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73
제73화
73화
비밀 생물학 연구실 내에서 유출된 뮤턴트를 제압하는 것에 성공했다.
생각 이상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된 것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지만 연구소 내의 일은 외부로 드러낼 수는 없었다.
아무리 국익을 위한다지만 국내에 이런 연구 시설이 존재하고 사고가 날 뻔했다는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부상자들은 옮겨졌고 전투를 끝낸 전사들은 기진맥진한 채로 땅바닥에 널브러져서는 숨을 몰아쉬었다.
“이 물약 다른 것은 좋은데 끝나고 나면 허기짐이 너무 심해.”
“그러니까. 크으!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고 싶네.”
엔젤에 비해 부작용이 없다고 들었지만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제대로 했을 리는 없었다.
그 때문에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전투를 끝낸 개마무사 3팀의 대원들은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육포나 에너지 바 등의 고칼로리의 음식을 입안에 쑤셔 넣었다.
대원들 모두가 하나같이 한 덩치씩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마치 먹방을 하는 듯이 먹을 것들을 해치우고 있었고 몇몇 이들은 창수를 보고서는 말을 걸었다.
“최 교관님도 드시죠.”
“최 상사님. 아까는 감사하다는 말도 못 했네요.”
다들 창수의 외침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살아서 배를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허기지죠? 엔젤을 먹고 무리하면 허기가 지더라구요.”
창수도 허기짐을 알기에 탁자 위에 놓인 음식을 쥐어서는 입 안에 넣고 우물거렸다.
대학생일 때는 제법 날렵하던 몸매가 지금은 군 생활 때문인지 아니면 생동성 시험의 영향인지 상당히 근육이 붙어 있었다.
그래도 군살은 전혀 없이 잘 짜인 근육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제법 감탄이 나오게 하는 것이었다.
“엔젤도 그렇습니까? 저희는 이거 스트랭스하고 스피드 모두 사용하고 나면 엄청나게 허기가 지더라구요. 부작용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뮤턴트가 되지는 않는다고 하니까 엔젤보다 이걸 주로 사용합니다.”
“몸 안의 힘을 쥐어짜는 식이라 그런가 보네요. 하긴 엔젤 자체가 그런 것 같더라구요. 저도 한창 싸우다가 힘이 고갈된 것인지 제대로 안 움직여서 항상 초콜릿 같은 것을 챙겨다닙니다.”
창수의 경험담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도 호주머니에 탄창과 함께 초콜릿이나 육포들을 챙겨다니고 있었다.
일반 병사들이었다면 지휘관들에게 한 소리 들었을지도 몰랐지만 특임단과 같은 간부급 전투 요원들이었기에 이런 부분에서는 다소 자유로웠다.
물론 그것도 아주 높으신 분의 사열이 있을 때는 빼놓아야만 했다.
그렇게 죽음의 전장을 헤쳐나온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스스럼없이 대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어? 그런데 웬 강아지입니까? 최 상사님?”
창수의 발아래에는 비글 한 마리가 꼬리를 숨긴 채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대원들이 먹고 있는 육포가 먹고 싶은지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메리야! 이리 와.”
으르르르르!
“아이고! 이놈. 물려고 하네.”
비글은 낯을 가리는 듯이 대원 한 명이 손을 내밀자 경계를 하며 으르렁거렸다.
“아! 이놈 아까 연구소 아래에서 찾은 녀석입니다. 처음에는 이 녀석이 뮤턴트인 줄 알았다니까요.”
“아! 실험견이군요.”
사람을 경계하는 모습에 다들 어떤 사연이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나 비글이라는 견종은 3대 지X견이라는 별칭과는 달리 인간들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각종 실험에 사용되는 견종이었다.
연구소에서 창수에게 구해지면서 창수 이외의 사람은 경계하는 것이라 여긴 것이다.
창수는 육포를 몇 개 쥐어서는 비글에게 내밀었다.
비글은 다른 이가 준 육포는 경계했지만 창수가 준 것은 덥석덥석 잘도 받아먹었다.
창수는 그런 비글의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딱히 개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눈치를 보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들었다.
그렇게 비글을 쓰다듬어 주며 대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박충렬과 연구소의 연구소장이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충렬과 연구소의 연구소장이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에 다들 할 말은 많았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도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이고 자신들도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었다.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뮤턴트를 상대한 것처럼 연구원들도 목숨을 걸고 뮤턴트를 연구하고 있었다.
당장 스트랭스나 스피드 물약은 자신들의 눈앞의 연구원들이 목숨을 걸고 만들어 낸 것이기도 했다.
물론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물어도 들을 수 없을 터였다.
대충 짐작이 가지만 말이었다.
‘스트랭스는 2형 뮤턴트의 특성을 가지는 것 같고. 스피드는 1형? 아니면 3형? 3형은 아닌 듯한데. 하긴 동물도 뮤턴트로 만들어 내는데 다른 형의 뮤턴트도 이미 만들어 내었겠지.’
창수는 엔젤의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뮤턴트를 이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한국은 살아 있는 2형 뮤턴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 2형 뮤턴트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뮤턴트 연구에 이용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부상자분들은 즉시 치료에 들어갈 것이며 남은 개마무사 팀은 연구소가 정상화 될 때까지 연구소 내에서 대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게 상부의 지시라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 팀장님.”
“저기 그러면 최 상사님은?”
창수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창수가 다소 못마땅했던 서 팀장도 창수가 함께라면 안심이 될 것 같았다.
“최 상사님은 지금 휴가 중이셔서요. 전주 쪽에서 제가 협조를 부탁한 거라 더욱이 곧 특전사령부에서 최 상사님을 호출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수는 곧 돌아가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서 팀장과 대원들은 납득하면서도 미련이 생겼다.
“그런데 그 개는?”
“아! 그게. 연구소 안에서 발견한 녀석인데.”
창수는 자신의 발아래에 있는 비글을 바라보았다.
박충렬과 연구소장에 겁을 먹은 것인지 창수의 몸 뒤에 계속 숨으려고 했다.
실험에 쓰일 동물이었지만 엄연히 연구소의 재산이었다.
돌려달라고 하면 창수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박충렬은 창수를 따르는 비글에 자신이 신경 쓸 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저는 이만 뒷정리를 해야 해서 가보겠습니다. 최 상사님은 제가 나중에 따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돌아가실 때는 특전사 쪽의 헬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창수는 몸을 돌려 연구소의 입구 쪽으로 향하는 박충렬을 바라보았다가 연구소장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은 어떻게?”
“예? 아! 음!”
연구소장은 창수의 뒤에 숨은 비글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연구소의 재산이었으니 회수를 해야 했지만 창수가 아니었다면 연구소가 통째로 날아갈 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연구소장은 창수에게 비글을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없었다.
“원하시면 그냥 데리고 가셔도 됩니다.”
“괜찮겠습니까?”
“예. 이미 많은 모르모트들이 처분되기도 했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겁니다.”
고작 개 한 마리 가지고 생명의 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더욱이 창수가 아리가의 영웅이자 사우디 반군 전쟁의 용사라는 것을 들어 알게 된 연구소장은 나중에라도 창수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창수는 딱히 연구소에서 비글을 데리고 가도 할 말은 없었지만 그렇게 되면 비글이 어떤 처지가 될지를 알고 있었기에 고민이 되었다.
뮤턴트가 유출된 사고가 터졌지만 분명 정상화 된 연구소에서는 계속 실험이 진행될 터였다.
인간에게 할 수 없는 실험이었으니 동물 실험은 계속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연구원들도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것임을 알기에 목숨을 건 사명감으로 연구를 하고 있었다.
“너 나 따라갈래?”
멍!
비글은 창수의 말을 알아듣는 것인지 기가 죽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가 꼬리를 흔들며 기뻐했다.
“똑똑한 녀석이네. 그래. 같이 가자. 이게 네 운명이라면.”
창수는 비글을 자신이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군인인 자신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대책 없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소장이 창수에게 비글의 소유권을 그냥 넘겨 주었을 때 한 연구소의 연구원이 연구소 밖을 돌아다니고 있는 비글을 보고서는 흠칫 놀랐다.
그리고서는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던 연구소장에게 물었다.
“저기 저 비글 뭡니까? 소장님? 혹시?”
“응? 아! 별거 아니야. 신경 꺼.”
“아! 예! 알겠습니다.”
연구소의 재산을 횡령한 것이었으니 연구소장은 아무 일도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창수는 비글을 안고서는 수송 헬기에 몸을 실었다.
수송 헬기는 다시 군산의 7공수 특전대대로 이동했고 전주까지는 대대장의 1호 차를 얻어 타고 갈 수 있었다.
물론 군산에서 특전사령관인 장만렬 사령관과 통화를 하면서 당장 부대 복귀를 하라는 지시를 듣기는 했다.
“하! 개마무사 팀은 휴가도 잘 챙겨 준다던데…… 아! 단결. 죄송합니다. 혼잣말이 나왔습니다. 온종일 식사도 못 했더니 제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휴가 끝나는 대로 복귀하게나. 최 상사. 휴가 끝나고 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사령관님! 단결!”
휴가를 보장해 주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개마무사 팀으로 소속을 옮겨버리겠다는 듯한 창수의 혼잣말에 휴가는 지켜질 수 있게 되었다.
아쉬운 것은 창수가 아니라 장만렬 사령관이었다.
창수를 노리는 기관이 한둘이 아니었다.
* * *
집 나갔다가 거의 이틀이나 지나고 나서야 돌아온 아들에 창수의 부모는 할 말이 많은 듯했지만 하지 못했다.
“혹시 나이트클럽 일에 휘말렸냐?”
“예. 거기 조사 임무에 투입되었어요.”
“그래. 밥 먹자.”
뉴스에서도 전주 나이트클럽에서의 대규모 마약 사건이 알려지고 있었다.
뮤턴트 사건이라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서는 엔젤이라는 마약 사건이라 알려지고 있었다.
그런 마약 사건에 특전사인 아들이 왜 끼어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창수가 상처 하나 없이 무사한 것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다소 고지식한 창수의 부모는 나랏일을 자신들이 너무 많이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자신들의 아들이 무사한 것만으로도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강아지는 뭐니?”
“아! 그게. 주웠어요.”
“키우려고? 엄마 개털 알레르기 있다.”
“…….”
창수는 집에 비글을 맡기려던 계획이 날아가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식사를 마치고 다음 날 창수는 아버지와 함께 중고차 매매상에 가서는 그나마 오래되지 않고 운행 거리가 짧은 1톤 트럭 한 대를 사드렸다.
“이제는 무리하지 마시고 편하게 지내시지.”
“됐다. 우리 때 사람들은 일 멈추면 오히려 아프고 병 드는 법이야. 네가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너도 결혼해서 자식도 보고 해야지. 이 애비애미가 크게 도와주지는 못해도 네 발목은 안 잡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
바뀐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창수는 결혼을 해서 손주를 안겨드리기는커녕 사망통지서를 받게 하는 불효나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입 밖으로는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도 운이 꽤나 좋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최대한 살아남아 봐야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창수는 점점 더 살아남기 힘들어질 것 같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좀 더 발악을 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