래를 예상에 대한 예측을 툭툭 던지는 시청자 반응들.
[님들, 내기하실?]셀프 난이도 올리기는 디지의 특징이자 그의 방송이 재밌는 이유중 하나다.
시청자들이 기꺼운 톤으로 질문을 던졌다.
-내기?
-미션 걸라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진짜 여유 넘친다ㅋㅋㅋㅋㅋ
[네. 분대원들 생존율 80%로 지령 성공하기, 콜?]-80%?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안전자산이라고 비틱질 드가는 건데, 디지라서 좀 애매하긴 하네.
-ㄹㅇㅋㅋㅋㅋㅋ
전쟁에서 가장 병력 손실이 많은 병종이 무엇일까.
답은 보병이다.
아무리 중화기 부대의 지원이 있다지만,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직접 몸으로 길을 뚫고 적진을 정복해야 하는 게 보병이었으니까.
때문에 디지 또한 100%를 외치지 않았다.
아무리 그라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
‘80%만 해도 사실상 기적이지.’
시청자들도 그 사실을 아는지 기꺼이 콜을 외쳤다.
-콜.
-80%면 걸어볼 만하지.
-정보) 이런 지령에서 선두 보병들의 생존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ㄷㄷㄷㄷ사실상 자살부대네?
-ㅇㅇㅇ휴먼 유니온이 하위 유닛은 ㄹㅇ 자살시키듯이 소모함.
-ㅋㅋㅋㅋ크립티드가 해야 할 짓을 왜 휴먼이 하고 있냐?
-그만큼 불리하니까……
휴먼 유니온은 현실 시간으로 1년 전쯤부터 확연하게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키우는 데 최소 15년은 걸리는 인력 자원을 전선 유지를 위해 갈아넣고 있을 정도로.
그렇게 때문에.
시청자들은 디지의 선언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사람이 힘이다(?)’라는 방향성을 제시한 피지컬 괴물의 공략 방법이 궁금했으므로!
[넘버원 디팔이 님이 10,000원을 후원합니다.] [가 보자, 형!]모인 미션금은 약 20만 원. 첫 전투 때보다 금액이 높다.
시청자들에겐 사실상 깨지 못하게 설계된 첫 전투보다 지금의 미션이 더욱 난이도가 높게 비춰진다는 뜻.
하지만, 디지는 입꼬리를 올렸다.
“20만 원 감사합니다, 다들.”
-ㅋㅋㅋㅋㅋㅋ아니 후원 아니고 미션금이거든요?
-벌써부터 딴 거 같아? 어스워즈가 만만해?!
-실패하고 배 아파 하는 디지 보고 싶은 디팔이, 손!
-손
-손!
-손손손손손손소놋노~~
-ㅋㅋㅋㅋ니들은 디팔이 아니고 디락단인 것 같은데?
-ㄹㅇㅋㅋㅋㅋㅋㅋ
채팅창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스트리머로서 시청자와 놀아주는 건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분대장님, 선두는 제가 뚫겠습니다. 다른 분대원들은 엄호를 부탁드릴게요.”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지만, 분대장 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디지의 신들린 전투 수행 능력을 목격한 적이 있었으므로.
“알았다! 대신 부분대장의 바로 뒤, 좌익과 우익은 나와 릭이 맡지. 괜찮겠나, 릭?”
“포 유니온!”
그렇게 디지를 최전방 꼭짓점으로 하는 삼각 편대가 구성되었고.
기이이이잉-!
디지의 파워드 아머가 최대 출력으로 엔진을 가동시키며 거친 기계음을 쏟아낸다.
이내, 디지의 몸이 폭발적으로 솟구쳤다.
“끼리리륵, 끼라라락!”
노리고 있었다는 듯이 사방에서 그를 노리고 뻗어지는 텐타울프의 촉수들.
하지만 소용 없다. 라이트닝 머신 건의 화력은 놈들의 촉수를 걸레짝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뾰뵤뵤뵤뵤뵤뵤뵹!
양손의 머신 건이 불을, 아니, 빛을 뿜는다.
동시에 디지는 몸을 팽이처럼 회전시키며 크립티드 무리들이 뭉쳐 있는 곳마다 라이트 그레네이드를 던졌다.
안전핀을 뽑는 시간조차 아껴가며 행해진 투척.
뇌관이 점화되지 않았으니 이대로 떨어져 봤자 돌멩이 투척에 불과하지만.
뿅! 뿅! 뿅! 뿅! 뿅! 뿅!
정확히 의도한 지점까지 날아간 라이트 그레네이드들이 일제히 폭발한다.
-진짜, 미친 사격 솜씨네.
-저 거리에서 애기 주먹만 한 타깃을 어케 맞히는 건데.
-이거 록할 때 디지는 사실 원딜러 포지션으로 가야 했던 게 아닐까?
-ㄹㅇ 록에서 탑 간 거 스스로 억제기 찬 거 같은데ㅋㅋㅋㅋㅋ
‘틀린 말은 아니지.’
디지도 동의했다. 자신이 원딜을 갔었다면 보다 쉽게 대장전과 패망전을 우승하고 벌써 챌린저도 찍었겠지.
바텀 메타에서 피지컬 끝판왕 원딜의 캐리력은 탑이랑은 비교할 수도 없으니까.
‘근데, 그랬으면 재미가 덜했겠지.’
잠깐의 잡생각. 이내 디지는 지금의 전투에 다시 집중했다.
기잉, 기잉, 기잉, 기잉!
몸을 박찬다.
파워드 아머의 기계식 유압 관절과 탄성 합금으로 이루어진 인공 근육을 제 몸처럼 다루며 빠르게 전진한다.
전방에 보이는 수백 개체가 넘는 해츨링 떼거리.
디지는 벌레처럼 보이는 그것들을 무시했다.
삼각 편대의 최선두, 자신의 적은 해츨링이 아니었으므로.
아니나 다를까, 다른 분대원들의 엄호 사격에 믹서기에 간 고깃덩이처럼 갈려 나가는 해츨링들.
그 모습을 보며 디지는 다시 한번 지면을 박찼다.
[크립티드 – 텐타 블레이드]그의 타깃은 딱 봐도 쎄 보인다 싶은, 처음 보는 네임 카드를 달고 있는 크립티드 개체였다.
양팔에 손 대신 갑각질의 촉수를 달고 있는 거대한 인간형 유닛.
텐타 울프와는 달리 광자탄은 먹히지도 않을 것 같다.
[님들, 저놈 정보좀요.]-중간급 근접 유닛 텐타 블레이드예요.
-광자탄은 먹히지도 않을 정도로 방어력 높아서 조심해야 할듯.
-공격 패턴은 촉수를 채찍처럼 써서 다 갈아버리는 거고.
-아, 약점은 명치임!
시험삼아 라이트 머신 건을 갈겼다.
뾰뵤뵤뵤뵤뵹!
해츨링은 터져 나가고, 텐타울프조차도 벌집으로 만들 수 있는 게 라이트 머신 건의 화력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말대로 텐타블레이드에게는 작은 구멍 하나 만들 수 없었다.
남는 거라곤 오직 검게 그을린 탄흔뿐.
-잡을 수 있겠어?
-상성상 보병이랑은 안 맞음.
-아무리 파워드 아머 입었어도 텐타 블레이드 쪽 신체 능력이 위임.
방법 또한 간단했다.
“끼끼리릭!”
기괴한 소음과 함께 양쪽에서 파고드는 촉수들.
몸을 숙이고, 동시에 땅을 박차서 동체를 한 바퀴 회전시킨다.
-2미터짜리 슈트 타고 공중제비;;;
-저게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싶네ㅋㅋㅋㅋ
-ㄹㅇ 우주복 입은 우주 비행사가 2배속 랜덤댄스 추는 거 보는 기분임ㅋㅋㅋㅋㅋ
촉수 공격을 피한 디지는 계속해서 거리를 좁히며 머신 건을 갈겼다.
뿅! 뿅! 뿅! 뿅! 뿅! 뿅! 뿅!
-계속 싸봤자 소용 없다니까…… 어? 나 지금 장면 데자뷰인 거 같은데.
-ㄹㅇ 전에도 이런 적 있었던 거 같은데…… 언제지?
초창기부터 자신의 방송을 봐준 시청자가 있는 모양이다.
[힌트 줄까요? 고죽4]-고죽?
-고죽에서 방어력 높은 몹이 뭐가 있었더라.
-중갑기사?
-아!
그제야 시청자들은 초창기, 디지가 고죽4에서 했던 일을 떠올렸다.
고작 단도로는 뚫을 수 없는 두터운 중갑을 걸친 오크를 죽였을 때의 일을.
-아니, 그때는 단검이었는데.
-똑같은 짓을 총으로 한다고?
-ㅋㅋㅋㅋㅋㅋ진짜 미친놈이네ㅋㅋㅋㅋ
뾰뵤뵤뵤뵤뵤뵹!
이어지는 속사. 불을 뿜듯이 발사된 광자탄은, 정확히 텐타 블레이드에게 적중하고 있었다.
가로 세로 3센티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정확히 명치만을 노리는 일점의 사격.
-이 거리에서 쏘는 게 다 명중하는 게 맞아? 저게 돼?
-정지된 표적에 25미터 영점 사격도 저렇게 맞히기는 힘들겠다;;;
단일 사격과 연사의 적중 난이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무리 라이트닝 머신 건이 화약 무기가 아니라 반동이 없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흔들림도 없이 정확하게 같은 곳을 노리는 행위가 쉬울 리가 없는 것.
하지만.
‘그거야 평범한 사람들 얘기고.’
참고로 디지의 기준에선 프로 사격 선수들 또한 평범한 사람의 범주에 들었다.
심신일체를 이뤄 몸과 마음을 합치시킨 그는 물구나무 선 채로 발가락으로 화살을 쏴도 백발백중의 확률로 바늘 구멍을 맞출 수 있는 신체 능력과 컨트롤의 소유자였으니까.
뾰뵤뵤뵤뵤뵤뵤뵹, 파캉!
“끼끼릭?”
계속해서 거리를 좁혀, 텐타 블레이드의 지근거리까지 도달한 시점.
때마침 텐타 블레이드의 갑주에 구멍이 뚫렸다.
딸깍.
디지는 곧장 구멍에 라이트 그레네이드를 쑤셔 넣고 텐타 블레이드의 팔을, 정확히는 촉수 끝을 잡았다.
기이이이이잉!
폭발할 것처럼 출력을 올리는 엔진. 인공 근육이 두 배 크기로 부풀어오르며 괴력이 발휘된다.
“으아아아아아!”
2미터를 훌쩍 초과하는 거구, 무게로는 족히 300㎏이 넘게 나가는 텐타 블레이드를.
디지는 야구 방망이 마냥 휘둘러서 날려 버렸다.
텐타블레이드가 날아가는 곳, 달리 말해 100마리 넘게 무리 지어서 달려들던 해츨링들이 있던 지점.
“스트라이크!”
텐타블레이드의 체내에서 폭발한 라이트 그레네이드가 사방으로 광자를 흩뿌리며 모든 생명체를 쓸어 버렸다.
-ㅋㅋㅋㅋㅋ스트라이크 ㅇㅈㄹㅋㅋㅋㅋㅋ
-원샷 원킬도 아니고 원샷 헌드레드킬을 해버리네ㅋㅋㅋㅋㅋ
-텐타 블레이드랑 일개 보병이 싸운 거 맞냐? 상성상 개불리한데 걍 10초 컷을 낼 수도 있구나……
-뭐가 신기함? 너도 일점에 수백발 이상 맞히면 가능함ㅋ
“후우, 대충 청소는 끝났고. 이 정도면 미션 성공도 쉽겠네요.”
디지가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20만 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ㅂㄷㅂㄷ.
-야야, 벌써 부들거리지마. 아직임ㅋ
“음?”
열 받아하는 시청자들을 보기 위해 기만질을 한 디지였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형, 기만질은 100% 확신 있을 때 하는 거야!
-디지야, 벌써 성공한 거 같아?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데~
-이걸로 하나 확실해진 점. 디지는 어스워즈 공략 같은 걸 단 한 번도 찾아본 적 없다.
-ㅋㅋㅋㅋ그니까.
그때였다.
[치직, 디지 부분대장! 후퇴!] [엄호, 엄호가 필요하다!]불길한 무전음과 함께 폭음이 들려온다.
쿠구구구구궁!
전장에서 흔히 들리는 폭음이 아닌, 무언가 부서지는, 정확히는 땅이 무너지는 듯한 폭음.
그리고 나타난 것은.
[크립티드 – 싱크웜]“끼기기기기긱!”
전신에서 촉수를 뿜어대는 거대한 벌레였다.
[분대, 후퇴하라! 싱크웜의 공격이다!]-ㅋㅋㅋㅋㅋㅋ요건 몰랐지!
-보병 최대의 적! 싱크웜 출현!
디지가 인상을 찌푸렸다.
[저건 또 뭐야. 왜 내가 지날 땐 공격 안 한 건데.]-정보)싱크웜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적이 모여서 움직일 때만 반응한다.
-얼른 구하러 가야 할 걸!
-분대원 다 죽게 생겼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낄낄거리는 시청자들을 보며, 디지의 뇌가 누구보다 빠르게 전술적 판단을 도출했다.
‘머신 건은 저렇게 큰 놈 상대론 효율이 떨어져.’
라이트 그레네이드는 유효타를 먹일 수 있을 터였지만, 아직 갈 길이 먼데 한정된 자원을 마구 소모할 수는 없다.
결론을 내린 디지는 텐타 블레이드의 시체에게 다가가 팔을 힘껏 잡고 뽑아버렸다.
표면이 갑각질이라지만, 결국 알멩이는 유기체로 이루어진 고깃덩이.
파워드 아머의 근력 덕분에 어렵지 않게 텐타 블레이드의 촉수를 양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님들. 님들이 말했지.”
【권능, 웨폰 마스터.】
“기만질은 확률이 100%일 때나 하는 거야.”
지금부터 그 사실을 증명해 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