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59
59. 2군과 양번의 정비(제2부 시작)
내가 장비의 찬탄에 그저 미소로 화답하자 장비가 물었다.
“상서령은 이미 소장이 이 얼음벽을 보고 감탄을 할 것도 알고 계셨군요.”
“그렇습니다 장군. 하나, 감탄을 할 것은 이 얼음벽만이 아닙니다. 바로 장군이 번성을 빠르게 함락하고 이렇게 제때에 협공을 해오는 능력 또한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것입니다.”
나의 칭찬에 장비가 머쓱해 하면서도 좋아하였다.
“하하하! 상서령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정말 기분이 좋군요!”
“번성의 성주는 잡았습니까?”
나의 물음에 장비가 답했다.
“예, 상서령. 번성을 지키고 있던 하후상을 잡아 포박하고 옥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장비는 나의 눈치를 살피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상서령, 혹 아군이 공략할 곳이 더 있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장군. 양번의 함락까지 아군은 쉴 새 없이 싸워 왔습니다. 하여, 아군의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은 아군의 피로를 풀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양양성과 번성의 수리와 민심 수습도 중요합니다. 하여, 아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나는 장비와 대화를 마치고 곧장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우선 매서운 겨울 추위에 양양의 건물로 번지며 미쳐 날뛰고 있는 화마를 해자의 물로 끄게 하였다.
화재가 진압이 되자 부서진 성문을 치우게 하고 양양성 안에 있는 자재를 이용하여 성문을 만들게 했으며, 성안의 건물들도 수리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번 양번 공략의 아군과 적군의 피해를 파악해 보니 아군은 약 일천을 잃었고, 조인의 양양병의 경우 오천 병력 중 사천이 사망하고 일천이 포로가 된 데 반해, 번성은 적 일천 사망에 사천이 포로가 되었다.
나는 이들 포로 오천을 우선 방릉으로 압송하게 하였는데 이는 만약에 적의 기습이 있을 경우 이 포로들이 안에서 내응을 할 경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어서 나는 양번의 병력 배치를 하였으니, 총 2만 천여 명의 병력 중 양양성과 번성에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장비의 파서군 1만을 절반인 오천씩 나누어 선 배치한 후에, 나머지 병력인 1만 1천여를 채워 양번 전력의 균형을 맞췄다.
또한 나는 즉시 척후를 풀어 완성과 신야의 상황을 살피게 하였는데, 신야의 만총은 남은 병력을 간신히 수습하여 신야로 돌아간 모양이었고, 완에서 구원군을 이끌고 양번으로 향하던 장패는 양번이 함락되자 다시 완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나는 성도에도 표를 올려 제2군이 양번을 함락한 사실과 장비 등의 장수가 세운 공을 상세히 적어 보고 하였다.
그러는 동시에 상용의 황권을 소환하여 양번의 임시 태수를 맡기고 상용과 방릉은 장억이 맡게 하였다.
황권은 자신이 추린 정예병 이천을 이끌고 곧장 양양으로 와 태수로서의 업무에 들어갔으니 상용에서처럼 곧 양양은 안정을 찾았던 것이다.
* * *
나는 이어서 장비를 포함한 제2군 참모를 불러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상의할 참모회의를 열었다.
아군 참모들은 이번 제2군의 엄청난 여정의 결과에 스스로도 상당히 만족을 하는지 약간은 들떠 있는 분위기였다.
하나, 왕평만은 침착을 유지하며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상서령 아군이 양번을 얻은 것은 굉장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양번을 얻었다는 것은 곧 조적에게는 허창으로 향하는 대로가 뚫린 것이기 때문에 분명 조적은 대군을 보내 양번을 공격할 것입니다.”
왕평의 지적에 내가 대답했다.
“왕 부관의 말에 일리가 있네. 하지만 당장은 조적이 양번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일세.”
나의 말에 왕평이 물었다.
“상서령께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에 내가 대답하기를.
“이번 상용에서 양번까지 아군의 공략 과정에서 조비는 조인을 대장으로 삼아 정예 대군을 보내 아군을 상대하였지. 내가 파악한 바로는 조인은 조비로부터 받은 정예 3만과 양번의 병력 3만을 더해 6만으로 아군과 맞섰네. 하나, 경산 전투와 양양 평야의 대회전 결과는 아군의 대승리였고 조인의 대패였네. 그리하여 조인은 6만 대군을 모두 잃고 양양성에서 아군을 맞아 싸웠으나 나머지 5천도 잃게 되었지. 거기다 우장군(장비)께서 번성을 함락하고 번성 성주 하후상을 붙잡으며 역시 번성의 적 5천도 날아가게 되었네.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군의 상용 공략 과정에서 조적은 최소 2만의 병력을 잃고 시작했던 셈이니 조적은 최소 9만 이상의 병력을 아군의 상용, 양번 공략 과정에서 잃게 되었네.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적은 최대 병력이 약 20만으로 거의 절반이 날아간 셈이니 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 것이지.
거기다 대왕의 제1군의 북벌을 막느라 조비가 직접 대군을 이끌고 장안으로 나섰을 것이 분명하고, 남은 병력은 북쪽의 오환 등의 이민족과 강남의 손권을 막기 위한 병력과 예비 병력 등만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적은 당장 양번을 공격할 기력조차 없을 것일세.”
나의 이러한 설명에 참모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조적은 아국에 비해 백성의 수가 적어도 네 곱절 이상이니 곧장 백성들을 징집하여 신병을 구성할 것일세. 그리고 신병을 낙양에서 훈련시켜 양번을 공격하기 위해 나서겠지. 하지만 이로 인해 조적은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일세.”
내가 조위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 말하자 장비가 물었다.
“상서령, 조적이 큰 위기를 맞는다니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예 장군, 이미 조적은 십만에 육박하는 병력을 상실했습니다. 이는 조적의 백성 십만이 사라진 셈이지요. 이 사실이 조적 내부에 알려지게 되면 병사들의 가족들이 불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다 신병을 모집한다고 백성들을 강제 징집하게 되면 당장 농사를 지을 일꾼들이 부족하게 될 것이고,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가족을 또 빼앗기게 되기에 불만이 폭발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분명 조적 내부에서 백성들의 대규모 내부 봉기가 발생할 것입니다. 백성들은 조비가 천자의 제위를 찬탈한 일까지 문제 삼으며 봉기를 일으킬 수 있으니 황건의 난에 버금가는 내부 봉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 또 다른 조적의 위기는 바로 오환족 등의 북쪽 이민족입니다. 작금은 조적이 무력으로 이민족을 누르고 있지만, 조적이 대패한 사실이 알려진다면 곧장 북쪽의 오환족 등은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것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손권 또한 대왕이 역적 조비를 토벌하기 위해 대군을 일으켜 약진을 한 것을 알 것이기 때문에 손권은 숙원인 합비를 공략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 역적 조비는 사방에서 발생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설명에 장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하였다.
“그렇군요. 상서령의 말씀대로 아군의 약진이 조비를 낭떠러지기로 몰아 붙이게 된 셈이로군요.”
분명 내가 말한 대로 지금 조비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으나 그의 곁에는 능구렁이 같은 책사 사마의가 있기에 조비는 이 위기를 극복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원 역사에서도 조위 내에서의 봉기와 북쪽 이민족의 반란, 그리고 남쪽 손권의 공격 등을 잘 대처하고 막아냈던 조위였어. 이 과정에서 사마의 계책이 많이 채택이 되었지. 거기다 사마의는 참모였다가 직접 군을 이끌고 활약을 펼친 군 지휘관이었어. 특히 사마의는 기동전략으로 맹달과 공손연의 반란을 빠르게 진압을 하였지. 이 역사에서는 아국의 약진으로 조위가 큰 위기에 처하였으니 사마의가 원 역사보다 더 빠르게 전면에 나서며 조위가 맞닥뜨린 위기를 해결하려 할 것이야.’
그리고 나의 이러한 예상은 어김없이 맞아 떨어졌으니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살펴볼 일이다.
나는 이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아군은 우선 양번을 재정비하고 적의 공격에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는 방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적이 공격을 해 올 경우 양양성과 번성이 서로 협력을 하여 적을 막아낸다면 충분히 적이 대군이라 할지라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거기다 곧 봄이 올 것이기 때문에 얼어붙은 한수와 양양의 해자가 녹으며 천연 방어벽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도 한몫을 할 것입니다.”
그랬다.
이번에 양번 공략이 성공한 요인 중 하나가 장비로 하여금 먼저 번성을 공격하게 한 것에 있다.
이어 내가 양양성을 공격하니 양양성과 번성이 서로 돕는 것을 차단하였기에 양번 함락이 쉬워졌던 것이다.
나의 계획을 들은 왕평이 말하였다.
“상서령의 말씀이 맞습니다. 양양성의 해자가 만약 이번처럼 얼어붙지 않았다면 아군이 공격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네. 만약 아군이 이 한 겨울이 아닌 계절에 양양을 공략하려 했다면 저 얼음벽도 쓸 수 없었을 것이고, 애초에 깊고 넓은 해자 때문에 양양성으로의 접근도 쉽지 않았을 것일세.”
나의 말에 장비가 말했다.
“참, 상서령 성 밖에 있는 얼음벽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봄이 오고 날이 풀리게 되어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얼음벽은 해체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얼음벽을 만들었던 목재가 나오게 될 것이고 그것을 수습하여 잘 말린 후에 다시 썰매로 조립할 것입니다.”
“아! 그렇지. 그 많은 썰매가 다 얼음벽을 만드느라 들어갔었지. 그렇군요. 그래요. 다시 겨울이 오면 썰매가 필요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해야겠지요.”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아군에게 고무적인 것은 이번 공성전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에서도 양양의 군량 창고를 잘 지켜냈다는 것입니다.”
그랬다.
조인이 아군에게 남기고 간 선물(?)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상당한 양번의 군량이었다.
특히 양양에 쌓여 있는 군량은 한동안 본국에서의 보급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나는 이와 관련 장완을 양양으로 소환하여 군량을 관리하게 한다.
그리고 양번은 조위의 곡창지대이기도 하여서 양번을 얻은 것은 군량 보급 기지를 얻은 셈이니, 차후 아국의 본격적인 조위 공략에서 큰 역할을 할 터였다.
* * *
나는 이어서 양양의 뇌옥에 갇혀 있는 서황을 어찌 처리해야 할지를 논의하였다.
장비는 서황이 잡혀 뇌옥에 갇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았다.
서황을 보면 화를 주체를 못 하고 그를 해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리라.
나는 경산 전투로부터 양양 공성전까지의 과정에서 적의 대처가 실제로 어떠했는지를 파악해야 했기에 옥에 갇혀 있는 서황을 끌고 오게 하여 그를 신문하고자 하였다.
“여봐라. 적장 서황을 신문할 것이니 어서 이곳으로 끌고 오도록 하라.”
“예, 상서령.”
그리하여 곧 서황이 아군의 참모 회의장으로 끌려와 우리들 앞에 무릎이 꿇려졌다.
서황은 조금은 초췌해 보였으나 여전히 기백이 담긴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으니 얼마나 심지가 깊은 장수인지 알 수 있었다.
장비는 애써 외면하려던 서황을 보자 화를 참지 못하고 당장 서황에게 나아가 그의 멱살을 잡아댔다.
“이놈! 네놈이 감히 운장 형님을 욕보였지! 네놈을 네놈을 당장 이 자리에서 찢어 죽여 운장 형님의 복수를 하리라!”
이에 나와 참모들이 일제히 장비를 말렸다.
“장군, 참으십시오. 서황에게서 알아낼 것이 많습니다.”
나의 말에 장비는 억지로 화를 삼키며 잡고 있던 멱살을 풀었으나 계속 서황을 째려보며 소리쳤다.
“서황 네놈이 상서령 덕분에 목숨을 그나마 계속 이어가는 줄 알아라.”
서황은 장비의 말에 쓴웃음을 웃었고, 이어서 나 법정을 바라보더니 눈이 커졌다.
“아… 그쪽이 바로 촉의 책사 법정이로군…”
그러자 장비가 화를 내며 서황을 다시 드잡이했다.
“이놈이 포로면 포로답게 굴어라! 어디 아국의 상서령 법 대인에게 그리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것이냐?”
이에 나는 장비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장비는 곧 나의 말을 알아듣고 서황을 멱살을 풀며 물러났으나 화를 참지 못해 연신 거친 숨을 몰아셨다.
나는 서황의 앞으로 나아가 서황을 뚜렷하게 쳐다보았고, 서황은 나의 눈빛을 보더니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였다.
그만큼 무패인 자신에게 연달은 대패를 안기고 결국은 자신을 생포까지 한 나 법정을 아무리 서황이라지만 내심 무서웠으리라.
이어서 나는 서황의 신문을 시작하였으니 과연 나는 서황에게 어떠한 질문을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