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751
제751 화
후우우웅!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모닥불 사이로 수십 개의 검광이 번쩍인다.
라온은 저녁 식사를 마치자마자 검을 휘두 르는 광풍대 검사들을 보며 옅은 미소를 그렸 다.
‘이제는 알아서 수련을 하는군.’
이전의 광풍대는 저녁 식사 후 각자 휴식을 취했지만, 지금은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스스 로 검을 휘둘렀다. 훈련에 대한 마음가짐이 완 전히 달라진 것 같았다.
-저 녀석들은 전쟁을 통해 본인의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꼈느니라.
라스가 머리 위에 내려앉으며 손가락을 흔 들었다.
-본왕에게 인정받은 수하들이라면 달라지 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수련하는 게 당연하느 니라.
녀석은 광풍대를 믿고 있다며 큼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말했듯이 본왕의 수하들은 강해질 것 이니라!
‘그렇겠지. 다만….’
라온이 라스의 시선을 따라가며 작게 웃었 다.
‘나는 저 녀석들이 강해지는 것보다는 사고 방식이 변한 게 마음에 들어.’
광풍대는 언제나 수동적이었다. 시키지 않 으면 개인 수련을 하지 않았고, 대련하자고 하 면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먼저 와서 대련을 신 청했고,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새벽과 밤 훈
련에 참여했다.
현 광풍대는 무력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 에서도 크게 성장해 있었다.
‘나도 좀 도와줄까?’
-어딜 가는 것이냐!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라스가 앞을 막아섰다.
-아직 음식이 남았지 않느냐!
라스는 잡탕으로 끓인 스튜를 더 먹고 가라 며 꼬리를 팔딱였다.
‘귀찮게 구네….’
라온이 긴 한숨을 내쉬고서 남아 있는 스튜 를 모두 삼켰다.
-히야!
라스가 팔을 휘저으며 탄성을 홀렸다.
-건더기에 불맛이 강하게 박혀 있느니라! 이 별미가 노숙의 맛이지!
녀석은 만족스럽다는 듯 꼬리를 살랑였다.
‘애들은 변하는데, 너는 그대로구나….’
-무슨 뜻이냐?
‘넌 인생이 즐거울것 같다고.’
-당연하지! 본왕은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마음을 지니고 있느니라!
‘…칭찬이 아닌데.’
라온은 고개를 젓고서 은빛 검광을 일으키 는 루난에게 다가갔다.
“힘들지는 않아?”
최근 루난이 구슬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 을 보지 못했다.
라스 이상으로 구슬 아이스크림에 대한 애 정이 강한 녀석이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괜찮아.”
루난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평온하게 고 개를 저 었다.
“오히려 좋아.”
그녀는 검을 휘두를 때마다 스스로가 성장
하는 게 느껴진다며 열기가 차오른 얼굴을 들
어올렸다.
라온은 맹한 눈동자 속에 흥분을 감추고 있 는 루난을 보며 시선을 좁혔다.
‘확실히 루난의 재능이 급격히 성장했지.’
루난은 투구 속 바포메트를 흡수한 덕분에 한층 더 뛰어난 무학적 재능을 얻게 되었다.
지금 그녀의 성장력은 자신을 제외하면 광 풍대 제일이었다.
마스터 최상급 그리고 그랜드 마스터의 벽 도 루난이 가장 먼저 뚫어낼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루난은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며 짧은 숨을 내뱉었다.
“해야 할 일?”
“아빠와 엄마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내가 오 빠를 이겨야 해.”
그녀는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시리아슬 리온을 꺾 겠다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시리아 슬리온….”
라온이 시리아가 쓰고 있던 바포메트의 투 구를 떠올리며 혀를 찼다.
‘거머리 같은 놈.’
시리아는 죽었다가 살아 돌아와서 기절한 자신을 노렸었다.
리메르는 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했는데, 직 접 검을 막았던 루난은 오히려 자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의 너라도 해도 놈을 혼자 이기는 건 힘들어.”
“그래도 해야 해.”
루난은 평소와 달리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 다.
“오빠가 그렇게 변한 건 내가 막지 못해서 이니까.”
“막지 못했다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잖아.”
그녀는 시리아에 대한 공포에 질려 혼자서 앓았던 때를 떠올린 듯 깊게 입술을 씹었다.
“내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섰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야. 지금에 와서 그 시기를 바꿀 수는 없어. 그러니까 내가 끝을 내야 해.”
루난은 검술만큼이나, 영혼의 격이 성장한 듯 두려움이 아닌 책임감과 진중함이 깃든 눈 으로 검을 다잡았다.
-크흑,,,.
라스가 코를 훌쩍이며 눈가를 비볐다.
-정말 기특하느니라. 아이스크림 소녀가 저 리 컸다니!
‘그러네. 무력보다 정신이 더 성장한 것 같 아.’
-그것만이 아니니라!
‘응?’
-아이스크림 소녀가 저리 말을 많이 하는 건 처음 보잖느냐!
녀석은 루난의 목소리가 저리 좋을 줄 몰랐 다며 코끝을 매만졌다.
‘진짜 특이하다니까.’
루난을 도와주겠다는 라스를 밀어버리고 손 올 내렸다.
“루난.”
라온이 루난의 앞에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루난이 악양귀를 직접 꺾고 싶다고 해도 그 전까지는 계속 도와주고 싶었다.
“그럼 이 검술.”
루난은 도움을 받아들이겠다는 듯 지금 고 민하는 부분을 말해주었다.
“일단 네 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해. 공 격적인 태세를 취하려면 어떻게 할지 방어적 인 움직임을 보이려면 어떤 자세를 취해 야….”
라온은 단순히 답을 해주는 게 아니 라, 루난 이 스스로 생각해서 발전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었다.
다만 그 모습은 두 사람만이 아니 라, 광풍대 전체에서 이루어졌다.
검대 자체가 하나의 생명처럼 살아서 숨을 쉬고 있었다.
무법지대 홀람 인근의 민둥산.
라온은 말라붙은 나무 옆에서 폐허로 쌓아 올린 듯한 도시를 바라보았다.
사막의 중심에 수많은 건물이 솟구쳐 있었 는데, 외부의 집들은 바람만 불어도 무너질 것 처럼 허름했지만, 안쪽의 건물들은 교역도시 카멜룬을 보는 듯 화려하면서도 높게 솟구쳐 있었다.
‘ 여전하군.’
저 정신 나간 빈부격차는.
홀람은 주변에 아무런 자원도 없기에 사람 은커녕 몬스터조차 버린 황폐한 땅이다.
누구도 살기 힘든 곳이었기에 대륙에서 도 망친 이들이 이곳에 터를 잡아 마을을 이뤘고, 지금에 와서는 무법자들의 천지가 되었다.
법도, 인의도, 신뢰도 없는 땅. 오직 힘과 돈 만이 지배하는 곳이었기에 대륙 그 어디보다 도 심한 빈부격차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외부의 낡은 판자촌에서는 가지지 못한 이 들이 살아가고, 안쪽 화려한 땅에서는 무력과 금력이 넘치는 괴물들이 머물렀다. 약육강식 의 세계 그 자체였다.
-약육강식이라….
라스가 홀람을 굽어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딱 그렇게 보이는구나. 마계에도 저런 곳 이 있었지.
녀석은 홀람이 한심하다는 듯 동그란 주먹 을 휘둘렀다.
“이 녀석 즐거운가 보네.”
옆에 있던 버렌이 버둥거리는 라스를 보며 피식 웃었다.
“즐겁다고?”
“지금춤추는 거아닙니까?”
그는 화를 내는 라스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추, 춤? 본왕은 춤 따위 안 추느니 라!
라스가 버렌을 보며 빽 소리를 질렀다.
-눈깔이 주제에 마계의 왕에게 감히!
녀석은 눈깔이의 눈깔을 빼앗겠다며 버렌에 게 달려들었다.
“그래. 그래. 나도 반가워.”
버렌은 라스의 분노를 애교라고 생각한 듯 손을 흔들었다.
-끄아아악!
라스가 머리를 부여잡은 채 비명을 질렀다.
-당장 본왕을 강림시키거라! 저 눈깔이에게 본때를 보여주겠….
“응. 신난 거 같아.”
-이노오오오놈! 누가 신나… 켁!
라온은 괴성을 지르는 라스를 뒤로 던져버 렸다.
“음, 그런데 저기는 어떻게 들어갈 겁니 까?”
버렌은 날아가는 라스를 바라보다가 홀람을 가리켰다.
“우리가 들어가면 바로 소식이 전해질 텐 데….”
그는 정체가 드러나는 게 걱정된다는 듯 미 간을 찌푸렸다.
“변장을 해서 조별로 움직여야지. 다만 그 전에….”
라온이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눈매를 좁혔 다.
“만나야 할사람이 있어.”
“만나야 할 사람?”
리메르가 처음 듣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 렸다.
“회의에 오질 않으셨으니 모르시겠지요.”
라온이 리메르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검사들도 한심한 눈으로 리메르를 바 라보았다.
“그, 그렇게 보지 마! 나도 진짜 힘들었다 고!”
리메르는 중상을 입어서 몇 달 동안 앓았다 며 고개를 흔들었다.
“어쨌든 사람이 찾아올 때까지는 대기해야 합니다.”
라온이 나무에 등을 기댄 채 앉았다. 채드는 이 산에 도착하면 정보를 전해줄 사람이 찾아 올 거 라고 말했기 에 지금은 기다릴 때 였다.
밤이 되어 어둠이 차오르고, 홀람의 중심은 더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할 때 산 아래에서 인 기척이 느껴졌다.
처음 느껴보는 게 아닌 익숙한 기운. 암시장 주의 제자이자, 지부장 데닝로즈였다.
“오랜만이에요. 라온 님.”
데닝로즈가 검은 모자를 벗으며 고개를 숙 였다.
“지부장님이 어떻게….”
“라온 님은 제 담당이니까요.”
그녀는 손님을 따라오는 게 당연하다며 우 아한 미소를 그렸다.
“모두 홀람은 처음이시죠?”
데닝로즈는 홀람을 내 려다보면서 짧게 입맛 을다셨다.
“홀람은 사기꾼도, 살인자도, 악마조차 거 부하지 않는 땅이에요. 누구라도 받아들이죠. 하지만 그게 검문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 에요. 범죄자들이 모여 있기에 누구보다 탐색 의 시선이 강하죠.”
그녀는 이대로 들어간다면 단번에 정체를 들킬 거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변장과 연기를 해주셔야 합니다.”
데닝로즈가 손을 뻗자, 그녀의 호위가 낡고 허름한 옷을 꺼냈다.
“내일까지 인원에 맞는 옷을 가져올 테니, 이것들을 입고, 범죄자나 떠돌이 연기를 해주 세요.”
“옷은 저한테 있어요!”
도리안이 배 주머니에서 모래가 묻은 낡은 옷들을 꺼냈다.
“뭐, 뭐야. 왜 이렇게 많아!”
크레인은 광풍대의 숫자보다 더 많은 옷을 꺼내는 도리안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필수품이잖아.”
도리안은 헤헤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크으!
라스가 도리 안을 보며 탄성을 흘렸다.
-오랜만에 저 말을 들으니, 반갑구나!
녀석은 지갑의 활약이 간만이라며 히죽였 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요.”
데닝로즈는 잘 준비했다며 고개를 끄덕였 다.
“다만 옷과 연기를 해결한다고 해도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그녀가 손가락을 들어 을렸다.
“여러분들의 무력은 너무 강해요. 홀람에는 그랜드 마스터도 있기에 들어가는 순간 들킬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래서….”
데닝로즈가 품에서 두 개의 병을 꺼냈다.
“첫 번째 병은 지닌 오러를 10분의 1로 줄 여주는 독이고, 두 번째 병은 그 해독제에요.”
그녀는 초월자가 아닌 이상 파악할 수 없을 거라며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으,난 독도, 약도 싫은데….”
리메르가 한 달 넘게 약만 먹었다며 미간을 구겼다.
“알겠습니다.”
라온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첫 번째 병을 크 레인에게 내밀었다.
“예…?”
크레인이 병을 보며 멍하니 눈을 끔벅였다.
“너부터 해야지. 고유 크레인.”
“아니, 이런 것까지! 고유로 하시면….”
“됐고먹어.”
라온은 헛소리 말고, 가져가라며 병을 밀었 다.
“으윽, 내가 왜 그때 시비를 걸어서….”
크레인이 훈련생 시절 처음 라온에게 시비 를 걸었던 때를 후회하며 첫 번째 병에 들어 있는 독을 삼켰다.
그의 몸에서 연기가 흘러나오더니, 지닌 오 러가 10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었다.
크레인은 줄어든 오러에 당황하며 턱을 부 르르 떨었다.
‘ 대단한데?’
불의 고리와 설화의 감각을 동시에 운용하 고 나서야 숨겨진 오러가 느껴지는 걸 보면 그
랜드 마스터 수준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독이 었다.
“다음으로 이것도 먹어 봐.”
라온이 두 번째 병에 든 해독제를 건네주었 다.
“네에….”
크레인이 훌쩍이며 해독제를 삼켰다. 딱 1 분이 지나자, 그의 오러가 본래의 수준으로 회 복되었다.
“1분이다. 확실히 기억해 둬.”
광풍대 모두에게 1분이라는 시간을 인지시 켜 준 뒤 약과 해독제를 건네주었다.
“저희가 침투해야 할 곳은 어디 입니까?”
라온은 모든 검사들의 오러가 줄어든 것을 확인한 후 데닝로즈에게 돌아갔다.
“투기장이에요.”
라온이 짧게 혀를 찼다. 성검 련이나, 흑탑이 나 사람 목숨을 벌레처럼 생각하는 놈들이니, 문제가 생긴다면 투기장에 있는 사람들을 던 지고 도망치기 위해서 저곳에서 거래를 하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가장 큰이유는….”
데닝로즈가 투기장을 보며 손끝을 내렸다.
“저곳에 투귀가 있기 때문이에요.”
“투귀?”
“오웬의 기사 출신으로 돈과 싸움에 미친 자죠. 범죄를 저지르고 기사를 때려친 것도 오 직돈 때문이에요.”
그녀는 상종하기 싫은 인물이라며 콧잔등을 찌푸렸다.
“아마 흑탑과 성검련의 거래를 투귀가 중계 할거예요.”
“거기서 수수료를 받아먹겠군요.”
“맞아요. 투귀는 돈에 미친 괴물. 상대가 누 구든, 어떤 물건을 거래하든 돈만 주면 신경을 안 쓰죠.”
데닝로즈가 홀람의 중심에서 가장 넓고, 거 대한 건물을 가리 켰다.
“이전의 거래도 저곳에서 이루어진 것 같더 군요.”
“투기장에서 거래를?”
마르타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눈을 부릅 떴다.
“왜 투기장에서….”
마크 괴튼도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을 끔벅 였다.
“홀람의 중앙에 있어서 동서남북 어디로든 도망칠 수 있고, 여러 비밀통로도 가득하거든 요.”
데닝로즈는 비밀스러운 거래를 하기에는 딱 좋다며 입술을 말아 올렸다.
“거기다 사람도 많잖아. 거래 중에 문제가 생긴다면 사람들을 미끼로 던지고 도망치기 위함이겠지.”
데닝로즈는 완벽한 거래 장소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도 분명 저곳에서 거래가 이루어질 거예요.”
“그럼 투기장에서 결투에 참여할 사람을 봅 는 게 좋겠군요.”
라온이 데닝로즈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역시 라온 님과 대화를 하면 편하네요.”
데닝로즈가 탄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 다.
“홀람의 투기장은 오러 없이 순수한 육체의 힘으로 싸우는 곳이라 끼어들기 편할 거예요. 그래도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소수만 참여하 는 게 좋겠죠.”
그녀는 두세 명 정도만 들어가는 게 최선이 라며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일단 제가 참여하고, 다른 한 명은….”
“주목을 많이 받을수록 좋을 거예요. 놈들 이 거래할 때 시선을 뺏을수 있으니까.”
라온이 광풍대를 돌아볼 때 데닝로즈는 층 주와 검주의 방심을 유도하는 게 좋을 거라며 눈동자를 굴렸다.
“주목을 많이 받을 인물이라….”
“주목….”
라온과 데닝로즈의 시선이 동시에 한 사람 에게 꽂혔다.
“응? 왜 날 봐.”
마르타가 미간을 깊게 구겼다.
홀람의 투기장은 육체와 육체의 부딪침을 추구한다.
무기와 오러를 버린 순수한 힘의 격돌이었 기에 참여자 대부분이 남성이었고, 험악한 삶 을 살아온 이들이 었다.
그런 짐승들의 성지에 붉은 머리카락을 휘 날리는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저건 뭐야….”
“하아, 요즘 투기장물 더럽네.”
“여자인 건 둘째치고, 너무 작잖아! 한입도 안되겠어!”
“술집은 여기가 아닌데? 길 잘못 들었다 고!”
대기실에 있던 선수들은 적발의 여성을 보 며 비웃음을 홀리고, 노골적인 조롱을 해댔 다.
저벅.
적발의 여성은 놀림과 조롱을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담담한 걸음으로 안쪽으로 향했다.
“어이.”
상체에 깊은 칼자국이 가득한 중년의 거한 이 적발 여성의 앞을 막아섰다.
“여기는 계집이 올 곳이 아니야. 나가서 안 주나 만들고, 술이나 따르라고.”
그는 뼈가 도드라져 있는 주먹을 여성의 얼 굴에 들이민 채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다른 선수들도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 폭소 를 터트렸다.
“안주? 이거 먹으면 되는 거지?”
적발의 여성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중년 거한의 주먹을 물어뜯었다.
부드드득!
이빨과 턱 힘이 얼마나 강한지 거한의 주먹 에 도드라졌던 뼈가 그대로 뽑혀 나갔다. 그의 손에서 살벌한 양의 피가 쏟아져 내렸다.
“크아아악!”
중년 거한은 뼈가 뜯어져 나간 주먹을 부여 잡은 채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퉤.
적발의 여성은 입술에 물고 있던 뼈를 뱉으 며 샛노란 시선을 내리꽂았다.
“안 비켜? 그 눈깔도 뽑아줘?”
중년 거한은 부들부들 떨면서 눈을 깔고 뒤 로물러섰다.
“버러지들.”
적발 여성은 조용해진 대기실을 비웃으며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시켰지만….’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라온이 입 술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잘하는데?’
-무, 무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