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58
제158화
158.
남작의 눈에 강림은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의 모습을 한 다른 존재란 생각이 들었다.
“자네의 마음을 아네.”
북룡은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하지만 인간이신 건 확실하네.”
처음 강림을 봤을 때, 북룡도 의심했었다.
그래서 따로 확인해보기도 했다.
확인 결과 강림은 인간이 확실했다.
“으음…….”
북룡의 답에 남작은 침음을 내뱉으며 카룸을 보았다.
쾅! 쾅!
강림의 주먹, 발이 쉴 새 없이 카룸에게 작렬했고 그때마다 폭음이 울려 퍼졌다.
-컥!
-크억!
울려 퍼지는 것은 폭음뿐만이 아니다.
카룸의 비명도 함께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저게 어찌…….’
북룡이 무엇으로 확인을 했는지 안다.
강림은 인간이 확실하다.
그러나 그리 인지했음에도 지금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은 인간이 아닐 것 같다는 의심을 제공했다.
바로 그때였다.
카룸을 쉴 새 없이 구타하던 강림이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
남작은 갑작스런 강림의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카룸은 죽지 않았다.
기운이 바닥에 가까워져 있었지만 분명 살아 있었다.
왜 끝장내지 않는 것일까?
남작은 북룡을 보았다.
북룡이라면 알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북룡의 표정에도 의아함이 가득했다.
북룡 또한 강림이 끝장내지 않은 이유를 모르는 듯했다.
스윽
이어 북룡도 고개를 돌려 남작을 보았다.
그리고 둘은 눈빛으로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의문이 해소되는 건 없었다.
바로 그때.
“……!”
“……!”
약속이라도 한 듯 북룡과 남작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카룸을 보았다.
카룸의 기운이 갑작스레 커졌다.
지금 상황에서 기운이 커질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선천지기를 사용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남작은 놀람을 가라앉혔다.
‘당연한 수순.’
그냥 죽으나 선천지기를 사용 후 죽으나 어차피 죽는 건 매한가지다.
카룸이 선천지기를 사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내 카룸이 일어났다.
-…….
카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빤히 강림을 바라볼 뿐이었다.
남작은 강림을 바라보는 카룸의 눈빛에서 2가지 감정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살의.
두 번째는 두려움.
‘카룸이 두려워해?’
살의는 수없이 보았다.
그러나 두려움은 처음이었다.
카룸에게 두려움이란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
그 정도로 예상치 못한 감정이었다.
스윽
이어 카룸이 북룡과 남작을 보았다.
남작은 카룸의 눈빛에 침을 꿀꺽 삼켰다.
직접 마주하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남작은 정신을 잃지 않게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카룸이 입을 열었다.
-어디서 이런 녀석을 데리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 녀석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스아아!
말을 마친 카룸은 선천지기로 만들어낸 검은 기운을 사방으로 퍼트렸다.
사방으로 퍼진 검은 기운은 빠르게 주변 대지를 잠식했다.
강림은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오기활진이 담긴 진법석을 꺼냈다.
‘먹히려나?’
앞서 소멸시킨 기운과 질적으로 달랐다.
오기활진으로도 소멸시키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진법석을 꺼낸 이유는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스아악!
강림이 진법석에 내공을 주입했고 이어 오기활진이 펼쳐졌다.
쩡!
오기활진은 전과 마찬가지로 활성화되자마자 파괴됐다.
“흐음.”
이후 검은 기운을 확인한 강림은 침음을 내뱉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아예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미미했다.
‘이러면 카디악한테도 큰 의미 없겠는데?’
처음에는 오기활진으로 카디악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안 될 것 같았다.
카디악의 기운이 카룸보다 약할 리 없기에.
강림은 제갈무영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보강할 수 있으려나?’
오기활진이 더 강력해질 수 있는지 아니면 여기까지가 한계인지 강림은 모른다.
그 부분은 제갈무영의 영역이었다.
강림은 오기활진에 대한 생각을 끝내고 점점 영역을 넓히는 검은 기운을 보며 생각했다.
‘이제 끝내자.’
카룸에게 시간을 더 주면 뒤처리가 귀찮아질 것 같았다.
마침 확인하고 싶었던 것들도 거의 다 확인했다.
결정을 내린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슉슉슉슉슉슉!
그와 동시에 여섯 무신기가 강림의 몸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장 카룸에게 날아갔다.
무신기의 속도는 빨랐다.
그러나 카룸은 무신기에 반응했고 검은 기운을 움직였다.
검은 기운이 무신기를 막아섰다.
이내 무신기와 검은 기운이 충돌했다.
결과는 무신기의 승리였다.
무신기는 가볍게 검은 기운을 뚫고 카룸에게 날아갔다.
-이게 무슨!
카룸은 당황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
선천지기를 사용했다.
지금 상태에서는 누구라도 죽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생각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그래야만 했다.
‘대체…….’
지금 상황이 카룸은 믿기지 않았다.
이내 여섯 무신기가 카룸의 육체를 파고들었다.
-큽!
카룸은 인상을 구기며 짧게 비명을 내뱉었다.
그리고 육체 내부로 파고든 무신기를 잡아내기 위해 선천지기를 움직였다.
-……!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카룸은 경악했다.
선천지기가 무신기를 휘감았다.
그럼에도 제압이 되지 않았다.
놀란 것은 카룸뿐만이 아니다.
‘호오?’
강림도 놀랐다.
‘선천지기는 다르다 이건가.’
무신기에 전해 오는 압박감이 보통이 아니었다.
‘뭐, 상관없지.’
그저 압박받아 느려졌을 뿐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었다.
‘1분 안에 다 도착하겠네.’
무신기는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카룸의 육체가 거대한 만큼 곳곳에 기운의 거점이 존재했다.
무신기가 향하는 곳은 바로 기운이 모여 있는 거점이었다.
이내 한 무신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무신기는 거점에 모여 있던 기운을 헤집어 흩트렸다.
-커억!
그와 동시에 카룸이 발작하며 비명을 내뱉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나머지 무신기들이 목적지에 도착했고 기운을 흩트렸다.
그렇게 선천지기 때문에 급속도로 늘어난 카룸의 기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강림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카룸을 보며 무형검을 만들었다.
이미 끝이다.
카룸은 곧 죽을 것이다.
그럼에도 강림이 무형검을 만든 이유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무형검을 만든 강림은 카룸에게 다가가 무형검을 휘둘렀다.
그렇지 않아도 무신기로 인해 급속도로 줄어들던 카룸의 기운이 더욱 빨리 줄어들었고.
스아아…….
곧 카룸의 육체가 먼지로 변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강림은 그제야 공격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카룸을 보았다.
-…….
카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강림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내 카룸의 육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강림은 육체가 사라진 자리로 다가가며 생각했다.
‘내단 남겼으려나?’
카룸은 선천지기를 사용했다.
내단이 남지 않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휴.’
이내 강림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지름 50cm의 거대한 흑색 구체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흑색 구체에는 카룸의 기운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근데 저걸 내단이라고 할 수 있나?’
내단이라고 하기에 크기가 매우 컸다.
만약 카룸의 기운이 가득 담겨 있는 게 아니었다면 내단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 생각했을 정도의 크기였다.
‘내단뿐인가.’
보이는 건 흑색 구체뿐이었다.
다른 건 보이지 않았다.
‘비늘이 좀 단단하던데.’
강림은 아쉬운 표정으로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흑색 구체가 날아왔다.
‘이것도 흡수하겠지?’
카룸은 멸망의 근원이 아니다.
그러나 사신수의 내단도 흡수한 태초의 자루다.
카룸의 내단 또한 흡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일단.’
강림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북룡과 남작, 백호에게 다가갔다.
-고생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백호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카룸을……!”
이어 북룡이 말끝을 흐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
강림은 남작을 보았다.
원래 인사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백호와 북룡이 인사를 하니 자연스레 남작에게 시선이 갔다.
“……!”
강림과 눈이 마주친 남작은 움찔했다.
“가, 감사합니다!”
이어 남작은 허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눈빛 확 바뀌었네.’
더 이상 남작의 눈빛에서는 불만이 보이지 않았다.
강림은 다시 고개를 돌려 북룡을 보며 물었다.
“이제 끝인가요?”
카룸을 죽였다.
이걸로 끝인지 아니면 다른 뭔가를 더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예, 끝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하지요.”
“……?”
강림은 북룡의 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본격적인 시작이라니?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이들이 많으니까요. 이제 세상을 지키는 데 전념을 다 할 생각입니다.”
“아아.”
이어진 북룡의 말에 강림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
사신수들이 카룸을 막으려 했던 것은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카룸을 죽이면 사신수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였다.
‘이러면 좀 더 수월하겠는데?’
다른 사신수들의 힘은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그러나 북룡, 남작의 힘은 도움이 될 정도로 강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아,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잠시 시간 되십니까?”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남작에게 물었다.
새끼 주작에 대해 물어볼 것이 있었다.
남작이라면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네! 물론 됩니다!”
강림의 시선과 물음에 남작은 백호처럼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답했다.
“…….”
처음과 너무나도 달라진 남작의 반응에 강림은 잠시 멈칫했다가 질문을 시작했다.
* * *
“그럼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다음에 뵙죠.”
강림은 북룡과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북룡과 남작, 백호가 떠났다.
세 사신수가 떠나자마자 강림은 아공간을 열었다.
‘이제 확인해볼까.’
그리고 흑색 구체를 넣었다.
아공간이 닫혔고 강림은 팔찌를 확인했다.
“……!”
그리고 눈을 번뜩였다.
예전 시스템의 파편을 흡수했을 때 생긴 문양에 변화가 생겼다.
‘설마 했는데…….’
기운이 매우 흡사했다.
그래서 새로운 기능이 아닌 기존 기능이 강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면.’
당시 시스템의 파편은 아공간의 크기를 키웠고 동력원을 제공했다.
그것도 드래곤 하트 10개 분량의 어마어마한 양을.
카룸은 어떤 변화를 가져다줬을까?
이번에도 아공간이 커지고 동력이 늘어났을까?
강림은 한껏 기대하며 변화를 확인했다.
‘호오.’
그리고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예상대로 아공간이 커졌으며, 동력 또한 늘어났다.
우선 아공간은 기존 크기에서 30% 정도 커졌다.
고작 30%가 아니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아공간의 30%는 엄청난 수치였다.
‘동력은 이제 진짜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
동력의 경우 드래곤 하트 5개 분량이 늘어났다.
‘죽일 때도 얻고 이후에도 얻고. 좋네, 좋아.’
일전에 카지안을 죽인 뒤 태초의 자루에 ‘기운 흡수’라는 권능이 생겼다.
해당 권능 덕분에 카룸을 죽이면서 드래곤 하트 1개 분량이 늘어났었다.
즉, 카룸에게 얻은 동력은 총 드래곤 하트 6개 분량이라 볼 수 있었다.
‘근데 이러면…….’
강림은 문득 든 생각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