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 and our Joseon Royals RAW novel - chapter 279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홍위는 흥미로운 듯 눈을 빛내다가도 차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급히 수첩을 꺼내어 이런저런 것들을 끼적였다.
지금 트로츠키가 말하지 않는다면, 레닌은 영원히 역사 속 위인으로 남을 것만 같았다.
이제 소련에 레닌을 직접 만나고 겪어 본 인사는 한 손가락에 꼽으니. 지금 한마디라도 더 말해 두지 않으면 정말 그는 그저 대리석 조각상처럼 찬란한 혁명 영웅으로 박제될 것만 같았다.
이대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두 죽는다면.
트로츠키 자신이 죽는다면.
“레닌은 뛰어난 정치가였고, 달변가였습니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오.”
“그렇습니다, 폐하. 그리고 뛰어난 정치인이라 함은 기회주의적이란 뜻입니다. 레닌은 어제 한 말을 오늘 뒤집었고, 내일 다시 뒤집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전날 어떻게 얘기했는지 지적하는 이들에게 레닌은 교조주의자라고 조롱했고, 다시 필요할 때 입장을 뒤집어 그의 말을 따라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바꾸었던 이들을 기회주의자라 비판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따랐습니다. 그런 행태를 덮을 만한 언변과 글재주가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
“그는… 그는….”
더 기억해 내야 한다. 더 말해야 한다.
그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들이 영영 알 수 없는 과거로 묻히고 흩어지지 않도록.
살과 피로 이루어져 맥동하던 인간들이 그저 책 속의 글줄로 차갑게 식어 버리지 않도록.
트로츠키는 레닌에 대해서, 스탈린과 부하린의 가증스러움에 대해서, 칼리닌, 카메네프, 콜론타이에 대해서 말했다.
그리고 모든 말을 몰아친 뒤, 이마에서 한 바가지로 흘린 땀을 닦고서 이홍위를 마주 보았다.
놀랍게도 조선의 대군주는 완전히 무표정했다.
이상하다. 학문을 좋아하는 그인 만큼 흥분하리라 생각했는데. 지금 읽히는 감정은 오히려….
“나도 언젠가….”
착잡함.
“…동지에 관해서 그렇게 술회하게 될 때가 있겠지.”
트로츠키는 그제야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다급히 이홍위에게 말을 쏟아 냈는지 깨달았다.
손을 내다보니 자글자글하게 주름이 져 있었고, 턱수염을 쓰다듬으니 가느다랗고 힘이 없었다.
안경을 잠시 벗어 보니 눈앞에 안개가 꼈고, 손으로 무얼 만지든 장갑을 끼고 만지는 듯 감각이 둔했다.
레프 다비도비치 트로츠키는 늙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제 그의 구상은 현실화되었고, 모든 고난을 꺾어 냈다. 예전부터 기다려 온 그 순간이 왔는지도 모른다.
매듭을 지을 순간.
트로츠키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입을 열었다.
“폐하.”
“왜 그러시오?”
“저는 인민 위원장직을 사임할 생각입니다.”
이홍위가 눈을 크게 뜨고 트로츠키를 마주본다.
한편으로는 놀란 듯하고, 한편으로는 이미 예감하고 있었다는 듯한 눈빛이다.
“오랫동안 생각한 일입니다.”
이홍위는 가타부타 말을 더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말에 무언으로 수긍할 뿐.
트로츠키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홍위 역시 따라 일어난다.
두 사람은 계단을 몇 층씩이나 내려간다. 트로츠키가 몇 번씩 난간을 잡고 휘청휘청하는 것을 이홍위가 부축하려다 말았다. 트로츠키 본인이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켈틱 1호의 입구 바깥으로 나와, 잔교를 건너 육지에 다다른다. 얼마 안 되어 근처에 있는 트로츠키의 사저가 보인다.
트로츠키는 조용히 그 뒷문으로 향한 뒤 문고리를 잡고 돌린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뒤돌아본다.
“동지, 저는 잘 해냈습니까?”
이홍위는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제야 트로츠키는 안심한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저는 들어가 보겠습니다. 내일 다시 봅시다, 폐하.”
“수고하셨소.”
“동지도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홍위는 천천히 트로츠키가 문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쿵.
문이 닫힌다.
훗날의 (2)
트로츠키는 중국에서의 사무가 마무리되는 대로 인민 위원장직에서 사임을 선언했고.
“동지, 안 됩니다.”
칼같이 짤렸다.
“아, 아니… 대체 내가 관두겠다는데 왜 안 되나?”
“동지께서 그만두면 후임은 누가 맡습니까?”
“그… 거야 자네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내 나이가 몇 년 있으면 아흔이고 손자가 증손주 낳기 직전인 데다 내가 당장 15분 뒤에 심장 마비로 훼까닥 해도 내 주치의는 전혀 놀라지 않을 텐데 쉬지도 못 하나?”
“당연히, 안 됩니다.”
에드워즈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한다.
“공산당 조직은 동지의 사임안을 반려했습니다. 만약에 정 사임하고 싶으시면 당원들 5,000명의 서명을 받아 온 뒤에, 다음 당 대회에서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고 나서, 다시 중앙 위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 오십시오.”
그리고 덧붙인다.
“당연히 재적 인원은 과반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런 제기랄.”
“말씀 조심하십쇼.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채신머리없이.”
“이건 분명한 노인 학대야. 인권 위원회에 제소하겠어.”
“어라? 당 인권 위원회 위원장이 누구죠?”
에드워즈는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킨다.
“나네요?”
“젠장, 줄 만한 당직이 없다고 아무 데나 꽂아 주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인권 위원회란 게 예전부터 있었으면 저도 초과 노동으로 상사를 진작 제소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
그거 좀 부려 먹었다고 연장자한테 말 한마디도 안 지고 바락바락 대들다니. 조선 땅에서 장유유서의 미덕이 잊혀져 가는 실정에 트로츠키는 탄식을 금치 못한다.
나 때는 동갑내기여도 상투 일찍 튼 놈한테 안 튼 놈이 존댓말을 썼는데…. 러시아 물을 오래 먹더니 사람이 아주 버르장머리가 없어졌다.
…어쨌건 에드워즈가 10년도 넘게 갈아온 복수의 칼은 매섭도록 날카로웠다.
그는 지금 행복사 직전이었고, 트로츠키는 지난 세월 동안 에드워즈의 러시아 임시 수반 사임 요청을 씹어 온 업보를 몇 배로 돌려받는 중인 만큼 얼굴이 흙빛이었다.
마르크스가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썼던가? 자본주의적 노동 분업을 극복한 공산 사회에서는 아침에 사냥하고, 오후에 낚시하고, 저녁에 소를 몰고, 저녁 식사 후에는 비평 작업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삶이 가능할 거라고.
그리고 지금, 트로츠키의 만년은 대강 어떤가 하면.
아침에 회의하고, 오후에 회의하고, 저녁에 회의하고, 저녁 식사 후에 회의한다.
‘이딴 게… 공산 국가 지도자의 삶?’
사람이 아무리 권력을 좋아하더라도, 공산주의자들은 한 번쯤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던 저 평화롭고 고요한 삶을 꿈에 그리고는 한다.
혁명을 완수해 내고서 즐기는 안락과 평안. 지난 수십 년 동안 문자 그대로 ‘쉬지 않고’ 달려왔던 트로츠키에게도 슬슬 그런 삶이 눈앞에 가물가물 떠오르기 시작했다.
트로츠키는 요사이 정원사 일에 관심이 생겼다. 바빌로프 동지에게 미리 얘기해 놔서 특이한 색깔의 당근 모종도 구해 놓았다. 낮에는 텃밭을 일구고 저녁에는 저술 활동에 집중하는 은퇴 생활도 이제 준비 만만이었다.
“조금만 더 수고하시지요.”
“트로츠키 동지, 아직 당은 동지를 필요로 합니다!”
“적어도 후임자에 대한 언질 정도는 주셨으면 했는데….”
물론 조곤조곤 한마디씩 던져 오는 동료 공산당원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런 생활과는 만나 보기도 전에 작별인 듯했다.
그 결과, 몇 번 시끌벅적하게 신문과 라디오에서 떠들어 댄 것치고 원산의 정계는 조용했다.
물론 겉으로만 그랬다.
“차기 당권은 누가 쥐지? 분당해서 나간 인사들 빼면 원로급 인사가 에드워즈 동지 말고는 잘 없지 않나?”
“러시아에 처박혀 있었어서 당내 조직이 전무한데 그 양반이 어떻게 당 대표에 인민 위원장 자리까지 달겠어? 대표 감으로는 한참 딸리지.”
“그럼 누가? 푸츠?”
“그 양반은 존재감도 없고 정치에 관심도 없으니….”
경쟁자는 많되, 뾰족한 인물은 없었다.
애초에 소련 공산당은 트로츠키 얼굴 하나로 뭉친 빅 텐트 정당이고 특별히 트로츠키 외의 지도자랄 인물이 없었다. 그만큼 야망 있는 인사도 많지 않았고.
야망과 세력이 있는 정치인이라 해 봐야 트로츠키 본인이 직접 발탁한 최금옥 동지 정도? 그런데 이 사람도 분당해 나갔으니, 트로츠키가 없으면 공산당은 구심점이 없다.
그러니 당 지도부에서 기를 쓰고 트로츠키의 은퇴를 막는 것도 당연지사.
트로츠키 동지가 어쩔 수 없이 조금 더 수고해 주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다 하여 너무 트로츠키의 심기를 긁어, “나 당 대표 때려치운다!”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없도록 적당히 달래 주어야겠지만.
적어도 원산 공산당과 국제 공산당에 약간의 여유 정도는 벌어 줘야 하리라.
그 때문에,
“아아, 이곳이 그 이름 높던 ‘우온산’의 정경이로군요.”
은퇴를 반려당한 트로츠키는 인민 위원장의 업무로 다소 껄끄러운 손님을 맞아야 했다.
“나라가 화평하고 백성들은 태평하니 듣던 대로 훌륭한 고장입니다.”
“감사하오. 그대의 영지가 된….”
“사가미(相模)입니다.”
“그래, 사가미 역시 좋은 지도자를 만나 번성하고 있다 들었소만.”
“하하, 이곳 우온산에 비하면 아주 초라한 촌구석에 불과하니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렇게 30분, 영혼 없는 겉치레만 오가는 데 신물을 느낀 트로츠키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내 동지를 무어라 부르면 되겠소?”
“저는 본래 밑천이 없는 떠돌이 승려로서, 이세가의 은혜를 입어 운 좋게 출세했을 뿐입니다. 허나 옛 가마쿠라 땅을 다스리며 호조씨의 이름을 계승했고 불도로서 소운안소즈이(早雲庵宗瑞)라는 법명을 쓰니….”
야심에 찬 늙은이가 숙였던 고개를 쳐든다.
“호조 소운, 정도로 기억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 *
본래 전국 시대의 막을 열었던 오닌의 난은 한참 전에, 그러니까 1477년쯤에는 끝이 나야 했다.
분쟁의 발단이었던 쇼군 승계 문제는 뒷전이 되고, 전쟁의 두 지도자 야마나 소젠과 호소카와 가쓰모토 간의 세력 분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진다.
그러나 10년간의 시가전은 동군, 서군을 가리지 않고 양 세력의 기둥뿌리를 뽑아 먹을 정도로 소모적이었고. 결국 소젠과 가쓰모토가 2달 차이로 사망하자 양측은 흐지부지 전쟁을 마무리 지어 버린다.
하필 두 사람이 그렇게 동시에 황천길로 떠났다는 사실을 보면 동군과 서군에서 전쟁에 지쳐 각자 지도자를 ‘슥삭’ 해 버린 게 아닌가 의심되기는 한다.
그런데 이제 일본 전역에 어마어마한 경제적 팽창이 이어지고 있다.
소련은 꾸준히 일본과의 무역 규모를 늘려 왔다. 마극종 신도 수가 늘어난 만큼 지원해 줘야 할 세력도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제 일본에서 상인이라는 사람치고 마극종 신도 아닌 사람이 오히려 드물었다. 백혈구가 적혈구를 몽땅 잡아먹기라도 하면 사람이 생존할 수 없듯, 이제 마극종을 탄압하면서 제 영지의 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다이묘도 없다.
게다가 일본인들 역시 이징옥의 해적 소탕 이후로 활동 범위를 크게 넓히면서 인도네시아, 인도, 심지어는 오스만과 잔지바르까지 항해하여 무역으로 꽤나 재미를 보았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기어코 이집트를 종단해 지중해까지, 이탈리아 남부나 프랑스까지 닿았다는 소문도 있다. 그만크 소련이 가는 곳이라면 일본의 상인들 역시 언제나 끼어들 틈을 강구하는 상황.
몇몇 아주 부유한 다이묘들 사이에서는 유럽산 포도주가 사치스러운 기호품으로 유통되며, 백성들은 귀한 무명천으로 지은 옷을 옷장에 한두 벌씩은 쟁여 놓는다.
지금의 일본은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돈을 갈퀴로 끌어모으는 상황.
무역에 미친 다이묘와 상인들은 소련에서 인부들을 초빙해 곳곳에서 금광과 은광을 개발했고, 한동안 이와미 지역에서는 다이너마이트 터지는 소리에 산새들이 귀가 터져 죽어 나갔다.
즉.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허허허.”
이세 모리토키, 이제 호조 소운이라 불리게 된 남자가 껄껄 웃으며 차를 들이켰다.
자신이야 전란의 혼란 속에서 어찌저찌 다이묘로 성장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
다만, 일본 전역에서 모두가 서로를 열심히 족치는 동안 중립을 선언한 공산주의자들의 세력이 점차 커지는 것만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타개책은 무엇인가?
‘그딴 게 어디 있겠나? 숙여야지.’
요컨대 공산주의자들이 슬슬 자신의 영지를 노린다면 공산주의 대장과 미리 연줄을 터놓아야 한다는 논리.
호조 소운은 자신이 얼마나 공산주의에 전향적인지, 자신의 영지에서 소위 ‘노동자의 권익’이란 것이 얼마나 잘 보호되는지에 대해 립 서비스를 깔아 둔 뒤 이런저런 예물들을 바쳤다.
물론 이깟 뇌물로 원산의 입장을 돌려놓을 수는 없겠다만.
이들의 힘으로 따지자면 일본 정도는 금방 공산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리하지 않는 것은 결국 역량을 절약하기 위해서일 터.
특별히 반항하지 않고 소련이 주도하는 질서 속에서 잘 융화되리라는 태도를 보여 주면 그것으로 되었다.
트로츠키는 평가자의 눈으로 그런 호조 소운의 됨됨이를 재어 본다.
…신뢰감이란 게 생기질 않는 인상이다.
저 아귀다툼 속에서 기어코 밑천도 없는 사내를 다이묘로 만든 원동력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무수한 권모술수와 적절한 배신과 비정한 손속 말고 뭐가 있으랴?
트로츠키는 트로츠키대로 이런저런 궁리를 굴려 보았다. 호조 소운은 쭉 찢어진 가느다란 눈매로 얌전히 그를 지켜보다가 툭, 말을 던졌다.
“고명하신 렌뇨 선사께서 설법하신 바를 저 또한 몰래 훔쳐 들은 바가 있습니다. 제 영지 내의 마극종 신도들이 어찌나 그를 철칙처럼 따르던지….”
허, 이거 봐라?
렌뇨가 마극종 내에서 너무 절대적인 지위를 손에 넣었다. 심지어 그 아들로 이어지는 후계 구도도 탄탄하게 짜 놓은 상태다.
당연히 소련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소련은 그에게 일본 내 세력 확장을 일임한 것이지, 무한한 절대 권력을 부여한 게 아니니까.
그에게 긴장감을 주는 용도로 자신을 활용하는 건 어떻겠냐는 무언의 압박.
아주 고단수다. 단지 혓바닥만 노리고 여기까지 기어들어 온 게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
그러나,
“그대와 렌뇨 선사의 일을 들었습니다.”
“먼 과거의 일일 뿐이지요. 저야 세속의 사람이오나, 렌뇨 선사는 구도의 길을 좇는 만큼 사소한 은원쯤이야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하.”
“이런 말을 밖에서 하기가 좀 그렇지만은… 렌뇨 선사가 마음이 넓은 사람은 아니지 않소?”
“…푸흡.”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
렌뇨를 죽일 뻔한 자다.
이 인간을 받으면 렌뇨와 아주 대립하게 될 텐데 그럴 수야 없다.
“후흐흐흐…. 좋습니다. 그렇지요. 마음이 넓은 사람이 자기 제자들도 이단이라고 망설임 없이 쳐 내길 하겠습니까?”
“이해해 주어서 고맙소, 호조 소운 동지.”
트로츠키는 미소를 지으며 출입구를 손으로 가리킨다.
협상은 결렬이었다.
이 소식은 금방 현해탄을 건너 열도에 닿는다.
호조 소운이 이 소식을 부러 곳곳에 퍼뜨렸기 때문에 그 전파 속도는 더더욱 빨랐고.
“…곤란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