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64
00264 자유연합 =========================
“마스터, 다 되었습니다.”
“어…”
바랑마다는 잠깐의 시간에 잠겨있던 상념에서 벗어났다.
“아빠, 무슨 생각해요?”
“누가 아빠야!”
그리고 화냈다.
“헤헤 그래도 다들 우리를 부르는 이름이 ㅂ..”
“시끄럽다. 빨리 준비나 해라.”
“치, 제일 늦은 사람이 누군데~”
툴툴 거리며 돌아서는 부하.
그의 휘하 바랑마다의 아이들의 일원이다.
외견으로 봐서는 30대 후반에 가까운 바랑마다이지만 실제 나이는 60대.
탑에 들어올 때 부터 온갖 풍파 다 거치고 온 그는 오히려 탑을 거치며 경지가 오르며 젊어진 케이스다.
그런 그와 휘하의 부하들과의 관계는 팀의 이름에서도 크게 나타나는데, 그의 부하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나이가 20살 정도 어렸다.
탑에 들어올 때 부터 40언저리였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인데, 거기다 바랑마다라는 집단의 구성자체가 바랑마다가 최초에 이 탑에서 도움을 받았던 어떤 멍청한 놈 때문에 유기견같은 느낌으로 지금의 부하들을 하나하나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누군가는 마스터라 부르고 누군가는 그를 부모처럼 따른다.
정 주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상 마스터까지는 괜찮아도 사부나 아빠라 부르면 온 몸에 닭살이 돋는듯이 격하게 반응하지만 훈련중에라면 몰라도 아빠라 부르다가 버럭 소리를 높인다고 겁먹을 부하들은 아무도 없다.
정작 입으로야 정 주는게 바보같니 뭐니 해도, 실제로는 누구보다 바보처럼 한 번 정을 준 이를 위해 목숨을 거는 자가 자신들의 대장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가 강해지고 싶어했던 이유도, 지금 이처럼 강해진 이유도 자신의 소중한 이들을 개인의 영달이 아닌 자신의 소중한 이들을 더 이상 무력하게 잃기 싫었기 때문인 것은 사실상 공공재만도 못한 비밀이다.
바랑마다의 아이들이란 팀이름도 그 자신이 지은게 아닌 그들의 관계를 본 타인이 지어준 이름이니 굳이 팀이름 짓기 껄끄롭다고 탱자탱자 미루다가 뒤늦게 거의 확연하게 붙어버린 팀명에 화들짝 놀란 그가 바꾸고자 동분서주했으나 팀장 빼고는 팀원들도 전부 그렇게 부르고 외부인들도 그렇게 부르기에 실패해버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쯧쯧, 말세다 말세야.”
저 쪽에서 거리를 벌리고 즐겁다는 듯이 킥킥거리며 웃는 부하들의 웃음을 들으며 혀를 찬 그는 정리되는 주변을 보며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를 회상했다.
‘으윽, 졌다..’
‘컥, 이겼다.’
완전히 녹아버린 오른팔을 대신해 왼손으로 꽉 진 주술이 각인된 쿠나이를 바이올렛의 심장에 박아넣으며 그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빌어먹을, 뭔 부하들이 더 쌔.’
패인을 따지자면 인질도 잡고 상대의 흥분도 유발하고 짜증을 유발하는 상대도 조질겸의 여러 목적을 가지고 바랑마다의 부하들을 습격하려다 역으로 얻어맞은 것에 있다.
놀랍게도 마법적인 능력만 따지면 바랑마다의 부하들이 오히려 바랑마다보다 위였다.
애초에 바랑마다가 마법을 익힌 이유는 단순히 체술로는 소중한 이들을 지킬 수 없다고 여겼기에 선택한 도구로서의 하나였다.
타고난 태생에 마법을 익혔으나 여전히 육체가 주였기에 끔직한 혼종처럼 싸우는 그였으나 원체 전체적으로 능한 터에 마법도 꽤 높은 수준으로 익혀 마법병단이라 불리는 바랑마다의 아이들을 이끌게 되었으나 당장 마법의 숙련도나 위력만 보자면 그 보다 능한 이들이 부하들중에 여럿있었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칼을 든 병사와 대포를 든 병사의 관계다.
아주 원거리에서야 대포를 든 병사가 압도적인 화력을 뽐내겠지만 둘을 가까운 곳에 붙여놓으면 칼든 병사가 다가가서 찔러 죽이면 끝나는 것이다.
근접거리였다면 모를까, 그들은 바랑마다와 바이올렛을 함께 가둔 벽을 설치하고 유지하는 상태였고 바이올렛이 다가오는 것을 인지하는 사이에 마법을 준비했고 벽을 녹이느라 어느정도 소요시간이 생기는 틈에 화력을 갈겨넣었다.
바랑마다의 기준에 맞춰져있던 바이올렛은 그 보다 위의 마법이 날아들자 그만 뚜드려맞고 빈틈을 보였고 뒤에서 쫓아온 바랑마다에게 크게 손해를 보았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이들이 쓸 디버프계열의 기술과 버프계열의 기술에 둘의 차이가 벌어졌겠지만 어찌됬건 승리는 그들에게 돌아갔다.
다만 바랑마다로서 의문이 든 것은 있었다.
‘진짜 끝가지 짜증나…’
마지막 단말마를 뱉으며 한 줌 보라빛 가루로 화하며 사라져간 그녀.
그러나 그 모습엔 죽음에 대한 공포도 동요도 전혀 없었다.
그저 승부의 패배에 짜증난다는 듯이 사라져갔다.
게다가, 그녀는 가진 능력을 전부 발휘한 것 같지도 않았다.
자신의 승리는 상대가 가진 능력을 채 발휘하기도 전에 목을 따버린 것과도 같았다.
애초에 싸움이란게 평범하게 서로서로 100%의 힘을 끄집어내고 싸울 정도로 평화로운 것이 아니다.
매순간의 컨티션에 따라 제가 가진 능력을 전부 활용하지 못할 수 있고, 어떤 이점을 잡아 본신의 능력보다 더욱 많은 것을 활용하기도 한다.
상대가 능력을 채 발휘하기도 전에 죽여버리는 것은 ‘기습’ 이라는 전략의 아주 기본적인 요소다.
허나 그녀가 보인 모습은 지구 시절에도 잦은 전투로 잔뼈가 굵은 바랑마다가 보기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아닌 ‘안’한 것에 가까웠다.
애초에 이 상황자체가 어이가 없었다.
인구비율 자체야 맞지 않았으니 애초에 정당함과는 거리가 멀다치더라도 상대는 자신들을 집단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사이좋게 흩어놓고는 사이좋게 1:1로 매칭시킨다?
처음 흩어졌을 때야 몰라도 추후 자신들이 바이올렛을 처치하고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 다른 부대들의 승리를 도우며 꽤 일정한 비율로 나눠져 십악十惡이라 불렸던 개인과 매칭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의문은 더욱 커졌다.
만약 바랑마다가 십악 중 하나인 거문탁은 아예 따로 빠져서 아이오닐과 티타임을 나누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의문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아이오닐이 십존이긴 하나 전투적인 가치는 그에 미치지 못함은 충분히 알고 있었으니까.
물론 대단위 ‘전쟁’에 있어서 그의 가치는 진정 십존에 이라 불릴만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분해시켜놓고 사이좋게 1대1로 매칭시킨뒤 리더격으로 보이는 남자가 굳이 따로 소환하여 티타임을 나누는 것 자체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니까.
다른 공간을 넘나들며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며 그 의문은 확신을 더해갔다.
패배해 사멸해가는 다른 십악의 일원들도 반응은 달랐으나 공통적으로 ‘패배’ 그 자체 대한 불만을 가질뿐 ‘죽음’이란 것에 대한 공포는 조금도 없었다.
이게 뭐 게임도 아니고 친절하게 자신들과 1대1 매칭을 만든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가, 고민하는 그였으나 어찌됬건 이 곳에 들어선 인류제국의 군단은 구악九岳 전부를 쓰러트리고 한 곳에 모였다.
그리고 정보를 총합하고 나니 한가지 결론을 얻었다.
황제 운 아이오닐과 최초에 나타났던 순백의 남자가 안보이는 것.
아마도 적의 리더격되는 인물과 황제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황제는 아무런 군단도 없으니 그가 가진 특성을 발휘할 수 있을리도 없고 전투적인 측면에선 상당히 떨어지니 이 곳에 모인 이들 중 대다수는 우려할 수 밖에 없었다.
허나 정작 간부급 되는 인사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거니와 왠지 모를 직감이 그들의 리더가 크게 고난에 빠질 것 같지는 않았다.
단순한 ‘감’을 믿고 일을 처리하는 행위는 위험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그들의 ‘감’은 결코 쉽게 무시할 것이 되지 못하는 것이니까.
“그럼 가볼까.”
그들은 앞에 놓인 하얀 포탈과도 같은 것의 앞에 섰다.
각자 매칭된 십악의 인물들을 헤치우면 나타나는 것으로 바랑마다와 브레이커 같이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매칭된 상대를 쓰러트린 이들이게는 익숙한 것이다.
통과하는 순간 다른 공간으로 도달하는 문.
이미 전 군단과 합류한 이상 그들이 갈 곳은 확실치는 않아도 높은 확률로 그들의 리더 운 아이오닐 혹은 아직 만나지 못한 최후의 십악인 그 백색의 남자에게로 향할 것이다.
황제인 아이오닐이 없는 이상 각 부대의 장들의 회의를 통해 결정이 되지만 아무래도 바랑마다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누가 뭐래도 그는 ‘생존’에 있어서 가장 특화된 이였으니까.
길지 않은 시간, 채비를 마친 그들은 여명을 선두로 빛으로 이루어진 포탈을 향해 나아갔다.
혹시나 만약의 습격을 대비한 방어진 형성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여명을 선두로 차례차례 인류제국의 군단이 포탈을 통과했고, 그런 그들에게 새로운 공간이 나타났다.
========== 작품 후기 ==========
어후 모기가 너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