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19)
의 S.P.A 매장
초유진과 함께 잠시 한국을 떠나 있기로 했다. 미국에 볼일이 있었다. 무엇보다 3·15와 5·16까지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아버지, 이번에 함께 가시면 좋지 않습니까?”
“일 없다. 누군가는 회사를 지켜야 하지 않느냐.”
“어차피 회사는 알아서 돌아갈 것입니다.”
“세상이 그런 것이 아니다. 회사에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없다고 생각해 봐라.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느냐.”
아버지에게 꿈속에서 보았다고 3·15와 5·16에 대해서 말씀드렸다.
“네 말처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더더욱 그러면 안 되지.”
함께 미국으로 가기를 청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것을 거부하셨다. 한국전쟁 같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그런 일에 모두 다 미국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셨다.
“미래 그룹이 어디에도 잘못한 일이 없지 않으냐. 데모대에 피해를 볼 것도 없고, 군부를 두려워할 일도 없다.”
“그래도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는 피하시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그것은 너희들로 충분하다. 이 아비는 이곳을 지킬 것이야. 그러니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시위로 대통령이 물러나고 군사 정부가 들어선다고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역사의 변동은 예측하기 힘들었다.
이번 회차에서 예상하지 못한 다른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시위가 더 거세어지고 군인의 탄압이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었다.
분위기가 저번보다 더 안 좋았다. 정부의 인기가 너무 없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3·15 부정 선거가 그대로 일어날 가능성이 컸다.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대통령이 물러날 것이다.
그러한 혼란상이 더 커지면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많은 군인에 의해 쿠데타가 더 빨리 일어날 수 있었다.
‘실제로 4·19 직후에 쿠데타를 모의했어. 생각보다 시위가 빠르게 안정되어 기회를 놓쳤지.’
시민들의 시위와 정부의 탄압도 위험하지만, 쿠데타는 더더욱 위험했다.
쿠데타가 잘못되어 한국에 내전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내전이 일어나면 그 피해는 예상할 수도 없었다.
굳이 그러한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었다. 3·15 이후의 일정은 역사와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컸다.
“최근에는 꿈에서 보는 것이 예전만큼 정확하지 않습니다. 같이 몸을 피하지요.”
그래서 부모님까지 미국으로 함께 가기를 원했다.
“그러면 더더욱 여기에 남아서 지켜야지. 미래 그룹은 나에게도 소중하다.”
아버지가 거부하셨다. 이번 일은 나도 확신할 수 없었기에 강하게 권유할 수 없었다. 회사에 미국 방문 계획을 알렸다.
* * *
“이번에 미국의 L.A에 가서 S.P.A 매장을 둘러봐야겠어요.”
최근에 L.A의 외곽에 3만 평이 넘는 대규모 S.P.A 매장이 생겼다. 많은 자금이 투자된 매장이었다. 가서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마침 미국으로 가기에 적당한 이유였다.
“네, 부회장님이 그곳에 한번 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간 김에 뉴욕의 미주 지사도 한번 둘러봐야겠어요.”
“이학수 지사장이 긴장하겠습니다. 가시면 이것저것 많은 일을 시키실 것 아닙니까?”
“해야 할 일이 많으면 좋은 거지요. 미국 시장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입니다.”
미래 그룹에 미국 비중이 더 커졌다. S.P.A 매장이 그 일에 큰 도움이 되었다. 식품과 패션 외에 미용 제품과 전기레인지도 잘나갔다.
“안 그래도 수출 물량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부회장님이 이번에 너무 많은 주문을 받아오셔서 저희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하하.”
“이 사장이 그 정도는 감당할 능력이 되잖아요. 자리를 비운 동안 미래 그룹을 잘 부탁드릴게요.”
“네. 믿고 맡겨 주십시오.”
이창동 사장이 이제는 공부만 많이 한 룸펜이 아니었다. 상사를 오래 맡아 미래 그룹의 전반적인 일을 맡을 수 있는 인재가 되었다. 자리를 비운 동안에 일을 맡길 수 있는 적임자였다.
미국 방문은 L.A에서 얼마 전에 오픈한 대규모 S.P.A 매장의 방문과 뉴욕의 미주지사를 살펴본다는 명목을 내세웠다.
실제로 그런 일이 필요했다. 미국으로 가는 것을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했다.
‘내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서 좋은 것은 없어.’
“이번에 유진이도 같이 가자.”
“저도 미국에 가는 거예요?”
“L.A를 들른 후 뉴욕도 갈 거야. 뉴욕에 중요한 미술관과 경매장이 있으니 이번 기회에 구매할 미술품 목록도 생각해 둬.”
“안 그래도 뉴욕에 한번 가 보고 싶었는데 잘 되었네요. 고마워요.”
그녀에게 뉴욕에 방문하여 미술관을 구경하고 미술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그녀는 처음 가보는 미국과 뉴욕 방문을 크게 기대했다.
누구도 이 일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3·15 부정 선거가 일어나기 하루 전에 김포에서 LA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미국으로 갈 때마다 매번 일본을 거쳐야 하니 번거로워.’
긴 비행을 마치고 L.A에 도착하자, 한국에서 일어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3·15 부정선거는 미국에도 알려졌다. 권력에 대한 욕심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욕심 많은 군인에 의한 쿠데타도 일어날 것이었다.
그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였다.
* * *
“부회장님과 사모님을 함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기 저희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죠?”
“네. 예전에 용산 미군 기지에 있는 드래곤 힐 호텔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이학수와 그녀는 일전에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결혼식 때도 잠시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서로 인연이 깊었네요.”
“이번 미국에서의 일정은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고마워요.”
서로의 인사가 끝나고 일 이야기로 들어갔다.
“그런데 사모님께서도 S.P.A 매장에 가실 것입니까?”
“한 번 구경을 갈까요? 저도 한때 그곳의 주주였는데…….”
그녀의 S.P.A 주식이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구경하러 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데. 사업적인 이야기가 길어질 거야. 유진이는 그동안 L.A 구경을 하는 것은 어때?”
“그래요? 아쉽네요.”
“L.A에 할리우드도 있고 볼 곳이 많아. 관광하고 있어.”
L.A에 구경할 좋은 곳이 많았다.
“학수, 안내할 사람을 준비해 놓았어?”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을 준비했습니다.”
“알겠어요. 저는 L.A를 구경하고 있을게요. 일 잘 보고 오세요.”
그녀에게 L.A 관광을 할 수 있게 준비해 주고 이학수와 함께 외곽의 S.P.A 매장으로 갔다.
넓은 S.P.A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번 매장도 대성공이었다. 대형 할인점의 개념이 정확하게 먹혀들었다.
3만 평이 넘는 매장에 손님이 가득했다. 매장 안에서 사람들이 끄는 대형 카트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부회장님, 저런 카트에 대한 아이디어는 대체 어디에서 얻으신 것입니까?”
‘어디에서 얻었겠어. 미래에서 직접 본 거지.’
“뭐, 특별한 것은 아니야. 이곳은 대량으로 파는 물건이 많은 만큼 장바구니에 담고 움직이기에는 불편하다고 생각했지.”
S.PA 매장에는 대형 할인점에 있는 카트가 일찍 도입되어 이용되고 있었다. 그것이 고객들의 쇼핑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었다. 카트에는 물건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렇게 되면 픽업트럭의 보급이 더 빨라지겠어. 미래 자동차에서 제때 물건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인데…….’
모든 것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그에 맞추어 사업 계획도 일부 수정되어야 했다.
“이곳 매출이 상당히 괜찮겠어.”
“네, 맞습니다. 미래 그룹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5분의 1이 이 한 매장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LA 매장에서 팔리는 상품의 양이 만만치 않았다. 미래 그룹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그리 적지 않았다. 그것의 5분의 1이 이곳 S.P.A 매장 한 곳에서 팔리는 것이다.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이곳의 S.P.A 매장은 의류와 식품만 팔지는 않았다. 추가로 미용 제품을 포함하여 미래 전자의 전기레인지도 팔리고 있었다.
팔 수 있는 모든 상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다양한 상품을 파는 대형 할인점의 형태에 더욱 유사해졌다.
“어때, 미래 전자의 전기레인지는 잘 팔리고 있어?”
“생각보다는 반응이 좋습니다. 이것에서 체험해 보고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전기레인지를 직접 사용해 보거나 설명을 듣는 곳도 있었다. 일명 체험 마케팅이었다.
‘상당히 중요한 마케팅 방법이야.’
신상품을 소개할 때 효과적이었다.
매장에서 직원이 전기레인지로 간편하게 물을 끓이는 시범을 보여 주고 있었다.
―간단하게 다이얼로 온도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 숫자가 그런 의미이군요.―
―조작 방법이 간단한데. 직접 해 보시겠습니까?―
―그래도 괜찮은가요?―
―실제 사용해 보고 사시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원하는 사람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전기레인지를 직접 작동을 해 보았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전기레인지를 바이어를 통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S.P.A 매장에서 직접 팔고 있었다.
―우와! 이거 간편하고 편리한데요. 생각보다 물이 빨리 끓네요.―
미국에서 전기레인지의 반응이 뜨거웠다. 전기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매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 효과가 있었다.
이곳에 방문해서 구경한 후 주문하는 바이어들도 있었다. 미국은 넓었고 S.P.A가 없는 지역에서의 수요도 많았다.
‘확실히 유통 채널이 있으니, 상품을 팔기가 편리해. 새로 개발되는 상품들은 모두 여기에서 선보여야겠어.’
“부회장님, S.P.A는 신의 한 수입니다.”
대형 유통 채널을 가진 것은 미래 그룹에 큰 장점이었다.
* * *
“다른 회사들의 움직임은 어때? 이제는 그들도 눈치를 채었을 것인데.”
미국에는 많은 거대한 공룡 회사들이 있었다. 이 사업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만히 보고 있을 이들이 아니었다.
―사장님, L.A에 S.P.A라는 곳이 생겨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오너가 한국인이라며……. 그들이 팔아봐야 얼마나 팔겠어.―
―그게 그러지 않습니다. L.A에 있는 저희 매장들의 타격이 큽니다.―
―겨우 매장 하나에 타격을 입는다고?―
―그게, 매장의 면적이 10만m²입니다.―
―무슨 쇼핑몰 매장이 10만m²나 돼?―
―그 넓은 곳이 사람들로 미어터집니다.―
―당장 L.A의 S.P.A 매장을 분석해서 보고해.―
―네, 사장님.―
“몇몇 회사에서 저희의 매장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매장은 조금 다른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LA의 S.P.A 매장은 정확하게는 대형 할인점과는 형태가 다소 달랐다. 아웃렛과 대형 할인점의 중간 포지션이었다.
―사장님. 그 매장의 수익 구조가 이상합니다.―
―왜, 뭐가 이상한데.―
―매장에서 수익이 나오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들이 적자를 보고 판다는 말인가?―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랬으면 예전에 망해야 합니다. L.A에 추가로 매장을 열 여력이 없었을 것입니다.―
적자를 보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돈을 퍼붓는 방식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 아마존이 그 방법으로 큰 성공한 후 보편화된 방식이었다.
―어디에선가 돈 버는 구석이 있겠네. 그것을 다시 제대로 파악해 봐.―
―알겠습니다.―
좀 더 자세히 수익 구조를 확인했다.
― 사장님, 아무래도 매장 임대료가 답인 것 같습니다.―
― 매장 임대료?―
― 몇몇 제품을 아주 싸게 팔아 사람을 모으고 입점한 업체에서 매장 임대료를 받아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S.P.A 자체 상품은 미래 그룹에서 공급하고 있었다. 나머지 다른 상품들은 각자의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매장 방식이었다. 브랜드 제품들은 그들이 가격을 알아서 정하여 팔고 있었다.
브랜드 제품은 상품 판매 이윤을 거두는 대신에 매장 임대료를 받고 있었다. 브랜드 상품들은 일종의 백화점이나 아웃렛의 형태였다.
브랜드 매장에 매출액의 10~30%를 매장 임대료로 받았다. S.P.A가 잘되는 만큼 그들에게 받는 수익도 컸다.
―미끼 상품을 팔아서 임대료로 수익을 올린다는 말이지……. 그런데 그게 돈이 되겠어?―
―규모가 크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음…… 규모의 경제란 말이군. 좋아, 우리도 그 사업을 추진하도록 해. 자본은 우리가 더 많아. 조그마한 한국 기업에 질 수야 없지.―
그들은 S.P.A의 사업을 조사하면서 매출 정보를 입점한 브랜드 업체로부터 얻었다. 그들은 브랜드 업체가 지급하는 임대료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수익 구조를 오해하게 만들었다.
이 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S.P.A의 구조 중 그것에 주목했다. S.P.A 매장의 PB 제품은 미끼 상품이고 돈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보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아 브랜드 업체들에게 임대료를 받아 S.P.A가 수익을 창출한다고 생각했다. 사업 구조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현재 브랜드 상품을 할인하는 아웃렛 형태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 우리의 수익 구조를 잘못 이해했네.”
S.P.A PB 상표의 수익을 모른 채 한쪽만 봐서 일어난 일이었다. 사실 브랜드 업체에 받는 수익만큼 S.P.A 매장의 PB 상품의 수익도 컸다.
“잘 되었군. 그 시장도 괜찮은 시장이지. 그들이 그것에 만족해 주었으면 좋겠군.”
아웃렛 시장도 컸다. 그 시장도 지금쯤 성장할 시기였다.
그쪽으로 진출하는 회사들이 아웃렛에 만족해 주기를 바랐다. 그 사이에 S.P.A가 대형 할인점으로 먼저 자리를 잡아야 했다.
‘공룡과 싸우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S.PA 자체 상품의 수익을 비밀리에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그들을 속은 것을 눈치채기 전에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학수, 그사이에 우리는 다음 매장을 준비해야 해.”
때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달려야 할 거야.”
S.P.A를 숨어서 조용히 키우던 시기는 끝났다. 공격적인 확장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