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23
00123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그가 행했던 행동은 당연히 처벌 받아 마땅했다. 그러나 지금 그 모습을 보자니 어쩐지 처량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구호빈에게는 그러한 감정은 없었다. 단순히 기중의 목걸이를 훔친 범죄자, 자신이 처리해야할 대상이라는 냉철한 생각 뿐 이었다.
목걸이를 받아든 구호빈은 동료들에게 눈짓을 하고 기중에게 향했다. 그리고 아직도 멍한 상태에 있는 기중의 손에 목걸이를 쥐어주었다. 그러자 기중이 구호빈을 바라봤다.
“어떻게 된 거죠?”
구호빈은 기중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았다. 시선도 기중이 아닌 그의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허리를 깊숙이 숙여 누군가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취했다. 기중도 그 행동을 보고 바로 뒤를 돌았다.
“기중아. 그건 내가 설명해 주마. 일단 조용한 곳으로 가자꾸나.”
구호빈에게 공손한 인사를 받고 기중에게 말을 건네는 인물은 할아버지였다.
여전히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할아버지가 기중은 반갑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무언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한 의심은 곧 지금까지 강제로 막혀 있었던 것들의 물꼬를 터놓는 시발점이 된 것처럼 여러 가지 의문이 동시에 떠올랐다.
‘할아버지가 왜 여기 오셨지? 이 남자가 연락한 건가? 아니야.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지? 그러고 보니 왜 난 이 할아버지에 대해서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대해 왔지? 이 분은 헤븐스타와도 관련이 있다고 했지. 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과 아는 사이였지. 도대체 뭐 때문에 내가 그런 것들을 궁금해 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한 걸까?’
기중은 할아버지가 차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미동도 없이 한 동안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한 번 시작된 의심이 모든 것을 뒤흔들고 있었다.
그런 기중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는 매우 복잡한 얼굴 표정이었다. 그러나 역시 기중을 걱정하는 마음이 가장 크게 보였다. 무엇보다 기중이 잘못되는 것을 가장 걱정하며, 경계하고 있었다.
“기중아!”
할아버지의 힘 있는 목소리에 기중은 정신을 차렸다. 기중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진정시키는 힘이 깃들어 있는 목소리였다.
“네. 할아버지 궁금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 알았다. 차로 가자.”
기중은 할아버지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할아버지의 표정은 처음 보았기에,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기도 했고, 그간 자신에 벌어졌던 여러 가지 일들을 차근차근 돌아보면서 이상한 점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 참이 흐른 후 차는 멈춰 섰다. 기중의 집과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이곳은 고풍스런 모습의 전통식 한옥이었지만, 그 위용이 사뭇 달랐다. 기중은 처음 와 보는 곳이었지만, 그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정신이 아니었다.
“집으로 들어가서 이야기 하자꾸나.”
“네.”
둘 다 굳은 표정이었다. 서로 간에 할 말이 많았지만, 자리에 앉기 전까지는 말을 꺼내지 않고 있었다.
“이 할애비가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우선 사과부터 해야겠구나.”
기중은 현재 머릿속이 복잡했다. 여러 가지 의문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에, 눈앞에서 계속해서 보아왔던 인자한 모습까지도 의심이 들었다.
“뭐죠?”
그래서 그런지 기중의 말은 차갑게 들렸다.
“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네가 어떤 마음 상태가 될지 무척 걱정이구나. 지금처럼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건 제가 감당하겠습니다. 말씀 해 주시죠.”
기중의 굳은 표정을 보고서 할아버지는 나직하게 한 숨을 쉬었다. 그리고 결심을 했는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이름은 리도르프 엘버트.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의 헤븐스타라고 불리는 행성에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
기중은 굳은 표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어서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난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 * *
리도르프 엘버트, 그는 지구와는 다른 차원의 사람이었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헤븐스타라고 불렸다. 우리가 흔히 상상 속에서나 바라보던 판타지 세상과 가까웠다. 과학기술 보다는 마법이라는 학문이 발전했다. 리도르프도 그 마법사 중에 한 명이었고, 꽤나 유능해서 자신이 있는 제국의 마탑에서 부탑주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허나 그는 자신의 직책이나 권력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마법 수련에만 몰두하는 마법사였다. 어느 날 우연히 입수한 고서적에서 시간과 차원이동에 대한 단서를 얻고 수년 째 그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마침내 성과를 얻은 그는 마법을 실험하면서 차원의 틈으로 떨어졌고, 결국 기중이 살고 있는 지구로 차원이동 되고 말았다.
그것은 기중이 태어나기도 수백 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구에 도착하고 처음에는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연구했지만, 결코 지구는 자신이 살던 곳과는 마나의 양이 달랐다. 너무나 미약한 마나로 인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좌절을 하고 있을 때 우연히 한 인간을 보게 되었다.
이 지구라는 세상에는 자연에 마나가 거의 없는 대신 특별한 인간에게는 많은 마나가 몰려있는 기현상이 있었다. 매우 드믄 확률로 마치 용량이 다소 작은 드래곤의 심장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었다. 천운으로 그런 인간을 만났고, 그들의 도움으로 리도르프는 다시 마법 연구에 착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코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기를 수십 년 결국 리도르프는 더욱 많은 마나를 모으기 위해서 그 특별한 인간들을 찾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다가, 자신이 가진 마법과 지식을 가지고, 금광이나 유전을 개발하는 방법을 통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한 번 시작된 부는 톱니바퀴처럼 연속으로 영향을 미쳤고, 수십 년이 지나서는 돈이 돈을 버는 구조로 점차 그의 재산은 측정조차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수백 년이나 그러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 이유는 그가 차원의 틈에 떨어졌을 때 그 영향으로 신체가 인간의 그것과는 상당부분 다르게 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기중과 마주 앉아 있는 지금 500살에 가까운 나이였다.
수백 년에 가까운 세월을 마나를 품은 특별한 인간을 찾는 일과 부를 축적하는 일 두 가지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발견하게 되었다.
동양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추운 겨울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가족이었다. 이들은 정말 리도르프도 처음 보는 경우였다. 부모와 어린아이 모두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막대한 마나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바로 리도르프는 그 가족과 접촉했고, 오랜 시간 설득 끝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일을 돕는 것에 동의를 얻어냈다.
그 가족이 바로 기중의 부모와 어린 시절의 기중이었다. 그리고 리도르프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곳이 기중의 가족이 일출을 보면서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 장소이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이후 리도르프와 잦은 접촉을 하던 기중의 부모는 기중에게는 악몽 같은 부모님 실종이 있던 그날이 리도르프의 마법 시험을 도와주는 날이었다.
“리도르프님, 저희는 여기에 있으면 되는 것이죠?”
리도르프와 기중의 부모는 인적이 드문 지역 대저택의 지하에 와 있었다. 이미 리도르프가 한국에 자신의 연구소를 마련해놨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산을 가진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그래. 그 마법진 밟지 않도록 주의하고, 내가 신호를 보내면, 최대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있게나.”
“네.”
리도르프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기중의 아버지 김시후는 대답했다. 그에게 있어서 리도르프는 처음에는 정신이 없는 노인으로 보였지만, 차츰 그와 접촉을 하면서 그의 놀라운 학식과 천재적인 두뇌, 그리고 훌륭한 인품에 감탄하고는 이렇게 마법진 생성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김시후의 바로 옆에 같이 서 있는 기중의 엄마, 노미정도 마찬가지로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그동안 리도르프에게 많은 설명을 듣고, 마법진이 발동 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지 수십 차례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위험성은 존재하기에 약간 불안한 마음이 남아 있었다.
그 약간의 불안함이 결국 사고를 일으켰다.
“자. 마법진을 발동하겠네.”
“네.”
리도르프의 마법 영창에 마법진은 서서히 빛이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차원이동의 마법진이 발동하기 직전이었다. 마법진 정 중앙에 서 있는 리도르프는 정신을 집중해서 마법 영창을 끝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리도르프는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둘을 바라봤다.
– 윙. 윙. 윙.
그 때 마법진에서 갑자기 변화가 일어났다. 노미정의 불안한 감정 때문인지 그녀의 몸에서 마법진 발동에 필요한 마나를 넘어서는 막대한 마나가 마법진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고 있었고, 그 폭주된 마나는 성질이 다른 마나를 가지고 있는 리도르프를 마법진 밖으로 날려 보냈다.
그 충격이 상당하여 벽에 부딪친 리도르프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둘은 더욱 감정이 격해졌고, 몸속에 잠재되어 있는 마나가 리도르프를 감쌌고, 나머지 마나는 마법진으로 엄청난 속도로 흘러들어갔다.
이미 폭주하고 있는 마법진은 멈출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마법진은 마나를 공급하고 있던 둘만을 감싸버렸고, 순식간에 그들과 함께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 이후 대저택 내부에 경계를 서고 있던 리도르프를 스승으로 생각하며, 경호원을 자처하던 구자성이 약속된 시간이 되어 지하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리도르프를 발견했다. 하지만, 리도르프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마나의 폭주로 인해서 그의 내부에 있던 마나가 뒤얽히면서 마나를 저장하는 마나홀이 붕괴되었고, 그로 인해서 정신적인 타격을 입고 말았다.
수일 뒤에 겨우 눈만 뜬 그는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고, 리도르프를 정상 상태로 돌리기 위해 구자성은 20년간이나 노력했다.
결국, 20년간이나 기중의 부모가 마지막에 전해 준 마나를 그 불씨로 삼아서 지구의 희박한 마나를 겨우 모아, 리도르프는 회복했고, 20년 전의 일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차원이동 마법을 도와주던 아이들의 아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고, 기중에게 그날 찾아왔던 것이었다.
* * *
“정말 미안하구나. 기중아.”
기중의 부모에 대한 죄책감이 아직도 심하게 남아있던 할아버지, 리도르프는 그 날 일이 아직도 끔찍하게 기억에 남아 얼굴 표정이 매우 어두웠다. 또한 기중에게 자신이 부모의 원수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을 했기에 더욱 심했다.
“내가 너를 처음 찾아갔던 것은 너의 통장에 헤븐스타라는 이름으로 입금했던 날 새벽이었다. 너는 잠들어 있던 상태라 아마 기억하지 못할 것이야. 내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며칠이 지났을 때였지. 더 일찍 찾아가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기중은 말을 듣고 있었지만, 한 가지 사실에 집중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부모님은 실종은 되었지만, 살아있을 가능성도 남아있었다. 할아버지도 차원이동을 했다고 했으니, 부모님도 그럴 가능성은 있었다.
“그 때는 내가 기중이 네 앞에 얼굴을 보일 면목이 없었다. 그리고 준비도 필요했지.”
원룸에서 초라하게 살고 있던 기중을 본 할아버지는 자신이 몸을 완전히 회복하고 기중을 위해서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기중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며칠 사이에 좌사가 되었고,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위해서 통장에 돈을 송금했었다. 천만 달러가 아닌 자신의 전 재산을 주어도 부족했지만, 세계의 경제 패권을 쥐고 있는 배후 세력들이나 항상 돈의 흐름을 감시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기중의 존재나 돈의 흐름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방법을 사용해야 했기에 그것이 최대한의 금액이었고, 방식이었다.
“그것보다, 저희 부모님은 어떻게 되신 건가요? 차원이동… 그것이 성공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