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488
00488 넘어가 준 이유 =========================
“이거 이대로 있다간 진짜 큰일이 나겠는데.”
교사원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진압할 것인가 말것인가.
고민은 오래 되지 않았다.
이미 내 마음은 결정을 내린 상태였으니까.
“요화. 장합에게 준비하라고 해. 바로 진압한다. 그래도 나름 황족이니 두들겨 패는 정도로 해줘야겠지..”
“이보게. 너무 급한 것 아닌가?”
내 명령에 순욱은 놀라며 날 보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바깥에서는 계속해서 외치고 있었다.
유막을 이대로 잡아두면 안된다.
황가를 모멸하는 행위다.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숫제 협박이나 다름없는 외침을 던져대고 있는데 잠자코 있을 이유는 없었다.
“교사원이 뚫리는 것보다는 낫죠. 교사원주. 상서령. 지금 저들의 움직임은 이제 반란이라고 봐도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이제 제 영역의 일이니 신경쓰지 마십시요.”
교사원은 감찰 업무.
상서부는 내부 행정적 업무.
진동부는 반란 진압의 업무를 담당한다.
확실하게 나눠져 있는 업무를 생각한면 교사원주와 상서령이라고 하더라도 내 판단을 막을 수는 없었다.
물론 조언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명령 체계가 다르다.
진동부에 명령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공부의 사공 뿐.
상서령이 나보다 관직이 높기는 하지만 그는 문관직이다.
굳이 나에게 명령을 한다면 거기장군인 하후돈만이 할 수 있겠지.
하지만 하후돈도 딱히 명령으로서 나를 말릴 생각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이보게. 조카사위. 신중해야 해.”
“뒷감당은 제가 능력껏 하겠습니다.”
“이 사람아. 내가 지금 뒷감당 때문에 그러는 줄 아는가? 자네가 감당해야 할 일이 된다면 내가 감당할 걸세.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야.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자네를 공격하는 이들이 생기면 그건 어찌 할 생각인가?”
“절 공격한다고 해서 얌전히 당할 생각은 없습니다. 요화. 가라.”
“예. 장군님.”
하후돈의 걱정어린 만류가 있었지만 멈출 이유는 없었다.
내 명령을 받은 요화가 밖으로 나가자 순욱은 심각하게 생각하다가 말했다.
“일단 내가 나가서 한번 저들을 설득해보는 것은 어떨까?”
“괜히 나섰다가 상서령께서 다치시는 꼴을 보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해 있는 이들입니다. 상서령께서 나서시는 것만으로는 택도 없을 겁니다.”
“맞네. 상서령은 조공의 보배나 다름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다치게 두느니 차라리 여기 구금해둘 거요.”
“하아…”
순욱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내 말에 어느정도 설득은 된 듯 싶었지만 아직까지는 미련이 있는 듯 보였다.
그렇게 요화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우금이 들어왔다.
“넌 왜 들어오냐?”
“조공의 명을 전하러 왔습니다.”
“조공께서?”
난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로했다.
우금은 그런 나를 향해 천천히 말했다.
“교사원 앞에 있는 불충한 무리들을 반란행위자로 규정. 진동장군은 그들을 모두 추포하여 진동부로 압송하라.”
“사공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조조의 명령이 내려왔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하지.
하후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순욱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더 이상 자신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에 좌절하는 듯 보이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상서령.”
“아아… 조공께서 결국 칼을 뽑아드셨… 설마.”
사람이 참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는 동승의 반란때도 동귀비를 살려줬을 정도로 자비롭고 호구같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만큼 참은 것도 용한거다.
어?
잠깐만.
조조같은 사람이 왜 동귀비를 살려두고, 또 황가의 피라는 이유로 그녀가 아이를 낳게 내버려뒀지?
직접적인 반란을 일으킨 일족은 살려주고… 황족들이 이렇게 소란을 피운다고 해서 그들을 잡아 가둔다?
“…설마.”
진짜 할 말이 없다.
설마 그때부터 이걸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동귀비를 건드리지 않음으로써 일부러 빈틈을 보여주었다.
유함을 보여줌으로써 황족들이 어쩌면 자신이 일을 벌여도 용서할지 모른다. 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
다른 이들을 모두 쳐냈으면서도 동귀비를 살린 이유는 그녀의 뱃속에 있는 황실의 피 때문이었다.
그러니 황족들이 아무리 조조라 하더라도 황족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란 착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
만약 내가 생각한 것이 진짜라면 조조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내가 그토록 죽이자고 했던 유비도 죽이지 않고 그냥 구금만 해 놓고, 또 황족들이 자신들이 황족이라는 것을 내세우며 날뛸때도 그냥 넘어가줬던 것이.
황족들을 일거에 쓸어버리기 위함이었던 건가?
저들이 언젠가는 주제파악 못하고 미쳐 날뛸 것을 예상하고?
“하… 이 능구렁이같은 사람 같으니라고.”
낙양 북부위에 있을 때도 권세가 강하든 말든 자신의 뜻대로 건석의 숙부를 죽일 정도로 한번 나갈 때는 대차게 나가는 사람이 바로 조조다.
그런 조조가 아무런 의미 없이 자비를 베푼다?
그럴리 없다.
분명 이것을 염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는가?”
“조공의 명도 내려졌으니 끝을 내야겠지요. 장합이 이미 근처에서 대기중입니다. 지금쯤이면 움직이고 있겠군요.”
하후돈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곁으로 왔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나도 금방 나가겠네.”
“굳이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만…”
“아냐. 아무리 조공의 명령이 있다고 하더라도 황족 중에는 자네보다 높은 관직에 있는 이들이 있지. 그런 이들을 잡으려면 자네 정도의 관직으로는 힘들어. 후에 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 내가 자네 뒤에 있어줘야겠군. 에휴.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왜 그리 어렵게 가려는 건지.”
하후돈의 투덜거림을 들은 후 밖으로 나갔다.
이미 진동부의 병사들로 보이는 이들은 교사원 앞에 몰려 있던 황족과 그의 사병들을 포위한 채 창을 겨누고 있었다.
내가 밖으로 나오자 황족 중 하나가 외쳤다.
“진동장군!! 우리는 유 황숙이 무죄라는 것만 밝혀지고 풀려나면 물러날 것이오!!”
“당장 교사원주를 만나게 해주시오!!”
“우리는…”
“뭣들 하냐!!”
시끄러운 자식들.
허리의 검을 뽑으며 외쳤다.
“저 반역도들을 모두 잡아 진동부에 쳐 넣어버려라!!”
“예!!”
“지, 진동장군!! 우리는 황족이오!!”
“황가를 무시하는 것이오!? 이럴 순 없소!!”
강렬히 외치면서도 그들은 창을 든 병사들이 접근하자 눈치를 살폈다.
여기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무기를 든 사병들은 꽤 있었다.
선택해라.
자.
어서!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해!!
“제길!! 쳐!!”
황족 중 하나가 외쳤다.
머뭇거리던 황족들이 있었지만 그와 동조한 몇몇 황족들이 진동부의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들을 향해 창대가 날아들었다.
두툼한 물미에 맞아 나가 떨어지는 황족들을 본 나머지 황족들이 분노하며 외쳤다.
“감히 위대한 피를 치다니!!”
“용서할 수 없다!!”
고맙다.
내가 원하는 선택들을 해줘서.
그냥 순순히 잡혀주면 나중에 일이 터졌을 때 너희들에게 할 말이 생길테니까.
하지만 법적인 절차대로 움직이는 나와 그것에 불응하고 저항하는 너희들.
과연 사람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저 놈을 잡아라!”
“유 황숙을 구하는 것이다!!”
교사원의 정문에 서 있는 날 향해 달려드는 이들이 보인다.
몇대 맞았더니 눈이 돌아가버렸나보지?
그들을 보던 나는 검을 뽑았고 우금 역시도 검을 뽑았다.
“으악!!”
“크아아!!”
휘두른 검에 맞은 이들이 나가 떨어진다.
그래도 급소를 베지는 않았다.
계단 위로 올라오는 이들.
그들이 교사원으로 들어오려 하자 교사원의 병사들도 나섰다.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무장한 하후돈이 병사들과 함께 나왔다.
그까지 나오자 황족들은 움찔하며 뒤를 보았다.
진동부의 병사들에 의해 신나게 두드려 맞은 이들이 끌려가며 포박된다.
이미 수에서 밀리고, 또 훈련도에서 밀리는 이들이다.
당연한 일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그저 양민 두들겨 패는 일 밖에 못하는 황족의 사병들과 실제로 몇차례나 전장에 나서 단련된 병사들이 같겠나.
“양유! 나가라!!”
나름 비장의 수라고 꺼낸 것일까?
황족들 중 하나가 덩치 큰 사내에게 말하자 그는 장검을 들어 올리며 나와 하후돈에게 달려들었다.
그런 그를 향해 하후돈은 비웃음을 보낸 후 장창을 휘둘렀다.
단 일격.
그의 머리가 반쯤 터져나가며 굴러버리는 것을 본 황족들은 움찔하며 주춤거렸다.
“모두 포박해!!”
자리에 모여 있던 황족들과 그의 사병들을 모조리 포박했다.
자기가 황족이라고 떠들어대는 놈들에게는 재갈까지 물렸다.
이제야 좀 조용하군.
감옥에 자리가 남으려나 모르겠네.
“이제 어쩔 생각인가?”
“저들과 관련된 이들까지 모조리 잡을 생각입니다.”
“관련된 이들이라면… 저들의 가문도 털 생각인가?”
“예.”
조조가 지금까지 참은 이유가 황족들 잡아 몇대 때리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뜻대로 따라주는 것이 맞겠지.
별것도 아닌 것들이 으스대며 다니는 것도 거슬렸고.
하후돈은 고개를 끄덕인 후 뒤의 병사들에게 말했다.
“우리도 진동부와 합류한다.”
“예!!”
“아니 그러실 필요까지야…”
“이 사람아. 허도에 있는 황족들의 장원이 몇갠데… 진동부만으로 되겠나?”
“도적 토벌을 위해서 병사들을 꽤 받았습니다.”
“지휘할 사람이 모자르지는 않은가? 그리고 저들의 집도 잘 모르잖은가. 내가 함께…”
“제가 돕겠습니다. 원주.”
“아… 자네가?”
교사원에서 나온 가 사형은 하후돈에게 허리를 숙인 후 날 보며 말햇다.
“저 역시 집금오로서 나름 치안과 관련되어 있는 몸. 제가 나선다면 괜찮을 겁니다. 그리고 관련되어 있는 황족들의 집도 전부 알고 있고.”
“그래주게나. 부탁하겠네.”
가 사형이 나선다는 것에 만족한 하후돈은 내 어깨를 잡았다.
진지한 시선으로 날 보던 그는 허리의 검을 풀어 나에게 건네주었다.
“문제가 생기면 내 이름을 팔아도 괜찮아.”
하후돈의 관직은 거기장군.
대장군 바로 밑의 관직이니만큼 높게 본다면 조조의 바로 아래라고 할 수 있었다.
그의 검이 있다면 그것을 내세우면 나보다 관직이 높은 이들까지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을 터.
난 그의 검을 잡았다.
“장군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가시지요. 진동장군.”
가 사형과 함께 걸었다.
요화가 포박한 황족들을 모아 두었고 그들의 얼굴을 일일히 확인한 가 사형은 빠르게 명단을 작성했다.
“다 아시는 얼굴입니까?”
“유망지의 일 이래로 나름대로 조사를 해왔소.”
거짓말.
이미 황족들에 대해서는 유망지의 일이 터지기 전에 모두 조사를 마쳤을 것이다.
가 사형은 다 적은 명단을 나에게 보여 준 후 말했다.
“가야 할 곳은 총 열 두곳이지만 모두 허도에 있는 것은 아니오. 일단 여덟 곳 정도 밖에 되지 않겠군. 나머지는 진류에 있으니 진류 군수에게 협조를 요청하는게 좋을거요.”
“진류군수라면…”
“아마 만총이라는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조공께 충실한 사람이니 명령만 내려지면 바로 움직일거요.”
만총이 거기 있었구만.
어쩐지 안보이더라니만.
가 사형은 무덤덤히 말한 후 나와 함께 걸었다.
요화에게 말해 포박한 이들을 모두 진동부로 보내자 가 사형은 피식 웃었다.
“아주 재미있는 수를 두었구나.”
“저 혼자 한 거 아닙니다.”
“그래. 알고 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지자 가 사형은 날 보지도 않은 채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조비의 수겠지? 하지만 그 뒷배경에는…”
“조공의 수 역시 섞여 있습니다.”
“눈치챘나보구나. 하하. 정말이지 참을성이 대단한 사람이야. 그만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렇게 참을 줄 아는 자라니…”
가 사형도 깨달았나보다.
조조가 동귀비를 잡지 않고 살려준 이유.
그것이 황족까지 싸그리 잡기 위한 수였다는 것을 깨달은 가 사형은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어찌보면 꽤나 무리한 수일 수도 있다. 이 일은 황제의 허락이 반드시 필요해. 자칫 잘못했다간 두패로 나뉘어질 수 있는데…”
“조공이라면 가능하실 겁니다.”
황제의 허락.
아마 황족들을 황가의 족보에서 제명한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 제명 대상은 조조의 손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고.
동승의 반란 이후로 황제는 조조에게 거의 굽혀들어간 상태였다.
내가 무덤덤히 말하자 가 사형은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러겠지… 아무튼 일이 재밌게 되었구나. 다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상서령 때문입니까?”
“그래. 상서령… 비록 나와 반대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그자는 아직까지 조공께 필요한 사람이다. 과연 조공께서 그를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구나.”
나름대로 그의 마음을 달래주기는 했지만 순욱의 입장에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나와 가 사형도 이 일의 전모에 대해 대충 눈치를 챘다.
그렇다면 순욱이 과연 눈치채지 못할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조조가 동귀비를 잡지 않은 이유를 눈치채고, 또 그것 때문에 조조와 마찰이 생길지도 모른다.
“현명하게 판단하기를 바래야겠지요.”
“그래. 자. 그럼 가볼까? 오래간만에 즐거운 외유를 하게 되었군. 황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들먹거리던 놈들의 굴욕적인 모습을 볼 생각만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네 그려. 나중에 심문할때 꼭 좀 불러주게나. 아니, 교사원의 이름으로 내가 꼭 참가해야겠군.”
황족들에 대한 악의를 가지고 있는 가 사형은 무척이나 즐겁게 웃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드에이어입니다!
오늘은 제가 일이 있어서ㅠㅠ
대댓글이 없네요.
그럼 좋은 밤 되시구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