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71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70화
“안 죽었다고!”
[와이프한테 잘해 님이 1,000원을 후원합니다.] [죽었잖아! 죽었잖아! 마지막으로 챌린저 찍은 게 몇 년 전이면서!]“저격러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갔거든?”
-가긴 어딜 가? 플래로?
-챌은 커녕 맨날 마스터 찍고 마딱빵으로 닉변한다면서 못 가잖쑤.
다시 한번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끄아아아악!!! 다 닥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졌다!
-소리 지르는 거 개웃기네ㅋㅋㅋ
-요샌 빵 터지는 소리 안 들으면 잠이 안 와~
방금 들어왔는데 이런 상황이라니, 빡치는 일이 있었던 건가?
상황 파악을 위해 자신의 방송 채팅창을 살폈다.
-ㅋㅋㅋㅋㅋㅋ딱빵 씨는 볼 때마다 소리 지르고 있네.
-빵 터지는 소리가 정겹긴 해ㅋㅋㅋㅋ
-컨셉을 빙자한 진심 분노ㅋㅋㅋㅋ
화나는 일이 있었던 게 아니라 방송 컨셉 자체가 화끈한 쪽인 모양.
‘오…… 방송 컨셉 부럽다.’
마음대로 소리를 질러도 시청자들이 웃어주다니, 방송할 맛 나겠는데?
“진짜 내가 올해는 꼭 챌린저 마감한다…….”
부들부들 떨다가 체념했다는 듯 중얼거린 말에 다딱빵의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
-???
-ㅋㅋㅋㅋ빵소리 ON.
-은퇴 후 5년…… 한 번도 챌린저를 밟아본 적 없는 남자…….
-심지어 우승 당시에도 간신히 마딱이였던 우리의 전설…….
다시 한번 빵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끄아아아아아악!!! 다 나가!!!”
-진짜 나가면 부를 거면서ㅋㅋㅋㅋ
-록 씬의 전설은 은퇴하고 실종됐다는 게 팩트인디용? 님은 다딱빵임ㅎㅎㅎ
-ㄴㄴㄴㄴ올해는 플딱빵일지도 모름!
-억울하면 티어로 증명해, 형!
그 순간, 디지는 직감했다. 재차 빵 터지는 소리가 나올 타이밍이란 걸.
하지만.
[보이스 비 엠비셔스 님이 30,000원을 후원합니다.] [딱빵 씨, 얼른 록스트 마저 끝내고 솔랭으로 쇼 앤 프루브 하러 가자. 마침 승급전이잖아!]“아이고~ 우리 보이님!”
다딱빵의 얼굴에 자본주의의 미소가 서렸다.
“그죠 그죠. 2승 0패로 승급해서 다들 입꾹닫 하게 만들어야겠네요. 1등 영상 같이 한 번 더 보고 바로 게임 켤게요.”
그 모습을 보는 디지는.
“푸핫!”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방송으로 보는 건 처음인데 이분 재밌네요.”
-ㅋㅋㅋㅋ그치?
-괜히 머기업으로 몇 년 넘게 장수하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해내는 이유가 있다니까ㅋㅋㅋㅋ
-생각해 보니까 디지 형이랑 컨셉 좀 비슷한 거 같기도?
다딱빵.
소속 팀을 이끌고 록드컵 우승 트로피를 따낸 뒤 바로 은퇴를 선언한 전설적인 전 프로게이머.
누구보다도 리그 오브 게임즈에 진심인 남자.
팀원이 실수를 하면 얼굴이 오래된 빵처럼 딱딱해지는 남자.
그리고.
[스트리머 다딱빵의 방송(31,478명)]평청자 수 3만에 와튜브는 조회수 수십만은 기본으로 찍는, 록 씬에서 손꼽히는 대형 스트리머.
-다딱빵? 한물간 전 프로!
-그러나 팡대짓은 전성기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력보다 광대노름이 메인인 스트리머가 어떻게 전프로?!?!
‘방송 보면 도움이 꽤 되겠는데?’
결이 좀 다르긴 해도 디지와 다딱빵은 시청자들을 대하는 태도나 분위기를 전환하는 방식이 유사했다.
차이점을 꼽자면 그는 피지컬로 시청자들을 찍어 누르는 반면.
다딱빵은 현역 시절 군기 반장 이미지를 유머러스하게 활용해서 시청자들을 잡는다는 정도.
즉.
‘스타일이 비슷한데 평청자 수는 압도적인 스트리머. 보고 배워야겠네.’
디지 입장에서는 다딱빵이 일종의 롤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소리다.
[#3 야옹이는 개를 찢어.]“이번 주 1등 영상이죠? 개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찢는 야옹이 다시 보고 가겠습니다.”
다딱빵이 영상 재생을 누른 순간, 부시 속에 숨은 디지가 화면에 나타났다.
‘저게 언제였더라?’
워낙 렝가르를 많이 했다 보니까 어떤 판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주인공은 고양이 수인족인 렝가르였습니다. 제목에 야옹이가 들어간 이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유가 그게 다가 아니잖아.
-으악, 난 음소거해야지. 오글거려서 다시 못 듣겠다.
-ㅇㅈ 개오글거림 그래서 웃긴 거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신은 렝가르, 상대는 아누비스. 미니맵엔 탑을 찌르려는 적 정글과 서폿이 보인다.
‘아, 저거 설마 그때인가……?’
[내기할 시청자 있냐냥?] [난 내가 최소 두 명을 잡는다에 걸겠다냥.]-내기 보상은?
-콜!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무모하게 무친놈이넼ㅋㅋㅋ
-이 맛에 디지 방송 보는 거긴 함ㅋㅋㅋㅋㅋ
역겨운 말투로 시청자들에게 딜을 걸곤, 갱당할 걸 알면서도 적에게 달려드는 렝가르.
디지는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때였구나.
-저 때 재밌었지ㅋㅋㅋㅋ 다시 봐도 웃기네 고양이 수인족 챔피언 픽해놓고 냥체 쓰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아, 고맙지? 우리가 방송각 이쁘게 만들어줬었잖아ㅎㅎㅎㅎㅎㅎ
“하나도 안 고맙거든?”
그나마 다행이랄까, 부끄러워하는 만큼 시청자 반응은 좋았다.
-컨셉은 병맛인데 피지컬은 미친 매드무비 캬!
-스트리머라 시청자들 웃기려고 세 명 상대로 박는 건 줄 알았는데 웬걸? 다 따버리기!
-컨셉이랑 피지컬이랑 너무 미스매칭 아니냐고ㅋㅋㅋㅋ
“야옹이가 개를 찢다 못해 사람까지 두 명이나 찢어 버리는 영상이었습니다. 사실 사자도 고양이과긴 하거든요. 역겨운 컨셉에 어울리지 않는 슈퍼 플레이로 1등까지 먹었네요.”
-냥체 컨셉부터 챔피언 픽, 적 탑유저 아누비스까지 3박자 완벽했다…….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컨셉 때문에 렝가르 가지고 탑 간 건가?
-ㄴㄴㄴ 쟤 디지인데 원래 렝가르 가지고 탑 가는 애임. 방송 재밌음ㅋㅋ
-이러면 디지는 록스트에서도 1등 먹은 거네ㅋㅋㅋㅋ
다딱빵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영상 주인공이 어디서 1등 했나?”
-잉? 딱빵이 형 대장전 안 봤어?
-이번 대장전 우승자잖아ㅋㅋㅋ
“아…… 아마 대회는 출전한 거 아니면 안 챙겨봐서.”
-???: 록드컵 우승자인 내가 아마 대회 따위를 신경 써야 해?
-전 프로 발언 논란! 아마 대회는 볼 가치도 없어…….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면 어떡해! 지금 형 방송 디지도 보고 있다고!
“아씨, 몰아가지 말고…… 음?”
인상을 찌푸린 채 빵 터지는 소리 일발 장전하던 다딱빵이 말을 멈췄다.
“디지 님이 지금 내 방송을 보고 있다고?”
가만히 있기 뭐해서 후원을 쐈다.
[DG 님이 1,000원을 후원합니다.] [컨텐츠 잘 봤습니다. 시청자들이 1등 했다고 알려줘서 놀러 왔어요.]“어, 계셨구나. 반갑습니다, 디지 님. 피지컬 좋으시던데요?”
다딱빵의 대답함과 동시에 디지의 눈앞에 홀로그램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딱빵 님이 음성 채널에 초대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예를 누르곤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다딱빵 님.”
-뭐야, 이 목소리 디지임? 음성 채널 초대한 건가?
-ㅋㅋㅋㅋㅋㅋ딱빵이 형 또 날로 먹으려고 하네.
-ㄹㅇ 각 보이자마자 대화 신청해서 컨텐츠 각 잡는 거 봐. 이게 머기업 스트리머의 감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송 분량 뽑으려고 초대한 거였구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인데 확실히 대형 스트리머답게 방송각이 예리하다.
“날로 먹다니. 그럼 손님이 오셨는데 그냥 보내요? 그거 노매너야!”
시청자들의 채팅에 대꾸하며 일부러 과장되게 뻔뻔한 표정을 지어 보인 다딱빵이 말을 이었다.
“초대 수락 감사합니다. 잠깐 대화나 나눌까 해서요. 전 챌린저 스트리머 다딱빵입니다.”
-정정) 전전전전챌린저다.
-아ㅋㅋ 어쨌든 전은 맞다고ㅋㅋ
“입 다물어!”
잠시 빵 터지는 소리를 뿜어낸 다딱빵이 마구 소리쳤다.
“지금 손님도 와 계신데, 어? 꼭 그래야겠어? 내가 항상 말했지. 난 뇌지컬 파라고. 팀원들이 내 운영을 이해 못 하는데 어떡해! 지금도 마스터 떨어지고 흑화한 다딱이들이랑 개 같은 저격쟁이 놈들 때문에 못 올라가는 거지 마스터만 뚫으면 챌까지 금방이라고오오오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소리 왤캐 길어?
-변명은…… 쫄리는 사람이나 하는 거야, 형…….
-꼬우면 뭐다? 증명해라~
“아오…….”
억울해하는 다딱빵을 보며, 디지는 인터페이스를 조작해서 전적 검색 사이트를 켰다.
‘티어가…… 다이아2 승급전을 앞두고 있네?’
공교로운 우연이다. 마침 그도 다이아2 승급전을 앞두고 있었으니까.
‘이거, 방송각 이쁠 거 같은데.’
게임 스트리머의 특징 중 하나는 합방이 잦다는 점이다.
왕삼과 함께 디지삼 듀오로 방송하며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처럼.
서로 간에 시너지가 좋은 스트리머들은 자주 합방을 하곤 한다.
‘한번 말이나 해볼까.’
“저기, 딱빵님.”
“아, 네, 디지 님.”
“저도 마침 다이아2 승급전인데, 괜찮으시면 듀오하실래요?”
록에서 티어는 백분위 수치로 끊는 실력 지표다.
따라서 고티어의 쩔을 방지하기 위해 단체로 랭크 게임을 돌릴 수 없게 게임 시스템적으로 막혀 있지만.
친구와 함께 하는 등 유저 편의를 위해 2인까지는 듀오로 랭크 게임 참여가 가능하다.
때문에 승급전처럼 중요한 판에선 실력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듀오로 랭크 게임을 돌리곤 한다.
팀운으로 승패가 갈리는 걸 최대한 막아야 하니까.
“네? 진짜요? 음…….”
갑작스러운 제의였지만, 노련한 스트리머답게 다딱빵은 디지의 제안에 담긴 의미를 알아들었다.
잠시 고민하며 무언가를 살피던 다딱빵이 흠칫 놀라더니 이내 씨익 웃었다.
“제가 아무나랑 듀오하는 사람은 아니라서요. 부검 좀 하게 록 닉네임 알려주세요.”
부검. 전적을 검색해서 듀오를 할만한 사람인지 보겠단 뜻이다.
사실상 초면인 관계에 말하기엔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발언.
하지만.
‘내 닉네임은 10초면 알아낼 수 있잖아. 방금 뭔가 보던 게 전적 검색해본 거구나.’
“DGDG입니다.”
다딱빵이 전적 검색 사이트를 켜고 닉네임을 입력했다.
“어디보자, 진짜 승급전이시네. 주챔 승률이……. 아?”
다딱빵의 눈이 있는 힘껏 커졌다.
“승률이…… 99프로……? 심지어 KDA는 무한……?”
미카엘에게 한 게임을 내주며 전승 행진은 깨졌지만, 노데스는 여전하다.
KDA는 (킬+어시스트)/데스로 계산하는 일종의 실력 지표였는데, 분모인 데스가 0이니 디지의 KDA는 무한이었다.
“디지 님, 듀오 부탁드립니다! 제발! 캐리 좀!”
-ㅋㅋㅋㅋㅋㅋ태세전환 보소?
-아무나랑 듀오 안 한다면서요?
-세상에서 제일 쉬운 남자, 딱빵…….
일부러 떨떠름하게 반응한 뒤, 전적을 보고 태세 전환해서 애걸하는 모습을 보여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끌어내는 다딱빵.
그 모습을 보며, 디지는 감탄했다.
‘이 정도는 해야 시청자 수 몇만을 찍는 거구나. 역시 배울 게 많겠어.’
“그럼, 듀오 랭크로 승급전 돌려볼까요?”
“바로 가시죠.”
시청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대장전 우승자와 함께하는 다2 승급전…… 이거 귀한데?
-과연 이번엔 빵형이 다2빙 성공할 수 있을까?!
-디지 씨! 우리 빵 형 승급 좀 시켜줘요! 요새 맨날 소리만 질러!
다딱빵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며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저만 믿으세요. 버스 기사, 운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