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word demon change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40
040. 강기와 검기의 차이
공공단.
회귀 전 정마대전 당시에 모습을 드러낸 기물의 이름이었다.
그저 먹는 것만으로 일류의 고수가 절정의 무위를 가지게 해 주고 절정의 고수가 먹으면 초절정의 무위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터무니없는 물건이 바로 공공단이었다.
회귀 전 정마대전 최전선에서 싸웠던 장백서도 이것을 사용하는 자를 만난 것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문 기물이 어째서 지금 명광의 손에서 나타났다는 말인가?
‘……아니 애초에 굉혈공이 나타난 시점에서 이런 상황도 예상을 했어야 했다.’
어리석게도 상대의 한계를 자신 마음대로 재단했고 상대의 수를 완전히 확인하지 않고 섣불리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박살이 난 오른팔이었다.
“쯧!”
검을 입에 물고 왼손으로 오른팔을 점혈해 통증을 멈춘 뒤 오른팔을 옷 안에 집어넣어 고정해 흔들리지 않게 해서 이 이상 부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았다.
“크하하하하하!! 강기!! 그래 이게 강기였어!!”
막상 장백서에게 중상을 입힌 명광은 그런 것에는 관심도 없는 것인지 자신의 검에 깃든 강기를 홀린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방금 전의 일합으로 완전히 무력화되었을 것이라 생각한 장백서가 팔 하나가 부숴졌을 뿐 생각보다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나자 스산한 눈으로 장백서를 노려보았다.
“……정말 대단한 녀석이군……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그래, 나도 내가 대단한 거 잘 알아.”
그렇게 비꼬는 말로 돌려준 장백서였지만 상황이 그리 눅눅하지 않았다.
공공단은 그 터무니없는 공능만큼이나 부작용도 무시무시한 물건이었다.
일단 공공단의 공능이 끝나면 전신의 혈도와 혈맥, 거기에 단전에까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최소한 내상, 심하면 주화입마에 이를 정도의 타격을 입음은 물론 거기에 더해서 상당한 내공의 손실까지 겪게 된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결점을 감수한다 해도 공공단은 대단한 물건이었다.
원래도 절정에서 초절정의 경계에 서 있던 명광이었다.
거기에 공공단에 굉혈공까지 함께 사용하니 노련한 초절정 고수에 버금가는 강함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 대단함을 인정하고 단숨에 죽여 주마.”
“……!”
공공단으로 증폭된 어마어마한 내공으로 보법을 사용해 파고들어온 명광의 속도는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아무리 빠르다 해도 무인으로서 명광보다 훨씬 높은 영역에 도달한 장백서는 어렵지 않게 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콰앙!
“크윽!?”
이미 장백서와 싸우면서 그런 사실을 파악한 명광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장백서를 몰아붙였다.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격을 피하는 장백서를 무시하고 강기로 땅을 후려친 것이었다.
그렇게 강기가 작렬한 땅은 벽력탄 수십 개를 동시에 터트린 것 마냥 폭발했고 그 폭발로 인해 사방으로 비산하는 돌조각들은 강한 경력을 담은 암기가 되어 장백서의 몸을 강타했다.
“아무리 내 움직임을 파악하고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해도 네놈이 결코 나보다 빠른 것이 아니지, 그렇다면 죽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하! 말은 잘하는군!”
강기라는 것은 그냥 검기보다 더 강한 기술이 아니었다.
검기가 경력이 현상이 아닌 형태로서 유형화 되어 있는 것이라면 강기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유형화된 경력을 확산하고 증폭시킨다.
명광이 사용한 수는 이 중에서 확산을 이용한 것이었다, 강기로 인해 장백서의 몸에 날아든 돌은 그냥 돌이 아니라 강기에서부터 확산된 경력이 담긴 암기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태까지와는 달리 자신의 공격이 제대로 통함을 확신한 명광은 맹렬한 공세를 펼쳐 왔다.
장백서는 그 모든 공격을 피하기는 했지만 뒤이어 폭발과 함께 비산해서 날아오는 경력이 담긴 돌이나 나무조각까지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몇 번의 공방을 주고받았을 때 즘 전세는 완전히 명광에게로 기울어 있었다.
장백서의 전신은 이미 상처로 가득했다, 경이 담긴 돌조각에 연타당해 몸에는 푸른 멍이 가득했고 몇 곳은 뼈에 금이 간 곳도 있었으며 거기에 나무조각까지 몇 개 몸에 박혀서 출혈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장백서는 지금 상황이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승기가 있는 점은 명광의 강기가 진짜 강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공공단의 공능은 어디까지나 신체의 잠력을 폭발시켜 공력을 끌어올려주는 것까지였다.
그리고 공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해서 무공에 대한 기술과 이해 그리고 깨달음이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었다.
현재 명광이 휘두르고 있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강기가 아닌 검기였다.
다만 무식한 내공으로 강화시켜 강기와 비슷해진 검기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슷하다는 것이지 같지는 않았다.
그 증거로 만약 명광의 강기가 진짜였다면 장백서가 승리를 확신하고 섣불리 달려든 시점에서 승패가 갈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장백서에게는 아직 승기가 남아 있었다.
명광의 강기가 아무리 강해도 진짜 강기가 아닌 이상 강기와는 그 성질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 부분에 장백서는 승부수를 걸기로 했다.
‘해보는 수밖에!’
“하, 우습군.”
“뭐?”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중 장백서가 갑자기 이상한 말을 꺼내자 명광은 의문스러웠다.
처음과는 달리 이제 승기는 확실히 명광에게 기울어 있었다.
현재 그가 처한 입장을 생각하면 장백서 같은 어린애는 내버려두고 도망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명광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그가 절대 알아서는 안 되는 백천회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저 녀석을 이대로 살려 보내면 위험하다!’
지학이 되지 않은 십 사세의 어린 나이에 검기를 사용한 천재중의 천재였다.
1년? 아니면 2년?
시간이 주어지면 주어질수록 아마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질 것이고 머지않아 무공의 경지에서도 자신을 뛰어넘게 될 터였다. 그렇게 되면 회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청성을 살아 나갈 확률이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여기서 장백서를 죽이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결정한 이상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했다.
그럼에도 명광은 무언가에 이끌린 것 마냥 장백서에게 물었다.
“뭐가 그리 우습다는 거지?”
“아니, 웃기잖아, 그도 그럴 게”
거기까지 말하고는 장백서는 아직 멀쩡한 왼쪽 손으로 명광의 손에 들린 검을 가리켰다.
“그거 강기 아니잖아?”
“!?”
정곡이라도 찔린 것인지 명광의 몸이 크게 떨렸다.
“약빨로 늘린 내공을 무식하게 때려 박았을 뿐이지 그건 강기가 아니야.”
“……네 놈이 뭘 안다고…….”
“그래 나는 잘 모르지만 너는 알잖아?”
“…….”
“광하진인이 자신의 수제자인 너희들에게 강기를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을 리가 없지.”
장백서의 말이 정곡이었던 것인지 명광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죽일 듯이 장백서를 노려볼 뿐이었다.
“너 자신도 잘 알지? 그건 강기가 아니야, 그저 억지로 내공을 때려 박아 만든 무식한 검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이미 장백서의 말에 제대로 된 반론이나 논리도 내세우지 못하는 명광이었지만 마지막 반항으로 한 마디를 더 했다.
“너 같은 어린 놈이 뭘 안다고……!”
“그럼 왜 날리지 않았지?”
“!?”
강기와 검기가 결정적인 차이를 가지는 부분.
강기를 사용한 무공이 아예 따로 분류되어 강기공이라고 불리는 이유.
그것은 검기와는 완전히 차별되는 강기의 어떠한 특성 때문이었다.
검기는 늘리는 것은 가능해도 날릴 수가 없다.
즉 검기를 다루는 실력이 뛰어난 자는 검에서부터 검기를 뻗는 길이를 늘리거나 채찍처럼 길이를 쭈욱 늘려 휘두를 수는 있어도 검에서부터 분리시켜서 날릴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정확하게는 날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날리지 않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효율이 안 좋다.
일백의 힘을 담은 검기를 날린다고 치면 검기가 검을 떠나 일장 정도 날아갔을 때 그 힘의 삼 할이 사라지고 이장을 넘기면 오 할, 그리고 삼 장만 넘겨도 검기는 완전히 흩어져 사라져 버린다.
무릇 내공, 혹은 공력이나 기라고 불리는 것들은 독립된 채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천지만물을 가득 채우는 기라는 것도 결국 자연 사물, 하물며 바람과 공기라는 매개물에 담겨 있는 법이었다.
물론 검기라는 것 자체가 그런 자연의 법칙을 넘어서 경 그 자체를 유형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유지되는 것도 어디까지나 시전자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만이다.
사용자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순간 형태는 금방 무너지고 순식간에 기운은 천지만물에 흡수된다.
이것이 검기의 한계였다.
하지만 강기는 달랐다.
검기가 경이라는 힘을 현상이 아닌 형태로서 승화시켰다면 강기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 그 자체가 하나의 존재로서 성립하게 만든 것이었다.
물질로 이루어진 이 욕계에서 검강이란 것은 유일하게 이 세상의 법칙을 거스르고 만들어지는, 어떻게 말하자면 이 세계의 법을 넘어선 힘의 정화였다.
“흔히들 검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하잖아?”
깨달음
좋은 말이다, 무공의 어떠한 도달점에 이르기 위한 기술, 이해, 요령, 마음가짐, 그 외 기타 등등의 오만 가지 것을 하나로 뭉뚱그린 것이 깨달음이라는 단어였다.
그리고 강기에도 사람들은 그 깨달음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인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깨달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로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 깨달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강기에 이르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깨달음이 필요했다.
그 첫 번째 깨달음은 바로 유(流)의 깨달음이었다.
“뭐, 이건 간단한 거야, 유, 그 이름대로 체외, 그러니까 형태를 이룬 검기에 기의 흐름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거야.”
처음 검기를 만들어 내는 이들은 현상을 형태로 승화시킨다는 것에 집착해 그저 단순히 경력을 유형화시키고 그대로 멈춰 있게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련과 고찰, 스승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치 체내의 내공이 단전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큰 위력을 내지 못하고 사지백해를 혈도를 타고 빠르게 돌면서 그 흐름을 만들어야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처럼.
검기도 그저 검을 덮듯 경력을 형태화 시키는 것 만이 아니라 그렇게 형태를 갖춘 검기가 마치 내공이 혈도를 타고 흘러 흐름을 만드는 것 마냥 흐름을 가지게 해야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강기에 도달하는 두 가지 깨달음 중 하나 유의 깨달음이었다.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원래부터 그 길이 정해져 있는 인간의 혈도와 달리 당연히 검에는 혈도도 혈맥도 그렇다고 경락도 없었으니까.
검기를 이루는 흐름은 어디까지나 시전자가 스스로 정하고 만들어 나가야 하는 법이고 그로 인한 위력 상승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재량에 좌우되게 된다.
“그리고 네놈이 지금 딱 이 상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