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36
00436 녹림綠林 =========================
모두가 모여 고심했으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분명 무언가를 사용하긴 하는데 그것이 인류와는 아예 다른 장치다.
인류가 얻어왔던 탐지스킬은 전부 오감을 이용하는 것이었으나 이번 것은 아예 인간이 가지지 못한 기관을 통하는 것 같았다.
“상용화시킨다면 얼마나 걸릴 것 같나?”
“설비가 부족해. 만약 그 기관이 존재한다면 부분만을 이용하는 것인지, 전신을 이용하는 것인지도 미확실해.”
마도연구기관, 현자의 돌의 장 에드워드 알폰스가 연구를 위해 긴 금발을 뒤로 묶어둔 하얀 두건을 풀며 고개를 저었다.
평소 자신감 넘치던 그의 불가를 확답하는 말에 아이오닐은 인상을 찌푸렸다.
“어쩔 수 없는 건가.”
없는대로 나아가는 수 밖에.
이런 저런 수를 고민해도 답이 안 나왔기에 인류제국은 전진을 택했다.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가르며 나아간 그들은 중간에 몇 번이나 습격을 받았다.
그 때 마다 인간탐지기인 레이븐이 그것을 먼저 알아냈다.
인류제국의 군단이 수만이 넘기에 행렬도 꽤 길었으나 레이븐은 부대의 처음과 끝을 날아다니며 적들의 습격을 막아냈다.
그 감각도 묘하게 익숙해져 그것이 반복될 수록 레이븐은 점점 익숙해져간다는 것을 느꼈다
혹시나 싶어서 그 감각을 느끼게 되는 방법을 찾아보려 해도 그것은 무리었지만.
왜 그럴까 싶어서 의문을 추론해보자니 가장 대중적인 의견은 정말 우연의 일치라는 것이었다.
그가 가진 기관이 정확히 이 주변에 존재하는 종족들이 관측용으로 사용하는 기관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우연하게 사용원리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것을 찾자면 지구시절 핸드폰의 방해전파가 만들어낸 꿀벌들의 군집붕괴현상과 유사하다.
물론 여기서 아용원리가 겹칠 수 있었던 것은 레이븐이 워낙에 이런 저런 종들의 기관을 많이 갖고 있다보니 우연의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게 벌들에 관련된 비유를 들었을 때 레이븐은 흠,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애들은 어떻게 보면 꿀벌이랑 비슷하지.”
한 방 쏘면 죽는다.
무조건 죽는다.
죽음을 확정짓고 들어간다.
꿀벌처럼 무언가 목숨걸고 지킬 것도 없을 텐데, 무엇을 위해 저렇게 죽음을 가장하는가.
애초에 자신들을 먼저 관측해낼 수 있다면 자신들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텐데도 어째서 습격을 행했을까.
“지킬게 있던가?”
가장 보편적인 생각은 그것이지만 알 수 없다.
정말 소중한 것이 있고 그것을 지키려했다면 그 순간 가장 이성적이지 않으면 안된다.
목숨을 걸만큼 가치가 있는 것은 목숨을 걸면 어떻게든 되겟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아닌 어떻게 목숨을 걸어서 그 가치를 이루어낼 수 있을 지 생각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적들의 죽음은 너무나 무가치했다.
생명에 가치를 두어서는 안 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게 생명이기에 너무나 쉽게 죽어버리는 적들의 모습에 의아함을 감출 수 가 없었다.
“지켜야 하는 게 아니었다면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일 수 도 있겠지.”
함께 걸어가던 아이오닐이 말했다.
“혹은, 이미 지킬 것을 잃어버렸을 수 도 있겠지.”
예를 들자면, 그들이 후방거점에 배치된 이들을 구하지 못 했다면 어떠했을 까 하는 미래.
하지만,
“잘 모르겠다.”
그런 미래 따위는.
인류제국은 계속하여 걸어나갔고 그들의 주변으로는 계속하여 거대한 나무들이 존재했다.
레이븐은 그것들을 보며 참 거대한 나무들이다 싶기도 하고 얼마나 튼튼하길래 이렇게 많은 나무들을 베어다가 진지를 만들지도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 나무 위에는 뭐가 있을까?”
“나무 위?”
고개를 들어보지만 보이지는 않는다.
이 나무들이 발휘하는 효과가 여전히 저 위를 그저 지구시절에서 높은 곳을 볼 때 처럼 그저 높은 곳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뭐가 있긴 하겠지.”
아이오닐도, 정보기관들도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처음 들어섰을 때 나무들로 인해 관측이 에러사항이 생겼을 때는 어차피 앞으로 가나 옆으로 가나 뒤로 가나 위로 가나 똑같은 상황이었기에 위 쪽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신경써볼만도 하다.
“가치가 있겠지.”
숲으로 들어온 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무리 생활을 한 흔적이나 단일 개체 일지라도 어딘가에 거처를 만든 것 같은 흔적이 존재하지 않으니, 나무 위를 뒤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제 아무리 물리법칙의 제약에서 제법 많이 벗어나게 된 인류라지만 수평적인 환경보다 수직적인 환경이 전투상황에서는 더 난감할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수직 방향으로 세워진 저 단단한 나무들은, 아무래도 다양한 상황에서 매뉴얼을 만들어둔 인류라고 할 지라도 평소의 전투력을 전부 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뭐, 사실 어느 전장이든 유리한 것은 없었다.
어느 전장이든, 애초에 인간에게 유리한 것은 없다.
인간은 태생이 1층 튜토리얼에서 시작해야하는 능력치가 상당히 열악한 존재다.
스탯이라는 계수 수치를 100을 찍어 종의 한계를 초월하고서도 초월에 이르지 못한 종 보다 약하다는 기본적인 종의 한계는 둘째치고 그냥 종 자체가 딱히 어느 환경에 유리하지가 않다.
모든 것에 무난하다는 것은 그냥 모든 것에 좋은게 없다는 뜻이다.
어차피 어느 원치 않을 장소에 가게 될 지 모르는데 갈 때 마다 그 곳에 이미 있는 존재들보다 상성에서 밀리고 들어가는데 어떻게 무난한 것이 장점이 될까.
그러니 그냥 이 나무를 오르기로 결정했다.
선봉은 궁기병단 청랑대.
아무래도 돌격병단의 적토赤土는 유전자 개량 과정에서 청랑대의 한혈寒血처럼 쾌속보다는 묵직한 무게감을 살리는 쪽에 치중되었기에 기동성에서 밀린다는 평가였다.
그들을 모는 청랑대와 크림슨 혹 역시, 각기 한 쪽은 신속한 기동을 기반으로 한 유격과 난전이고 한 쪽은 일점돌파 및 적진유린이 주 였는데 저 위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한 곳에 뭉쳐있다면 크림슨 혼의 돌진이 더 우세할 지 모르나 중구난방 흩어져있다면 상황에 따라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청랑대가 더욱 활동에 용이했다.
“먼저 가지.”
“부탁하겠네.”
청랑대의 장 보르지킨 메르키가 그의 애마를 타고 뛰어올랐다.
그를 따라 청랑대 전원이 말을 타고 수직으로 달려갔다.
“사전 지시대로 뒤를 따릅니다.”
그 뒤를 따라 인류제국은 공중기동장치를 사용해 날아올랐다.
그 장치도 나름 빨랐으나 수직을 수평마냥 달려나가는 청랑대보다는 느렸다.
한 편, 순식간에 거리를 벌린 보르지킨 메르키는 나무를 타고 달릴 수록 확실해지는 한 가지 감각을 느꼈다.
‘거리 감각이 생각보다 더 비틀려있구나.’
수직으로 수km라고 하지만 수평으로 그 거리면 청랑대는 1초면 주파하고도 남는다.
물론 지금같은 상황이야 이 나무들에 의한 감각교란과 혹시 모를 사태에 의해 감속을 하고 있어 그 속도를 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들이 달리는 속도와 그에 의한 이동거리에 대한 감각이 흐트러지지는 않는다.
자신들이 이 정도이면 본대와는 꽤 차이가 벌어졌을 것이다.
‘어쩔 수 없군.’
“무진, 청.”
대답도, 추가 명령도 없지만 익숙한 상황에 호명된 둘은 전방을 향해 빠르게 튀어나가며 주변을 향해 화살을 쏴갈겼다.
효시嚆矢 중 하나로 비록 이 곳이 모든 관측 수단에 에러사항을 만든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의 거리까지는 효과가 있고 이걸 연발로 갈겨서 소리와 소리가 울릴 때 발휘되는 공명을 느낄 수 도 있다.
그걸 반복하길 몇 번이 지났을 때 정찰 역할을 하던 무진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청!”
그것을 느끼자마자 무진은 말 머리를 돌려 후퇴하며 동료의 이름을 크게 소리쳐 부르고 화살하나를 재어 그 방향을 향해 쏘아보냈다.
화살은 순식간에 폭발하며 장렬한 파장을 뱉어냈고 무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청랑대로 복귀했다.
청은 자신을 부르는 이름은 듣지 못 했으나 무진의 화살이 폭발하는 것은 보았고, 그것을 봄과 동시에 자신 역시 말 머리를 틀어달려나가며 이미 복귀하는 무진을 보고 전속력으로 뒤를 쫓았다.
순식간에 합류한 둘을 맞이한 보르지킨 메르키는 무진으로부터 보고 받은 곳을 향해 달렸다.
청랑대가 그 뒤를 따랐고, 곧 위 쪽에서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기운들이 쏟아져 내렸다.
잠시 뒤 시간이 지나자 곧 그 정체가 거대한 새들의 무리임을 깨달았다.
아마도 무진의 폭시爆矢에 단단히 화가나지 않았을까 하는 모습에 보르지킨 메르키는 재빨리 활에 시위를 걸고 갈겼고, 그 뒤를 청랑대의 화살 폭격이 공중을 휩쓸었다.
========== 작품 후기 ==========
파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