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0
10. 나, 마속 면접
나는 그렇게 제갈량의 충고대로 내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인 마량을 찾아갔다.
그리하여 나는 마량에게 대위공략에 대해 말하고 마량을 제2군 보급책임자로 삼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때마침 마량을 찾아온 마량의 동생 마속을 만나 나는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게 되는데 …
* * *
“유상, 내가 지금부터 물어볼 것이 있으니 자네가 가진 생각을 숨김없이 말해 보게.”
마속은 내가 자기 자로 친근하게 부르자 한편으로는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슨 말을 물을지 몰라 긴장하는 눈치였다.
“예, 상서령. 하문하십시오.”
“하나… 그전에 내가 보여 줄 것이 있네.”
그러면서 나는 책상 위에 한지를 펼치고 붓을 들어 일필휘지로 원 역사 제갈량의 1차 북벌의 상황을 자세히 지도로 그렸다.
마속은 내가 그린 지도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나에게 물었다.
“사… 상서령 이것은…”
나는 마속이 내가 그린 지도와 거기에 나와 있는 상황들이 무엇인지 간파한 것을 알고는 곧바로 말했다.
“그렇다네. 이것은 아국이 만약 옹양주를 공략한다면 펼칠 수 있는 공격전술을 나타낸 것이네…”
마속은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상세히 그려진 가상의 북벌 상황을 살폈다.
“그… 그렇군요. 아…! 이렇게 장안을 공격한다고 미리 적에게 대놓고 언질을 주어 적의 주력은 장안을 지키기 위해 내려오고 그때 아군은 량주를 병탄(竝呑)한다… 참으로 좋은 전략 같습니다.”
“잘 보았네. 그런데 이 전략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네. 한번 맞춰 보게.”
나의 말에 마속은 잠시 고민하더니 곧바로 가정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 여기 가정이라는 곳으로 적의 구원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역시 잘 보았네. 바로 그렇다네. 이곳 가정을 막아 시간을 벌 동안 아군 주력이 양주를 병합하고 이어서, 옹주를 공략하는 전략일세. 하나, 가정이 뚫리게 되면 모든 게 허사가 되는 셈이지…”
나는 그러면서 마속에게 바로 물었다.
“만약 유상 자네에게 가정을 막으라 명한다면 어찌하겠는가?”
나의 물음에 마속은 한참을 지도를 들여다보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제가 가정을 직접 가 본 것은 아니지만… 여기 지도에 나와 있는데로 지형이 생겼다면 길목보다는 높지 않은 이 남산으로 올라가 아래 길목에서 오는 적을 공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역시 마속은 여기서도 산을 타려고 하는군그래!
나는 이에 마속의 전략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아닐세. 유상 그러면 아니되네. 이곳 가정의 남산은 높지 않아 구릉과 같아 올라가 지킬 수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산으로 올라가게 되면 적이 물길을 차단하여 고립되는 형상이 되는 것이네. 거기다 가정에는 바로 성이 있지 않은가. 성을 우선 점거하고 가정으로 오는 길목들을 막아야 하네.”
실제도 그러했다.
남산 앞에서 막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가정으로 들어오는 좁은 여러 갈래의 길목을 우선 막아서고 방어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위의 구원군은 각 길목의 아군 방어군을 뚫느라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고 이기더라도 이긴 것이 아닌 상태가 되어 구원군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제갈량이 마속에게 명령한 요체도 바로 이렇게 적 대군을 좁은 길에서 요격하여 피해를 끼치는 전략이었다.
하나, 제갈량의 명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마속은 제갈량의 지시대로 할 것을 청하는 왕평에게 도리어 역정을 낸다.
마속은 병서를 들먹이며 높은 곳에 올라 적을 대적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그 유명한 남산등산하게 되니 이로써 위 나라의 장합은 손쉽게 물길을 끊고 마속을 격파할 수 있었다.
나는 여기서 확실히 마속이 병서 등을 익혀 이론은 충만할지 몰라도 실제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짐을 금시에 알 수 있었다.
이런 자의 활용법은 곁에서 조언하게 하는 역할에 그쳐야 하며, 절대 대사의 일을 맡기는 우를 범하면 아니되는 것이다.
‘마속, 내가 있는 한 중임을 맡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야…’
마속에 대한 평가를 마친 나는 제2군 대원 후보에서도 완전히 마속을 배제하기로 하였다.
“알겠네… 자네의 말을 참으로 잘 들었으이..”
나는 그러면서 내가 그린 제갈량의 1차 북벌 지도를 들어 화로에 넣어 불태웠다.
“사… 상서령…”
마속은 내가 하는 행동에 당황하며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했다.
이에 나는 일부러 미소를 지으며 마속을 안심시켰다.
“이것은 아군의 중요 전략 사항이니 만약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내가 태웠네.”
“아… 그러셨군요…”
“내가 자주 마 복야의 집에 들를 것이니 앞으로 자주 보도록 하세.”
나는 이렇게 마속에게 빈말로 인사말을 갈음했고, 나의 말이 인사말임을 안 마속이 두 손을 공손히 모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예 상서령. 앞으로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마속과의 대화를 마친 다음 밖으로 나와 마량과도 인사를 나눈 후 마량의 저택을 나왔던 것이다.
* * *
이어서 내가 찾은 곳은 바로 제갈량의 저택이었다.
저택의 집사는 내가 방문하자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 제갈량에게 내가 왔음을 알렸고, 제갈량은 나를 안으로 들이게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집사의 안내받아 제갈량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제갈량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학창의(鶴氅衣)를 입고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흡사 신선과 같았다.
‘유비가 처음 제갈량을 보고 흠모의 마음을 갖게 된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군그래…’
제갈량이 여전히 내가 들어왔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하자, 집사가 제갈량에게 말했다.
“군사, 분부하신대로 상서령을 모셔왔습니다.”
그제야 제갈량은 책에서 눈을 떼고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인사했다.
“아! 그렇지! 상서령 어서 오시오.”
“군사, 제가 군사의 시간을 빼앗게 되어 송구할 따름입니다.”
제갈량은 나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바로 주위를 물리고는 나에게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상서령이 누구를 만나고 와서 나를 찾게 될지 궁금해하던 참이오.”
그랬군.
제갈량은 나에게 충고하면서 내가 그의 충고대로 움직인 연후에는 분명 자신을 찾아올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군…
“군사, 군사의 말씀처럼 제2군의 보급을 책임질 적임자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말했다.
“혹, 그 적임자가 마 복야는 아니오?”
마 복야 마량을 바로 지적하는 것을 보니, 이거 내가 제갈량의 수에 완전히 놀아난 것이로군.
제갈량은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나에게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했고, 보급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제2군 보급 책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적임자로 내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마량이었으니, 제갈량이 암시했던 사람 또한 바로 마량이었다.
이렇게 제갈량은 다른 이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랬으니 촉을 그렇게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을 터이지…
‘역시 제갈량은 무서운 사람이로군…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내가 쓰게 만들었으니 말이야.’
나는 제갈량의 이러한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군사께서는 잘 알고 계시는군요. 그렇습니다. 방금 마 복야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제갈량에게 물었다.
“군사, 제가 제2군의 보급을 마 복야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제갈량의 심복인 마량을 써도 되는지 제갈량의 의중을 살폈던 것이다.
그러자 제갈량이 담담하게 말했다.
“상서령이 나에게 그리 말한다는 것은 이미 마 복야가 그리하기로 한 것일 터. 그리고 작금 마 복야는 상서령의 부하이니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오.”
“알겠습니다.”
이어서 나는 마속에 대한 제갈량의 생각도 물었다.
“군사는 마 현령을 어떻게 보십니까?”
“마 현령이라면 유상 말이오?”
“그렇습니다.”
제갈량은 나의 예상대로 마속을 후하게 평하였다.
“유상은 마 복야의 막냇동생으로 형제들처럼 재기가 충만한 사람이오.”
이에 나는 방금 만나고 온 마속에 대해 제갈량과 다르게 생각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제가 마 복야를 방문한 김에 때마침 마 복야를 찾아온 마 현령을 만났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마 현령과 대화를 나눴고, 저는 저 나름대로 마 현령에 대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평가는 군사와는 많이 다른 것입니다.”
“많이 다르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제갈량은 내 말뜻을 알면서도 꼭 내 입으로 확실히 마속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마속에 대해 냉정하고도 낮은 평가를 말하였다.
“제가 방금 만나고 온 마 현령은 말을 조리 있게 할지는 몰라도 실제 중임을 맡기게 된다면 명령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다분해 보였습니다. 하여, 마 현령에게 전장의 큰일을 맡기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나의 말에 제갈량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꽤 한참을 말이 없던 제갈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구려… 상서령이 유상을 그리 평가하는구려… 알겠소. 사람마다 평가하는 것이 다른 법이니.”
제갈량은 젊은 인재인 마속에 대해 꽤 미련이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마속을 믿고 중임을 맡겼다가는 훗날 큰 화를 입게 될 것은 자명할 노릇이었다.
우선 내가 마속에 대한 평가를 제갈량에게 했고, 거기다 지존인 유비 또한 나와 비슷한 마속의 평가를 할 것이니 제갈량이 원 역사처럼 마속을 중히 쓰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리 쓰려한다면 내가 반드시 막을 것이다.
이어서 나는 제갈량에게 내가 그를 찾아온 또 다른 이유를 밝혔다.
“군사, 오늘 제가 군사를 찾아온 연유는 앞에 말한 것들과 함께 군사의 도움을 받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나의 말에 제갈량은 그가 누구인지 상당히 궁금한 표정이 되었다.
“상서령이 나의 도움을 받을 정도의 인재라니… 그게 누구요?”
나는 제갈량의 물음에 곧 답을 하였다.
“예, 그는 왕 비장군(裨將軍)입니다.”
“왕 비장군이라면… 자균(子均, 왕평의 자)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제갈량은 예상도 못한 뜻밖의 인물을 내가 언급하자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다.
왕평.
왕평은 지난날 한중 공방전에서 아국 촉에 항복한 위나라의 항장이었다.
유비는 왕평을 보고는 단번에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간파하고 그에게 아문장(牙門將), 비장군(裨將軍) 직을 하사하였다.
그런데 원 역사에서 왕평은 이후로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뜬금없이 제갈량의 북벌에서 마속의 부장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렇다는 이야기는 혹 제갈량이 왕평을 휘하로 두어 북벌에 대한 사전 준비했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 나는 작금 왕평이 제갈량 휘하에 있을 것이란 추측으로 제갈량을 찾아가 넌지시 왕평의 소개를 부탁했다.
그리고 왕평을 자를 써서 말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제갈량이 왕평을 휘하에 두고 있음이 명백해 보였다.
이렇게 내가 그때까지 듣보잡이나 마찬가지인 왕평에 대해 묻자 제갈량은 그 이유가 궁금한 모양이었다.
“상서령, 어찌하여 왕 장군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