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72
72. 바투초
사실상 오늘 경기의 선발 투수는 백유진이다.
김민준은 글러브를 조용히 벽에 내리쳤다. 경기를 대놓고 망쳤기에 성질을 제대로 낼 수 없었다. 그래서 조용히 한탄하듯 글러브를 벽에 내리쳤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온 김민준은 오늘부로 1군에 있지 못할 거라는 직감을 했다.
차마 억울하다고도 말을 못 하겠다.
야구를 못해도 이렇게 못할 수가 없었으니까.
“민준아.”
강우성은 두 경기 연속으로 경기를 망친 김민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살다 보면 이럴 때도 있는 거야.”
“모르겠어요…….”
울먹울먹.
1라운드 1번 지명을 받고 대전에 온 김민준은 올해가 3년 차였다.
이미 선발 경쟁에서 후배 이재희에게 밀린 상태였고 지금은 올해 데뷔하는 백유진에게도 밀린 듯했다.
“전 투수 할 자격이 없어요……!”
“뭘 그렇게까지 자책하냐.”
김민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강우성이 말했다.
“다음에 안 그러면 돼.”
2회 초.
백유진은 수비 도움을 받으며 씩씩하게 공을 던지고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백유진에게 체인지업 던지는 방법을 알려 주었는데,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 이제는 적응이 됐는지 능숙하게 던지고 있었다.
“울지 말고 고개 들어. 이럴 때일수록 경기를 제대로 봐야지.”
현재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았다.
유행운의 호수비로 순식간에 득점권 주자를 지웠고 아웃카운트도 차곡차곡 쌓은 상태.
투 볼, 투 스트라이크.
사인을 받은 백유진은 삼진을 잡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유진이 말이야, 쟤 최고 구속이 146 정도 된대. 너보다 구속 떨어지지? 그렇다고 구위가 막 압도적인 건 아니야. 너와 비교하면 재능의 차이가 있어.”
강우성은 대전에 복귀해서 후배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해 주고 있었다. 대전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도 찾아와서 조언을 구한다.
그 정도로 성공한 투수였다.
특히 강우성은 어린 선수를 좋아한다. 백유진을 스프링캠프에서 끼고 다녔던 이유는 나이가 어렸다는 점도 있었고 무엇보다 프로는 처음일 막내에게 힘을 주고 싶기도 했었다.
“쟤가 왜 잘 던질까? 너는 지금 고개를 숙일 게 아니라 경기를 보고 생각을 해야 해.”
백유진이 첫 데뷔 무대에서 고전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1회에도 2회에도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특히 유행운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이미 1실점을 했을 것이다.
“너는 얻어맞는 거에 익숙하지 않아. 오늘도 땀 뻘뻘 흘리며 좋은 공 안 주려고 이리저리 도망가다가 처맞았잖아. 가운데 몰려서. 실투, 꽝!”
“네…….”
“너 빠른 공 150이 넘잖아. 자신 있게 맞붙어도 그거 깨부술 타자 별로 없어. 공격적으로 패턴을 가져가야지. 특히 넌 강속구 투순데.”
그 순간, 타자가 몸쪽 깊게 들어오는 공을 그대로 지켜보았다.
1초간 생각에 잠겼던 주심이 다리를 쩍 벌리고 바닥을 향해 연거푸 주먹질하며 삼진 콜을 선보였다.
“아직 갈 길 멀다. 너는 젊잖아. 아직 공 한참 던져야 하는데, 벌써 실의에 빠지지 말고.”
잠시 말을 멈춘 강우성이 고개를 돌려 김민준을 보았다.
“서산 가서 영점 제대로 잡고 와.”
아주 잔인한 말이었다.
* * *
백유진은 설렜다.
처음에는 1군 콜업 소식을 듣고 떨림이 먼저였다. 항상 꿈에 그리던 순간이었지만, 두려움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부모님은 당연히 좋아하셨다.
1군 콜업 소식이 닿자 경원상고 이형호 감독에게서도 축하 연락이 왔다. 이제 막 프로에 진출한 신인 선수에게 1군 진입은 축하할 일이다.
백유진은 막내아들이다. 위에 누나가 하나 있었다.
잘생기긴 했지만 아들이라고 특혜를 받지는 않았다. 항상 부모님은 서열을 중시했다.
백유진이 머리가 커지면서 누나에게 개기지 않도록 서열 정리를 확실하게 했고, 그 덕분에 항상 누나에게 얻어맞으며 자란 백유진이었다.
사실 그는 모르고 있다.
집안의 막내아들로서 특혜를 받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특혜였음을.
“오늘 유진이 부모님 오셨다며?”
“네, 누나랑 같이 오셨어요.”
“어제는 허탕 치셨는데 오늘은 경기에 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네.”
투수 코치가 기특하다는 듯 백유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지금 김민준이 거대한 불을 지르고 떠난 마운드에 물을 뿌린 사람이 백유진이었다.
신인답지 않게 배짱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
사실 백유진은 얼리픽이었다. 2라운드 1번이었으니, 사실상 1라운드 지명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스카우트팀에서 백유진을 두 번째 지명자로 고른 이유가 있었다. 최준혁은 경원상고를 주시하면서 유행운과 민현웅은 물론, 백유진까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었다.
강우성이 말했던 것처럼 재능의 차이는 존재한다.
대전이 보유하고 있는 유망주와 비교하면, 백유진은 갖고 있는 실링 자체가 그리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최준혁의 당초 예상 그림은 3라운드였다.
백유진이 2라운드에 빠지지 않는다면 3라운드에 잡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그 생각이 바뀌었다.
바로 U-18 야구 월드컵 때문이었다.
청소년 국가대표에서 백유진이 맡은 보직은 마무리 투수였다. 마무리 투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보직이 아니다.
강심장이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승부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블론 세이브를 하나만 기록해도 투수에게는 타격이 크다. 그걸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했는데, 백유진은 그 조건을 맞추었다. 그 순간, 최준혁은 결심했다.
백유진을 2라운드에 가로채겠다고.
“공 좋아. 지금 이대로만 던지자. 점수 내주는 건 신경 쓰지 마. 첫 경기니까, 네가 하고 싶은 건 다 해.”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다.
첫 등판에서 이렇게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건, 앞으로 적응에도 문제없을 거라는 청신호였다.
함께 대화하고 있는 포수 김지환도 마찬가지였다.
김민준과 호흡을 맞출 때는 김지환까지 새가슴이 되는 기분이었다. 해서 마운드도 방문하고 투수를 다독였지만, 집 나간 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유진아, 소원 하나 말해 봐.”
김지환이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며 물었다.
“소원이요?”
“응.”
“말하면 들어주시는 건가요?”
“그건 모르지.”
“그럼 홈런 부탁드려요, 선배님.”
“아, 미안.”
백유진의 말에 김지환이 미간을 좁혔다.
그는 홈런 타자가 아니었다. 현재 타순은 8번까지 밀렸다. 2회 말은 6번부터 시작하기에 그의 타순까지 도착할 것이다.
“그건 좀-”
솔직히 들어주고 싶다.
백유진이 등판하고 나서는 경기가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었으니.
“좀 힘들다.”
“그럼 안타 부탁드립니다.”
“으으음, 노력해 볼게.”
김지환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결과는 이성을 되찾은 리처드가 압도적인 구위를 내세우며 삼자범퇴.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 김지환이 초라해졌다.
* * *
지금 경기는 완벽한 투수전이다.
정신을 차린 조반니 리처드는 연속으로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스윙 삼진!”
3회 말, 리처드와의 두 번째 대결은 유행운의 패배였다.
유행운은 좋은 공을 기다리다가,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에 당했다.
“나만 미더!”
리처드가 두 손을 번쩍 들며 세리머니를 한다.
마치 유행운에게 복수하듯이.
유행운은 더그아웃으로 이동하면서 골몰히 생각에 잠겼다.
지금 리처드는 철저히 낮은 공을 던지며 승부를 하고 있었다. 빠른 공을 주로 던지던 패턴을 버리고 유행운에게는 스플리터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초구를 건드리지 않고 지켜보는 성향이 강한 유행운이었기에, 카운트 싸움에서 밀린 게 타격이 왔다.
‘다음에는 공격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수비를 나설 준비를 한다.
투수가 매번 잘 던질 수 없는 것처럼 타자도 마찬가지다. 매번 잘 칠 수는 없었다.
백유진은 생각보다 오래 질기게 잘 버텼다.
4회 초에도 맞혀 잡는 투구로 실점을 억제했다. 한 번씩 안타도 맞았지만, 그 결과가 실점이 아니었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내용이었다.
“백유진 49구입니다.”
“이 친구, 고교 시절에는 선발이었지?”
“네. 맞습니다.”
“좋아.”
최정환 감독이 투수 코치를 보았다.
“5회까지는 맡겨 보자고. 이왕이면 타자들이 힘을 내서 승리 요건을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
작은 바람이다.
오늘은 사실상 백유진이 선발 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패배를 생각하고 맡긴 마운드였고 실점을 하더라도 타자들의 집중력이 흔들리지 않도록 수비 시간을 줄여 주는 게 가장 베스트였다.
그러나 백유진은 수비 시간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실점을 하지 않고 있다. 아주 칭찬해 줄 만한 투수였다.
“흐음.”
4회 말.
조석찬 삼진 아웃에 이어 지선호가 2루타를 터트린다.
점수를 기대할 만한 순간이었지만, 프레드릭은 뜬볼로 물러섰으며 오랜만에 기회를 받은 서유한이 삼구삼진으로 무너졌다.
“흐으음.”
백유진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슬슬 수원 매지컬의 타자들이 백유진 공에 적응하고 있었다. 첫 타자를 10구 승부 끝에 삼진을 잡은 백유진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 무섭게, 안타가 시작되었다.
따악!
따악!
그 소리는 백유진은 물론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최정환 감독의 심장까지 내려앉게 한다.
연속 2안타.
1사 1, 3루 찬스에서 직전 타석에서 호쾌한 2루타를 만들어 낸 포수 김광열이 희생플라이를 타구를 날리며 1점을 보탰다.
백유진은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타자에게 땅볼 유도를 시도했다. 그 결과, 1루 방면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괜찮아, 이제 겨우 1점 내준 거야. 아주 잘했어. 5이닝 던져서 1실점 한 거면 특급이다. 데뷔전에 그 정도면 토종 에이스지!”
감독이 직접 나서서 백유진을 달래준다.
백유진은 점수를 내준 이후에 급격하게 침울해했다. 투수에게 실점은 역시 약이 아니라 독이었다.
“감독님, 채수영 준비 다 됐습니다.”
최정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 백유진은 제 몫을 제대로 해냈다.
더 지켜보고 싶지만, 이번이 마지막 등판도 아니었다. 기회는 앞으로 무궁무진했다.
“수영이 컨디션은 어때?”
최 감독이 투수 코치에게 묻는다.
“괜찮습니다. 커브가 좀 밋밋해서 아무래도 오늘은 봉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흐음. 수영이는 커브가 제일 좋은데…….”
“그래도 직구 구속도 잘 나오고 슬라이더가 좋아서 잘할 겁니다.”
채수영은 롱 릴리프 투수다.
오늘 경기는 아직 필승조를 가동하기에는 시점이 일렀다.
우선 채수영에게 2이닝을 정도를 맡긴 후에 경기 추세를 지켜볼 생각이었다. 1점 차에서 2점 차가 되었지만, 아직도 경기는 타이트했다.
“제발 동점이라도.”
점차 대전 호크스에게는 따라갈 시간이 얼마 없다.
아직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는 조반니 리처드는 1회 이후에는 흔들림이 없다.
이제 쫓기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은 최정환이었다.
그의 바람이 무색하게 리처드는 5회 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히 마무리 지었다.
“나만 미더!”
마지막 삼진을 잡을 때, 리처드는 오도방정을 떨며 세리머니를 했다.
오늘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 오늘 타자들 밥값 안 하냐?
└ 배트를 왜 드냐? 맞히지도 못하면서…….
└ 줘봤니 오늘 승리 안 줄 거니
└ 리처드 감 잡았네… 투구수 보니까 7회까지 던지겠다 ㅅㅂ
└ 아오 공이라도 많이 보든가 죄다 초구충만 모여서는 ㅉㅉ
└ 줘봤니 마운드에서 내려야 승률이 올라간다고… 하……
점차 응원하는 팬들도 조급해졌다.
* * *
채수영은 FA를 코앞에 두고 있다.
그는 대전 호크스의 마당쇠였다. 불펜진에서 가장 궂은일을 하는 투수가 채수영이었다.
선발이 무너지면 그는 마운드에 오른다.
그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며 공을 던지기도 했고 가끔은 필승조 역할을 하며 1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 임시 선발 역할도 한다.
그래서 마당쇠였다.
다른 투수들은 귀족이니, 왕자니, 황제니, 뭐니. 그런 좋은 별명이 있었는데 채수영은 대전의 마당쇠였다.
– 마당쇠 등판했네
└ 얘는 퐁당퐁당 지려
└ 당당당 보다 낫지 뭐
└ 요즘 그래도 퐁퐁당퐁퐁당임 ㅋㅋㅋㅋ
└ 채당쇠 뭐라하지 마라… 대전의 마당쇠는… 항상… 혹사당한다고…
└ ㅇㅈ 채수영은 방화해도 좀 이해해 줘야 해
└ 작년에 불펜 이닝 소화 1위가 채수영이닼ㅋㅋㅋ
└ 채수영 장점 무쇠팔 단점 무쇠팔 ㅋㅋ 혹사당해도 안 깨짐 ㅋㅋㅋ
작년 채수영의 자책점은 3점 후반대로 이닝 소화가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건강하다. 그게 최고 장점이었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 선언을 한다. 에이전시도 옮겨 탔는데, 바로 리원이었다. 채리원에게 자신의 몸값을 맡길 생각이었다. 의외로 채수영은 수요가 있는 불펜 투수였다.
– 안방마님! 공을 던질깝쇼?! 쌀밥만 주시오
└ 얘 퐈쌀값 얼마일까?
└ 최소 큰 거 두 장
└ 20억?
└ 군면제라 나이도 젊은 축이고 부상 경력 없고 무쇠팔 인정한 마당쇠니까…
└ 일단 투수 중에서는 나름 A급인데, 연봉이 C등급이라 수요 존나 터질 듯
올해 채수영은 잘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공을 던지는 채수영은 현재 시즌 초인 걸 감안해도 1점대 자책점을 기록하며 FA 대박을 노리고 있다.
“후욱!”
수원 매지컬 입장에서는 추가 득점이 간절했으나, FA로이드를 맞은 채수영이 더 이상의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행운아. 나 어떻게든 출루할게.”
6회 말, 시작은 1번 타자 박준용이다.
오늘 컨디션이 좋은 박준용은 어떻게든 이번 이닝에 출루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나 출루하고 너도 출루해서 석찬이 형 앞에 주자 좀 만들어 주자.”
“네.”
“느낌 왔거든?”
“무슨 느낌이요?”
“석찬이 형, 홈런 쿨타임 찼어.”
“아.”
생각해 보니 그렇다.
조석찬은 중장거리형 타자였다. 아직까지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는 조석찬이었는데, 박준용의 말대로 슬슬 마수걸이포가 터질 때가 됐다.
그것도 그렇지만, 조석찬 다음은 지선호다.
슬슬 리처드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는 지선호에게서도 홈런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복수는 해야지.’
유행운은 이 생각이 꽉 차 있다.
저번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이 마음에 남아 있었다. 리처드가 세리머니를 과하게 한 것도 기억하고 있다.
따악!
박준용이 이번에도 준용놀이를 하며 리처드를 괴롭혔다. 12구까지 공을 끌어낸 박준용은 이번에도 똑딱질에 성공하며 1루에 안착했다.
유행운이 타석에 선다.
딱히 정해진 루틴이 없는 유행운은 가볍게 배트를 휘두르고 디딤발을 고정시키며 배트를 어깨에 짊어졌다.
자, 생각 정리는 이제 끝났다.
[자,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네, 맞습니다. 박준용 선수가 준용놀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루, 뒤이은 유행운 선수가 호쾌한 장타를 날렸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대전의 득점 모두 박준용 선수와 유행운 선수에게서 나왔는데요. 묘하게 1회 말과 똑같은 그림입니다.]질 수도 있다.
어떻게 144경기 모두 다 이길 수 있나.
이미 대전은 1패를 기록했고 오늘 2패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고 싶은 선수는 없었다.
따아아악!
그건 유행운도 마찬가지였다.
유행운이 리처드의 초구를 잡아당겼다. 포수가 마스크를 벗고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리처드는.
“씨빠!”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숙였다.
“시바.”
유행운이 리처드의 욕설을 따라 하며 배트를 하늘 위로 집어 던졌다.
* * *
[대전 호크스의 게임 체인저는 신인 유행운이다 …… 호쾌한 동점포 작렬!]대전 호크스는 이긴다.
[조석찬, 시즌 1호 홈런 …… “늦게 홈런 개시해서 죄송”]박준용의 예언도 맞아떨어졌다.
리처드는 ‘조깟네’를 중얼거리며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수원의 필승조가 가동되었다.
[너희만 하냐? 우리도 삼연속 홈런 쌉가능 …… 마법사를 울리는 지선호의 솔로포!]지선호는 화풀이를 거하게 했다.
– 바투초 지린다 ㅋㅋㅋㅋ
└ 지서노의 방망이에는 자비란 없떠!
└ ㅋㅋㅋㅋ 지서노 시원하다
└ 직구 잘 쪼개네 서노서노~
└ 캬, 홈런공장장인가요?
└ 너희가 하면 우리도 해! ㅋㅋㅋㅋ
그렇다.
지선호는 바뀐 투수의 초구를 거하게 노렸다. 삼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경기 후반 승기를 잡은 대전은-
– 패배, 그거 뭐지? 먹는 건가?
└ 조류라 그런가 기억력이 심각하네
└ 지는게 뭘까……?
└ 10전 9승 1패… 독수리 날다……!
└ 독수리는 원래 나는 동물이다
└ 날개 치료 완 ㅋㅋㅋㅋㅋ
새대가리답게 패배를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