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in Character is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515
에이에이의 탄성과 같은 신음이 짧게 들려왔다. 벽을 문지르는 듯이 쓱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리나는 몸을 움츠렸고 셀루가 꼬리를 살살 흔들면서 벽에 더욱 귀를 바짝 댔다. 에이에이의 억눌린 신음이 들렸다.
“으읏……. 읍……! 흣……! 음……!”
마치 바로 귀 너머에서 들리는 듯한 적나라한 신음. 에리나는 눈을 크게 뜨려다가 자는 척을 해야 한다는 걸 기억해내고 눈을 질끈 감았다. 매트릭스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루시우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모님. 말은 싫다고 하시면서, 벌써 이렇게 젖어서 벌름거리시네요. 음탕하기 짝이 없어요.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으읏……. 음……! 흐읏……! 아, 아니에요! 아니라……. 하읏!”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아니긴요. 지금도 다리에 힘이 풀리셔서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괜찮겠어요? 옆방에 소리가 들려도? 지금 그렇게 소리 크게 지르시면 남편에게 들킬 거에요. 참으셔야죠.”
“흐윽…! 아읏! 하……. 하, 하지만! 그렇게 움직이면 머리가 이상해져서……! 흐읏! 우,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하응……!”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우리 사모님. 남편한테 들키면 곤란한데, 왜 이렇게 기분 좋아하세요. 남편도 있으면서 양아치 자지에 굴복하는 천박한 모습, 너무 추하지 않아요?”
“아, 아니……! 그러니까……! 흐읏…! 아…! 아읏……! 깊어엇….!”
에리나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대화를 듣고 있었다. 앞을 보면 셀루도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루시우스는 정말 남의 여자를 빼앗는 악당 역할을 제대로 연기하고 있었고, 에이에이는 본능적으로 암컷 유부녀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아응! 아앗…! 흐윽!”
“기분 좋죠? 네? 사모님 너무 맛있어요.”
“풉……!”
셀루가 맛있다는 말에 빵 터져서 웃음소리를 내다가 입을 다물었다. 에리나는 갑작스럽게 소음을 낸 셀루를 슬쩍 쳐다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 자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뜨거워진 그녀의 하반신은 그녀가 수면 연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에리나는 다리를 살짝 벌리고 손가락으로 제 팬티 위를 쓸면서 조금씩 조금씩 몰래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찰싹!
엉덩이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는 마치 로켓의 추진제처럼 작용했다. 에이에이의 신음이 더 크고 격렬해졌기 때문이었다.
“아응! 아앗! 하아아아앙! 으읏! 너, 너무 커! 아앗! 아으! 저, 저 부서져요! 제, 제발 살살해주세요! 아앙! 아앗! 이, 이런 거 마, 맛보면……! 맛보면,! 아으으읏! 아앙! 아아아앙!”
에리나는 마침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녀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다리를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 그녀는 촬영 중이라는 사실에 개의치 않았다. 방문을 활짝 연 다음 성큼 성큼 건너편 방으로 건너갔다. 셀루는 방 너머의 소리에 집중했다.
“어? 어엇? 에, 에리나?”
“공주님 촬영 중인데 무슨……!”
“어, 어쩔 수 없지 않느냐! 네가 너무 야한 게 잘못이다. 에이에이! 촬영이 중요하더냐! 나도 즐기게 해줘야 촬영이 진행될 거 아니냐!”
“사, 사제님 이러면 ng에요?”
“아니요. 오히려 좋아요. 자, 그럼 에리나. 거기서 자위하면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으세요. 자위를 더 열심히 하면 제가 나중에 진짜 기분 좋게 박아줄게요.”
“아, 알겠다.”
옷 벗는 소리가 들렸다. 셀루는 웃으면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방 너머에서 다시금 신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에리나 조금 더 다리를 벌려봐요.”
“이, 이렇게 말이냐? 으읏……! 아……! 아앙……!”
그리고 큐 사인이 들어갔다. 벽 너머에서 다시 본격적인 연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응! 아! 아앗! 흐응! 아으으읏!”
“남편 손가락보다, 내 자지가 더 좋죠?”
“서, 선생님 자지가 더 좋아요! 아앙! 아아아앙! 아아아앙!”
셀루는 돌아가고 있는 영상구를 쓱 들어 올려서 자기를 보게끔 했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앉아서 브이자를 그리며 말했다.
“헤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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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장면. NTR 당한 에리나가 분수대에서 울고 있을 때, 동네를 돌아다니던 양아치 이브가 그녀를 납치해서 따먹는 장면이었다. 이브는 껄렁껄렁한 옷차림에 사탕을 입에 물고 나를 쳐다봤다. 아쉽게도 그녀는 태닝을 하진 않아서 피부가 하얀색이었다.
“저기 신랑. 태닝 양아치면 엘시가 더 어울리는 거 아니야?”
“그거 인종 차별이야.”
“뭔 소리야.”
이브는 헛웃음을 흘리면서도 에리나를 쳐다보았다. 에리나는 처연한 비극의 여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억울한 척과 자신만 불쌍한 척을 매우 잘하는 여자였기 때문에 이런 연기에 제격이었다. 이브는 대사를 다시 한번 훑어본 다음 내게 말했다.
“이대로 하면 돼?”
“어.”
“오케이.”
이브는 대사 집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의자로 돌아가서 큐 사인을 준비했다. 내가 손을 들어 올리자, 이브는 사탕을 입에 꾹 물고 싱글벙글 웃으며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에리나를 보며 말했다.
“어이어이! 이거 뭐야!”
“컷! 컷!”
“왜, 왜?”
이브는 내 컷 외침에 당황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말했다.
“이브. 왜 대사대로 안해?”
“응? 아, 아니 그……. 수, 수정해도 된다면서.”
“안돼 안돼. 그러면 안 되지. 그 양아치 캐릭터의 매력은 그 기합에 있다고.”
“기, 기합?”
이브가 드물게 얼굴을 붉히고 당황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브는 우물쭈물하며 내게 말했다.
“그……. 아, 안하면 안될까? 이건 좀…….”
“안돼 이브. 대본대로 해줘.”
이브는 한참 동안 대본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고민하다가 한마디 툭 날렸다.
“….개새끼 진짜.”
“그래도 사랑하지?”
“…..그렇긴 한데……. 나 진짜 이 영상 어디 돌아다니면 화낼 거야?”
“절대 안 돌아다녀.”
돌아다닐 일도 없었다. 찍고 나서 아티랑 애쉬한테 부탁해서 이중 삼중으로 보안 장치를 만들 계획이었으니까. 나 말고는 들어갈 수 없는 창고에 몰래 보관해서 가끔 심심할 때 부인들이랑만 볼 생각이었다.
이브는 내 다짐을 듣고 다시 한숨을 푹 쉬더니, 에리나를 쳐다보았다. 에리나는 다시 처연한 유부녀를 연기하고 있었다. 이브는 심호흡하고 다시 사탕을 물었다. 거침없는 걸음으로 에리나에게 달려가며 그녀가 소리쳤다.
“우효오오오오옷! 청순가련 유부녀 겟또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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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회가 끝난 침대 앞. 질척하게 쓰러진 부인들 사이에 내가 앉아있었다. 영상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이브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다 찍고 나니까 뭔가 허무하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크레딧에는 나와 부인들의 이름이 주르륵 올라가고 있었다. 이브는 말했다.
“찍을 때 엄청 재밌어서 계속 영화만 찍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
“언젠가는 끝내야지. 끝나야 할 추억으로 남는 거야.”
“그렇지?”
“그렇지.”
스크린 위로 하얀색 두 단어가 떠올랐다.
THE END
닳은 성곽의 표면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는 병사의 발걸음 아래로, 이끼 낀 성벽이 세월의 흔적을 자랑하며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병사는 순찰하던 중 느긋하게 돌담에 몸을 기댄 채 담배에 불을 붙였다. 멀리 마력으로 운용되는 비공정이 날아오르는 게 보였다. 담배를 피우려던 병사는 이제 막 불을 붙인 보물을 손으로 대충 눌러 끄고 다시 순찰하기 시작했다
경비초소에는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머물러 있었다. 엘프 혼혈인 분대장을 어떻게 한번 해보고 싶어서 치근덕거리는 수인 혼혈이 방금 경비를 마치고 돌아온 병사에게 친한 척을 했다.
“야! 비공정 떴냐?”
“어. 빨리 무장하고 순찰 돌 준비해라.”
“아이 씨.”
얼굴을 붉힌 채 싫지만은 않은 기색으로 수인 혼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분대장은 짐짓 근엄한 척을 하며 장비를 챙겨 나갔다. 방금 순찰 업무를 마치고 들어온 병사는 창문 너머의 아카데미를 쳐다보았다. 분주하게 장비를 챙기던 수인 혼혈이 말했다.
“뭘 그리 보고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