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16
제116화
116.
‘기대되는걸.’
강림은 한껏 기대하며 환혼진의 기운이 가득한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팔찌에 의지를 보냈다.
스아악!
그러자 태풍이 나타나 모든 것을 휩쓸기 시작했다.
강림은 바로 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고 순수해진 환혼진의 기운을 내공으로 전환하며 카디악을 떠올렸다.
‘어떤 표정 짓고 있으려나.’
환혼진을 펼친 것은 카디악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은 카디악이 의도한 상황이 아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일 것이다.
카디악이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 * *
환혼진을 보던 김철수는 조심스레 제갈무영에게 물었다.
“진짜 괜찮으신 거겠죠……?”
조금 전 강림이 환혼진에 들어갔다.
그것도 혼자서.
강림이 괜찮다고 했지만 환혼진을 겪어 본 김철수는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걱정 말게나. 괜찮을…… 응?”
물음에 답을 하던 제갈무영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이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문제가 생긴 겁니까?”
김철수는 제갈무영의 반응에 놀란 눈빛으로 물었다.
“아니, 아무 문제 없네.”
제갈무영은 고개를 저었다.
“이게…… 허허.”
그리고 말끝을 흐리더니 이내 헛웃음을 내뱉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끝날 것 같군.”
제갈무영이 미간을 찌푸린 것은 부정적인 상황 때문이 아니다.
너무나도 긍정적인 상황 때문이었다.
“중원 때보다 훨씬 빠르게 약화 되고 있네.”
환혼진이 약화 되고 있었다.
그것도 급속도로.
“……!”
김철수는 제갈무영의 답에 더욱 놀란 눈으로 환혼진을 보았다.
그리고 제갈무영 역시 환혼진을 보며 생각했다.
‘대체 무슨 방법으로…….’
중원에서 강림이 환혼진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는 일전에 들어 알고 있었다.
기운으로 기운을 소멸시키는, 정말 무식한 방법으로 파괴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속도를 보니 아니었다.
중원에 있을 때보다 강림이 더욱 강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현재 속도는 불가능하다.
다른 방법으로 환혼진을 파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혹시…….”
김철수의 목소리에 제갈무영은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고 김철수가 눈치를 살피며 이어 말했다.
“얼마나 걸릴까요?”
환혼진이 펼쳐진 장소는 최종시험 장소였다.
원래는 시험을 미루거나 장소를 옮기려 했다.
그러나 환혼진이 그전에 파괴된다면?
시험을 미룰 필요도, 장소를 옮길 필요도 없다.
예정대로 진행하면 된다.
“지금 속도면…….”
말끝을 흐린 제갈무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계산했다.
그리고 계산을 마친 제갈무영은 다시 눈을 크게 뜨며 답했다.
“이틀 안에 끝나지 않을까 싶네.”
* * *
스아악…….
태풍이 사라졌다.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보았다.
그리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강림이 아쉬워하는 이유.
‘이번에도 20%에서 파괴되겠지?’
그 이유는 환혼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 얼마 안 남았네…….’
현재 강림은 환혼진의 기운 70% 정도를 변화시켰다.
즉, 중원의 환혼진처럼 20%에서 파괴된다면 앞으로 남은 것은 10%.
‘10%밖에 흡수 못 한다니.’
환혼진이 파괴되는 순간 잔여 기운은 전부 소멸 된다.
강림이 앞으로 내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운은 10%뿐이었다.
‘근데…….’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피식 웃었다.
‘이걸 아쉬워하게 될 줄이야.’
중원에서는 환혼진이 파괴되었을 때 아쉬움은커녕 벅찼다.
드디어 끝이라고 후련해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쉬움이 가득 느껴졌다.
정반대 상황에 그냥 웃음이 나왔다.
‘어쨌든 이 정도면.’
강림은 내공을 확인했다.
환혼진 덕분에 내공이 크게 늘었다.
‘여섯 번째 시도해도 되겠어.’
덕분에 여섯 번째 무신기를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내공이 전부는 아니다.
확률이 높아졌을 뿐이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관없다.
회복 후 다시 도전하면 그만이었다.
‘빨리 마무리하자.’
강림은 다음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
걸음을 옮기던 중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방향을 틀어 빠르게 이동했다.
강림이 눈을 번뜩인 이유, 갑자기 목적지를 변경한 이유.
그 이유는 근처에서 느껴지는 한 기운 때문이었다.
저벅!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한 강림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기운의 주인공을 볼 수 있었다.
‘김해조.’
예상대로 기운의 주인공은 재무관 김해조였다.
“…….”
김해조는 강림이 나타났음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강림은 김해조를 보며 생각했다.
‘버림받은 건가.’
카디악에게 버림받은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상태는 말이 되지 않는다.
‘역시 가차 없군.’
대사제가 된 김청운도 강림과의 대화만을 위해 희생시켰다.
김해조가 버림받은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김해조의 표정이 변했다.
표정뿐만이 아니다.
기운 또한 변했다.
강림은 갑작스레 변한 김해조의 기세에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카디악.”
카디악이 김해조의 몸에 강신한 게 분명했다.
그래야만 김해조의 변화가 설명된다.
“네 녀석.”
예상대로 카디악이었다.
김해조의 몸에 강신한 카디악이 사나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강림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뭐…….”
스아아…….
말이 다 끝나기도 전 김해조의 몸이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
강림은 멍하니 김해조가 있던 자리를 보았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게 무슨…….’
강림은 주변을 확인했다.
김해조의 기운은 그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느껴지는 것은 환혼진의 기운뿐이었다.
강림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생각했다.
‘진짜 상황 확인 안 하고 강신한 건가?’
애초에 김해조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오래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였다.
카디악은 제대로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아니면 그만큼 급해서?’
강림도 알고 있는 것을 카디악이 몰랐을까?
아니, 알았을 것이다.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강신했다는 것은 다급히 할 말이 있기 때문이 분명했다.
카디악이 하려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환혼진 이야기겠지?’
지금 강림은 환혼진을 파괴하고 있었다.
아마도 카디악이 하려 했던 말은 환혼진과 관련된 뭔가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흠.”
그러나 계속해서 생각한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거기다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강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을 끝냈다.
그리고 이어 팔찌에 의지를 보냈다.
스아악!
태풍이 나타나 모든 것을 휩쓸기 시작했고 강림은 자연스레 가부좌를 튼 채 기운을 내공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 * *
쾅!
카디악은 주먹으로 왕좌를 내려쳤다.
“이런 개 같은.”
애초에 환혼진이 파괴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중원에서도 이미 파괴한 전적이 있기에.
그래도 쉽게 파괴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강림이 중원에서 겪은 환혼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환혼진이었기에.
그런데 생각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강림은 환혼진을 아주 손쉽게 파괴했다.
‘내 격을!’
그것도 환혼진에 투입된 카디악의 ‘격’을 흡수하며.
‘어떻게 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수로 그리 쉽게 파괴한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격을 흡수한 것일까?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제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강림의 상태였다.
카디악의 ‘격’은 ‘죽음’이다.
다른 격들과 달리 죽음의 격은 육체, 영혼에 치명적이다.
타고나지 않으면 결코 다룰 수 없는 게 죽음의 격이었다.
그런데 강림은 죽음의 격을 흡수한 것 치고 너무나 정상적이었다.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은 듯했다.
‘설마 녀석도……?’
혹시 강림이 특화된 분야가 ‘죽음’인 것일까?
죽음이라면 모든 게 다 설명된다.
쉽게 파괴한 것도, 격을 흡수한 것도 그리고 흡수 후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니, 그러면 내가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이내 든 생각에 카디악은 부정했다.
강림의 특화 분야는 ‘죽음’이 아니다.
죽음이었다면 카디악이 몰라봤을 리 없다.
‘그럼 대체…….’
강림의 특화 분야는 대체 무엇일까?
무엇이기에 이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끙.”
카디악이 신음을 내뱉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카디악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끝날 줄이야.’
이미 환혼진은 끝났다.
강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환혼진은 파괴될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만들지 않았을 것인데!’
환혼진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분노가 치솟았다.
파괴는 예상했지만, 흡수는 예상하지 못했다.
단순 파괴가 아니라 흡수할 것을 알았다면 결코 환혼진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후…….”
카디악은 깊게 숨을 내쉬며 재차 분노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상황 정리를 이어나갔다.
‘말해줘야 하나?’
원래 강림이 환혼진을 파괴한다고 해도 제드, 시비드에게 해당 사실을 전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제드, 시비드 파벌에 큰 피해를 입히기 위해.
그런데 강림은 파괴가 아닌 흡수를 해버렸다.
더욱 강해진 것이다.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면?
제드, 시비드의 파벌은 큰 피해가 아니라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녀석들의 격도 흡수해버리면 골치 아픈데…….’
강림은 죽음의 격을 흡수했다.
죽음의 격을 흡수했다면 적어도 지구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격은 전부 흡수할 수 있다.
강림이 여기서 더 강해진다면?
카디악과 강림의 사이가 좋았다면 상관없다.
강해지든 말든.
그러나 카디악과 강림의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였다.
강림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카디악에게는 해가 된다.
카디악이 멈추려 해도 강림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을 하자니 다른 문제가 생긴다.
‘포기해버리면…….’
제드가 강림을 노리는 이유는 솔드럼의 복수였다.
그리고 시비드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충돌이었다.
강림이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기에.
그러나 카디악이 강림에 대한 정보를 전한다면?
제드는 복수를 접을 확률이 높다.
아니, 100% 접을 것이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시비드 역시 강림과의 충돌을 피하려 할 것이다.
만에 하나 충돌했어도 거기서 끝내려 할 것이다.
‘그래.’
고심 끝에 카디악은 결정을 내렸다.
‘말하지 않는 게 맞아.’
사실대로 전하고 제드, 시비드가 강림을 피한다면?
손해 보는 것은 카디악 뿐이다.
카디악은 홀로 손해 보는 것을 원치 않았다.
손해 보더라도 다 같이 손해를 봐야 했다.
‘마무리할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 준비는 해야겠군.’
제드가 지구에 있는 자신의 파벌에 무슨 명령을 내렸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 번에 끝내려는 듯했다.
강림이 이길 확률이 높지만 이긴다고 해도 정상적인 상태는 아닐 것이다.
그때가 강림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녀석들이…….’
카디악은 지구에 있는 자원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