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57
57화 – 정체(1)
한국에 위치한 어느 호텔 방.
칼리아는 적막한 방에 홀로 앉아 말없이 창문 너머를 응시했다.
그리고 그런 창문 너머로 한눈에 들어올듯 말듯한 한국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칼리아는 상념에 잠겼다.
똑똑.
그 순간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칼리아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들어오세요.”
그리고 창문으로 향했던 시선을 거두며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검은 후드를 입은 한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고, 칼리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되었죠 켈커스?”
“김서준이 최종 우승했다고 합니다.”
이어진 캘커스의 말에 칼리아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사실이 딱히 놀라운 것도 아니었다.
김서준이 우승할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중요한 건 이 다음이었다.
“뒤틀림은 보였나요?”
“그것이…”
캘커스는 주저하며 말을 흐렸다.
칼리아는 말없이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캘커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뒤틀림이 보이긴 했습니다만···이걸 뒤틀림이라 봐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캘커스는 곧장 말을 이었다.
“김서준이 갑자기 쓰던 무기를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결 도중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했다고 합니다만…”
“원래는 예정되어 있지 않았나요?”
캘커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칼리아는 그런 캘커스의 모습을 바라보다 묵묵히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났고.
“알겠습니다. 일단은 계속 주시해주세요. 이 일은 제가 사도께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칼리아는 캘커스에게 향했던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캘커스의 답변이 들려오지 않았다.
칼리아가 다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엔 캘커스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있었다.
칼리아는 말했다.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그러자 캘커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이렇게까지 해야할 이유가 있는 겁니까?”
“무슨 말씀이시죠?”
“김서준이 주시할 만한 인물인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캘커스는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칼리아는 그 뒤에 이어질 말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칼리아는 캘커스를 책하는 대신 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그 답을 대신했다.
사실 캘커스의 말처럼 김서준은 진리회가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질 만한 위치는 아니었다.
사실 관계만 놓고 보자면 김서준은 프로 헌터도 아닌 수강생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실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일반 수강생들과는 차원이 다른 이레귤러 또한 맞다.
하지만 프로 헌터 세계에서도 차원이 다를 정도의 이레귤러냐 묻는다는 글쎄···
칼리아는 선뜻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김서준보다 뛰어나고 또 주시해야하는 헌터들은 차고 넘쳤다.
무엇보다.
“이번 10성 던전 브레이크로 한국 협회가 전면적으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 때문에 그동안 저희가 준비하고 있던 계획도 어쩔 수 없이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고작 수강생 한 명 때문에 이럴 이유가 있는건지···”
이번에 진리회가 개입한 것은 누가봐도 무리수였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칼리아는 캘커스의 의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칼리아 또한 캘커스와 같은 의문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칼리아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대체 절제의 사도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길래…”
“캘커스.”
이어진 캘커스의 물음에 칼리아는 싸늘하게 일침했다.
그리고 그런 칼리아의 싸늘한 일침에 캘커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동시에 자신의 실수를 자각했다는 듯 고개를 푹 숙여보였다.
“죄송합니다.”
칼리아는 그런 캘커스를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칼리아는 얼마 전에 있었던 절제의 사도와의 만남을 떠올렸다.
.
.
때는 한국에서 던전 뒤틀림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칼리아는 절제의 사도가 자신을 찾는다는 말에 황급히 채비를 갖추고 사도에게 향했다.
‘칼리아. 이번에 한국에서 뒤틀림이 발생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그리고 마주한 절제의 사도.
절제의 사도는 칠흑보다 짙은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 때문에 얼굴을 전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마치 공간을 잠식하듯 죄어오는 이 압박감은 눈앞의 존재가 절제의 사도임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칼리아는 속으로 심호흡을 몇 번 내뱉은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사실입니다.’
‘그리고 뒤틀림이 해결되었다고도 들었다. 이 또한 사실인가?’
칼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뒤틀림을 해결한 자가 누구지?’
‘김서준이라는 자입니다.’
순간.
칼리아는 답을 내뱉으면서도 의아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절제의 사도의 물음이 상당히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절제의 사도는 뒤틀림이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정으로 칼리아를 호출한 것.
한 마디로 자초지종을 보고 또 들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 절제의 사도는 ‘뒤틀림이 해결되었다고 들었다.’ 이렇게 묻는 것이 아니라.
‘김서준이라는 자가 뒤틀림을 해결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그런데 어째서…
‘그 김서준이라는 자의 행동을 주시하라.’
갑자기 절제의 사도로부터 뜬금없는 명령이 떨어졌다.
칼리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물었다.
‘이유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 순간.
‘크윽!’
대답 대신 절제의 사도로부터 엄청난 기세가 터져나왔다.
칼리아는 절제의 사도로부터 터져나오는 압박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난 검성의 압박에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던 칼리아였건만, 절제의 사도는 그 궤를 달리 했다.
이어 절제의 사도가 말했다.
‘칼리아. 네가 순결의 사도 후계자들 중 가장 입지가 확고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네가 순결의 사도라는 뜻이 아님을 가끔 망각하는 것 같구나.’
한 마디로 후계자면 후계자답게 주제를 넘지 말라는 말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칼리아는 황급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절제의 사도는 그런 칼리아를 바라보다 기세를 거두었다.
그리고는 툭, 말을 내뱉었다.
‘나의 의지가 아니다.’
칼리아는 어질한 정신 속. 절제의 사도가 내뱉은 말을 곱씹었다.
다름 아닌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는 말.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지금 절제의 사도는 누군가의 명령을 전달하는 입장이라는 뜻이 되었다.
그리고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 그, 그 말씀은···’
칼리아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절제의 사도는 다름 아닌 7인의 사도 중 한 명이다.
그리고 7인의 사도라 함은 ‘겸손, 자비, 친절, 인내, 순결, 절제, 근면.’ 에 해당하는 사도들을 의미했으며, 진리회 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존재들을 지칭했다.
진리회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입지로 봐도 어느 누가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들.
그런데 그런 절제의 사도를 고작 명령을 전달하는 전령쯤으로 이용한다?
전 세계를 뒤져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다.
아니, 사실 딱 한 명밖에 없었다.
칼리아는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려왔다.
절제의 사도는 그런 칼리아를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동안 네가 장로들의 승인없이 단독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네 후계자 입지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용납이 되는 일이지. 허나, 김서준과 관련한 일들은 빠짐없이 보고하도록.’
그렇게 절제의 사도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유유히 떠나갔다.
#
이벤트 매치는 서준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모의고사 또한 추가 시험없이 종료가 되었다.
결국 헌터밀 모의고사와 더불어 이벤트 매치 모두 서준의 우승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에.
“미쳤다··· 난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
사람들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난 아싸리 집에 가서 성불하려고… 같이 하실?”
“굳이 집에 갈 필요 있냐. 난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한데.”
“팬티는 갈아입어야잖아.”
“아, 그건 인정.”
아무 생각없이 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중들 뿐만 아니라.
“…… 난 김서준이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프로 헌터 시험이 얼마 남았지? 일단 미리 접촉해둘까?”
각종 길드 및 레이드 팀에서 참관한 스카우터들.
“김서준이 지난 던전 사고를 해결했다 들었을 때 과장이 섞여있다 생각했거늘··· 흐음.”
“협회장님 말씀으로는 마성의 제자분과 검성께서 눈 여겨 보고 있다 합니다.”
“뭐, 뭐라? 그 두 분께서?”
심지어 정부와 협회에서 온 관료들까지 모두.
김서준이라는 이름 석자가 똑똑히 각인되었다.
더하여 이번 이벤트 매치는 지난 대회들과는 다르게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었으며 그 말은 즉, 서준이 보인 행동들을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었다는 뜻이었다.
『[조선마법사 매관Magic]: 미친···! 오늘 헌터밀 모의고사 이벤트 매치 봄? 제정신 맞음??』
이에 헌터 관련 커뮤니티 또한 서준의 이야기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
.
ㄴ[스님때린수녀]: 정신 나감. 나 보다가 질질 싸버렸음.
ㄴ[조선왕조씰룩쌜룩]: 씹인정. 특히 마지막에 김서준 오러 블레이드 쓸 때, 현관문 망치로 깨부수고 집앞 도로까지 뛰쳐나가 와이셔츠 찢으면서 동서남북으로 부르짖었다.
ㄴ[하울의 음~쥑이는 성]: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인정. ㄹㅇ 개지리긴 했음. 이민율이 은신술 쓸 때 끝났구나 싶었는데. 거기서 김서준이 오러 블레이드를 쓸 줄은…
.
.
엄밀히 따지자면 서준이 보인 것은 오러 블레이드는 아니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오러 블레이드가 아니었다.
멀린 식 표현을 빌려쓰자면 서준 자신만의 법칙을 세계에 강림시킨 것.
한 마디로 오러의 형태를 변형해 서준만의 방식으로 재현한 것에 불과했다.
그래도 오러 블레이드와 그 위력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니, 사람들의 눈에는 오러 블레이드나 다름 없었다.
아무튼.
우여곡절이 많았떤 헌터밀 모의고사는 이와 같은 큰 파문을 남기며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파문의 주인공이자 우승자인 서준.
“어째…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은 건 제 기분 탓이겠죠?”
“괴물이라니요. 말이 좀 심하십니다 서윤씨.”
“심하긴요. 누가봐도 그렇게 생각할걸요? 특히나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실 줄은… 말이 나와서 그런데 오러 블레이드는 대체 어디서 배우신 거예요?”
서준은 서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내용들은 서준이 모의고사와 이벤트 매치에서 보인 것들로 주를 이루었다.
“하하… 운이 좋았죠.”
그 탓에 서준은 멋쩍은 웃음만 남발해야만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대충 이야기가 정리되었다 싶었을 때 서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후 상금 관련 부분은 제가 처리해드릴게요. 그럼··· 오늘은 집에 가실 건가요?”
“네. 그럴 생각이긴 합니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전에 만날 사람이 좀 있어서요.”
“만날 사람이요?”
“네. 이제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
바로 그때였다.
웅성웅성.
“아, 글쎄! 난 싫다니까!”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란과 함께 짜증섞인 외침이 들려왔다.
서준과 서윤은 자연스럽게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최고의 대우를 약속해드리겠습니다. 장학금은 물론이고…”
“저희 아카데미로 말할 것 같으면 1부 리그의 아카데미로 최고의 시설과 훌륭한 강사진들이···”
그곳엔 벌떼처럼 모여있는 사람들과.
“싫다니까!”
그런 사람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 민율의 모습이 모였다.
그리고 그 광경에 서준은 단번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헌터밀 모의고사와 이벤트 매치의 주인공이라 함은 단연 서준이었다.
하지만 두각을 드러낸 건 서준 뿐만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서준과 결승전에서 맞붙은 이민율.
비록 마지막에 서준에게 패배했지만 3대 아카데미를 누르고 2위를 차지한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더없이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율은 독학 수강생이었으니 아카데미 입장에선 침을 질질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마시고 한 번 직접 방문해보셔서···”
그런 민율을 영입하기 위해 각종 아카데미 관계자들이 달라붙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만날 사람이라는게 혹시 저 분?”
“네. 그렇긴 한데…”
서윤의 물음에 서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민율을 바라보며.
“아니, 저렇게 사람들을 줄줄이 붙여오면 어쩌자는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애초에 이럴거 같아서 일부러 이렇게 따로 보자고 일러뒀건만.
“돈을 얼마나 주든, 무슨 혜택을 주든! 난 아카데미 안 다녀!”
민율은 인파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며 꿋꿋히 서준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니! 난 싫다니까 자꾸 그러··· 어?”
민율이 서준을 발견하고는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동시에 민율을 쫓던 사람들 또한 자리에 멈춰섰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시선이 서준과 서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시선에 서준과 서윤이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이어 민율이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나 드림 아카데미 갈거야! 됐지?”
내려앉는 찰나의 정적.
“……뭐라는 거야?”
그곳엔 오직 서준의 얼빠진 목소리만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
서준은 민율을 데리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 과정에서 득달같이 달려드는 사람들을 피하느라 고생을 해야했지만 어쨌든.
서준, 민율 그리고 서윤은 사람들을 피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
서준은 서윤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뒤로 한채 말없이 민율을 바라봤다.
“자꾸 사람들이 달라붙으니까··· 나도 모르게.”
그러자 자신의 잘못을 알고는 있는지 민율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서준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내뱉었다.
“그냥 해본 소리라는거지?”
“음… 아니. 전혀 생각이 없지는 않아.”
서준은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고는 다시 물었다.
“아카데미를 갈 생각이 없지는 않다고?”
“아니, 너랑 같은 아카데미를 다닐 생각이 없지 않다고.”
“……”
서준은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가 오겠다는데 서준이 왈가왈부할 건덕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서준은 드림 아카데미의 수강생일 뿐이었으니까.
이런 문제는 서준이 아니라 서윤이 처리해야할 문제였다.
물론 서윤이라면 서준의 의견을 가장 중요시할 터였다.
아마 서준이 극구 반대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서준은 그렇게까지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드림 아카데미는 서윤의 꿈이나 다름 없었고, 이렇게 서준이 하나하나 간섭한다면 검성이 하는 짓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복잡한 생각을 밀어내듯 고개를 털어내었다.
애초에 민율은 생각만 있다고 했을 뿐, 오겠다고 확언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지금은 그 전에 처리해야할 문제부터 처리해야했다.
서준은 민율에게 말했다.
“일단 그건 조금 이따가 다시 이야기하고. 약속은 기억하지?”
“물론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민율의 모습에 서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스승님이라 말한 사람. 그 사람이 대체 누구야?”
민율이 바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