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0
제10화
10.
“박찬미 왔잖아, 오히려 기회 아냐?”
아직 도망치지 않은 이들 중 하나가 말했다.
SSS급 플레이어이자 국내 랭킹 2위, 세계 랭킹 15위인 박찬미가 이곳에 있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달리 인천공항 탑의 관리를 맡은 박찬미와 천상 길드는 도망칠 수 없다.
브레이크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된다.
이때 함께 브레이크를 막아 낸다면?
유명세는 물론이고 엄청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박찬미 혼자서는 불가능해!”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이가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옐로우 등급 몬스터 하나만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옐로우 브레이크는 가장 강한 몬스터의 등급이 옐로우라는 뜻이다.
옐로우 등급 몬스터 하나만 등장하는 게 아니었다.
“만약 그린 등급까지 나오면 박찬미고 뭐고 끝이라니까?”
“……그럼 일단 빠져야 되는 건가?”
“당연하지! 뒈지기 싫으면.”
그렇게 대화가 끝났고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도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물론 강림은 도망치지 않았다.
자리에 가만히 서 주변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진짜 빠르게도 사라지는구나.’
강림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를 떠올렸다.
수많은 이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처음의 그 북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이 인원으로 막을 수 있나?’
건물로 들어간 천상 길드원들을 포함해도 남아 있는 인원은 처음과 비교해 10% 아니, 5%도 되지 않았다.
숫자 브레이크가 아니다.
옐로우 브레이크였다.
현재 인원으로 막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다.
‘못 막을 것 같은데.’
위험하다는 정보만 접했을 뿐 강림은 탑 브레이크를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봐도 막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 도망친 인원을 생각하면…….’
막을 가능성이 높았다면 지금처럼 많은 이들이 도망가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건물에서 천상 길드원들이 우르르 나와 사방으로 퍼졌다.
그리고 도망치지 않은 이들에게 다가갔다.
강림은 귀를 기울였다.
“안녕하세요. 천상 길드 13팀 B급 플레이어 장호라고 합니다. 혹시 브레이크 함께하실 생각 있으신지 여쭈어보러 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상 길드 16팀 B급 플레이어 김찬수라고 합니다. 혹시 브레이크 함께하실 생각 있으신지 여쭈어보러 왔습니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대화에 강림은 길드원들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협력이라…….’
강림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길드원을 보며 잠시 고민했다.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어떤 방향의 협력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보다는 가까이서 박찬미와 천상 길드원들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귀찮을 것 같기도 하고.’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게 아니다.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간파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긴 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사술, 진법은 수없이 겪어 보았지만 스킬과 아이템은 겪어 보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 그렇게 하자.’
고민 끝에 강림은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길드원이 강림의 앞에 도착했다.
“안녕하십니까. 천상 길드 1팀 A급 플레이어 장현태라고 합니다. 혹시 브레이크 함께하실 생각 있으신지 여쭈어보러 왔습니다.”
“괜찮습니다.”
강림의 결정은 거절이었다.
협력을 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감수해야 될 것들이 더 크게 느껴졌다.
“생각이 바뀌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길.”
장현태는 재차 권유하지 않았다.
“저기 보이는 3층 건물로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한 뒤 다른 곳으로 향했다.
강림은 장현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탑을 보았다.
‘어느 정도일까.’
글로 접한 플레이어들의 수준과 직접 경험해 본 플레이어들의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탑 브레이크 역시 글로 접한 것과 달리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예상일 뿐이다.
플레이어와 달리 똑같을 수도 있고 반대로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더 위험하면…….’
강림은 만에 하나 탑 브레이크가 예상했던 것보다 위험할 경우 어떻게 할지 곰곰이 생각을 했다.
‘코어 몇 개만 들고 빠져야겠다.’
* * *
“망할.”
박찬미는 인상을 구기며 욕을 내뱉었다.
그리고 정적이 찾아왔다.
“…….”
“…….”
박찬미는 혼자가 아니었다.
주위에 수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박찬미의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띠리리리!
한없이 이어질 것 같던 정적은 박찬미의 핸드폰이 울리며 깨졌다.
박찬미는 인상을 구긴 채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길드장 장명훈의 전화였다.
“어떻게 됐어? 어디어디 지원 가능하대?”
-제왕 길드랑 태풍 길드. 제왕 길드는 30분. 태풍 길드는 40분 정도 걸릴 것 같대. 한태풍은 먼저 출발해서 30분 안에 도착한다더라. 그리고 라숨교에서도 출발했어. 50분 정도 걸릴 것 같대. 다른 교단 인원까지 데리고 온다더라.
“김철수는?”
-인던에 들어가 있어서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라네…….
“하아…….”
이어진 장명훈의 답에 박찬미는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린 브레이크였다면 아무 상관 없다.
어떤 존재가 튀어나오든 그린 등급이라면 혼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브레이크는 옐로우 브레이크였다.
옐로우 등급의 몬스터는 상성이 좋아도 무척 위험했다.
상성이 좋아도 위험한데 반대로 상성이 좋지 않은 몬스터가 튀어나온다면?
막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래도 C급 던전 들어간 거라 금방 나올 거라더라! 나오는 대로 연락하기로 했어.
“……바로 튀어 오라고 전해.”
-응.
장명훈의 답을 듣고 박찬미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길드원들에게 장명훈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다.
“아…….”
“으음…….”
김철수가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길드원들의 얼굴에 그늘이 나타났다.
‘에휴.’
박찬미는 길드원들의 그늘을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무슨 놈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냐구!’
천상 길드는 보통 길드가 아니다.
한국에서 김철수의 제왕 길드 다음으로 큰 길드였다.
길드원들의 자부심은 두말할 필요 없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철수가 오지 않는 것에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박찬미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입을 열었다.
“어차피 C급 던전이야. 김철수가 노는 게 아니라면 금방 나올 거고. 옐로우 몬스터가 바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니까 다들 기운 좀 냅시다.”
“아, 그렇죠! 바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
“맞아요! 거기다 길드장님이 있는데 뭐가 두렵겠습니까?”
축 처져 있던 분위기가 슬금슬금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옐로우 최초 킬은 우리 길드장님이 했잖아?”
“맞아! 옐로우 최초 킬!”
“이번에 길드장님이 잡으시면 최다 킬 타이까지 두 마리 맞죠?”
“김철수 제칠 기회다 기회!”
박찬미는 길드원들의 반응에 피식 웃으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곧 시작될 탑 브레이크를 막아 내라!
남은 시간 : 20분 12초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실패 시 인천공항 탑 폐쇄
퀘스트 실패 시 퀘스트 ‘인천공항 탑 수복’ 생성
브레이크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20분, 얼마나 많은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올까?
그중 컬러 등급은 몇이나 될까?
‘옐로우 하나면 좋겠는데…….’
옐로우 브레이크였다.
옐로우 등급 몬스터 등장은 확실했다.
최상의 상황은 옐로우 등급 몬스터 하나.
‘그럴 일은 없겠지.’
그러나 그럴 확률은 0에 가까웠다.
여태까지 일어났던 브레이크들을 생각하면 적어도 그린 등급 몬스터 하나는 등장할 것이었다.
이내 퀘스트 창을 닫은 박찬미는 길드원들을 보았다.
길드원들의 얼굴에는 더 이상 그늘이 보이지 않았다.
“다들 마지막 점검 끝내고 위치로 이동합시다들.”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박찬미는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옙!”
“넵!”
“성호야, 가자!”
그렇게 길드원들이 각자 위치로 떠났고 박찬미 역시 점검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스킬 쿨 타임이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까?
현재 사용이 불가능한 스킬은 하나, ‘역행’뿐이었다.
역행의 남은 쿨 타임은 2시간 20분.
‘옐로우 상대 전에는 돌아올 테니까.’
시작과 동시에 옐로우 몬스터가 등장할 확률은 0에 가깝다.
보통 마지막에 등장한다.
즉, 옐로우 몬스터를 상대할 즘에는 사용 가능할 것이니 스킬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렇게 스킬 확인을 마친 박찬미는 이어 장비와 포션을 확인했다.
[1분 뒤 탑 브레이크가 시작됩니다.]확인하는 중 메시지가 나타났다.
때마침 점검이 끝난 박찬미는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탑을 응시하며 생각했다.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
인천공항 탑은 천상 길드가 관리하는 탑, 문제가 생기면 천상 길드에 문제가 생기는 것과 같았다.
[1초 뒤 탑 브레이크가 시작됩니다.] [탑 브레이크가 시작됩니다.]이내 시작 메시지와 함께 탑에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박찬미는 인상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오크라고?’
브레이크는 보통 최약체 몬스터로 시작된다.
그래서 박찬미는 동물형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브레이크의 시작은 동물형 몬스터가 아닌 오크였다.
시작부터 오크라니 너무나도 불길했다.
* * *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구나.’
강림은 탑에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보며 생각했다.
‘브레이크가 이 정도면 대침공은…….’
탑 브레이크 역시 대재앙이었다.
그러나 대침공과 비교하면 몇 수 아래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가 존재했다.
브레이크가 이 정도인데 대침공은 어느 정도일까?
“A3 지원 부탁합니다!”
“13팀 B5 지원 가세요!”
생각에 잠겨 있던 강림은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대로라면 곧 뚫릴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잘 막고 있었다. 그러나 강림이 보기에는 시간문제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한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곧 뚫리고 말 것이다.
“오, 오우거 나이트다!”
“A5 지원 부탁드립니다! 오우거 매지션 나타났습니다!”
“미친, 지원 늦어! 잠시 후퇴해!”
강림의 예상은 정확했다.
‘역시.’
이내 천상 길드의 방어벽에 구멍이 났다.
그리고 구멍을 통해 몬스터들이 전진하기 시작했다.
쿵! 쿵! 쿵!
강림은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보며 생각했다.
‘확인은 이 정도면 다 한 것 같고.’
여태까지 강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유저들의 대처와 능력 그리고 몬스터들의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확인이 끝났으니 구경도 끝낼 때가 됐다.
강림은 어느새 50m 앞으로 다가온 오우거를 향해 손을 들었다.
그리고 허공에 딱밤을 때렸다.
스악!
그러자 바람 소리가 작게 울렸고.
맹렬히 달리던 오우거의 가슴 정중앙에 지름 30cm 크기의 구멍이 나타났다.
쿵.
작은 상처도 아니고 가슴이 뻥 뚫렸다.
성큼성큼 거리를 좁히던 오우거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호오?’
강림은 고꾸라진 오우거를 보며 감탄했다.
감탄한 이유는 오우거 때문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