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rd-rate journalist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40
142화
이강철의 미친 짓에 KG 그룹은 긴급 임원진 회의를 열었다.
그들은 서진이 정리한 자료를 받아보고 저마다 생각에 잠겼다.
“한성이 중국에 매각 된다라.”
“국내 시장이 크게 흔들리겠군요.”
“이에 대비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성과 관련 있는 계열사들은 빠르게 시장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궁리를 했고,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은 크게 변화할 주식시장에 대해 걱정했다.
박학도 사장은 자료를 쭉 훑어보고 난 뒤 재환에게 물었다.
“회장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네. 그에 관한 정보 일부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왜 말을….”
“이강철이 제 생각보다 너무 빨리 움직였거든요.”
예상외의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이강철이 너무 빠르게 움직인 탓에 중국 기업이 누구와 엮여 있는지, 공산당의 어느 라인이 도와줬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단적으로 말해 부정확한 정보들이 널려 있고, 알지 못하는 요소도 너무나도 많았다.
“후우….”
박학도 사장은 고민하다가 물었다.
“한성 전자는 매각 얘기가 없습니까?”
“한성 전자의 사장은 현재 이한철이죠. 이한철은 한성 전자를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차라리 한성의 이름을 버리고 말지, 라고 하더군요.”
“그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겠군요.”
재환은 박학도가 걱정하는 게 뭔지 알았다.
한성 전자는 스마트폰을 개발한 전례가 있다.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인데, 그런 회사가 중국으로 넘어간다?
KG 그룹에서 가장 경계하는 일이 예상보다 한참이나 빨리 생겨날 수 있다.
“그럼 지금 매각하겠다고 나선 건 물산과 건설, 화학 세 개군요.”
“물산 쪽은 모르겠지만 건설이나 화학은 매수판에 저희도 끼어들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성이란 그룹이 가진 규모가 막대하다보니 건설과 화학 쪽의 규모도 상당했다.
두 계열사 중 하나만 흡수해도 지금보다 그룹이 더 크게 성장하리란 건 안 봐도 뻔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지금 상위 입찰을 하고 나선 중국 기업 나인센트의 시총 규모는 한화로 800조입니다.”
“허어….”
“중국이 확실히 시장이 크죠. 그걸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도 많고요.”
1000원 짜리를 한 사람한테만 팔아도 100억에 가까운 수익이 난다.
내수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공산당도 있으니 저 정도 규모의 회사는 중국에서도 드문 편이 아니다.
중국 재벌들은 한국의 재벌들과 급 차이가 상당히 난다.
“그럼 이 판에서는 아예 손을 떼야 하는 겁니까.”
KG 화학의 사장인 김영도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로서는 한성 화학이란 과실을 눈앞에서 놔줘야 한다는 게 누구보다 아쉬울 거다.
“차라리 국내 다른 기업과 손을 잡고 매수 작전을 펼치는 건 어떻습니까.”
“SJ 그룹의 이정진 회장님과 친하시지 않습니까. 딜을 해보시면 안 되겠습니까.”
“SJ 그룹도 다른 방면의 사업을 구상중이라 했으니 그리 나쁜 제안만은 아닐 겁니다.”
다른 임원들도 비슷한 생각이 드는지 김영도의 편에 서서 한 마디씩 거들었다.
한성 화학을 가져오게 되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룹을 성장시키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은 일견 옳았지만 재환의 의견은 확고했다.
“이번 입찰에는 끼어들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볼멘소리가 나오기 전에 재환이 먼저 설명에 들어갔다.
“이 판은 처음부터 한성과 중국 기업이 짜고 치는 겁니다. 뒤늦게 정보를 접한 저희가 끼어들어봐야 손해만 볼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보다 더 뒤를 보실 생각은 안하십니까?”
날이 선 재환의 목소리에 임원진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선뜻 예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반응을 본 재환이 한숨을 내쉬었다.
“여러분은 이강철이 왜 세 기업을 매각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야….”
답을 하려던 건설사 사장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기업이 기업을 매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사업이라서, 기업이 진 빚이 많아서,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데 돈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돈 때문이다.
여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중국 기업과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도 눈이 있으면 한 번 보시죠. 중국 기업은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했어요.”
전문가들이 한성에 대해 매긴 값어치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고 기업들을 매수하겠노라 밝혔다.
그냥 대놓고 이강철에게 돈을 주겠다는 얘기다.
“대충 봐도 한화로만 200조 가까이 됩니다.”
“……그 정도면 기업 하나를 새로 설립해서 자본을 밀어 넣어서 새로운 한성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군요.”
“아니면 기존의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재환의 말에 회의실은 적막이 감돌았다.
다들 말은 하지 않지만 어떤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닐 거라고 생각해도 너무 시나리오 상으로 딱 맞아 떨어졌다.
“회장님. 그건 너무 억측 아닐까요.”
“정말로 억측 같아 보이십니까? 이강철이 200조 들고와서 KG 그룹 내놓으라 하면 어쩌실 겁니까.”
재환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KG 그룹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 5년 뒤에는 KG 그룹의 시총을 두 배 가까이 뻥튀기 시키는 게 가능할 터다.
하지만 그건 5년 뒤다.
“KG 화학, 건설 사장님들은 계열사를 유지하고 있을 거라 장담하십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그들은 순간 회의 중이라는 것도 잊고 자신의 앞에 그만한 돈이 놓여진다고 생각해봤다.
이 자리에 있음으로서 얻는 명예는 상당했지만, 그보다 더 큰 돈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기꺼이 자리를 내놓을 거다.
잠깐의 침묵에서 그걸 모두가 느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두 분만 나무라는 게 아닙니다. 누구라도 그 상황에 놓이면 고민할 테니까요.”
인간의 욕심이란 그런 것이니 그들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재환은 그러니 대책을 세워야 했다.
“지금부터 이강철과 관련된 정보를 전부 모아오세요.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빼먹지 말고 전부 비서실에 전달하도록 하세요.”
“이강철을 공격하시려는 겁니까? 그게 가능할까요.”
“왜 안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재환은 이의를 제기한 박학도를 돌아봤다.
박학도는 냉철한 눈으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이강철도 공격 받을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대비했을 겁니다. 거래과정에서 뒤탈이 없게끔 준비를 했으니 이제 와서 뒤를 캐도 무의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렇겠죠.”
재환은 아까 슬쩍 흘리고 넘어간 점을 다시 짚었다.
“나인센트는 한성의 세 기업을 200조를 주고 사들였습니다. 기존 가치의 배가 넘는 돈을 쥐어준 거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이유 없이 그런 짓을 하는 거 보셨습니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 거군요.”
재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누구라도 안다. 기업의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리는 데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이 상당하다는 걸.
그리고 기업이라는 게 조금만 삐끗해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놓고 봤을 때, 단순히 기업 가치만 놓고 저 돈을 줬을 거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일전의 대선에서도 중국이 개입한 흔적이 있었죠.”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을 거라는 겁니까? 하지만 한성과 엮인 의원들은 대부분 잡혀갔지 않습니까.”
“대부분이지, 전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재환은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몇 인물들의 이름을 생각해봤다.
그들은 여전히 다시 같은 권력을 쥘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재환의 말에 박학도 사장은 한 번 더 반박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돈을 흘려주는 건 하책일 겁니다. 지금 뇌물을 받았다가 걸리면 정계 생활은커녕 사회생활도 못하게 될 텐데,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
“뒤로 주지 않고 정당하게 주면 되죠.”
이번에는 박학도 사장이 곧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재환은 혀를 한 번 차고 정답을 알려줘야 했다.
“세금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의도적으로 그들에게 흘려주면 됩니다.”
“그 과정이 매끄럽겠습니까.”
“지금 있는 이들만으로도 충분히 매끄럽게 될 겁니다.”
그 과정에서 다소의 불법이 자행되겠지만, 뒷돈을 받아먹는 것보단 깨끗하다.
일단 돈을 받아먹은 이들은 나인센트의 입김에 휘둘리게 된다.
왜냐면 한 번 먹은 돈의 맛은 너무 달콤했으니까.
그럼 나인센트를 따르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국내 주요 정보를 해외에 흘리게 될 거다.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들이 생기는 거다.
“그러니까 크게 보면 이런 겁니다. 이강철은 중국 돈으로 KG 그룹을 아예 손에 넣을 생각을 했고, 중국은 돈을 흘려서 한국 전체를 흔들려는 겁니다.”
“허어….”
“아무리 나인센트의 규모가 크다고 해도 그건 너무 억측입니다.”
재환이 낸 결론에 다른 이들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일개 기업이 국가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
이게 무슨 무당이 나라를 다스리는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재환은 전생에서 차이나 머니에 모든 나라들이 휘둘리는 걸 지켜봤다.
기존에 가졌던 신념들을 꺾고, 중국의 입맛에 맞춘 기업들과 나라들이 있었다.
이번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다.
재환은 이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하나의 세력을 더 조명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나인센트의 뒤에 공산당이 있다면 어떻습니까.”
“……중국에서 노리고 움직였다는 겁니까.”
중국은 중화민족이란 이름으로 세계를 중국 아래에 두려는 야욕을 품고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자본으로 지배하는 것이니 나인센트를 앞세워 한국을 컨트롤 하려는 것도 이해가 됐다.
“이렇게 보면 나인센트와 이강철이 나눈 거래 균형이 딱 맞죠?”
“지나치게 많은 돈을 준 게 아니라 딱 맞는 값을 준거군요.”
모든 정황을 파악한 임원들은 처음 회의를 시작할 때보다 무거운 한숨을 뱉었다.
모로 보나 KG 그룹에 악재가 닥친 셈이다.
“일단 회장님의 말대로 이강철의 뒤를 좀 더 캐봐야 겠군요.”
“이강철과 따로 접촉하는 KG 그룹의 직원은 없는지 확인해두고, 한성과 거래하는 직원들도 주의 깊게 살피세요.”
“알겠습니다.”
대략적인 대응 방향책을 잡는 걸로 임시 회의는 끝났다.
하지만 재환은 이 결론이 썩 탐탁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이강철이 공격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대응할 지를 못 정했으니.”
아직 매각 선언을 하고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 재환의 걱정은 지나친 거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재환은 한성 매각이 성공적으로 끝날 때까지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갈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재환은 곧바로 이한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성 내부 움직임은?”
“더 계열사를 매각하겠다고 하는 움직임은 없어. 어제는 이강철의 말에 혹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닌 거 같아.”
아직 이강철이 한성에 대한 지배력이 약하다는 게 천만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한성의 계열사를 두 개 정도 더 넘겼다면 KG 그룹은 진짜 통째로 이강철의 입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건 너무 도박수라 여긴 거겠지.
재환은 한숨을 내쉬고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이강철의 약점으로 잡을 건 없어?”
“당장은. 이번에 무리하지 않아도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는 건지 조용하네.”
“쯧. 계속 이강철 주시하고. 무슨 변화 생기면 바로 연락해.”
전화를 끊고 난 뒤 재환은 뻐근한 목을 주물렀다.
아무래도 올해는 순탄히 넘어가기 그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