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683
진가에서 조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걸어서 약 일다경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조가 앞에 도착한 나는 화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날 호위하기 위한 병사들은 주령과 함께 조가의 앞에서 기다린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갔을 때 안마당을 달리고 있는 조충을 발견했다.
“앗! 장군님! 어르신!”
“장군님이라니. 형님이라고 하라니까.”
“에헤헤~”
오래간만에 조가에 왔기 때문일까?
조충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승상께선 안에 계시나?”
“안채의 정원에 계세요.”
“그래? 잘 됐군.”
앞장서는 조충과 함께 안채의 정원으로 향했다.
안채에 있는 넓은 정원은 조가의 자랑이라고 할 정도로 화려했다.
황궁에서 보았던 것만은 못하지만 이 땅값 높은 허도에 이정도의 정원이라니.
진가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화려한 정원을 지난 나는 정원의 한 구석에 있는 정자와 그 정자의 앞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는 조조를 발견했다.
아니 저 인간.
진짜 제정신 맞나?
낚시를 왜 연못에서 하고 있어?
대나무 낚시대를 연못에 드리우며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꼴을 보니 저게 과연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지 의문이 갈 정도다.
그냥 한량인데.
“어차!”
낚시대가 크게 휜다.
그것을 힘껏 잡아당긴 조조는 끌어 올라 온 잉어를 보며 껄껄 웃었다.
“월척이구나!”
진짜 광증에 걸린 것 아닐까?
내가 의아해하는 동안 조충은 조조에게 달려갔다.
“아버님!”
“오오! 충이 왔느냐!”
“또 연못에서 낚시를 하고 계셨어요? 어머님께서 아시면 화를 내실거라구요.”
“하하하! 낚시를 하러 가질 못하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팔자 좋다.
누군 황실을 어떻게 누를지 고민하고 있는데.
난 한숨을 푹 내쉰 후 조조에게 걸어갔다.
“저 왔습니다.”
“오~ 왔나? 앉아. 앉아.”
“연못에서 낚시는 왜 하시는 겁니까?”
“오래간만에 휴일인데 마땅히 할 것이 없더군. 그렇다고 나가서 낚시를 하기는 좀 힘들고.”
“으음…”
확실히 조조 정도 되면 성 밖으로 나가는 것도 일이다.
만약 암살이라든가, 혹은 사고라도 당하면 내가 다치는 것 이상의 소란이 벌어질 것이다.
“바둑이나 장기는 어떻습니까?”
“문약이 있을 때는 좀 했지만… 상대가 없더군.”
“핫하! 아버님도 참! 제가 있잖습니까!”
“자네는 너무 약해.”
“….”
아씨.
할 말 없네.
확실히 내가 바둑이나 장기에는 약하긴 했다.
조조는 가소롭다는 듯 날 보며 웃은 후 조충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거기에 관청에 가면 봉군도위와 정북장군의 일로 이래저래 귀찮게 하더군. 그리고 내가 있어봤자 양 태위 부자가 힘들 뿐이고 말이야.”
“그렇습니까?”
“양 군수가 꽤나 머리가 좋아. 어떻게든 수작을 부려서 내가 할 일을 다 치워놓았더구만.”
“하하하. 양 사형이 좀 그런 면이 있지요. 안 그래도 양 태위와 양 사형이 무척이나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승상께서 쉬신다고 하면 오히려 좋아하겠지요.”
“그렇겠지? 그래. 가끔씩은 이렇게 머리를 비우고 생각없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히죽 웃은 조조는 내 뒤에 서 있는 화타에게 손을 들었다.
“오래간만이네. 화타.”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내고 자시고. 뭐 늘 똑같지.”
“두통은?”
화타의 질문에 조조는 입술을 우물거렸다.
“딱히 나아지지도 않은 것 같아. 그래도 더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군요.”
조조는 낚시대를 내려 놓은 후 조충과 함께 정자 위로 올라갔다.
정자 위에 마련되어 있는 다과를 한입 크게 베어 문 그는 조충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후 나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무슨 일인가?”
“아. 몇가지 허락을 받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어서.”
“허락? 자네가 언제부터 내 허락받고 일을 했다고…”
누가 들으면 내가 조조를 허수아비 취급하는 줄 알겠다.
아니 내가 지금까지 허락 안받고 일처리 한 적이 있나?
다른 지역에 가 있을 때 행동한 거 빼고.
난 조조의 말에 황당해하며 투덜거렸다.
“자꾸 이러시면 모든 일의 처리 할 때마다 보고서 올려서 허락받을겁니다.”
“농담이네. 뭘 그리 진지하게 나오나? 무슨 일을 하든 마음대로 하게나. 자네가 허튼 짓을 하지는 않겠지.”
예상보다 쉽네.
뭔가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눠야 할 줄 알았는데.
조조는 시큰둥히 말한 후 조충의 머리에 자신의 턱을 올려 놓았다.
“아하하~ 아버지! 무거워요!”
“그 무게를 참아내야 하는 것이 남자란다.”
평소보다 장난기가 더 넘쳐보인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없겠지.
지금 조조는 황실에 자신이 광증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좀 더 폭력적이고, 좀 더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조조는 뭐랄까.
장난기가 넘치고 또 소탈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다.
물론 조조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서울 때도 있지만 자신이 마음을 놓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모습을 보인다.
조충을 안은 채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힘드십니까?”
“솔직히 아니라고 하긴 좀 그렇군.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말야.”
어깨를 으쓱인 조조는 화타가 다가오자 조충을 옆으로 내린 후 자신의 상의를 벗었다.
이미 몇번 치료를 받았던 것일까?
화타는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약을 넘겼다.
“이번에도 그 약인가?”
“그 약?”
“서주에서 승상과 병세가 비슷한 이들에게 주었던 약인데… 그나마 좀 차도를 보이더군. 그래서 준비해봤어.”
화타가 주는 약을 조조는 한침의 의심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먹었다.
이유하의 삼국지에서 봤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화타의 처방을 조조는 믿지 못하고 자신을 암살하는 것이라 생각한 후 그를 죽였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조는 관청에 있던 다른 이들에게 보이던 엄하고 폭력적인 모습은 완전히 버린 채 순한 양처럼 환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뭐 이상한가?”
“아뇨.”
“내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 몇 없어. 특히나 의원같은 경우는… 만약 화타가 없었다면 더 고생했겠지.”
세상에는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타인을 죽이고자 하는 이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조조에게 있어서는 화타라는 훌륭한 의원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거다.
타인을 암살하기 가장 좋은 상황이 바로 의원을 매수하여 약을 먹이는 것이니까.
독에 대한 훈련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의원이 원래 쓴 약이나 독과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이라고 하거나, 혹은 침을 놓을 때 혈도를 제대로 파괴해버리든가.
의원을 이용한 암살은 역사적으로 봐도 꽤나 많았다.
그런만큼 믿을 수 있는 의원이, 그것도 그 의원의 의술실력이 천하제일이라면 조조의 입장에선 무엇보다 안심 될 것이다.
화타가 준 약을 꼭꼭 씹어 삼킨 조조가 등을 보이자 화타는 그의 등에 침을 놓고 뜸을 뜨기 시작했다.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팔짱을 끼고 조조를 바라보았다.
뜸이 꽤나 고통스러운 모양이다.
조조는 땀을 뻘뻘 흘리다가 말했다.
“정말이지 힘들어. 쉽지가 않단 말이지…”
“그럼 슬슬 놓으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놓는다라… 후계자 자리를 말하는 건가?”
“예.”
“흐음… 비 녀석이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더군. 좌풍익을 맡긴 것이 정답이었나?”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나와의 대화때 조비는 아직 포기하지 못했다고 했었다.
조조는 아직 모르는 걸까?
그는 입술을 우물거리다가 한숨을 푹 내쉰 후 말했다.
“한 나라의 승상이라는 위치이고, 조만간 왕위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결국 자식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구만.”
“오히려 자식이기에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지요.”
“그래. 비와는 이야기를 나눠봤나?”
“비가 말하길 자신을 북방으로 보내달라 했습니다.”
“북방이라… 자네는 유주목으로 자렴을 추천했었지? 그들이 잘 어울릴 것 같은가?”
“뭐, 같은 조가의 사람이니 어떻게든 잘 지내지 않겠습니까?”
내 대답에 조조는 피식 웃었다.
“좌풍익을 재건하는데 큰 공을 세운 녀석이 이제와서 북방으로 간다라… 무슨 생각일까?”
“제가 보기에는 북방에서 자신의 세력을 따로 모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좌풍익을 재건했다?
훌륭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조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좌풍익을 재건했다 하더라도 삼보 중 두곳은 조앙과 가 사형이 재건하고 있었다.
그들이 있는 이상 조비가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좌풍익 일대 뿐.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일개 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지할 만한 곳을 원할 곳이고 가장 좋은 것은 나나 조앙의 손길이 그리 많이 닿지 않은 병주 아니면 유주였다.
“병주목으로는 사마방이라…”
내가 추천한 인물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 확인했나보다.
조조는 작게 중얼거린 후 고개를 저었다.
“사마방은 아마 하지 않을 것 같다만.”
“그렇습니까.”
“애초에 더 이상 국사에 관여하고 싶지 않고 백성들에게 글이나 가르치겠다며 떠난 사람이네. 그를 더 고생시키고 싶지 않군. 아마 그도 애둘러 거절할거고 말야.”
“그런가요?”
“그래. 그리고 이안이었던 양 태위 역시도 좀… 지금 승상부주의 대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피로해하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에게 병주목의 자리를 맡겨봤자지.”
“그렇습니까…”
내가 추천할 인사들이 다 망해버렸군.
조조는 입맛을 다신 후 천천히 말했다.
“따로 추천할 사람은 없나?”
“없습니다만. 혹시 양 군수는 어떻습니까?”
“그에게는 문약의 지원을 맡기고 싶군. 문약과 함께 경험을 더 쌓으면 문약의 부재시 그를 대신할 수 있을거야. 조금 잘난척 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정도로 똑똑하다면 충분히 문약의 뒤를 맡길 수 있겠지.”
아씨.
그럼 이제 없는데.
난 입을 다물었고 조조는 히죽 웃었다.
“사실 병주목으로는… 조금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 있어.”
“누굽니까?”
“집금오 가후.”
“…그를요?”
“문제라도 있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왜?”
“우부풍으로서 꽤나 일을 잘 해주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어. 앙이나 비와는 다르게 그는 자신 혼자서 우부풍을 거의 재건해나가고 있다고 하더군. 그것도 아주 여유롭게. 그 말은 그의 그릇은 고작 군수정도가 아니라는 것이야. 적재적소라는 말이 있지.”
가 사형이 확실히 대단하긴 하군.
조앙이나 조비 같은 경우는 자신의 인맥을 총 동원하여 인재들을 끌어모아 경조와 좌풍익을 재건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가 사형이 정말 다른 이의 도움 없이 우부풍을 재건할 정도라면 조조의 말대로 그의 그릇은 우부풍 정도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차 나라에 큰 도움이 될 사람이라면 그 그릇에 맞게 키우는 것이 맞겠지. 또한 병주 일대 같은 경우는 오랜시간 험난한 곳이었어. 그런 주제에 사예주를 공격하기 좋은 위치인 만큼 그 중요성은 대단하지.”
“으음…”
“우부풍에게 병주목의 자리를 내려 볼 생각이야.”
“뭐. 그렇게 하시지요.”
가 사형이 병주목이 된다면 나야 좋지.
만약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사형이 움직여 줄테니까.
나는 무덤덤히 대답한 후 물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이 있는데.”
“뭔가?”
“손가의 정혼 문제. 왜 거절하셨습니까?”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임다!
우와! 저희 건물 1층이 동파되었다네요 ㅋㅋㅋㅋㅋ
와낰ㅋㅋㅋ 빨래 어떡함ㅋㅋㅋ
요새 진짜 빨래땜에 난리네요.
뭐 그건 그거고.
오늘 집에 들어오는데 윗집에서 또 부부싸움을 하는군요.
작년에 이사하고 나서 벌써 몇번째인지…
소음도 심하고 물건 깨지는 소리도 막 나고
쩝.
예전에 출장다닐때 모텔 옆방에서 커플들이 싸우던 것 때문에 경찰이 출동했었는데;
주택가에서도 설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무섭습니당
그럼 대댓글갈게요!
허클베리fin // 뭐 그렇네요 ㅋㅋㅋ
돔페리뇽 // 하악하악!
타루티어루 // 미축과 손건은 지금 어딘가에 있습니당! 죽은건 간옹뿐!
LiMEZ3Z3 // 과연 나올 것인가!
순수몰 // 또 내일 만나요~!
나물 // 늘 감사드려용~
새벽산책 // 빨래를 시도도 못하는 집이 있더군요ㅠㅠ 1층 언다고ㅠㅠ 나도 빨래해야되는데 흐엉…
dleifna // 히히! 과연 누굴까용!?
Bobbylow // 와ㅠㅠ 새벽 5시반… ㄷㄷ 날도 추운디 일찍일찍 다니셔유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John_Doe // 페이크 최종보스였던 제갈량이 가고! 남은 진짜 보스는 누구인가!
이슈티르 // 유하도 오만하다가 한번 된통 다쳐봐야 정신을… ㅋㅋㅋ
백발마인 // 항상 감사합니당 ㅎ
ppk12 // 마음 같아서는 빨리 죽여버리고 엔딩을…!!
허니앙쥬 // 수틀려서 엎을 거였으면 동승이 반란일으켰을 때 엎었겠죠 ㅋㅋ 조조나 진유하나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황제를 놔두는 겁니다. 황제가 스스로 선양을 하는 큰 그림을…!!
그럼 내일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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