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 and our Joseon Royals RAW novel - chapter 245
문득 떠올리니, 고장의 사람들이 더는 문과 훈장을 ‘하사’받았다고 기뻐하지 않는다.
자신들끼리 사람들을 조직하여 중앙에 추천하고, 공인받을 그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았다며들 즐거워하였다.
저 서원의 뒤편에서는 선산의 농민들이 후원하는 가극단이 혁명 창극 ‘러시아혁명가’를 공연하며 자식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그 앞에서는 이제 막 수학을 시작한 학생들이 마르크스의 신위에다 제를 올리며 배움의 포부를 밝힌다.
“이런 곳이 이제 전국의 수백 곳이라니….“
계몽된 인민이 이곳에서 수백, 다시 저 수백의 산산골골에서 수백씩 수만 명.
자발적 정치 조직도 수백 곳. 마르크스의 사당도 수백 채. 그들이 중앙 정치에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는 청원 수만 통.
이것도 고작 효시일 뿐이니.
김종직은 온갖 인민이 정치를 하겠다고 시끄러워질 조선을 떠올렸다. 인군과 중신들의 고아한 목소리로 조용한 인경궁의 정전이, 수천수만의 왁자지껄한 소리에 파묻히는 광경을.
그 시끄러움 속에서 미증유의 미래가 피어난다.
변화를 멈추지 않을 힘이.
―“金淑滋勞動者書院”
막간극―소련(해가 지지 않음)
“어, 어떻게 한 거지…?”
“대강 물을 막고 씨를 뿌리고 하다 보니 되었다고 합니다. 현지 주민들 말로는 그렇답니다.”
‘물을 막고 씨를 뿌린다’ 정도로 가능한 일인가 하는 생각에 트로츠키는 에티앙블을 돌아보았으나 눈앞의 현실이 있으니 뭐라 더 말은 못 하고 그냥 어깨만 두드리고 말았다.
황금빛 들판이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물결치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풍년가(豐年歌)가 울려 퍼지니 수확을 마쳐 가는 농민들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가득하다.
군데군데 오가는 트랙터에는 도정을 기다리는 볍씨들이 수백 킬로그램씩 수십수백 차례 옮겨지고 있다.
문제는 이곳이 캘리포니아라는 것이고.
지금이 1479년이라는 것이었지만.
“…10년은 걸리다 하지 않았소, 바빌로프 동지?”
“도, 동지… 제 말을 들어보십시오! 농민 중 일부는 저희 연구소에서 몰래 종자를 훔쳐 가서 심어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수만 명 단위로 자발적인 실험을 진행하다가 단 2년 만에 성과가 난 것인데 이걸 저희가 어떻게 예상을….”
트로츠키가 따져 들자 바빌로프는 오히려 억울하다는 듯 가슴을 탕탕 치다 말이 멎는다.
“일단 캘리포니아 중앙의 새크라멘토 분지(The Sacramento Valley)를 중심으로 쌀농사에 성공했습니다. 강변의 늪지대들이 순식간에 개간되어 생산성이 급증했고 농민들이 수리 시설을….”
“뭐, 대체 어떻게 했기에 수리 시설은 확충한 건가?”
“자기들끼리 시멘트랑 흙 포대를 사서 막무가내로 들이부었다고 합니다. 지금 저기 있는 댐이 그렇게 완공된 겁니다.”
근처에 천막을 깔고 제대로 된 회의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듣기만 해도 사실 관계 파악은 제대로 되질 않고 머리가 어지러워지기만 한다. 신화적 업적이라고 하기에 봤더니 괴기 소설에 가깝지 않은가.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단 말인가?
아메리카 이민이 10만 단위로 늘었다.
내후년이면 아마 아메리카의 인구가 백만을 훌쩍 넘기리라.
만주와 조선의 인구 폭발이 곧 여기서도 이어질 수 있을 것… 아니, 훨씬 더 빠르게 이뤄질 것 같았다.
“일단 농지 수요를 채워 주려면 캘리포니아에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학자들은 어디를 적임지로 보고 있소?”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버지니아, 앨라배마 등입니다.”
“생각보다 남부인데, 메시카와 국경이 닿지 않게 조심하시오. 유럽의 해적 놈들도 기승을 부릴 테니 해안 지대 정착지들을 꾸릴 때 주의하고.”
“명심하겠습니다.”
심지어는 서부에서 동부로 느득하게 뻗어 가려던 미국 진출 계획은 훨씬 빠르게 앞당겨졌다.
단순히 유럽인들의 진출 속도가 빨라지거나 해서가 아니라, 조선인들이 미친 듯이 땅들을 개간하니 말이다.
이들에게 트랙터가 보급되자 1인당 재배 면적이 수십 배로 늘어난다.
단순 계산만 해 봐도 조선인 중 2% 정도만 이주해도 목축과 농사를 병행하면서 한반도만 한 땅을 잡아먹을 것이다.
“조, 조선 내부에서의 농업은 그러면…?”
“몇 년 안으로 전부 조져 놓게. 앞으로 웬만하면 미국에서 수입해 먹으라 그러게.”
트로츠키는 저도 모르게 담배로 손이 간다.
“이, 이 사태가… 나쁘지는 않소. 나쁘지만은 않은데….”
신대륙 개척은 소련의 체급을 키우고자 시작된 사업이기도 하다.
중국이나 몽골 같은 대륙 세력만큼이나 거대한 기반을 손에 넣고 소련의 국가 안보를 확보한다. 여기서 얻은 막대한 인구와 자원은 장차 이어질 소련의 세계 패권에 큰 도움이 되리라.
현실 역사에서 미국이 떠오르는 강대국으로 자라나며, 러시아가 항상 내실은 개판이어도 그 잠재력만큼은 무시된 바 없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기획이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행정적 적체가 어마어마하게 자라나고, 각지 부족들에 새로운 땅을 달라고 읍소하여 겨우 새로운 영토들을 확보하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이 추세가 아마 단기적인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점이었다.
가족농에게는 가족이 많을수록 이득이다. 그 어린 자식들이 다 미래의 노동력이니까.
그러니 출산율은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끊임없이 뛰어오른다. 가정마다 대여섯씩은 우습게 낳을지 모른다. 그렇게 스무 해가 지나면 그 대여섯 명이 다시 자식을 낳고, 다시 자식을 낳고….
18세기 말에 미국 인구는 400만 명 정도 되었다.
한 백수십 년을 지나 트로츠키가 조선에 올 때쯤 미국 인구가 1억을 넘겼으니… 아니다. 그보다 더 빠를지도 몰랐다.
물론 그러한 인구 변화는 모두 구대륙에서 수백만 명씩 몰려오던 이민자들 덕택에 일어난 위업이지만.
“ここです! 開拓地登録は近隣事務所でお願いします!(여기입니다! 개척지 등록은 근처의 사무소에서 부탁드립니다!)”
“みんな動け!(다들 움직여!)”
소련령 아메리카에는 그런 인구 이동이 없으리란 보장이 있는가?
초라하면서도 삐뚜름하게 선, 일본식 초가집들이 즐비한 정착지들을 바라보며 트로츠키는 다시 담배를 피웠다.
“…현재 전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도 엣추 등지를 통해 이민 신청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마극종이 장악한 항구 도시라면 수천 명씩 아메리카로 향하고자 하는 물결이 지속된다고 합니다.”
“그래… 그렇겠지….”
사람보다 땅이 더 많고, 사람보다 먹을 것이 더 많은 곳이 있는데 뭐 하러 지금 전란으로 심심찮게 촌락들이 불타는 일본에 머무르겠나?
오닌의 난은 마무리되었을지언정 각지 영주들이 불사른 ‘전국 시대’의 화마는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소련과의 경제적 교류로 다이묘들의 뒷주머니가 훨씬 든든해진 만큼 오히려 전쟁들은 더욱 성대하게 펼쳐진다. 소련이 정리한 해로를 따라, 심지어 이집트까지 진출한 일본의 중개상들은 화마를 키우고 키워 일본 내부로 생필품과 사치품을 조달하며 떼돈을 번다.
심지어 전국 시대 후반에 가야 겨우 도입되었을 화승총 등의 병장기가, 발전된 해외 교역을 타고 유입되었으니 일본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되고 있으리라.
그 외에도 이아구 동지가 건설하고 있는 아프리카 연방 정부의 줄루인들과 코이산인들 등 부족 갈등에서 밀린 이들, 소련령 포르투갈… 아니, 스페인 공화국으로 몰려드는 유대인들도 어떻게 알음알음 소식을 전해 듣고는 아메리카 진출을 희망한다는데.
마지막으로 아메리카의 토착 농경민들 역시 소련의 영토로 조금씩 정착하고 있다. 아니면 땅을 팔고서도 딱히 떠나지 않고 소련인들과 함께 머무르며 생활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 또한 세려 보면 만 단위다.
그런 식으로 전 세계에서 인구가 몰려온다면…? 충분한 규모를 갖춘 아메리카 식민지가 독립을 꾀한다면?
‘아니다. 독립은 단기간에 불가능하다.’
트로츠키는 마음을 겨우 가라앉힌다. 그래, 미국의 초기 13개 식민지처럼 자잘한 수십 개 공화국들로 분할해 놓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여타 공화국들에 자원을 공급하는 배후지로써 움직이면서, 그 농업, 임업, 축산업에 필요한 비료나 트랙터 등을 철저히 조선과 원산 본토에 의존토록 해야 한다.
이 역시 완전한 해법은 아니지만, 시간은 벌어 줄 수 있다.
물론 아메리카의 이탈 말고도 해결해야 할 장래의 문제는 산적해 있다.
계획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소농 인구들을 배출해 낼 조선과 만주의 경제는 어떻게 굴러갈 것인가? 이제 곧 발전하게 될 자동차 산업 등이 충분한 노동력을 이들 국가에 붙잡아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소련은 아메리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확장에 장차 메시카와 영토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것들은, 괜찮다.
해결할 수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다.
트로츠키는 오랫동안 서 있기에 몸이 불편하여 근방의 그루터기에 걸터앉는다. 에티앙블이 가져다준 수통의 물을 벌컥거린 뒤에 자신의 주름 자글자글한 손을 살핀다.
‘내가 아니더라도 해결할 수 있다.’
“…사회혁명당원들이 부럽군. 이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으니 말일세.”
“거기도 거기 나름의 걱정이 있지 않겠습니까?”
“흥, 바보들이 걱정을 해 봤자 속 편한 꼴이겠지. 해 봐야 캥거루랑 기념사진이나 찍고 다니려나?”
그리 끙끙거리며, 트로츠키는 샌프란시스코의 정부 청사로 돌아간다.
시찰은 끝났다.
* * *
“대기하라!”
사회혁명당의 가장 예리하게 훈련된 살수들이, 소련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의 주문 제작 총기들을 들고 잠복했다.
이들은 상해에 떨어지면 광동어를 내뱉고, 아헨에 가면 곧바로 중세 프랑스어로 능숙하게 소통하는 언어의 귀재들이다.
또한 격투로도 성인 남성 두셋쯤은 쉽게 제압할 수 있고, 변장에 능하며, 암호를 만들고 해독하는 데도 천부적인 재능들을 갖추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삼류 첩보 소설에 나오는 인물 설정들 같다.
하지만 만 명 중에 한 사람쯤은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백만 명 중에서 뽑는다면 분명 수백 명의 요원쯤은 나오지 않겠는가?
이들은 사회주의 혁명의 확대와 이념의 조국 소련의 승리를 위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다. 신념은 총알처럼 단단하고 확실하게 이들의 심장에 박혀 있다.
그러니만큼, 이들이 투입되는 임무는 언제나 연맹의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일들, ‘프로’가 필요한 일들이다.
그런 이들이 십수 명씩, 제각기 온몸에 진흙과 으깬 풀을 바르고서 엎드려 있다.
그들의 총구는 확실하게 목표를 겨눈다.
일격에, 열댓의 적들을 죽일 것이다.
저들은 무리의 우두머리, 저들을 처리한다면 분명 수천의 군대는 와해되어 각각이 빠르게 분쇄되리라.
이 특수 작전의 총책이 부대원들에게 말한다.
“스피리도노바 동지가, 사회혁명당 전체가 우리의 어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너희가 방아쇠를 당기는 그 순간에도 거기에 부응할 의무를 잊지 마라.”
“알겠습니다!”
“정말 알겠나? 우리 등 뒤에 수많은 조선인, 만주인 농민들이 있다. 그들이 순식간에 자신들이 정당하게 얻은 터전을 빼앗겼다! 선주민 부족들 역시 우리에게 구원을 요청해 왔다! 우리의 임무가 그들을 구할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 적들의 접근은?”
“현재 700미터 밖에서 달려들어 오고 있습니다.”
“우두머리들은?”
“현재 150미터 전방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결정을 내린다.
“발사하라!”
―탕!
―두! 두! 두!
―쾅! 콰르르륵!
미리 뿌려 놓은 휘발유를 따라 불길이 번진다. 거대한 화염의 방벽이 열기로 치솟고, 기관총이 난사되며, 정밀 저격 된 소총들이 불꽃과 연기를 뿜는다.
그리고….
“꽈아아아악!”
“놓쳤다!”
“빌어먹을! 우두머리 개체 중 몇 마리나 죽였나?”
“지금 시신을 세고 있습니다!”
“빨리! 지금 다 불에 타고 있잖나!”
“여, 열… 열한 구입니다!”
“빌어먹을!”
네 마리가 살아남았다.
그리고 잠시 후 소련령 호주 영토를 향하여, 수만 마리의 에뮤들이 들이닥친다.
밀밭들을 갈아 버리고, 합판으로 짜 놓은 만주인들의 거주지를 부숴 놓았다.
소련군들은 참혹하게 꺾인 깃대를 보며 비참한 심정을 느꼈다.
그들은 전쟁 중이었다.
그리고 소련은 처음으로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었다.
“현재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사회혁명당의 지도부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여 일제히 팔자에도 없던 호주행을 택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호주의 거점 도시들 중 그나마 가장 거대한 맬버른.
미국 개척처럼 샌프란시스코 한 점을 찍어 두고 거기서 퍼져 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면,
호주의 경우 시드니, 브리즈번, 맬버른, 퍼스 등 다양한 거점지들을 두고 다방면에서 진출하는 식으로 식민화 사업을 진행하였다.
애초에 밀밭과 방목형 목축, 홍합 양식 같이 드넓은 영역을 소수의 인구가 점유하면서 이뤄지는 산업들을 생각했던지라 그렇게 넓게 인구를 흩뿌리는 식으로 개척의 가닥이 잡혔다.
최근에 골드러시 비슷한 게 터져 일본에서 무수한 광부들이 넘어오기는 했다만 결국 호주 산업의 중심은 드넓은 대지에서 이뤄지는 노동 집약적이지 않은 농업이었다.
그 말은 무엇이냐.
“꽈아악! 꽑! 꿝! 꾸어어어억!!!”
“이놈이 저희가 생포한 샘플입니다! 아일랜드인 정착지를 무너뜨린 무리의 우두머리 격 되는 놈이죠!”
이런 거대하고 드넓은 구역에 걸친 대대적 ‘침공’에 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에뮤는 문제의 말단에 불과하네. 다들 기억해 두게!”
사회혁명당 지도부는 목을 묶여 차라리 죽이라는 듯 맹렬히 퍼득거리는 에뮤에게 겁에 질려 있었다.
그 한심한 꼴을 보다 못한 스피리도노바가 책상을 두들겨 주의를 집중시키자 겨우 그들은 저 살아 움직이는 금관 악기처럼 끊임없이 꿕꿕거리는 괴조(怪鳥)로부터 시선을 떼어 냈다.
“에뮤는 그냥 새 떼일세! 많아 봤자 농장 몇 개… 아니, 몇십 개 조금 망치고 도망가는 놈들이란 말일세!”
물론 그것도 작은 일 같지는 않지만.
애초에 인간이 고작 타조 비스끄무리한 무언가에 쫓겨났다는 사건의 충격이 하도 거대해서, ‘사회혁명당 대굴욕’ 따위의 헤드라인을 단 신문들이 줄줄이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호주로 직접 행차하는 ‘쇼’까지 하게 된 게 아닌가?
결국 핵심적인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하면….
“토끼입니다. 토끼 떼가 문제의 근원입니다.”
현지 박물학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에뮤의 침입은 어느 정도 예상한 바이기도 했다.
그들의 서식지로 정착지가 침투해 들어가면서 어느 정도 토착 무리들과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은 이미 있었다.
그들은 그저 고향이 그립다면서 바보같이 마구 외래종을 들여오던 17세기 영국인들보다야 두 세기 정도 발전한 인간들이니. 그들은 나름 각 생물종의 서식지를 고려하며 신중하게 확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토끼는?
“…만주인들이 들여왔다 하던가? 항구에서 잡아내지도 못했고?”
“목축을 한다기에 별생각 없이 가축으로 기르던 놈들을 데려온 모양입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도 귀엽다고 한두 마리씩 봐주다가 그만….”
토끼는 번식을 한다. 엄청나게.
게다가 풀과 작은 벌레를 먹는다. 에뮤와 같이.
호주는 토끼를 막을 포식자도 없는 땅이다.
갑자기 경쟁 개체 수만 마리가 우르르 쏟아지고, 때맞춰 재수 없게도 가뭄이 닥쳐오며, 원래 서식지이던 땅은 농장이 되어 어마어마한 식량이 자라난다.
그들의 침공은 필연적이었다.
“토끼 사냥이 지역 주민들 대부분의 취미로 정착했지만 아직도 모자랍니다.”
“취미이니 그렇겠지. 토끼와 에뮤 두당 소액의 현상금을 걸게. 직업 사냥꾼들도 조선에서 고용해서 데려오고.”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