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395
사상 최강의 오빠 399화
독수리, 뱀, 늑대(4)
이사오는 토끼처럼 벌건 눈으로 스 크린을 쳐다봤다.
그는 노아돔 도심에서 벌어지는 시 가전을 드론을 통해 엿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급기야 눈가에 눈물까지 대롱대롱 매달리는 것이, 격한 감동의 파노라 마에 휩쓸려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았다.
“으아아! 이거지! 바로 이거제!”
엘리펀트, 코끼리의 갑주가 오른쪽 다리로 변신해 제로의 하체를 떠받 들고, 나머지 왼쪽 다리는 그리즐리, 회색곰이 떠받들었다.
깨알같이 발 부분에 곰 머리와 코 끼리 머리가 머무는 것이, 과거 어 린이들이 열광하던 모 특촬물이 떠 오를 지경이었다.
곰과 코끼리가 지탱하는 두 다리로 우뚝 선 제로의 왼팔엔 악어가, 오 른팔엔 타이거가 깃드니 그 위용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날개! 날개! 날개!”
광팬이 아이돌을 영접한 듯한 광란 의 환호에 보답하듯, 등 뒤에는 알 바트로스가 날개로 화해 웅장한 기 지개를 켜니, 이때 이미 제로의 모 습은 갑주의 영역을 한참 벗어나 있 었다.
뿐이랴?
오로지 뽀대를 위해 베이직 타입에 내장시킨 용 투구 기능이 발동하니, 허전하기 짝이 없던 머리 부분이 간 지로 범벅됐다.
순간, 이 기능을 위해 어빌리티를 더 넣을 수 있음에도 포기한 자신을 격하게 칭찬하고 싶은 이사오였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없는 살림에 칸을 상대하느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하던 김세훈이 이 사실을 안다면 그 는 죽은 목숨일 것이다.
베이직 타입에 어빌리티 하나만 추 가됐어도, 일이 훨씬 수월했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오오…!”
이사오가 무릎을 꿇으며 만세를 하 더니, 하느님을 영접한 사도처럼 환 희로 몸을 떨었다.
그가 이 순간을 얼마나 갈망해 왔 던가?
애초에 그가 꿈꿨던 것은 어설픈 외장갑 같은 갑주 따위가 아니라 눈 앞의 저것이었다.
저 아름다운 거신의 위용을 보라.
사실, 합체하는 순간에 기습을 받 았다면 김세훈은 골로 갔을 텐데 감 히 아무도 공격을 못 하지 않는가?
필시 자신처럼 기계공학이 낳은 예 술품의 미모에 흘려 버린 게 틀림없 었다.
물론, 김세훈에겐 합체 도중엔 절 대 보호막(그런 거 없다.)이 펼쳐지 니 안심하라고 했지만, 이사오는 그 딴 거 없어도 된다며 안전을 확신했 다.
모름지기 사내라면 합체 도중엔 공 격하지 않는 게 국룰이었기 때문이 다.
“우워어어어!”
괴성을 지르는 이사오의 눈에 제로 의 흉부에 자리 잡는 별 모양의 붉 은 보석이 들어왔다.
큘을 비롯한 다섯 갑주의 브레인 하트 출력을 한 곳에 모으는 스타 하트였다.
그야말로 화룡점정.
자신의 로망이 현세에 현현하는 것 을 본 이사오는 맛이 가도 한참 제 대로 간 상태였다.
“내, 내가 저걸 만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파일럿 없이 홀로 기동하는 갑주.
이것은 아직 세간에 상용화되지 않 은 기술이었다. 이사오가 이날을 위 해 절대 공개하지 않고 꼭꼭 숨겨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하이테크놀로지가 변 신 기동에 소모돼 버린 현실이었지 만, 이사오는 상관없었다.
누군가는 욕할지 몰라도, 그에겐 있어 저 광경이 일생일대의 숙원이 었던 탓이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선보인 것이 다.
넘버링 제로, 퍼펙트 타입(PerfeCt Type)을.
원래 이사오는 퍼펙트 타입이 아닌 애니멀포스라 명명하고 싶었으나, 김세훈에게 두들겨 맞고 포기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했다. 그런데… 저걸 운용할 파일럿과 6개의 갑주를 통제할 메인 브레인 하트가 존재치 않았어.’
기실 애니멀포스, 아니, 퍼펙트 타 입이 세상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김세훈과 그가 가져온 왕관 덕분이었다.
퍼펙트 타입을 운용하기 위해선 파 일럿이 총 6개의 갑주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천하의 스페셜리스 트 칸도 고작 갑주 두 개만 컨트롤 하는 마당에 6개를 컨트롤할 파일럿 이 존재할 리 없었던 것이다.
뿐이던가? 6개의 갑주를 하나로 통일시킬 메인 브레인 하트. 이런 건 구할 길이 없었다.
그래. 김세훈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가라. 애니멀포스! 네 힘을 보여줘!” 스크린을 보며 주먹을 휘두르는 이 사오의 눈동자가 어린 날의 그때처 럼 불타올랐다.
칸은 마른침을 삼키며 백마의 고삐 를 잡았다. 백마 또한 앞에 있는 것 의 존재감에 긴장되는지, 투레질을 하며 뒷걸음질 쳤다.
‘…이런 건 본 적이 없다.’
갑주 5개가 뭉쳐 하나가 되는 모 습을 보며 누군가는 전율했을지 몰 라도, 누군가는 뇌와 육신이 굳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난데없이 팔과 다리에 날아가 제멋 대로 합체하기 시작하는 갑주들을 보며 어안이 벙벙했던 것이다.
하지만 황당한 것도 잠시.
하나 되어 눈앞에 우뚝 선 거체 앞에서 칸은 뼈저리게 후회했다.
빈틈이 많다 못해 대놓고 공격하라 광고하던 합체 당시에 기습을 했어 야 했노라고.
‘아니지, 오히려 그랬으면 더 위험 했을지도…. 저런 짓을 대놓고 하면 서 안전장치를 걸어두지 않을 리 없 으니까.’
그리 생각하니 황당한 나머지 몸이 굳어 있던 것이 정답 같았던 칸이 장창을 가슴 치까지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가 태세를 정비하기 무섭 게, 수십 명의 기사가 김세훈에게 달려들었다.
괴상망측한 광경에 굳어 있던 판단 력을 회복하고 공격을 개시한 것이 다.
-놈을 죽여!
-쫄지 마! 덩치만 클 뿐이다!
함성을 지르며 골리앗에게 달려드 는 수십 명의 다윗.
그 결과는 처참했다.
콰직.
김세훈의 악어 팔이 어빌리티, 러 버를 이용해 쭉 길어지며 기사 둘을 한 입에 삼켰다.
이내, 아그작아그작 위아래로 율동 하는 악어의 이딸 사이에서 부서진 잔해와 시체의 파편이 구정물처럼 흘러내렸다.
다리를 공격해 들어가던 기사는 코 끼리에게 걷어차여 전신이 폭죽처럼 터졌고, 곰에게 짓밟힌 이들은 벌레 처럼 죽어 나갔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소싯적 즐겨보던 특촬물에서 나올 법한 존재를 목도한 결과는 생각했 던 것만큼 멋있지도, 재밌지도 않았 다.
그저, 그것은 학살이었다.
– 꼬아아악!
훈련된 기사단은 용케 공포에 먹히 지 않은 채 전진했다.
그들은 그렇게 코끼리 발에 짓밟히 는 개미처럼. 혹은 호랑이에게 달려 드는 강아지처럼.
허망이 목숨을 잃어갔다.
6개의 갑주가 동시에 뿜어대는 출 력은 미스테리급 이상.
사람의 뇌로 어찌 저런 대규모 브 레인 하트를 통제할 수 있는지 이해 못 할 정도로, 제로의 힘은 거신 그 자체였다.
하나, 그들은 멈추지 않았고, 끝이 없었다.
시온의 기사단은 총 100개.
요즘 들어 뜻하지 않게 몇 개가 소실됐다곤 하지만, 그 숫자는 대충 헤아려도 수천 명에 육박했다. 그리고 지금 거신을 침몰시키기 위 해 시온의 모든 힘이 집결하기 시작 했다.
마치, 등불에 홀린 나방들처럼.
“개자식…!”
동료, 부하들의 죽음에 칸이 전의 를 불태우며 창을 들었다.
분리됐던 파츠를 장착하여 장창에 서 7rn의 랜스로 변모한 창끝이 김 세훈을 겨눴다.
김세훈의 오른팔에 있는 타이거의 이빨이 붉은 오오라를 품고 길어졌 다.
타이거의 어빌리티, 클로(daW)가 이빨을 통해 구현된 것이다.
샤벨 타이거의 그것과 같은 붉은 이빨이 주변을 광풍처럼 휩쓸며 기 사들을 도륙했다.
그 이빨 앞에선 실버 랭크도, 골드 랭크도 평등했다.
닿는 순간 육신이 두 쪽 나며 내 장이 피처럼 대지에 쏟아 내렸으니 까.
“후우우….”
칸이 호흡을 가다듬자, 그의 전신 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오버 드라이브.
버텍스 중 김세훈과 칸. 오직 이 둘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스킬이 시 전된 것이다.
랜스가 빙글빙글 돌며 대기를 빨아 들였다. 와류에 휩쓸린 돌 먼지가 칸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기세를 증가시 켰다.
“이랴!”
백마를 탄 칸이 높이 날아올랐다.
와류가 그의 경로를 따라 움직이 니, 토네이도가 백마의 꼬리를 쫓는 것 같았다.
위이이잉.
과열된 드릴처럼 랜스의 표면이 붉 게 물들자, 칸의 안광이 번뜩였다.
“하-!”
돔의 천장까지 날아오른 칸이 기합 과 함께 랜스를 아래로 집어 던졌 다.
와류를 품은 랜스가 김세훈을 향해 벼락처럼 떨어졌다.
오의(與義) 낙풍(落風).
붉은 토네이도가 위에서 아래로 떨 어져 내리자, 김세훈의 두 날개가 활짝 펼쳐지며 날개 밑단의 추진기 가 불을 뿜었다.
알바트로스의 어빌리티, 부스터(Bo oster) 였다.
콰앙!
땅을 박찬 김세훈이 튕겨 나가듯 뒤로 쭉 미끄러졌다.
저런 거체로 어찌 저런 기동성을 가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 다.
김세훈이 있던 자리에 토네이도가 내려꽂히며 대지가 폭발했다.
뜻하지 않게 토네이도에 휩쓸린 기 사 몇 명의 육신이 갈기갈기 찢겨지 는 것을 보며 칸이 눈을 질끈 감았다. 치명타를 입히기 위해 기사들을 물 리지도 않고 공격을 강행했건만, 상 처 하나 입히지 못한 현실에 자괴감 이 든 것이다.
‘대체 어빌리티가 몇 개란 말인가? 설마… 합체한 갑주의 모든 어빌리 티를 가지고 있는 건? 잠깐, 그렇다 면 엘리펀트의 괴력도…?’
아니나 다를까, 김세훈의 오른팔에 깃든 코끼리 머리가 긴 코를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동시에 그의 거체 에 붉은 오오라가 피어오르며 오른 손에 집중됐다.
이빨을 악물고 아가리를 닫고 있는 타이거의 머리가 곧 벌어질 일을 암 시하는 듯했다.
김세훈이 뭘 하려는지도 모른 채 달려들려는 기백 명의 기사들에게 칸이 소리 질렀다.
“물러서! 당장 놈에게서 벗어나!”
기사들이 주춤하며 물러서기 시작 하는 걸 본 칸이 김세훈을 향해 악 을 썼다.
“김세훈! 그만둬라! 여기는 도심이 다! 아무리 대피시켰다곤 하나, 아 직 남아 있는 이들이 있어! 우리의 전쟁에 죄 없는 이들을 끌어들이지 마라!”
피를 토하는 것처럼 갈라진 목소리 가 그의 심정이 지금 얼마나 절박한 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왜일까?
문득, 칸은 묘한 감각에 사로잡혔 다.
그래. 갑주의 투구 저 너머, 비틀 어진 입가를 본 듯한 착각에.
그리고, 김세훈의 가슴에 박혀 있 는 스타 하트가 섬광을 내뿜었다. 제로의 출력이 극한까지 올라간 것 이다.
오의(M義) 어스퀘이크(EmhqUake).
“안 돼一r
김세훈의 주먹이 대지를 내리쳤다.
주먹과 맞닿은 대지의 중심에서 수 십 개의 파문이 퍼져 나가며 폭탄 수백여 개가 터진 것 같은 굉음이 울려 퍼졌다.
충격파에 휩쓸린 홁과 콘크리트가 파도가 되어 도시를 덮쳤고, 김세훈 의 지근거리에 있던 기백의 기사를 집어삼켰다.
스크린을 통해 김세훈의 전투를 보 던 이사오가 엉덩방아를 찍었다.
일그러진 그의 얼굴에선 환희와 희 열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남은 것 은 죄책감과 두려움뿐이 었다.
“아아….”
단한 방.
그 일격에 도시의 일부가 태풍에 휘말린 개미집처럼 엉망이 되었다.
실종자는커녕 사망자 집계도 난해 한 재앙이었다.
속살을 내보인 대지. 그 속에 뒤엉 킨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창백한 팔.
마치, 묘비의 비석처럼 솟아오른 시체의 팔들을 본 이사오가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닫고 헛구역질을 했다.
“우읍!”
자신이 만든 건 사나이의 로망도, 소싯적 추억의 재현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이 또한 열 혈에 죽고 사는 히어로가 아니었다.
저것은 그저 병기였고, 저것을 쥔 자는 악마였다.
그래. 자신의 목적을 위해선 학살 도 서슴지 않는 악마.
“우웨엑….” 이사오가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 과 죄책감에 물든 토사물을 쏟아냈 고, 스크린에선 판도가 다시 한번 바뀌고 있었다.
엘리펀트의 괴력을 이용한 어스퀘 이크로 도시의 일부를 파괴했다곤 하나, 그래 봤자 서울시 크기만 한 노아 돔의 규모를 생각하면 극히 일 부에 불과했다.
단지, 일부라 하여 죽은 이들의 숫 자가 적은 것이 아닐 뿐.
자신이 자아낸 재앙 속에서 김세훈 이 몸을 일으켰다.
김세훈은 자신이 한 일을 똑똑히 두 눈 속에 박아넣으려는 듯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칸이 한참을 말없 이 서 있는 김세훈에게 말했다.
“원망한다. 전사답지 않게 너를 농 락하던 나를. 그때… 일격에 끝냈어 야 했다. 네 숨통을 단번에 끊었어 야 했어.”
김세훈이 담담히 말했다.
“후회는 언제나 늦지.”
“저들은 무고한 자들이다. 우리끼 리 매듭지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 데… 왜 그랬지? 왜 그래야만 했 지? 아니면… 그 잘난 힘을 자랑하 고 싶었던가? 응? 애새끼처럼 네 힘에 취해 으스대고 싶었느냔 말이 다!”
김세훈이 뇌까렸다.
“이것은 가짜다.”
“…뭐? 그게 무슨 개소리냐?”
“하나, 그렇다고 추잡하게 합리화 하진 않으마. 필시, 나는 이것이 진 짜였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테니. 단 지… 조금 더 망설이는 척은 했겠 지.”
“천박하고, 저열한 놈.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몰라도, 관 심 없다. 나는 전사가 아닌 쓰레기 의 말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김세훈이 수긍했다.
“맞다. 난 쓰레기다. 그래. 언제나 그랬다. 사람들을 위하는 체, 선의를 남겨둔 체하며 언제나 끝에 와선 이 기적인 선택을 거듭했으니.”
“놈! 끝까지 알아먹지도 못할 소리 를 지껄이는구나…!” “나는 이기적이다. 하지만… 그래 서 뭐 어쩌란 말인가?”
김세훈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주먹 끝에서 뿜어져 나온 풍압이 칸 을 덮쳤다.
바닥을 나뒹구는 칸을 보며 김세훈 이 말을 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타인. 말을 섞어보 지도 못한 그들을 거름 삼아서 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리하리라. 그래. 이것은 잘 못됐다. 그러니… 내가 문제라면 막 아 보거라. 이 개새끼를… 필사적으 로 막아내 봐.”
“네가 그딴 말 지껄이지 않아도 막 는다. 그리고 널 산산이 찢어발겨, 개 먹이로 주겠다!”
한참 아래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칸을 내려다보며 김세훈이 말했다.
“나는 항상 먹히고, 먹혀왔다. 지키 려고 발버둥 쳤으나, 잃어왔으며, 때 로는 가식을 떨며 변치 않으려 발악 했다. 하나, 끝에 가서야 깨달았다. 내가 해온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 었다는 걸.”
그때, 칸은 김세훈의 전신을 살필 수 있었다.
잠깐의 격전. 하나 치명타는 없었 을 터. 하지만 그의 전신엔 무수한 기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움푹 패인 곳도 언뜻 보일 정도였다.
칸이 안광을 번뜩였다.
‘이놈. 출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력 은 막대하나… 내구도는 볼품없구 나. 하긴, 그럴 수밖에 없지. 놈을 구성하는 건 기껏해야 골드 랭크의 갑주들 뿐인 데다, 내구도를 높여주 는 어빌리티라 해봐야 엘리펀트의 헤비 레더(HeaVy Leather)가 고작 이니. 그럼… 승산이 있다.’
천 명에 가까운 기사들이 몰살당했 으나, 아직 기사는 많다.
무엇보다, 시온 최강의 기사단. 금 빛 숭배(Golden WOrship)는 도착하 지 않은 상태.
그들과 함께 협공한다면, 저 철벽 같은 김세훈도 허물 수 있을 것이었 다.
희망에 찬 그의 기색을 알아챈 것 일까?
김세훈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진정 잘못됐다면 누구라도 나를 말리겠지. 그게 신이든, 하늘이 든, 사람이든. 누구라도 반드시 나를 막아서겠지. 하나, 그러지 못한다 면… 알게 될 거다. 네가 목도한 재 난. 이건 앞으로 내가 나를 위해 저 지를 짓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 하다는 걸.”
제로를 손에 넣은 순간, 김세훈은 확신했다. 이거라면 가장 빠른 길로 갈 수 있으리란 걸.
하나, 그것은 비인(非人)의 길.
인간은 걸을 수 없는 길이었다.
하나, 상관없었다.
지금의 그는 빠르기만 하다면야, 그게 어떤 길이든 개의치 않았으니 까.
“오는가….”
칸의 등 뒤로 무수한 기사가 벌떼 처럼 몰려들고 있다.
그 사이로 닭 사이에 학처럼, 번뜩 이는 금빛 갑주를 자랑하는 기사단 을 본 김세훈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 았다.
시온의 군대가 그를 이 방주에서 치워 버리기 위해 진군해 오고 있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