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56)
사업
고철 사업을 접을 생각은 없었다. 접는 것과 반대로 더 적극적으로 수집할 생각이었다.
“수출만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고철 수집은 계속할 것입니다.”
“팔지도 않을 고철을 모아서 뭐 하시려고요?”
“앞으로 고철로 철강을 만드는 사업을 할 거예요. 지금부터 재료를 모아야 합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고철이 계속 줄어들 것이었다. 한국에 고철이 나올 곳은 한정되어 있었다.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미군을 제외하고 나올 곳이 거의 없었다. 전쟁으로 발생한 고철은 아주 외진 곳이 아니면 대부분 수거했다.
“국내에서 수집되는 고철의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수출하는 물량도 사들이세요. 그들에게 일본에 수출하는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 주세요.”
‘아까운 고철을 일본에 팔 필요가 없어. 철강을 만들면 몇 배나 더 비싸지는데…….’
고철을 판매하는 가격과 철강 수입 가격은 3배 이상 차이가 있었다. 고철을 팔면 일본만 이득이었다. 처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강남도 괜찮고 대도시 주위에 넓은 야적장을 확보해 놓으세요.”
“땅을 매입하는 데 큰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것보다 공장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공장 건설과 사업을 하기 위한 부지는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부지를 선점해야 했다. 땅값이 저렴하여 사들이기에 적기였다. 많은 투자 수익도 올릴 수 있었다.
‘아는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어.’
“강남이나 대도시 주위의 개발이 안 된 지역은 땅값이 저렴합니다. 업무용 토지로 그곳들을 사 놓으세요.”
고철과 함께 땅들도 사들일 생각이었다.
“고철을 얼마나 모으실 생각이십니까?”
“모을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많이 모을 것입니다. 야적장도 넓으면 넓을수록 좋습니다. 크게 지으세요.”
고철도 한정된 자원이었다. 수산 자원처럼 많이 잡으면 줄어들었다.
미래 제철에서 본격적으로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고철의 가격이 오르고 부족해질 것이다. 미리 확보해 둘 필요가 있었다.
동시에 이것은 업무용 토지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명분이 되었다. 고철 야적장들이 도시 주변의 교통 요지에 설치될 것이었다.
‘고철도 모으고 부동산 투자도 하고 일거양득이지.’
부동산은 확실한 돈벌이였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하면 부동산이 더 빨리 크게 오를 것이다.
‘줘도 못 먹으면 멍청이야.’
최고의 재벌로 가는 길은 여러 개가 있었고 그중에 부동산도 포함되어 있었다.
* * *
“강철이 네 말대로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하기 잘했다. 아침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엘리베이터를 여유 있게 설치했는데 역시 출근 시간에는 붐비네요.”
직원용과 분리하지 않았으면, 아침부터 민망한 일이 생길 뻔했다. 미래 그룹에 직원이 많이 늘어났다.
계열사가 늘어나고 부산에서 식품이 추가로 올라왔다.
“최 사장님, 서울에 올라오시니 어떻습니까?”
“부산에서 올라오다 보니,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 저도 요새는 서울의 풍경이 워낙 많이 바뀌어서 잘 모르겠더군요.”
전쟁 후 건물과 시설이 빠르게 복구되면서 서울의 모습이 크게 변했다. 미래 건설&주택이 그것에 이바지했다. 오랜만에 가 보면 못 보던 빌딩과 집들이 어느새 생겨 있었다.
“서울에도 식품 공장을 세워야지요.”
“이곳에 말입니까?”
“소비지와 가까운 것도 나쁘지 않아요.”
미래 식품은 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파는 회사가 아닌 종합 식품 회사로 변모하고 있었다. 공장 건설을 부산만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식품 공장은 규모가 작아서 여러 곳에 세울 수 있었다. 플랜트 사업처럼 규모로 경쟁하는 사업이 아니었다.
“요새 국수와 면제품의 판매가 늘었다더군요.”
“그렇습니다, 부회장님.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사서 먹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남아도는 밀과 옥수수가 저렴한 가격에 밀려들었다. 제분 업체의 경쟁으로 곡물 가루의 가격이 저렴해졌다.
그에 맞추어 국수와 면제품의 가격도 내렸다. 쌀과 비교해서 국수나 면제품의 가격이 현저히 저렴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아직 밥을 좋아하지만, 국수와 면제품을 싼 맛에 많이 먹었다. 혼분식 장려 운동과 관계없이 식문화가 바뀌고 있었다. 국수와 면제품의 판매가 다시 늘었다.
식품 회사가 늘어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미래 식품은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었다. 제일 그룹과의 협업 덕분이었다.
“제일 제분과 제당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 식품은 제일이 생산하는 밀가루와 곡물 가루, 설탕을 싸게 사들였다.
“그들에게 외화를 주고 있으니 더 싸게 달라고 하세요. 그래도 됩니다.”
제일 그룹에서 제분하는 밀가루의 상당 부분을 미래 식품에서 소비했다. 싸게 공급받는 대가로 해상 운임과 육상 운송, 필요하면 일부 금액을 외화로 결제해 줬다.
“알겠습니다. 그들에게 더 저렴하게 공급해 달라고 말하겠습니다.”
외화를 얻기 위해 서로 난리인 상황에서 이런 도움은 컸다. 제일 그룹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제일 그룹 회장도 셋째 아들이 참새가 방앗간을 드나들 듯이 약혼녀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알았다. 결국 결혼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게 아니더라도 미래 그룹과 제일은 서로 연관된 분야가 많아 떼려야 뗄 수가 없었다.
식품뿐만 아니라. 운수, 해운, 그곳에서 생산하는 면직물과 모직물이 어패럴을 통해 옷으로 가공되어 수출되었다.
미래 그룹은 제일 그룹의 중요한 거래처로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원료를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 식품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식품에서 하게 될 사업을 생각하면 중요했다. 앞으로 밀가루와 식품 원료를 대량으로 소비하게 될 것이었다.
‘제일 그룹을 파트너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어.’
* * *
현재 식품의 주력 매출은 수산 가공품(어묵, 어육 소시지) 와 면제품(국수)이었다.
미래 식품에서 국수의 비중이 커졌어도 매출이나 수익 면에서 어육 소시지에 미치지 못했다.
맛있으며 영양가가 높고 저렴한 어육 소시지는 절찬리에 팔려 나갔다. 원료가 되는 명태도 잘 잡혔다. 많이 잡히는 명태로 상대적으로 비싼 소시지를 만들어 팔았다.
“요새 국수가 아주 잘나가지요?”
“그렇습니다, 부회장님. 가격이 저렴하니 쉽게 사 먹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육 소시지에 비하면 매출이나 수익이 적습니다.”
가격이 더 비싸고 독점에 가까운 어육 소시지의 매출과 이익을 국수가 따라잡기는 힘들었다.
“뭐…… 사람들이 아직 분식보다는 밥을 더 좋아하니까요. 저렴한 국수라도 팔리는 개수가 많아지면 수익도 더 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국수의 매출도 정체된 것 같습니다. 최근 판매가 주춤합니다.”
미래 식품의 국수는 식당과 가정집에 팔려 나갔는데, 이것도 일정 이상 팔려 나가자 수요가 정체되었다.
“국수가 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손이 가는 부분이 있지요. 좀 더 맛있고 간편한 국수가 나온다면 매출도 늘 것입니다.”
국수는 마른 면만 팔았다. 그래서 국수를 먹으려면 삶고 따로 육수를 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거기에 한국 사람은 아직 밀가루가 익숙하지 않았다. 국수가 아무래도 밥보다 못했다. 가격이 저렴해서 먹는 것이었다.
밥보다 맛있고 좀 더 편리한 인스턴트 음식이 필요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맛으로…….
얼마 후 일본에서 개발되어 큰 성공을 하게 되는 식품이었다. 세계 식품 시장을 좌우할 놈이었다.
‘이것을 알려 주면 미래 식품이 매출이 대폭 늘어날 거야. 미래 지식을 아껴봐야 똥 되지. 이 사업은 지금 시작하기 딱 좋아.’
* * *
“국수를 더 잘 팔리게 할 방법이 있는데…… 내용이 많습니다. 메모하시죠.”
“아! 부회장님,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적을 준비를 하겠습니다.”
미래 식품의 최종건 사장은 만년필과 수첩을 꺼내 청와대 출입 기자처럼 받아 적을 준비를 했다.
“국수를 튀기면 맛이 더 좋아질 것입니다. 무엇이든 튀기면 맛있다고 하지요.”
“그건 부회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잡어로 만든 생선 살도 튀기면 맛있는 어묵이 됩니다.”
식품을 튀기면 음식에 기름이 배어서 더 맛있어졌다. 튀기는 음식은 어느 나라에나 인기가 있었다.
‘치킨이 아니더라도 튀기면 다 맛있지.’
한국의 치킨과 영국의 피시 앤 칩스, 일본의 돈가스, 독일의 소시지 등 기름진 음식은 국적과 관계없이 다 좋아했다.
“면발을 구불구불하게 말면 보관하기 더 좋아질 것입니다.”
“구불구불하게…… 알겠습니다.”
라면을 곱슬곱슬하게 하는 것에는 과학의 원리가 적용되었다. 첫 번째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는 끓일 때 면발이 빨리 익기 때문이었다.
“육수를 가루나 수프로 미리 만들어 두면 그것을 면과 함께 바로 끓여서 먹을 수 있습니다. 면과 함께 그것을 파는 것이에요.”
“면과 함께 육수 가루를 만들어 판다는 말입니까?”
“그러면 사람들이 더 좋아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육수를 만들 필요가 없어 만들어 먹기 더욱 간편해졌다. 그것이 라면이었다.
“혹시 일본 라면을 압니까?”
“예, 왜정 때 부산에서 일본인들이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국수와 라면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
“라면도 일종의 국수입니다.”
국수나 라면이나 면 음식의 일종이었다. 베트남 쌀국수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 즉석 라면을 만들어 보세요.”
“즉석 라면 말입니까?”
“제가 말한 대로 만들면 즉석 라면이 됩니다. 국수보다는 잘 팔릴 것입니다.”
즉석 라면이라고 특별한 것이 없었다. 국수 공정에 몇 가지만 추가하면 되었다.
“그런데 즉석 라면이 정말 잘 팔리겠습니까? 한국 사람들은 그다지 라면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즉석 라면은 다릅니다. 한국과 일본, 아니, 전 세계로 팔려나갈 것입니다.”
곧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이 개발된다. 라면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전 세계에 대 히트했다.
1년에 천억 개 가까이 팔리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식품이 되었다.
독점이 안 되어 그 시장을 다 가져갈 수는 없겠지만, 먼저 선점한 후 차근차근 시장을 넓혀 나간다면 무시하지 못하는 돈이 된다.
‘한 개에 10센트만 해도 백억 달러야.’
라면은 한 개 가격은 얼마 하지 않지만 팔리는 개수가 무시무시했다. 전 세계 시장의 10~20%만 차지해도 컸다.
그러면 제일 그룹뿐만 아니라, 세계 메이저 곡물 회사에도 큰소리칠 수 있을 것이다.
“라면이 전 세계로 팔려 나간다는 말입니까?”
“세계를 제패하는 최고의 식품이 될 것입니다.”
“식품으로 세계 제패를 한다…….”
세계 제패와 최고라는 말은 사나이의 가슴을 뛰게 했다.
“부회장님, 즉석 라면을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내년 그룹 매출 1등을 미래 식품에 기대해 보겠습니다.”
“네, 내년에는 반드시 1등을 미래 식품이 차지하겠습니다.”
‘아쉽지만, 그건 쉽지 않을걸?’
미래 식품의 매출이 상당했다. 하지만 올해 제일 큰 매출을 올리는 곳은 미래 수산이 될 가능성이 컸다.
연근해에서 명태뿐만 아니라 많은 생선이 잡혔다. 그들의 대부분은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원양에서 잡히는 참치 통조림과 횟감용 참치까지 합치면 금액이 엄청났다.
수산은 외화 획득이 많고 그룹 안에서 효자였다. 1등의 강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누구도 결과를 장담 못 했다.
미래 건설이 미군이나 정부의 건설 공사 수주 없이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호텔도 조만간에 완공되니, 공사 대금을 받으면 실적이 또 오르겠어.’
미래 건설&주택, 시멘트, 어패럴의 매출과 수익이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와 내년 모두 어느 회사가 1등을 차지할지 확신하지 못 했다.
그룹 내 계열사 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최 사장을 믿습니다. 그룹 안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식품 회사가 되도록 한번 도전해 보세요.”
계열사 간의 적절한 경쟁은 미래 그룹의 성장에 도움 되었다. 내부 경쟁력의 강화도 최고 재벌이 되는 길 중 하나였다.
‘라면이 맛도 있고 좋지. 이번에는 먼저 개발해서 일본에 팔아먹어야지.’
“해외는 일본 시장을 먼저 뚫어 보세요.”
“수출 말입니까?”
“일본은 라면에 친숙합니다. 다른 곳보다 쉬울 거예요.”
라면은 한국에서도 성공했지만, 일본에 팔기 좋은 상품이었다. 일본에서 외화를 왕창 긁어 올 생각이었다.
“국내만 팔아서는 큰돈이 안 됩니다. 어육 소시지와 함께 라면도 파세요.”
“상사와 협력해서 시장을 알아보겠습니다.”
라면이 일본의 소매점뿐만 마루한의 경품으로 깔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