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1034
EP.1033 #3-50 약탈자의 종착점, 마법소녀는… (케이) (2)
“안타깝게 되었군요. 가능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는데.”
—그것은, 수도에 위치한 여왕의 궁… 그 최상층에서의 일이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루판은, 오늘도 그가 마실 커피를 달이고 그 향을 즐기면서… 문득 날짜가 지난 것을 보고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헨돈에게는 케이를 7일 간 대여해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케이의 그 마성(魔性)의 매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 헨돈이라는 남자도 헤어나오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도 다른 괴인들과 같이, 다른 수컷들과 같이 케이를 독차지하고자 반칙 행위를 저지르리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마지막 기회로 7일을 여분으로 얹어주었다.
최초에 지정된, 정식 대여기간에서 7일을 더 넘기더라도, 이쪽은 아무런 페널티도 부과하지 않겠다.
그러니 돌려만 달라.
혹은, 최소한 어떤 거래라도 요청해오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헨돈의 대답은, 지금 루판이 시청하고 있는 이 영상이 다였다.
『나는 이 여자를 독점하겠으니, 너는 손가락 빨면서 지켜봐라.』
『네 안이함을 저주하고, 땅을 치며 통곡하고 후회해라.』
그러한 조롱의 목소리가 들릴 법한, 그런 메시지가 담긴 듯한 영상이다.
‘그 인간이 오만한 것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남겨두면 여러모로 유용한 인간이긴 하지만.’
‘이렇게 컨트롤이 안 될 것이라면, 처리하는 게 맞겠죠.’
멍청하기만 한 일반 병사들이라면, 채찍과 당근을 이용해 어떻게든 조련해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 수 있다.
유력하나 멍청한 인간이라면, 루판은 그를 띄워주고 칭찬하고 또 어르고 달래며 원하는 방향으로 그 힘을 사용하게 만들 수 있으리라.
하지만 상대가 유력하나 답도 없는 멍청이라면.
자기 지위를 이용하면서 반대로 루판을 이용하려 드는… 컨트롤이 도저히 되지 않는 인간이라면.
그렇다면 쳐내는 것이 맞다.
아무리 유용하고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이를 배제(排除)하는 것으로 계획에 있어 사소한 결함을 낳을 수 있다 해도.
그러나 그대로 품고 갔다가는, 언젠가는 주변에 그 결함과 불완전함을 퍼뜨리는 치명적인 결함으로 진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영상까지 보낼 정도로, 나를 깔보는 인간이니.’
‘설마하니, 자기가 그 여자를 돌려보내지 않을 거라고…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걸까요.’
‘그러면 정말로 답도 없는 것인데.’
“여왕님. 거기 엎드려 주세요.”
향긋한 커피를 달인 루판은, 그 커피와 다과 접시를 쟁반 위에 올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왕에게 명령했다.
알몸, 유두와 클리에는 각각 피어싱이 달린 여왕은 루판의 지시대로 바닥에 엎드렸다.
루판은 그런 그녀의 등에 커피잔을 올린 접시와 다과 접시를 올리고 그 앞에 편히 앉았다.
고귀하신 여왕의 등을 간이 테이블로 이용하는 것이다.
바로 곁에서 살랑이는 북슬거리는 꼬리를 매만질 수도 있고, 손을 조금만 뻗으면 여왕의 엉덩이와 보지도 만질 수 있다.
루판은 한 손으로는 커피잔을 들어 입가로 옮기면서, 남는 손으로 여왕님의 보지를 만지작거렸다.
으응… 응… 하응…
피어싱과 함께 튀어나온 클리를, 그리고 민감한 음순을 만지작거리자 여왕이 달콤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커피잔을 기울이는 루판의 정면에는, 헨돈이 보내 온 케이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마침, 영상 속의 헨돈과 케이도 지금 루판과 여왕이 하는 것처럼 같은 짓을 한다.
케이의 몸을 간이 테이블 삼아서, 그 위에 차와 다과를 올리고 함께 티타임을 즐기는 모습.
다만 카메라 각도를 교묘하게 조절하여 헨돈과 케이만 나오게 앵글이 잡혔으므로, 그 티타임의 상대가 누구인지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더라도 그 상대가 누구인지 루판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아깝네요.”
“요정의 조력이라니, 꼭 받고 싶었는데.”
루판은 참으로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헨돈이 【마법나라】 요정과 계약을 맺었으며, 요정의 힘으로 지금과 같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음을 이미 그는 훤히 알고 있었다.
헨돈을 잘 회유할 수 있었다면 그와 계약한 요정의 힘도 이래저래 이용할 수 있었을 텐데.
이번 일로 헨돈을 처리하고 나면, 그건 역시 힘들겠지.
루판은 아쉬운 한숨과 함께, 커피와 다과를 즐기며 그 손으로는 여왕의 몸을 희롱하기를 계속했다.
그 보지를 어루만지고, 엉덩이를 어루마지고.
보지 구멍에 손가락을 밀어넣고, 아래를 향한 채 하늘하늘 흔들리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주물럭거리고, 그 피어싱이 박힌 유두를 매만지고.
여왕은 그 손길에 연신 달콤한 한숨을 내쉬고, 필사적으로 버티는 몸은 부들부들 떨려 위에 놓여진 접시며 포크와 같은 것이 불안정하게 흔들리거나 했다.
루판은 그렇게 손을 놀리면서도, 계속해서 헨돈과 케이의 영상을 지켜본다.
헨돈은 루판을 도발하고 조롱하고자 제작하고 전송한 영상일 테지만.
그러나 루판에게 있어서 은근히 취향이 맞는 듯하다.
* * *
그리고.
루판이 그렇게 한가롭게 커피 타임을 즐길 때에.
저 멀리 떨어진, 지하에 숨겨진 헨돈의 거주지이자 벙커 어딘가의 방에서는.
상품이자 노예로써 이곳에 데려와 진 마법소녀 케이가, 그 주인이어야 할 헨돈의 가슴을 그 팔로 꿰뚫고 심지어 그 심장까지도 터뜨리고 있었다.
커다란 헨돈의 몸집에 어울리는 볼륨감 있던 심장은, 케이의 손에 의해 터져버리며 대량의 피비를 방 안에 흩뿌렸다.
케이의 반신도, 그리고 바닥과 천장과 저 멀리 떨어진 벽까지도 새빨간 피가 튀어 끔찍한 광경이 되었다.
“…….”
그러나 그 광경을 만들어 낸 케이는 무감정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다시금 바닥에 쓰러진 헨돈을 향한다.
그 팔이, 그 다리가 아직 꿈틀거리고, 가쁜 숨소리가 들려온다.
헨돈은 아직 죽지 않았다.
괴인들의 육체는 기본적으로는 일반적인 인간의 것과 같지만, 그러나 평범한 인간에게는 없는 장기가 추가되는 등 다른 점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보통 심장이 뽑혀져 나간 인간 따위 살 수 없을 테지만, 괴인의 육체라면 아직은 조금은 목숨을 연명할 수 있을 지도 모르며, 그대로 치료를 받게 된다면 다시 되살아날 수도 있다.
—그러니, 철저하게 죽여야 한다.
케이는 멍하니 그 사실을 떠올리고, 그렇게 결론을 내리는 것과 동시에 쓰러진 헨돈에게로 다가가려 했다.
“아…?”
그러나, 케이의 다리가 한순간 둥실 공중에 뜨더니.
그 몸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날아가——그대로 벽에 처박히게 되었다.
쿠우우우우웅!!!!
“으윽…!?”
“뭐…하는 짓이야?”
마치 박제된 곤충 표본 처럼, 벽에 처박힌 케이.
누군가 케이의 몸을 붙잡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러나 마치 중력이 그쪽으로 향하는 것처럼 케이의 몸은 벽에 못박힌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아니, 단순히 중력이 향하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그대로 프레스기로 찍어누르듯, 케이의 몸은 강렬한 압력에 눌리며 그 벽 안으로 파고들 듯이 짓눌리는 것이다.
그 압력의 출처는.
보이지 않는 ‘힘’의 출처는, 헨돈의 조력자인 요정 비스킷이다.
“너… 너어….”
“너어어어어어어!!! 뭐 하는 짓이냐고오오오오!!!”
구웅 구웅 구웅 구웅
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케이를 향해 내민 비스킷의 손.
그 손 앞에서 반짝이며 빛나는 빛이 점점 더 강해진다.
그와 함께 케이를 짓누르는 무형의 압박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져 간다.
빠각 빠각 빠각 빠각, 하고.
케이는 온 몸의 뼈가 으스러질 듯한 예감을 느끼며 신음한다.
그녀가 짓눌린 벽 또한, 케이를 중심으로 끔찍한 균열이 가거나 벽의 파편이 튀거나 하고 있다.
‘숨, 이…!’
폐가 짓눌려 숨을 쉴 수가 없다.
이대로면 갈비뼈까지도 자신의 안쪽 내장을 찌르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다룰 수 있는 마력으로 최대한 육체를 강화하고 힘을 보강하지만, 그 정도로는 턱도 없다.
‘마법소녀’는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요정’들은 마법 그 자체, 태어났을 때부터 마법에 의해 태어났으며 그 삶 자체가 온통 마법으로 이루어진 이들이다.
그러한 요정의 마법은 과연 강력했고, 과연 무시무시했다.
‘살, 려…!’
케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최후의 마력까지 쥐어짜내어 몸을 강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쿠구우우우우웅!! 하고.
연신 금이 가던 벽이, 케이가 짓눌리던 벽이 요란하게 무너지며 케이가 그 너머로 날아갔다.
두꺼운 벽을 이루던 돌과 광석무더기에, 케이의 가녀린 몸이 파묻히고 사라졌다.
아무리 마법소녀라도, 힘을 몽땅 소진한 상태에서 저런 것에 깔리면 탈출할 방도 따위 없을 것이다.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최대한 죽이지는 않도록 힘을 조절했다.
저 여자는 헨돈의 것이고, 헨돈이 가지고 싶다고 한 ‘물건’이니까.
그러니 분노를 담아 어느 정도 망가뜨리긴 하더라도, 죽이지는 않는다.
“헨돈, 헨돈…!”
비스킷은 케이에게서 관심을 거두고, 서둘러 바닥에 누운 헨돈에게로 달려갔다.
헨돈의 상처는 심각하다.
그러나 케이가 예상했던 대로, 괴인인 덕에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
괴인들의 육체는, 그 피가 아닌 마력으로 생명활동을 유지한다.
피는 어디까지나 생명활동을 보조하는 정도인 요소일 뿐이다.
‘내 마력을 불어넣어서… 일단 당장의 생명을 확보.’
‘치유 마법은 특기가 아니지만… 괜찮아, 생명활동을 유지할 정도면 되니까….’
‘이곳에는 최신식의 의료설비가 있어. 만약을 대비한 여분의 복제 장기도 있어.’
‘괜찮아, 살 수 있어…!!’
비스킷은 헨돈을 살리기에 전념한다.
괜찮다, 할 수 있다.
그녀의 소중한 사람, 소중한 계약자는 이 정도 일로 죽지 않는다.
그녀가, 요정 비스킷이 죽지 않게 할 것이다…!!
덜그럭…
쿠웅…!!
그러나.
헨돈의 응급처치를 미처 마치기도 전에.
조금 전 무너졌던 벽과 그 광석 무더기 잔해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묵직한 광석과 철근 파편들이 굴러 떨어져 내렸다.
그 너머에서, 마법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알몸으로, 이곳저곳 찢어지고 상처가 나며 피투성이가 된 처절한 모습의 마법소녀가.
그 마법소녀가.
그 지긋지긋한 라이벌 요정 녀석의 계약자인 그녀가.
그 붉은 눈을, 비스킷에게로 향하고 있다.
오싹…!
“윽…?!”
비스킷은, 난생 처음으로 오싹한 감정을 느꼈다.
처음으로 느낀 공포였다.
요정은 본래 느낄 일 없었을, 느껴서는 안 될 인간적인 감정.
그 생소한 감각에 비스킷은 경악했고, 한순간 반응이 늦어지고 말았다.
비스킷은 조금 전처럼 케이를 제압하기 위해 그 손을 케이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비스킷이 그대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빨리.
찰칵…
“【기동】.”
케이는, 그 가녀린 한쪽 손목에 이라는 이름의 기묘한 마도구 장치를 채우고.
그 스위치를 넣으며, 장치를 기동시켰다.
부오…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다음 순간.
요정인 비스킷마저도 경악할 정도의 무시무시한 마력이, 케이를 중심으로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