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28)
제227화. 전야제 (5)
“성녀님, 살려주세요!”
“이봐, 숨 쉬어!”
“거기 누구 없어요!”
“성녀님!”
드라크마 2구역.
경기장 내부에 있던 소피는 당황스러웠다.
이미 기울어진 경기장 안은 사람들의 신음소리로 가득했다.
피 냄새. 기름 냄새. 탄 냄새.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 아수라장에서 소피는 몸을 떨었다.
그도 그럴게 성이 기울면서 한쪽으로 쏠린 부상자들의 수가 수였다.
“살려주세요! 성녀님!”
대략 부상자들의 숫자만 백, 아니 천 단위.
마치 돼지를 한곳에 몰아넣고 생매장 하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야말로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뒤엉키고, 울부짖는 끔찍한 광경.
그 아수라장 속에서 십성들과 성단장들이 다급히 움직였다.
“뭐해! 빨리 건져!”
“물약 꺼내!”
“치유계통 권속신을 모셔라!”
성도들은 급하게 움직였다.
[물병좌의 스킬을 대여했습니다] [첫 번째 잔(S)]-자체치유력을 극상으로 활성화한다
[최상급 물약 1개가 사용되었습니다] [상급 물약 5개가 사용되었습니다] [성신께 대가를 소비해 권속신을 소환합니다]휘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꾸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잘 통하지 않는 건지 곳곳에서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치료에 실패한 그들이 찾을 영웅은 딱 하나.
“성녀님!”
“치료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그들의 외침에 소피는 덜덜 떨었다.
‘무리야!’
부상자들의 수도 너무 많고, 그 상처의 깊이도 깊이였다.
그러나 성도들은 다급하게 소피를 붙잡았다.
“치료비는 드릴 테니, 제발!”
“아니… 그러니까.”
치료비의 문제가 아니었다.
치유신좌의 성인으로서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소피였다.
그리고 주변에 도는 기운을 느끼면 알았다.
죽음 직전의 단계.
이미 숨만 붙어 있을 뿐, 치료가 의미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 저쪽에서 치료가 된다!”
“천성재야!”
“!”
천성재가 곳곳을 날아다니며 스킬을 사용하고 있었다.
[삼촌의 기적을 보아라 (F)]-본인의 체력을 소모해 대상 하나를 초재생시킨다
의 성인으로 각성하면서 새로 생긴 치유 스킬이었다.
원래 초재생은 셀프 재생이 기본이지만, 남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스킬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 재생 스킬에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 상처가 사라진다…!”
“대단해! 뱀주인좌!”
괴사한 손가락에서 빛이 나면서 새 세포와 피부조직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그리고 그 광경에 소피는 몸을 떨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설마 저건 이건의 초재생…!’
저건 성녀의 권위를 위협할 만한 강력한 회복 능력이었다.
소피가 경계할 만도 했다.
‘생명의 성인이 되었다더니.’
실제로 초재생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이거 대단한데? 물병좌보다 나은 거 아니야?”
소피는 움찔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놀라워했지만, 정작 천성재는 칫 혀를 찼다.
충분히 위력이 강하긴 하나, 자신이 본 삼촌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랐기 때문이다.
뭐, 아직은 공격스킬보다 치유스킬의 레벨이 낮아서긴 하지만.
‘역시 하나하나 치료하기엔 다친 사람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진 않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새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었다.
그렇다고 병원으로 사람들을 옮기자니 글쎄.
‘드라크마에서는 텔레포트 존이 아니면 외부로 나갈 수 없다.’
텔레포트로 환자들을 이동시키는 것도 무리라는 의미였다.
때문에 천성재는 최대한 머리를 굴리려는 기색이었지만, 소피는 그래봐야 소용없다는 말을 하려했다.
‘이만한 숫자를 구하는 건 원래 물병좌 성신도 못할 일이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번쩍!
“!!”
갑자기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빛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뭐야 이 빛!”
엄청난 빛이었다.
그 형태는 마치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오로라 형태!
천성재는 낯익은 빛에 입가에 웃음이 피었다.
‘삼촌이다!’
아니나 다를까.
거대한 드라크마 대지에 새겨지는 쌍뱀의 문양!
쾅!
그 강력한 에너지의 기운이 드라크마 전체를 덮었다.
콰지직!
그 힘에 소환되었던 권속신들은 까무러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잠깐, 이 느낌은 성역 지정이 아닌가!] [뭣이! 12성신 공용 구역에서?!] [성신들께서 용서하실 리가 없지 않은가!]하지만 더 놀랄 만한 일은 그것이 아니었다.
“와! 상처가!”
“아악! 뭐야! 뼈가 붙었어!”
“잠깐! 아아악! 다리가 자란다! 아악! 뭐야!!!”
드라크마는 다른 의미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심지어 한두 명도 아니고, 수천 명의 사람들. 드라크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몸이 재생되고 있었던 것이다.
소피가 치료할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하물며 천성재하고도 달랐다.
곧 신음소리와 통곡으로 가득 차있던 경기장은 한순간에 함성으로 가득 찼다.
“치료됐다!”
“살았다!”
비탄에 빠져 있던 울음소리는 환희의 울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누구의 힘이냐!”
“뭘 물어!”
그들은 바로 소피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성녀님이지!”
“성녀님!”
그 시선에 소피는 흠칫 떨었다. 순간 데자뷰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게 언제일까 싶었지만, 그녀는 금방 깨달았다.
바로 자신들이 악마의 탑에서 나왔을 때였다.
그때도 기자들이 나타나서 이런 식으로 이건의 공적을 자신들 것이라고 말했다.
뭐, 그때는 순순히 긍정했지만.
“성녀님! 감사드립니다!”
결국 기겁한 소피가 이번엔 안되겠다 싶었는지 외쳤다.
“아, 아니! 저 아니에요!!!”
소피의 강한 부정에 사람들이 하하 웃었다.
“에이, 그럴 리가….”
“너무 겸손하십니다.”
“아니, 진짜 아니라니까요?!”
“성녀님 만ㅅ…!”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무엄하도다!]“!!”
소피의 머리 위로 강렬한 빛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그 빛의 정체를 금방 깨달았다.
‘물병좌 성신!’
뭐, 정확히는 이건이 죽인 성배주인이 아니라 이건이 새로 세운 성신. 이아소였지만 말이다.
동시에 이건의 명령으로 소피를 굴려먹고 있는 장본인.
하지만 사람들은 성스러운 신의 등장에 바로 무릎을 꿇었다.
성신은 자신들이 감히 볼 수 없는 위대한 존재였다.
“신이시여, 감사합니….”
[감히 어디서 그따위 막말을 지껄이느냐, 이 위대한 힘은 뱀주인, 이건 님의 것이로다!]사람들은 경악했다.
“뱀주인이요? 이건?”
“정말입니까?”
소피는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 끄덕거렸다.
기가 차다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야, 봐! 그러니까 내가 그랬잖아! 녹색빛이면 무조건 이건이라고!”
“아, 아니, 그래도 치유신좌보다 뛰어날 거라고는…!”
“어? 그럼 설마 성녀님이 또 거짓말 하신 거야?”
소피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아니, 이번엔 아니라고 했…!”
“와, 붉은 눈 공도 빼앗아간 걸로도 모자라, 이건 님의 공적을 또 가져가려 하다니…!”
이젠 양치기 소년으로 낙인된 듯한 소피는 진짜 억울했다.
‘이번엔 아니라고 했는데!’
뭐, 이건한테 한 짓이 있으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동시에 각 성신을 따르는 십성들이 충격을 받은 듯 했다.
특히 성녀를 따르는 물병좌 성도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듯 했다.
하지만 놀랄 일은 또 있었다.
“중앙 조작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망가졌던 성의 부유 장치가 다시 재생되었다고 합니다!”
“!!”
* * *
[성역 특성이 발동했습니다] [초재생(S)가 초재생(SS)로 진화했습니다] [초재생(S)]– 동안 을 소모하여, 손상된 육신을 건강 상태까지 초고속 재생시킨다.
-1개 대상의 을 재생
– 주의. 신위 30% 이하일 시 사용불가
▶
[초재생(SS)]– 없이 를 소모하여, 손상된 육신을 건강상태까지 초고속 재생시킨다.
-지정영역의 을 재생
– 주의. 신위 30% 이하일 시 사용불가
[초재생(SS)이 발동되었습니다] [부유성이 회복했습니다] [부유장치를 회복 시켰습니다] [만신전의 이름 모를 상급신이 뱀주인의 능력에 관심을 가집니다]그 알림에 이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름 모를 상급신?’
성신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그때였다.
급강하하던 부유성의 속도가 팍 줄어들었다.
기울어졌던 성도 점점 원 각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두웅
그리고 급하게 중심을 잡은 사람들이 놀랐다.
“멈췄어…!”
스티븐은 괴물 보듯 이건을 보았다.
하지만 이건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알림 때문이었다.
[드라크마를 뱀주인의 성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름을 지정하면 완전한 뱀주인의 성역으로 변합니다] [무엇이라 지정하시겠습니까?]“둥둥이….”
이건이 완전히 제 성역으로 지정하려는 그때였다.
쿵!!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거대한 소리가 들리고. 이건을 비롯한 모두가 몸을 휘청거렸다.
“큭…!”
동시에 이건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에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나 다를까.
[주인들이 화를 냅니다]드라크마는 신좌 공용구역인 만큼, 성신들의 눈이 잘 닿는 곳이었다.
그리고 드라크마 자체가 12성신들의 합동으로 만들어진 중립구역.
성신들조차도 힘을 쓰면 안될 정도로 엄격한 곳이었다.
[공용구역의 영역 선포는 신좌에 대한 도발과 전쟁 선포 행위라고 합니다] [뱀주인이 성신들의 맹약을 무시한 행위라고 합니다] [만월의 주인이 드라크마는 12성신 뿐 아니라, 신계의 중요한 맹약이 걸린 곳이라고 합니다]그 말에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뭐,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이 성이 신들의 땅.
만신전(萬神殿)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새끼들이 그렇게 불만이면, 니 새끼들이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든가?”
그 말에 성신들은 움찔한 듯 했다.
[주인들이 뱀주인의 의도를 알았다고 합니다] [이제 자신들도 도울 것이고, 내부의 인간들도 살아났으니 성역 지정을 거두자고 합니다]그러자 이건이 뭔 개소리 하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싫은데? 중립 땅은 무슨 중립 땅이야. 난 13번째라 맹약한 적 없어. 빈 땅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지.”
그 말에 드라크마가 크게 요동쳤다.
12성신들의 공동 맹약이 펼쳐진 성인만큼, 안에서 힘이 치솟았다.
[경고. 주인들이 힘이 뱀주인을 위협합니다] [염소주인이 네놈에게 헌상하려고 자신이 이 성을 지었는 줄 아느냐며 화를 냅니다]하늘에서 날아오는 성신들의 공격에 이건이 비웃었다.
어차피 이딴 공격.
제 산하의 성신들이 막아줄….
[이 뱀주인에게 공격을 퍼붓습니다]“!!”
날아오는 공격 중에는 불기둥도 있었다.
[이 이번 건은 뱀주인이 잘못했다고 합니다] [산하라도 절대 안 되는 게 있다고 합니다]그 말에 이건은 핏대를 세웠다.
“야. 넌 닥쳐. 죽은 거 안 고쳐준다?”
날아오던 불기둥이 멈췄다.
그리고 그 순간.
[이 드라크마는 위대한 뱀주인의 것이라고 찬양합니다]불기둥이 다른 성신들을 되려 공격하기 시작했다.
쾅! 쾅!
덕분에 드라크마 주변은 난리도 아니었다.
불기둥과 물기둥, 얼음기둥 등등, 신들의 힘이 서로 거칠게 부딪쳤다.
만월의 주인은 이건을 돕지도, 성신들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주인들이 작열사주인에게 미쳤느냐고 화를 냅니다] [작열사주인이 미친 건 니 자식들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위대한 뱀주인의 자가용에 손을 대느냐며 화를 냅니다] [열 받은 주인들이 에도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물고기좌 주인이 에게 맡고 있는 걸 없애도 되겠느냐고 협박합니다] [이 발끈합니다] [이 어디 해보라 합니다. 싸우는 건 제 성인과 아이들이라 합니다.]어째 휴고에게도 의사를 묻긴 한 걸까 싶은 전쟁 선포가 시작 되었을 때였다.
[를 뱀주인좌의 성역으로 지정 완료했습니다] []작열사주인 덕분에 드라크마를 성역으로 지정하는데 성공하고.
이건은 드라크마를 만든 마갈좌의 디자인 센스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듯 웃었다.
“이 성은 싹 부수고 아예 새로 만들어주마.”
결국 날치기 식 성역 지정에 성신들이 크게 분노할 때였다.
쿠구궁!
“!”
이건의 성역으로 지정했던 부유성이 갑자기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그 충격에 성도들이 비명을 질렀다.
“아악!”
이건은 재빨리 성 아래쪽을 보았다.
검은 줄기가 섬 형태로 된 드라크마를 바다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물리적으로 물고기 밥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일까.
덕분에 부유성은 미친 속도로 급하강하고.
쿠구궁!
어느 사이 대류권의 구름을 지나 새까만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경고. 이 먹이를 노리고 있습니다] [의 종들이 몰려옵니다]이건은 웃으면서 천공의 단죄를 들었다.
아무래도 원흉을 제거하는 편이 빠를 듯 했다.
‘뭐, 잘된 일이지.’
그리고 그 생각에 반응하듯 두 신격이 반응했다.
[이 바로 이런 일에 자신을 써야하는 것이라 흥분합니다] [이 하나하나 회를 뜨자고 합니다] [이 그건 귀찮다고 합니다. 그냥 바다 채로 끓여버리자고 합니다] [이 삶아 죽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고통이라고 합니다]그리고 바다까지는 약 4,000m!
스티븐이 금빛을 뿜어내며 황금의 갑주를 불러냈다.
“젠장! 바다에 빠진다! 준비해!”
“예, 당장 물고기좌 스킬 대여해 두겠… 이런!”
“왜, 무슨 일이야!”
휘장인 손목시계를 보던 고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물고기좌 성신이 스킬 대여를 거부했습니다!”
“뭐!”
“특정 신좌들 외에는 바다에 빠지든 말든 신경도 안 쓰겠다는 것 같아요!”
고트의 다급한 외침에 이건이 비웃었다.
그래.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이건이 스킬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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