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46
제146화
146.
‘호오.’
강림은 회색 낫을 보고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회색 낫의 기운은 카지안의 기운과 종류, 크기 모든 게 다 같았다.
지금처럼 직접 보는 게 아니라 멀리서 기운만으로 판단했다면 쌍둥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똑같았다.
‘이제야 전력을 볼 수 있나?’
회색 낫은 카지안의 주 무기가 분명했다.
드디어 카지안의 전력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강림은 기대했다.
이내 카지안이 회색 낫을 잡았다.
그 순간 카지안의 기운이 변화했다.
“……!”
기대하고 있던 강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존재감이 무슨…….’
놀란 이유는 카지안의 존재감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눈에는 보였다.
그러나 기운을 느끼기 힘들었다.
만약 카지안이 갑작스레 이동해 시야에서 사라진다면?
찾기 꽤나 힘들 것 같았다.
“이것도 한 번 막아봐.”
카지안이 낫을 휘둘렀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강림은 피하지 않고 주먹을 뻗었다.
쾅!!
주먹과 낫이 마주했고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뒤로 살짝 물러난 강림은 주먹을 보았다.
주먹을 보호하기 위해 기운을 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기운에 흠집이 나 있었다.
‘허…….’
강림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게 아니긴 했다.
그래도 기운에 흠집이 나다니?
‘주먹은 안 되겠네.’
기운을 더 두르면 된다.
그러면 회색 낫과 몇 번을 부딪치든 흠집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강림은 카지안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천천히, 샅샅이 정보를 캐낼 생각이었다.
즉, 여기서 기운을 더 두르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강림은 무형검을 만들어 쥐었다.
“호오.”
무형검을 느낀 카지안이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이어 말했다.
“어쩐지 뭔가 공격이 어설프더라니 네 녀석도 주 무기가 주먹은 아니었구나?”
카지안은 오해를 했다.
그러나 강림은 오해를 풀 생각이 없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벙어리는 아닌 것 같은데.”
강림이 말이 없자 카지안이 고개를 갸웃했다.
“겁먹어서 입이 안 떨어지는 거야?”
그리고 다시 낫을 휘둘렀다.
강림은 무형검으로 낫을 막았다.
주먹 때와 달리 무형검에는 자그마한 흠집도 나지 않았다.
“아니면 말을 할 여유가 없나?”
카지안은 계속해서 낫을 휘두르며 강림에게 물었다.
“…….”
물론 강림은 답하지 않았다.
묵묵히 무형검으로 낫을 막아내며 정보 수집에 집중했다.
그렇게 공격을 막아내며 카지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는 카지안의 기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던 강림은 생각했다.
‘이게 끝은 아닐 것 같은데.’
카지안의 낫은 강력했다.
그러나 단순해도 너무나 단순했다.
무언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낫을 휘두르던 카지안이 사라졌다.
빠르게 움직여 놓친 게 아니다.
공간 이동이었다.
문제는 카지안의 존재감이었다.
존재감이 희미해 바로 찾는 게 힘들었다.
강림은 집중했다.
그리고 다행히 사라진 카지안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등 뒤였다.
강림은 뒤로 돌아섰다.
회색 낫이 코앞에 와 있었고 강림은 무형검을 휘둘러 가까스로 막아냈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렸다면 막지 못했을 것이다.
공격이 막히자 카지안은 뒤로 물러나 강림과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놀란 눈빛으로 강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야, 이것도 막아?”
단순하게 공격을 이어 나가며 거짓 루틴을 심었다.
그리고 기습적으로 진행한 공격이었다.
“이 공격이 막힐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여태까지 이 공격을 완벽히 막아낸 존재는 둘 뿐이었다.
그리고 그 둘은 법칙을 목전에 둔 최상급 초월자들이었다.
그런데 초월자 후보가 완벽히 막아내다니?
카지안은 확신했다.
‘역시 보통 녀석이 아니야.’
지금은 후보로 만났지만, 다음 시험에서는 참가자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에 꼭 죽여야겠는데.’
참가자로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
손해를 보더라도 카지안은 이번 공격에 강림을 꼭 죽이기로 결심했다.
카지안은 낫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강림에게 달려들었다.
훙!
카지안의 회색 낫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기 시작했다.
강림은 무형검으로 낫을 쳐냈다.
그러나 쳐내자마자 회색 낫은 그대로 방향을 틀어 재차 날아왔다.
그렇게 몇 번 낫을 쳐낸 강림은 생각했다.
‘달라졌어.’
처음에는 공격 방식이 지극히 단순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단순이란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뱀과 같았다.
‘근데 이것도 끝은 아니란 말이지.’
카지안에게 여유가 느껴졌다.
아직도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것 같았다.
‘빨리 보고 싶은데.’
강림은 잠시 고민했다.
몰아붙일지 말지.
‘그래.’
고민 끝에 강림은 결정을 내렸다.
팅!
강림은 낫을 쳐냈다.
그리고 여태까지와 달리 카지안의 품으로 파고들며 무형검을 뻗었다.
목표는 카지안의 심장이었다.
물론 진심은 아니었다.
카지안이 반응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조절했다.
아직 카지안의 전력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기운에 대한 정보도 다 얻지 못했다.
거기다 이야기도 아직 나누지 못했다.
지금 상황에서 카지안을 죽일 수는 없었다.
“흡!”
카지안은 갑작스런 강림의 공격에 기겁하며 몸을 비틀었다.
그렇게 무형검이 허공을 갈랐다.
스르륵!
이어 카지안이 사라졌다.
공간 이동이었다.
기운에 한층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경험해 보았기 때문일까?
강림은 전보다 조금 더 빠르게 카지안을 찾을 수 있었고 고개를 돌렸다.
“…….”
조금 떨어진 곳에 나타난 카지안은 움직이지 않았다.
말없이 강림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내 미간을 찌푸린 카지안은 낫을 허공에 휘둘렀다.
스아악!
그러자 낫에서 기운 덩어리가 빠져나왔다.
강림은 빠르게 자신에게 날아오는 기운 덩어리를 보며 생각했다.
‘근접전만 가능한 게 아니었구나?’
계속 직접적으로 낫만 휘두르기에 혹시나 했다.
카지안은 외부로 기운을 방출시키지 못하는 게 아닐까? 라고.
그러나 혹시는 혹시로 끝났다.
스걱!
강림은 무형검을 휘둘러 코앞에 도착한 기운 덩어리의 ‘중심’을 베었다.
그러자 기운 덩어리가 그대로 흩어져 사라졌다.
강림은 카지안을 보았다.
카지안은 허공에 다시 낫을 휘둘렀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기운 덩어리가 빠져나왔다.
그러나 카지안은 낫질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허공을 베었고 기운 덩어리가 계속해서 빠져나왔다.
스걱! 스걱! 스걱!
강림은 단 하나의 기운 덩어리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수십개의 기운 덩어리를 흩트린 순간 강림은 카지안의 기운에 대해 한 가지 더 알 수 있었다.
‘……흩어진 게 아니네.’
흩어졌다고 생각했으나 흩어진 게 아니었다.
주변에 퍼져 있었다.
괜히 퍼져 있는 게 아닐 것이다.
퍼져 있는 기운으로 무언가를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강림이 눈치챈 것을 알아챈 것일까?
아니면 때마침 준비가 끝난 것일까?
카지안이 낫으로 땅을 찍었다.
그러자 퍼져 있던 기운이 그대로 굳어 막을 형성했다.
강림은 형성된 막을 보며 생각했다.
‘호오, 감옥?’
사방만 막혀 있는 게 아니다.
하늘도 막혀 있었다.
강림은 무형검을 휘둘렀다.
감옥의 강도와 경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퉁!
이내 무형검이 작렬했고 그대로 튕겨 나왔다.
“……!”
강림은 살짝 당황했다.
‘뭐야 이거?’
전력을 다한 게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무형검에 담긴 힘과 절삭력을 생각하면 방금 상황은 믿기 힘들었다.
강림은 조금 더 힘을 주어 무형검을 휘둘렀다.
퉁!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무형검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튕겨 나왔다.
강림은 카지안을 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카지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고 있었다.
“그래, 이걸 탈출하면 말이 안 되지.”
만약 감옥이 부서졌다?
카지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감옥은 최상급 초월자도 빠져나오기 힘들어하는 카지안의 필살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카지안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내 감옥 앞에 도착한 카지안이 강림에게 물었다.
“진짜 말을 못 하는 거야? 아니면 안 하는 거야?”
카지안의 물음에 강림은 잠시 생각했다.
‘왜 자꾸 묻는 거지?’
말에 대한 질문은 처음이 아니다.
카지안은 왜 자꾸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잘됐네.’
마침 강림도 카지안과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이 아니라 추후 완전히 제압한 이후에 할 생각이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카지안과 허심탄회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강림이 입을 열었다.
“할 이야기가 있나?”
“안 하는 거였구나?”
카지안이 씨익 웃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내가 긴히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이야.”
예상대로 카지안이 계속해서 질문을 한 것은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었다.
‘설마 정체를 물으려는 건가?’
앞서 만난 대다수의 멸망의 근원들은 강림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카지안 역시 같은 질문을 하려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내 카지안이 질문을 했다.
“너, 제드 파벌이랑 무슨 관계냐?”
“……?”
질문을 듣고 강림은 살짝 당황했다.
‘제드 파벌?’
예상했던 질문이 아니었다.
“뭐야? 처음 듣는듯한 그 표정은.”
“맞아, 처음 듣는 이름.”
“제드를 몰라?”
강림의 답에 카지안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녀석 때문이 아니었나?”
카지안은 오는 길에 제드 파벌을 보았다.
그리고 강림을 마주한 순간 제드 파벌이 모인 이유가 강림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강림은 제드를 모르고 있었다.
카지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그 녀석들은 왜 모인 거야?”
“……!”
강림은 카지안의 말에 눈을 번뜩였다.
‘모여?’
카지안이 언급한 ‘제드 파벌’은 멸망의 근원들의 파벌이 분명했다.
그리고 강림은 한곳에 모이고 있을 파벌을 하나 알고 있었다.
“설마 솔드럼이 속해 있는 파벌?”
“……뭐야, 알고 있네.”
카지안이 답했고 강림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도 얻게 됐다.
‘제드란 녀석이 수장이었구나?’
솔드럼이 속한 파벌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정식 명칭도 알게 됐고 수장도 알게 됐다.
“그럼 제드만 몰랐던 거야? 하기야 제드 녀석을 아는 게 이상하지. 시험에 참가하지 않았으니.”
“……시험에 참가하지 않아?”
강림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제드를 끝장내야 마무리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참가를 하지 않았다니?
“응, 자체 졸업했거든.”
카지안이 부러움이 가득 담긴 눈빛을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근데 그 녀석들이 왜 널 쫓는 거지? 솔드럼은 어떻게 알고?”
“……죽였거든.”
“뭐? 솔드럼을?”
카지안이 반문했다.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강림을 바라보았다.
“나 아니었어도 죽었을 녀석이구만. 미래가 밝아서 제드가 아끼던 녀석인데.”
이어 카지안이 미소를 지었다.
“뭐, 덕분에 제드 녀석한테 빚 하나 지울 수 있겠네. 고마워.”
그리고 카지안은 강림에게 감사를 표했다.
“고마우니 고통 없이 보내줄게.”
이어진 카지안의 말에 강림은 대화의 끝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었다.
카지안이 감옥을 만들 때처럼 낫으로 땅을 찍었다.
스아악!
그와 동시에 감옥의 기운이 변화를 맞이했다.
강림은 감옥에 집중했다.
‘뭘까나.’
어떤 공격일지 기대가 됐다.
스앗! 스앗! 스앗!
이내 감옥의 모든 벽면에서 가시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