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316)
에 대한 투자
선벨트에는 미래 농수산의 농장들이 있었다. 그곳의 중심은 일리노이주였다. 미래 농수산의 미주 책임자는 현재 상황을 브리핑했다.
“미국의 농가들이 대규모로 파산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만 해도 하루에 수십 곳에 달합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의 농업은 생산 과잉과 소비 감소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고 있었다.
농가에 있어서는, 소설 ‘분노의 포도’의 배경이 되는 대공황 이후의 최고의 불황이었다.
톰 조드 일가를 대체한 트랙터는 비싼 기름값에 애물단지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으로 곡물가도 상승했지만…… 생산 비용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무엇보다 농가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금리였다. 저금리기에 저리에 빌린 자금이 고금리로 돌아왔다. 이자를 내지 못해 파산하는 농가가 속출했다.
“미래 농수산의 농장들은 어떤가?”
“저희는 상황이 좋은 편입니다. 연료유와 비료, 농약을 싸게 공급받고 있습니다. 다른 농장들보다 사용량이 적은 것도 비용 감소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은 수직 계열화로 비용을 낮추었다. 중동에서 싸게 들여온 원유로 농사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했다. 연료유와 비료, 농약 모두 석유에서 생산되었다. 거기에 농법 자체가 고유가에 적합한 방식이었다. 콩과 옥수수 혼작은 고유가 시대에 미국에 널리 퍼진 농법이었다.
“무엇보다 저희 농장들은 빚이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토지와 기계를 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린 일반 농장들과 미래 농수산은 금융 비용에서 차이가 났다. 연 10%에 육박하는 금리는 일반 농가가 감당하기 버거웠다.
“파산한 농장의 매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매물로 나오는 즉시 다 사들이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은 오일 머니와 자동차, 전자 등의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로 미국의 농장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었다.
“카길이나 다른 녀석들이 채어 가기 전에 잡아.”
은행은 파산한 농장들을 경매에 넘겼고 미래 농수산은 다른 업체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했다. 자본이 부족한 그들은 손가락을 빨 수밖에 없었다.
카길과 같은 대형 곡물 회사가 크게 성장한 시기가 지금이었다. 그들의 포지션을 미래 농수산이 대체했다.
“매입한 농장이 많아 대부분 현지 농장주를 재고용하고 있습니다.”
미래 농수산의 농장은 처음에는 한국에서 온 농민들이 경작했다. 하지만, 불황기가 되자 미국은 이민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미래 농수산에서 매수하는 농장의 수는 급격히 늘었다.
미국에서 농사지을 농민을 점점 구하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기존 농장주를 재고용한 후 새로운 농법을 가르친 후 투입하고 있었다.
“그룹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할 테니, 지금처럼 나오는 매물은 모두 사들여.”
“알겠습니다.”
파산한 농장도 농법이 바뀌고 금융 비용이 줄어들자 되살아났다. 그렇게 미래 농수산이 미국의 농업을 장악하고 있었다.
* * *
“부회장님, 저희가 지금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이 일에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겠습니까?”
이학수가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미국 농장들을 사들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러다가 자금 경색이 올 수 있습니다.”
농장도 일종의 부동산이었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처분이 어려울 수가 있었다. 불경기에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은 상식이었다. 미래 그룹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나치게 많은 부동산을 사고 있었다.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사들이는 양도 엄청났다. 몇 년 사이에 미국의 한 개 주만큼의 농지를 매입했다.
“저희가 벌이는 일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미래 그룹은 중동에서도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의 우려도 타당했다.
“괜찮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거야. 그때는 매입하고 싶어도 쉽게 못 해.”
고금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경제 주체들이 버티지 못했다. 물가만 잡으면 금리를 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파산하는 농가들이 줄어들 것이었다.
반대로 카길과 같은 회사는 저렴해진 자금 운용 비용으로 농장 매입을 시도할 것이다. 지금처럼 농장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래도 지나치게 많은 농장을 매입한 것은 사실입니다. 농작물의 가격이 폭락하면 적자가 커져서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시장의 지배자가 되면 손해 보는 일이 없어져. 가격 폭락은 일어나지 않을 거니까.”
시장 지배자가 되면 비용을 자유롭게 가격에 전가할 수 있었다. 풍년은 풍년대로, 흉년은 흉년대로 손해 보지 않았다. 모든 부담은 소비자가 본다.
‘저번 회차의 카길과 ABCD의 무서운 점이었지.’
그들이 손해 본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곡물 가격은 앞으로도 꾸준히 상승할 거야.”
석유와 마찬가지로 곡물도 대체가 힘든 자원이었다. 인구와 경작 면적, 생산량 증가에 따라 등락이 있지만…… 땅은 한정된 자원이다.
거기에 투입되는 노동력과 기름도 마찬가지였다. 곡물가는 석유가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준다. 곡물가와 석유가는 은근히 상관 계수가 높았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할 일에도 도움이 돼.”
미국에서 농민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막강했다. 그것은 특수한 선거구제 때문이었다.
미국은 주별 선거인단이라는 대통령 간선제를 운용했다.
‘한 사람이 가진 투표권의 가치가 똑같지 않아.’
그것은 각개 주(State)의 독립적인 주권을 존중해서, 한 주가 인구 소멸 등 문제로 다른 주에 의해 압도당하지(outvoting)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건 개소리고. 기득권을 위해서지.’
미국도 농촌에서 도시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이루어졌다.
인구가 적은 주의 투표권 가치가 인구가 많은 주의 가치보다 훨씬 높아져 버렸다. 농민이 가진 투표권이 도시 주민보다 몇 배 이상 가치가 높았다.
“우리가 농장을 사는 것은 아주 비싼 투표권을 사는 일이기도 해.”
농장을 사는 일은 미래에 중요한 자원이 될 식량과 가치가 높은 투표권을 사는 일이었다. 미래 농수산의 농장에서 일하는 농민은 미래 그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들이 자신의 처지에 만족한다면…….
‘파산한 이들을 구제해 주었는데…… 우리가 지지하는 인물을 찍어 주겠지.’
“마찬가지로 효과는 떨어지지만, 공장을 짓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공장이나 해당 기업이 존재하는 지역의 주민은 그 기업을 지지할 가능성이 컸다. 그것의 상관 계수도 상당히 높았다.
미래 그룹이 미국에서의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그런 이유도 있었다.
* * *
뉴욕에서 미래 투자 은행의 브라운과 그룹의 미주 지사장을 만났다.
“페어차일드 그룹의 경영권은 안정적입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대한 인수 작업을 했었다. 페어차일드 그룹은 경쟁사들에 밀려 실적이 계속해서 추락했다.
가격이 저렴해진 주식을 매입하여 주식의 비중을 늘리다 보니 경영권까지 가져오게 되었다.
미래 그룹이 아닌 개인 회사로서 S.P.A와 미래 투자 은행, 페어차일드 계열사들이 위치하게 되었다.
“페어차일드 그룹은 반도체와 항공기, 카메라, 방위 산업. 이렇게 네 회사로 나누었습니다.”
반도체에 이어서 항공기, 카메라, 방위 산업으로 계열사를 분리했다. 각 부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S.P.A와 미래 투자 은행의 수익을 네 개 계열사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계열 분리와 함께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페어차일드가 무너진 것은 전문성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투자 부족도 한몫했다.
반도체와 카메라, 항공기, 방위 산업 모두 경쟁이 치열한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모두 많은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투자금이 분산되어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탐나는 것을 다 가지려다가 하나도 못 건진 셈이었다.
“새롭게 투자한 자금 덕분에 각 계열사의 경쟁력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이 쏟아부은 투자금은 연구 개발비와 최신 설비 도입에 도움이 되었다. 불경기로 투자를 줄이는 경쟁사들과는 달리, 넉넉한 투자금 덕분에 다시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불경기는 역설적으로 S.P.A와 미래 투자 은행에 큰 수익을 안겨 주었다. 그 돈이 다시 투자금으로 들어갔다.
수평적 계열화의 장점이 나타나고 있었다.
수직적 계열화와 수평적 계열화를 잘 활용하면 기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
“미래 그룹과 페어차일드 그룹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 미주 지사장이 이어서 이야기했다. 미래 그룹과 페어차일드 그룹은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미래 반도체와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기술 교류도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래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계로 가고 있었다. 반면에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였다. 이렇게 방향성은 다르지만, 같은 반도체 업종으로 겹치는 기술도 많았다. 그런 부분을 공유함으로써 중복 투자를 막았다.
“항공기 분야는 전투기뿐만 아니라 여객기 분야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래 항공이 보유한 보잉의 기술과 페어차일드 항공의 자체 기술로 새로운 여객기를 개발했다.
보잉의 747기종이나 맥도넬 더글러스 DC―10에 못지않은 기종이었다. 미래 항공에서 그것을 도입하여 운항하고 있었다. 전투기와 헬기도 미래 그룹과 기술 교류 및 협력했다.
“페어차일드 카메라의 필름 분야는 미래 반도체와 화학과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카메라의 필름 분야는 반도체와 정밀 화학과 관련이 깊었다. 두 회사의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페어차일드 카메라도 필요한 부품을 두 회사에서 저렴하게 공급받았다. 그 외에 디지털카메라를 위한 디지털 센서(CCD)도 공동 개발했다.
서로 윈―윈이었다.
“방산은 서로 분야가 달라 교차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 그룹은 전함과 전차와 대형 무기를 생산했다. 반면에 페어차일드는 M16와 같은 소형화기와 전투기, 제트 엔진을 제작했다. 서로 생산하지 않는 부분은 각자의 공장에서 교차 생산을 했다.
예를 들면 페어차일드에서 설계한 전차와 전함을 미래 그룹에서 생산하고 반대로 소총과 헬기, 전투기를 페어차일드 그룹에서 생산했다.
S.P.A와 미래 투자 은행, 페어차일드 그룹뿐만 아니라, 미래 그룹도 수평적 계열화의 일부분이 되었다.
이것은 미국의 70년대 불황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또한 내가 의도한 바였다.
* * *
뉴욕에 있으면서 페어차일드 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언론에 발표했다.
―미래 그룹의 이강철 부회장, 미국에 대규모 투자 결정.―
―전후 최악의 불황에 탈출구가 되나.―
―미래 그룹은 미국의 좋은 파트너.―
“부회장님, 페어차일드는 기술 개발만 하고 생산은 한국에 있는 미래 그룹 공장에서 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아직 한국과 미국의 임금 격차가 컸다. 거기에 노동 조건과 복지까지 고려하면 더 큰 차이가 났다. 기술 개발만 미국에서 하고 생산은 한국에서 하는 것이 금전적인 결과만 보면 더 이득이었다.
“단기적으로는 그것이 이득이지.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페어차일드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이득이 돼. 무조건.”
“음…… 거기에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된다는 말씀이시군요?”
“학수가 이젠 제법이네. 맞아. 미국은 자국에 해가 되는 존재를 가만두지 않거든.”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남기 위해서는 경쟁자를 제거해야 했다. 소련과의 냉전, 일본과의 플라자 합의, 중국 견제 등 미국은 방침은 일관되어 왔다.
“농부와 마찬가지로 공장 노동자도 미국의 유권자야. 미국의 정치가들은 표를 얻기 위해, 무슨 짓이든 다 하지. 기다려 봐. 곧 연락이 올 거니까 말이야.”
얼마 후 정말 이학수에게 그 사람이 연락했다. 뉴욕에서 마이애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