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46
제46화
46.
함께 중원에서 넘어온 제갈무영.
강림은 장제한에게 부탁했다.
제갈무영을 찾아봐 달라고.
“예, 당연히 기억합니다. 열심히 찾고는 있는데 죄송합니다.”
장제한은 강림이 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제갈무영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자그마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군요.”
강림은 아쉬운 표정으로 답하며 생각했다.
‘무영이 녀석이 이런 일에 딱인데.’
제갈무영은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능력도 있다.
물론 접하지 못했던 분야이기에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갈무영의 두뇌라면 금방 깨닫고 습득할 것이다.
거기다 제갈무영이 좋아할 만한 일이었다.
중원에서도 말도 안 되는 연구를 주야장천 했던 제갈무영이다.
즉, 제갈무영이 연구소장이 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진짜 죽은 걸까.’
제갈무영의 죽음을 배제할 수는 없다.
차원을 넘어올 때 강림이 겪었던 그 상황을 그대로 겪었다면 제갈무영은 죽었을 것이다.
제갈무영 역시 강하긴 했지만 그 상황을 버틸 정도는 아니다.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강림이 겪은 상황을 그대로 겪지 않았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림은 처음 차원을 넘어 본 게 아니다.
지구 시간으로 10년 전, 무공을 몰랐을 때 강림은 차원을 넘었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육체 상태를 생각하면 그때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위협적이지 않았던 이유가 처음 차원을 넘었기 때문이라면?
혹은 가진 기운이 현저히 낮아서라면?
두 가지 중 하나라면 어떤 이유든 제갈무영은 살아 있을 것이다.
“조그마한 흔적이라도 발견되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제갈무영이 흔적을 남길 정도로 허술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황을 파악한다면 의도적으로 흔적을 남길 것이다.
“네,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바로 그때였다.
우웅.
장제한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셔도 됩니다.”
“잠시…….”
강림의 말에 장제한은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
그리고 눈을 번뜩였다.
강림은 장제한의 반응에 뭔가 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혹시 또 다른 사람이 죽은 것일까?
아니면 제갈무영에 대한 정보가 들어온 것일까?
“한태풍이 길드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
전부 아니었다.
그러나 무척이나 놀라운 이야기였다.
‘숨어 있을 줄 알았는데.’
한태풍은 스크롤을 사용해 도망쳤다.
당연히 당분간 숨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모습을 드러내다니?
‘설마 대놓고 일을 벌이지 못할 거라 생각하나?’
생각해 보니 한태풍이 모습을 드러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히려 대놓고 다니면 위해를 가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생각해서 숨지 않고 등장한 게 분명했다.
그게 아니면 지금 한태풍의 행동은 말이 되지 않는다.
‘무척 고마운 선택이네.’
강림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한태풍은 아주 잘못 생각했다.
쥐새끼처럼 숨어 있어야 했다.
그것만이 한태풍이 삶을 조금이라도 더 연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이 변했다.
법이 있지만 그것은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을 때에나 의미 있는 것이다.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
거기다 강림에게는 명분도 있었다.
힘과 명분이 있는데 대놓고 다닌다고 왜 위해를 가하지 못하겠는가?
만에 하나 태풍 길드와의 커넥션 때문에 앞을 막아서는 곳이 있으면 함께 치워 버리면 된다.
“도련님……?”
장제한이 강림의 미소를 보고 설마 하는 표정으로 강림을 불렀다.
“잠시 갔다 올게요. 또 숨을지도 모르니까.”
강림이 답했다.
“……!”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게 된 장제한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말리지 않았다.
이번 일을 통해 강림의 힘을 여실히 알게 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교단의 숨은 강자들도 강림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국내에는 강림의 적이 없다.
강림의 신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장제한 역시 강림과 같은 생각이었다.
태풍 길드는 선을 넘었다.
적어도 태풍 길드의 수장인 한태풍은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했다.
“남은 이야기는 갔다 오시고 진행할까요?”
“네, 혹시 급한 일 있으실까요?”
“아니요. 없습니다.”
“금방 다녀올게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차는 됐습니다. 직접 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서요.”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근데 도련님.”
장제한은 따라 일어나며 현관으로 향하는 강림을 불렀다.
“네?”
“저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강림의 반문에 장제한이 마르가스의 사체를 보며 말했다.
“두고 가시면 도난의 우려가…….”
아무 문제 없을 수도 있지만 강림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시체를 강탈하려는 이들이 나타날 수 있다.
장제한은 그들을 막을 자신이 없었다.
아니, 자신만 없는 게 아니라 힘도 없었다.
“아, 음…….”
강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고민했다.
‘어쩔 수 없지.’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였다.
두고 갈 수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가지고 가는 것뿐이었다.
스윽.
강림이 손을 휘저었다.
후웅!
그러자 마르가스의 사체가 떠올라 강림에게 날아왔다.
강림은 자신의 앞에 둥둥 떠 있는 마르가스의 사체를 보며 장제한에게 물었다.
“아공간 아티팩트는 언제쯤 구해질까요?”
이대로 계속해서 가지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마르가스의 사체가 끝일까?
아니, 앞으로 종종 안전하게 보관해야 될 것들이 생길 것이다.
“죄송합니다. 구하고는 있는데…….”
장제한이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최상위 아공간 아티팩트가 워낙 귀한 물품이다 보니…….”
아공간 아티팩트는 구하려면 바로 구할 수 있다.
문제는 어중간한 수준의 아공간 아티팩트에는 마르가스의 사체 같은 것들을 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크기도 그렇고 기운을 감당하지 못해 망가진다.
“……일단 다녀오겠습니다.”
구하기 힘들다는 것을 강림 역시 알고 있다.
강림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마르가스의 사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출발 전 강림은 마르가스의 사체를 보며 생각했다.
‘한태풍은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모든 플레이어에게는 아공간 아티팩트라 할 수 있는 인벤토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벤토리가 아공간 아티팩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르가스의 사체처럼 인벤토리에 보관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인벤토리에 보관할 수 없는 것들을 보관하기 위해 아공간 아티팩트를 사용한다.
‘그래, 암시장도 운영하는데.’
태풍 길드는 암시장을 관리한다.
암시장에서는 아주 다양한 물품들이 거래된다.
그중에는 매우 가치 있지만 인벤토리에 보관되지 않는 물품도 있을 것이다.
즉, 한태풍이라면 최상위 아공간 아티팩트를 하나 정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강림은 태풍 길드의 본사로 향하며 생각했다.
‘제발 가지고 있어라.’
만에 하나 한태풍에게 최상위 아공간 아티팩트가 있다면?
뺏는 게 아니다.
전쟁에서 패배하면 전쟁배상금을 지불해야 된다.
강림은 배상금 대신 아티팩트를 받을 생각이었다.
* * *
“끙…….”
한태풍은 사무실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며 신음을 내뱉었다.
‘왜 하필 라숨교야?’
강림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집단의 후보 목록을 쭉 뽑았다.
그중 두 곳만 아니길 바랐다.
그런데 라숨교는 두 곳 중 한 곳이었다.
‘어디까지 연관되어 있는 거지?’
라숨교의 덩치는 거대하다.
어디까지 연결이 되어 있을지, 누가 주도한 것인지 궁금했다.
‘황서연이 보호를 했단 말이지.’
집정관인 황서연이 강림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황서연은 그럴 인간이 아니야.’
한태풍이 아는 황서연은 앞에서 들이박으면 박았지 뒤에서 음흉하게 일을 꾸밀 사람이 아니었다.
황서연은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 움직인 게 분명했다.
라숨교에서 황서연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한소영은 아닐 거야.’
가장 먼저 대사제 한소영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 일에 한소영은 개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소영이 어떤 사람인지 한태풍은 잘 안다.
‘이런 일을 꾸밀 만한 녀석이…….’
황서연보다 서열이 낮지만 황서연을 움직일 수 있는 존재.
‘설마 김석호 그 새끼인가?’
라숨교 행정관 김석호가 떠올랐다.
김석호는 한태풍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악한 인간이었다.
물론 세상은 모른다.
한소영과 황서연도 모를 것이다.
한태풍도 암시장을 운영하지 않았다면, 직접 마주치지 않았다면 김석호가 숨기고 있는 ‘악’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 그 새끼가 주도한 게 분명해.’
아무리 생각해도 김석호뿐이었다.
김석호가 강림을 조종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어디 있다가 갑자기 지금!’
갑자기 확 짜증이 났다.
강림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김석호가 강림을 통해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오, 강림 이 새끼!”
바로 그때였다.
“새끼?”
뒤쪽에서 들려서는 안 될 소리가 들려왔다.
“…….”
멈칫했던 한태풍은 침을 꿀꺽 삼키고 뒤를 보았다.
그리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볼 수 있었다.
‘강림!’
놀랍게도 목소리의 주인공은 강림이었다.
‘여기는 어떻게…….’
강림이 눈앞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곳이 어디인가?
한태풍의 사무실이었다.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태풍 길드 본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강림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 것일까?
그 순간 강림이 사라졌다.
한태풍은 강림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당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강림이 다시 나타났다.
문제는 코앞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멀어져야 해!’
거리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한태풍은 본능적으로 오른손을 뻗었다.
그리고 스킬 ‘돌개바람’을 시전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돌개바…… 컥.”
그러나 한태풍은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강림이 한발 빨리 한태풍의 목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한태풍은 허공으로 떠올랐고.
강림은 이어 한태풍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콰직!
바닥이 쩍쩍 갈라졌다.
“……!”
한태풍은 비명을 내뱉고 싶었다.
그러나 너무나 큰 고통에 숨이 쉬어지지 않아 비명이 나오지 않았다.
스윽.
강림은 목을 놓고 한 발 물러서 빤히 한태풍을 보았다.
“커억…… 허억…….”
이내 고통이 좀 가라앉았고 한태풍은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물론 숨을 내뱉으면서도 한태풍은 움직이지 않았다.
‘뭐, 뭐지?’
대신 한태풍은 눈동자만 내려 강림을 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방금 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한 거지?’
더 이상 강림이 이곳에 어찌 나타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강림이 방금 전 보여 준 힘이었다.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한태풍이 알고 있는 강림은 허수아비다.
숨겨진 힘이 있다고 해도 그 힘은 크지 않아야 했다.
허수아비니까.
그런데 방금 한태풍이 겪은 강림의 힘은 허수아비가 가질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대체…….’
한태풍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게…….’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설마……!’
혼란 속에서 문득 든 생각에 한태풍은 경악하며 입을 열었다.
“혹시 기, 김철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