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82
제182화
182화
사방이 어둠으로 뒤덮인 한밤중에 한 척의 중형급 민간 수송선이 검은 바다를 향해 출항했다.
비밀스러운 임무인지 수송선에는 조그마한 불빛도 없었다.
그렇게 해안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 바다로 나간 수송선은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서는 파도를 뚫고 나아갔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이라고 하셨습니까? 최 원사님.”
“예. 이준 중령님.”
엔젤의 원천 물질이 있던 곳이 볼리비아의 살라르 데 우유니 사막에 있다는 것을 헤인트의 베루에게 들은 창수였다.
면적은 10,582㎢였다.
여의도의 면적이 2.9㎢였으니 여의도 면적의 3천 배가 넘는 광활하기까지 한 면적이었다.
참고로 한반도의 전체 면적이 220,000㎢이고 남한의 면적은 100,364㎢이었으니 남한 면적의 10분의 1이었다.
‘터무니없이 넓잖아.’
창수도 말로만 들어 봤었지 실제로 가 본 적이 없던 우유니 사막이었기에 이 정도로 넓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나서는 베루를 끌고 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봐! 장 대위! 자네 옛날에 우유니 사막 갔다 왔었다고 하지 않았나?”
“아! 예! 이 중령님. 대학생 때 한 번 가봤다 왔었습니다.”
젊은 시절 남미 여행 중에 우유니 사막에 갔다 와 봤다는 장 대위였다.
지금이야 한가하게 해외여행을 할 수는 없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색 여행지에 대한 수요는 꽤나 많았다.
“거기 어때?”
“아주 죽입니다.”
과거 우유니 소금 사막에 갔었을 때의 추억이 떠오르는 장 대위는 살짝 몽롱한 눈빛으로 석양이 소금사막 바닥을 물들이던 풍경을 떠올렸다.
물론 이 중령이 한가하게 그런 경치나 물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뭐 지금 죽으러 가는 거냐?”
“예?”
“뒤지러 가는 거냐고! 정신 안 차리지?”
“죄송합니다.”
선후배 사이인지 으르렁대는 이 중령에 장 대위는 눈치를 보았다.
“후우! 거기서 뭐 찾아와야 하는 건지 알지?”
“예. 알고 있습니다.”
이미 브리핑을 한 상태였다.
작전에 투입되는 대원들 모두 자신이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다만 수색 면적이 터무니없다는 것에 고생 꽤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 뭐 숨을 만한 지형지물이 있나?”
“그런 거 없을 겁니다. 그냥 평평한 소금사막이라서요. 거의 끝도 없이 넓게 펼쳐져 있거든요.”
“하! 미치겠네.”
이미 들은 내용이라 그 넓은 지역에서 어딜 수색해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나마 창수가 베루에게서 한 가지 힌트가 될 만한 것을 더 들었다.
“실은…….”
“예? 최 원사님?”
“출발 전에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만 지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것이 걱정되어 세부 위치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은 창수였다.
“소금 채굴장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합니다.”
“소금 채굴장이요?”
이 중령은 장 대위를 바라보았다.
그냥 젊은 시절 여행 한 번 가 보았던 장 대위에게 우유니 소금 사막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이 여기는 상관이었다.
물론 모른다고 해서 군 생활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고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는 군대를 전역할 수도 없었다.
“소금사막 남부 지역에 소금 채굴장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뭐 지금은 폐허가 되어 있겠지만요.”
남한 땅의 10분의 1의 규모를 다 뒤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물론 다들 우유니 사막의 소금 채굴장의 크기 또한 터무니없이 넓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러면 루트 한번 짜 봐.”
“알겠습니다.”
장 대위는 왠지 자신이 해야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현실화된 것에 몸을 일으켰다.
출발지는 칠레의 아리가에서부터였다.
최초의 뮤턴트 사태가 일어난 곳이었으니 창수도 익숙한 곳이었다.
“그런데 파나마 운하 근처에 정말로 그런 괴물들이 있다는 겁니까?”
“예. 최대한 육지에서 멀리 돌아서 가야만 합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거대한 해양 괴물이 파나마 근처의 바다에 있다는 이야기였다.
“고래를 설마 잘못 보신 건 아니시겠지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창수는 자신이 보았던 거대한 해양 괴물을 떠올리고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의 자신들이야 기동 차량들을 싣기 위해 결국 덩치가 제법 큰 수송선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지만 규모가 작은 어선으로 작전에 투입하라고 했다면 고개를 내저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창수가 거짓말을 했을 리도 없었기에 이 중령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는 바다도 안전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총 3개의 특전 팀이 투입되는 작전이었다.
물론 그중에 한 팀은 수송선에 대기하고 있어야 했기에 작전에 투입되는 것은 두 개 팀이었다.
이 중령은 수송선에서 전체 작전 상황을 조율하고 지시하기로 했고 창수는 직접 작전에 투입되어 엔젤의 원천 물질을 회수하기로 했다.
멕시코의 사령부와의 소통이 힘들었기에 모든 판단은 이 중령이 해야 했다.
물론 현장 판단은 창수가 하게 되었으니 이 중령과 창수의 의사소통이 꽤나 중요했다.
“내일이나 돼야 도착을 할 테니 일단 쉬십시오. 상륙은 모레나 돼야 할 듯하구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대대장님도 쉬십시오. 아침에 뵙겠습니다.”
남미인 칠레까지는 한참이 걸릴 터였으니 창수도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작전에 투입되는 인원이 일 개 중대급도 되지 않다 보니 수송선 내부는 꽤나 넉넉했다.
물론 수송선을 모는 해군 장병들도 함께 있었기에 마냥 넉넉하다고는 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객실 하나를 배정받은 창수는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객실 안으로 들어가서는 침대에 몸을 눕혔다.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작은 창문도 하나 있는 객실이었다.
* * *
특전 대원들이 당장 할 일은 없었기에 다들 깊은 잠에 빠져드는 사이 수송선은 계속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새벽 늦은 시간이 되었다.
야간 당직조들도 피곤함에 눈가에 졸음이 밀려들 때쯤이었다.
삑! 삑! 삑!
군용 함선이 아니었기에 군용 레이더는 아니었지만 허밍웨이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민간 수송선도 레이더는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운행 가능한 모든 선박은 군에서 차출되어 있었기에 선박들에 군용 레이더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직 항해사님. 미확인 물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확인 물체? 크기는?”
“30미터가 넘는 것 같습니다.”
“고래인가? 속도는?”
“20노트 정도 됩니다.”
고래 중에는 최대 30노트까지 속도를 내는 경우도 있었기에 그냥 지나가는 고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의 선박이 작은 어선이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지만 중형급이라고 해도 고래에게 위협을 느낄 정도로 작은 선박도 아니었다.
더욱이 고래가 별다른 이유 없이 인간들의 대형 선박을 공격하는 경우도 드물었기에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조심을 하기 위해 선박의 방향을 조금 틀기로 했다.
“port 10.”
“좌현 10도로 틀겠습니다.”
어뢰가 다가오는 것도 아니었으니 적당히 틀면 충분했다.
육지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암초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조타수가 조타기를 10도로 틀자 수송선의 몸이 기울어지며 방향이 틀어졌다.
예민한 일부 인원들이 살짝 잠에서 깨기는 했지만 이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고래로 추정되는 것이 이동하는 경로에서 잠시 멀어지는 듯했다.
“미확인 물체가 방향을 틀었습니다!”
“뭐?”
“정확하게 우리 쪽으로 돌진 중입니다! 속도 25노트! 속도 계속 올라갑니다!”
허밍웨이호의 평균 속도는 24노트가량이었다.
최대 속도로 30노트까지 낼 수 있다지만 최대 속도는 최대 속도이지 그렇게 최대 속도까지 내는 경우는 드물었다.
“미확인 물체의 속도 32노트 돌파했습니다!”
허밍웨이호보다 빠른 속도로 접근 중이라는 미확인 대형 물체에 다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일반적인 고래나 대형 어류가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거리 또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에 당직 항해사는 황급히 비상을 걸라는 지시를 내렸다.
단꿈에 빠져들어 있던 허밍웨이호 내의 사람들에게 비상 알림음이 들려왔다.
“hard starboard!”
“우현 전타 하겠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미확인 물체에 최대 각도인 35도로 조타기를 돌렸다.
끼이이이이익!
조금 전의 살짝 기우뚱하던 선체는 비명을 지르는 듯한 고함을 지르며 기울어졌다.
생각보다 연식이 있는 허밍웨이호였기에 선박의 용골이 부서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점점 불길한 생각에 무리하는 것이다.
그렇게 오른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 아래에서 다가오고 있던 미확인 물체도 계속 쫓아왔다.
“무슨 일이야?”
“선장님! 미확인 물체가 따라오고 있습니다.”
“적? 적의 선박이야?”
“선박이 아니고 바닷속입니다.”
“그럼 잠수함인가?”
전쟁 중이기는 했지만 그 전쟁은 타군과의 전쟁이 아니라 뮤턴트와의 전쟁이었다.
타국의 잠수함에 공격을 당할 이유가 없었다.
당장 현재 전 세계의 각 국가 중에 전쟁을 하고 있는 국가도 없었다.
“모르겠습니다!”
“공용 통신망 열…….”
“무슨 일입니까!”
선박이 요동을 치니 특전사 팀의 책임자인 이 중령이 달려왔다.
“미확인 물체가 바닷속에서 접근 중입니다! 잠수함인 듯한데. 민간 선박이라고 통신을 넣겠습니다!”
비밀 임무 중이었다.
최대한 자신들의 위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호위함도 없이 야간에 출항했다.
그런데 어디 소속인지도 모를 잠수함에 추적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에 시작도 전부터 엉망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망칠 수는 없겠습니까?”
“속도가 우리보다 빠릅니다.”
어디 숨을 곳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속도가 느리다면 따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전투함이었다면 때려잡을 수라도 있겠지만 민간 수송선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개조를 하기는 했지만 민간 수송선이 군용 함선이 되는 건 아니었다.
“거리 천!”
“뭔 미친 소리야! 몸통박치기라도 할 생각이야!”
적이라면 어뢰를 쏠 것이고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르겠다면 확인을 먼저 해야 했다.
무턱대고 지근거리까지 접근을 할 이유가 없었다.
“거리 오백!”
바로 뒤에 붙어 있다시피 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을 했다.
“hard port!”
“좌현 전타!”
충돌하기 직전 왼쪽으로 최대한 방향을 트는 허밍웨이 호였다.
그리고서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허밍웨이호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거대한 물체가 수면 위로 솟구친 것이다.
“저…… 저게 뭐야?”
“바…… 바다 괴물?”
잠수함은 아니었다.
그리고 고래도 아니었다.
특전사들과는 달리 육지보다 바다에서 더 오래 지내온 선원들조차 난생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건 거대한 바다 괴물이었다.
“뮤턴트.”
창수가 파나마 운하 근처의 바다에서 보았다는 바다 괴물이 떠오른 이 중령이었다.
이 중령의 목소리에 조타실의 선원들 모두가 멍하니 이 중령을 바라보았다.
육지에만 있다던 뮤턴트를 바다에서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한 선원들이었다.
“저…… 전투 준비!”
이 중령은 전투 준비를 외쳤다.
몸을 돌려 다시 접근을 하고 있는 뮤턴트는 그다지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