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35
제335화
335화
자신들을 신의 사도라 굳게 믿고 있는 뮤턴트들을 보며 창수는 이미 인간의 시대가 끝이 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담의 시대가 지나가고 인간의 시대마저도 사라지고 있다.
다시 아담의 시대로 되돌리고 난 뒤 인간의 시대를 만든다 해도 세계수가 지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상은 다시 인간의 시대가 저물 수밖에 없었다.
대체 누가 세계수라는 것을 지구에 심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미 진실은 그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었고 거짓된 진실만이 왜곡되어 퍼지고 있었다.
“엔젤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고?”
“그렇소.”
“그들이 어디에 있지?”
“말을 해 주면 우리를 그냥 놔두는 것이오?”
창수는 가브리엘이라는 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대는 인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나?”
“인간?”
“그래. 그대들의 근원.”
지금까지 만나 왔던 수많은 불완전 변이체들은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했다.
마침내 방법을 찾았지만 자기 자신인 채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인간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느냐는 창수의 질문에 가브리엘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 마음은 없소.”
인간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한 불완전 변이체가 아니었다.
지능을 가진 변이체 중에 하나였고 자신이 인간이었던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인간을 지구상에서 지워야 할 존재로 인식했다.
다만 지능이 본능을 뛰어넘을 만큼 높았기에 천사들은 인간들을 이용하기로 한 것뿐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인간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것이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로 여겼다.
인간들이 죄를 지으면 신의 이름으로 천벌을 내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가. 약속하지. 지금 당장은 그대들을 놔두도록 하겠다.”
“지금 당장은?”
“언젠가 정화의 시대가 오게 될 거다. 그 정화의 시대에는 모든 존재들이 하나가 될지도 모르지. 어긋난 진화가 아닌 순리대로의 진화대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이 어긋난 일이라는 말인가?”
“몰라. 나도 혼란스러우니까 말이지.”
창수는 자신이 전지전능의 신이 아니기에 자신이 하려는 계획에 확고한 신념은 없었다.
더욱이 아직 방법도 찾지 못했다.
세라핌의 능력을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세라핌은 아직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를 위해 자신의 피를 세라핌에게 먹이면서 세라핌을 강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언젠가 세라핌이 온 지구의 모든 변이체들을 아담으로 바꿀 수 있을 만큼 강해지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뮤턴트의 입장에서 보면 마왕이로군. 세상의 멸망을 일으키려는.’
창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창수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모든 존재를 정화시키겠다는 말을 했다.
가브리엘은 그런 창수를 보며 몸을 떨었다.
아니, 모든 천사들이 그런 광오한 창수의 선언에 몸을 떨며 겁에 질렸다.
그 정화의 순간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천사들 중에 그 누구도 창수를 막을 능력이 되지 않았다.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었다.
“서쪽의 검은 땅에 엔젤을 가진 자들이 있다. 그들이 엔젤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안다고 하더군.”
“엔젤을 만드는 방법?”
“그 이상은 우리도 모른다. 우리도 그들에게서 엔젤을 받아 쓰고 있어. 그들은 하계의 모든 땅에 엔젤을 퍼트린다고 한다.”
지상을 하계라고 하는 듯했다.
“서쪽의 검은 땅이라. 그렇게 말을 하면 내가 알 수 없지 않겠나?”
“이걸 주지. 길을 안내할 것이다.”
가브리엘은 쇳조각 하나를 창수에게 내밀었다.
쇳조각에는 전류가 흐르는 듯이 스파크를 내며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나침판 같은 기능을 하는 듯했다.
창수는 가브리엘에게서 쇳조각을 받아 들었다.
“하계로 내려가면 작동을 시작할 거다.”
“전쟁 준비를 열심히 하겠군.”
“그래. 지금은 그대를 당해내지 못하지만, 세상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싸울 준비를 할 것이다.”
“재미있군. 마치 내가 악당인 것 같으니 말이야.”
창수는 피식 웃었다.
자신을 노려보는 천사들을 살펴본 창수는 여전히 배를 땅바닥에 대고 있는 빅을 바라보았다.
“가지.”
“나중에 싸우기 귀찮은데 다 죽여 버리고 가면 안 돼?”
“다 죽이긴 힘들걸. 어차피 도망을 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괜히 힘만 빼는 것일 뿐이야.”
“하암! 그래. 그럼 가자고.”
빅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야 했기에 늑대의 몸에서 거대한 드래곤의 몸으로 변신을 했다.
수십 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몸으로 변하는 빅의 모습에 천사들은 경악을 해야 했다.
지구상에 자신들보다 고귀하고 강한 존재는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런 자부심이 산산조각 나고 있었다.
“다음에 보도록 하지. 소화가 되고 난 뒤에 찾아올 테니까.”
빅은 광포한 눈동자로 천사들을 내려다보고서는 창수와 나타샤 그리고 세라핌을 앞발로 쥔 채 날아올랐다.
“참. 저 땅을 띄운 방법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네?”
“저 땅 안에 뭔가 있어. 그것이 세계수는 아닌 듯하지만 그것이 원인인 모양이더군.”
빅은 천공성을 향해 브레스를 사용하면서 보인 것을 창수에게 알려 주었다.
아마도 뮤턴트의 일종일 듯했다.
수많은 뮤턴트들의 일종으로 땅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린 모양이었다.
그렇게 아래로 내려온 창수와 빅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앉았고 무언가를 발견했다.
“시체로군.”
“아까 그놈들의 시체인 듯한데.”
천사의 시체들이었다.
“검은 날개.”
“내가 상대했던 악마하고는 다른 것 같은데.”
정신체인 악마들과는 달리 천공성 아래의 지상에는 떨어져 죽어 있는 천사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문제는 천사들의 시체에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검은 날개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위에 있던 놈들도 전부 하얀 날개는 아니었는데.”
“불길하다고 검은 날개를 가진 뮤턴트를 지상으로 떨어트려 죽인 모양이군.”
“천사들은 보통 선한 존재 아니었나?”
“선한 존재가 아니라 위선적인 존재겠지. 어차피 천사라고 할 수도 없는 괴물에 불과한 놈들이니까.”
“그건 그렇겠군.”
수많은 검은 천사들의 시체를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는 창수와 빅이었다.
꿈틀!
그때 시체 더미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창수 님. 아직 살아 있는 천사가 있나 본데요.”
아직 살아 있는 천사를 발견한 나타샤였다.
날개를 꺾은 뒤에 천공성에서 지상으로 떨어트리기에 지상에 떨어지고도 숨이 붙어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럼에도 기적적으로 살아 있는 검은 천사의 모습에 나타샤는 창수를 바라보았다.
창수가 허락하지 않으면 살리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창수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나타샤에게 대답을 했다.
“죽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아직 살아 있다면 여기서 죽을 운명은 아닌가 보지.”
창수의 허락에 나타샤는 거의 죽어 가는 검은 천사의 몸에 손을 대었다.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내장은 상해 있었지만, 나타샤의 거대한 힘이 밀려들어 오자 검은 천사는 죽음에서 삶으로 나아가며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커억!
입 안에서 죽은 피가 토해져 나왔다.
“아아아아악!”
그러고서는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비명 소리에는 증오와 분노가 가득했다.
검은 날개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증오와 분노였다.
그렇게 검은 천사는 되살아났다.
사실상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였으니 되살아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검은 천사는 자신을 되살린 존재들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나를 살렸지?”
“죽고 싶다면 깔끔하게 죽여 줄 수 있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창수의 목소리에 검은 천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상대는 정말로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 나는.”
검은 천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짙은 구름으로 가려져 있는 하늘 위에는 자신이 본래 있었던 천공성이 있을 터였다.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검은 천사의 모습에 빅은 재미있다는 듯이 창수에게 말을 했다.
“저게 그러면 루시퍼가 되는 건가?”
“루시퍼는 무슨.”
“위에 있는 놈들은 주인이나 나보다 저놈을 더 걱정해야 할 것 같은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만 가자고.”
창수는 가브리엘에게서 받은 쇳덩이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바늘 부분이 서쪽을 가리켰다.
가브리엘이 말을 했던 것처럼 지상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되었다.
그렇게 검은 천사를 놔둔 채로 창수의 일행은 서쪽으로 계속 나아갔다.
검은 천사는 자신을 살려 놓고 아무런 말도 없이 멀어져 가는 창수의 등을 빤히 바라보았다가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창수의 일행이 자신을 살린 데에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렇기에 검은 천사는 살려 준 것에 대한 은혜를 갚을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살린 것에 대한 원망뿐이었다.
그렇게 후대의 인간과 뮤턴트들 사이에서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자신들이 한 일이 미래에 어떤 일로 되돌아오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도 하지 않는 창수와 빅이었다.
나타샤도 생각보다 검은 천사에게 꽤나 많은 힘을 주입했지만 남을 위한다는 이타적인 마음은 애당초 없었다.
그렇게 창수 일행은 뮤턴트이지만 살려 달라고 간절히 애원하면 살려 주기도 하고, 인간이지만 강도질을 해 오면 아담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아담을 만들어 낸 세라핌이었다.
“피 좀 줘.”
창수는 가끔씩 피를 달라는 세라핌에게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서는 피를 주었다.
그렇게 점점 강해져 가는 세라핌이었다.
강해지는 만큼 크기도 커지는 듯했고, 날개에서 흩날리는 엔젤의 양도 늘어나는 듯했다.
아주 미세한 가루로 날리는 것이어서 그 엔젤 가루로 인해 생명체가 변이를 하거나 능력의 향상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간이나 뮤턴트에게서 다소 많은 엔젤을 흡수했을 때가 문제였다.
“으! 나 엔젤이 너무 많이 쌓인 것 같아.”
“후우! 너무 많은데.”
종종 세라핌이 몸을 격렬하게 흔들면서 엔젤을 방출하고는 했다.
그때마다 엔젤을 모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이미 너무 많은 엔젤을 모아 더는 가지고 다닐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인간들에게 엔젤을 넘길 수는 없었다.
결국 일부는 아무도 없는 곳에 버려야만 했다.
“인간도 없고 뮤턴트도 없는 사막인데 그냥 흩뿌리는 것은 어때?”
풀뿌리도 많지 않은 척박한 사막이었다.
물론 사막이라고 해서 온통 모래가 가득한 그런 장소는 아니었다.
오히려 돌과 자갈들이 사방에 널려 있는 황량한 황무지에 가까웠다.
당연히 인간도 살기 힘들었고 뮤턴트들도 살기 힘든 곳이었기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야. 이런 곳에도 생명체는 존재해.”
창수는 돌을 들어 그 아래에 있는 작은 곤충을 보았다.
이 곤충들이 엔젤로 인해 어떤 변이를 일으킬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창수도 더는 엔젤을 가지고 다닐 수는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세라핌에게서 얻은 엔젤을 황무지에 뿌려야만 했다.
그것이 어떤 일을 일으킬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풀들이.”
“식물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나 보군.”
엔젤을 뿌린 황무지에 수많은 풀과 싹들이 자라났다.
척박한 땅이었지만 그 땅 아래에는 생명의 씨앗들이 가득 남아 있었던 듯했다.
그렇게 창수의 일행은 넓은 땅에 골고루 엔젤을 뿌렸고 꽤나 넓은 녹지를 만들 수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엔젤의 진짜 의미인 걸까?”
세계수를 만든 이의 목적을 알 수 없었으니 진짜 의미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