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cover Professor at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711
711화 악마의 증명 (1)
쿠오오오오오!
제보당의 괴수가 울부짖었다.
우두머리가 울면 다른 늑대들이 울 듯, 크립티드들이 모두 동시에 하울링을 했다.
수천, 수만의 숫자가 넘는 크립티드가 일시에 하울링을 하는 광경은 너무 음울하고 기괴했다.
소리만 듣더라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미치거나 공포에 졸도할지도 몰랐다.
물론, 판토스에게는 그런 건 모기의 날갯짓 소리보다도 하찮은 것이었다.
촤르르륵.
판토스가 앵커체인을 휘두르자 거대한 쇠사슬이 채찍처럼 휘둘러졌다.
판토스를 중심으로 거대한 원이 생겨났다. 원 안에 있는 것은 전부 갈려 나갔다.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 공격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주변에는 전부 크립티드뿐이었으니까.
컹!컹! 크르르릉!
늑대들이 붉은 눈동자를 까뒤집으며 판토스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들었다.
두려움과 공포를 모르는 짐승들은 어마어마한 숫자로 밀어붙여 사냥꾼을 물어뜯고자 했다.
그 모습이 자그마한 돛단배를 향해 몰아치는 해일처럼 보였다.
“흡!”
판토스가 거대한 닻을 휘두르자 거기에 휩쓸린 크립티드들이 갈가리 찢기며 산산 조각나 흩어졌다.
후드득 흩뿌려지는 새까만 액체와 같은 흔적들.
판토스는 그 광경에서 해안절벽과 부딪치는 파도를 보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발아래를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크립티드를 콰직 하고 짓밟았다.
두개골이 부서지며 내용물이 터진 물풍선처럼 퍼졌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배의 갑판을 디디며 다리에 힘을 줬을 때가 떠올랐다.
파도가 밀려온다.
짐승의 이빨과 광기, 죽음이 가득한 검은 파도였다. 마치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와 같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건 죽음의 바다다.
그가 몇 번이고 넘어섰으며, 넘어서야 할 시련.
굴하지 않고 절대 쇠하지 않으며 결코 멈추는 일이 없었다.
예열 단계를 넘어 한계까지 쥐어짜기 시작한 육체에서 새하얀 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왔다.
거기에 스피릿까지 사용하니 판토스의 주위로 새하얀 해무가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크립티드들이 뭉치며 거대한 벽을 만들었다.
판토스는 손에 쥔 작살을 던졌다.
작살에 닿은 크립티드의 장벽은 뚫리다 못해 커다란 터널이 생기듯 분쇄됐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광경이었지만, 판토스는 별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는 쉬지 않고 크립티드들을 죽이고 있지만, 그의 예리한 기감은 처음부터 오직 한 존재만을 향해 있었다.
‘온다.’
판토스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는 순간.
푸화악!
크립티드의 군세 사이로 거대한 팔이 튀어나와 판토스를 뭉개려 했다.
바로, 제보당의 괴수였다.
처음부터 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판토스는 그 손짓에 바로 반응했다.
회피? 아니다. 사냥꾼은 사냥감을 상대로 겁을 먹어서는 안 됐다.
오로지 정면승부.
촤르르륵.
판토스를 짓누르려던 괴수의 팔이 앵커체인에 휘감겼다.
그것을 떨쳐 내려고 하기도 전에 강렬한 압박감이 괴수의 손을 잡아끌었다.
휘청!
거대한 덩치가 일순 크게 흔들리며 균형을 잃었다.
판토스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쏜살같이 달려든 그는 괴수의 팔을 타고 어깻죽지까지 이동, 손에 든 거대한 닻을 휘둘렀다.
쩌어어억!
살가죽 100개가 동시에 터지는 소리가 장대하게 울려 퍼졌다.
판토스는 눈에 이채를 띄었다.
아무리 강인한 사냥감이라 하더라도 이걸 맞는 순간 머리가 날아가야 했지만, 제보당의 괴수는 고개가 옆으로 조금 꺾이는 것이 전부였다.
말이 안 되는 내구성이었다.
괴수의 고개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두개골 안쪽의 안광이 한층 더 흉흉하게 빛났다.
아무래도 화를 제대로 돋운 모양이었다.
그러나 판토스도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반대쪽 손에 쥐고 있던 작살을 들어 그대로 눈을 향해 꽂아 넣었다.
나중에 한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후유증이 남는다거나 하는 걱정은 들지 않았다.
애초에 지금 그런 속 편한 생각을 할 겨를 따윈 없었다.
여기는 지금 사냥하느냐 먹히느냐 밖에 없는 삶과 죽음의 능선이었다.
이곳에 발을 들였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서 이 난관에 부딪혀야만 했다.
그게 판토스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었다.
크와아아아악!
눈을 찔린 제보당의 괴수가 비명을 질렀다.
판토스는 그 모습이, 고통에 찬 울음보다도 슬퍼서 울부짖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각이 아니었다.
놈은 슬퍼하고 있었다.
한 국가를 공포와 혼돈으로 몰고 간 짐승이, 세상의 모든 공포를 거머쥔 괴물이.
슬퍼하면서 울고 있었다.
“그런가.”
판토스가 작게 중얼거렸다.
사냥꾼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판토스는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할 것이다.
누구보다도 사냥감에 대해서 가장 잘 알아야 한다고.
상대를 안다는 것, 그렇게 깨닫는 것은 사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사냥감의 생활 반경, 행동 양식, 사고 패턴 등등.
그 전부를 알아야만 사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냥감에게 있어서 사냥꾼은, 자신을 죽이는 천적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가장 잘 알아주는 이해자이기도 했다.
판토스는 제보당의 괴수를 이해했다.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크립티드를 알아 버리고 말았다.
“처음부터 그냥 슬퍼했던 거였군.”
제보당의 괴수가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 무조건적인 증오를 불태우는 것은 슬픔 때문이었다.
크립티드란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가 모이다 못해 고이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다리에 스프링을 달고서 뛰어다니는 괴한.
도마뱀을 닮은 인간.
호수 깊은 곳에 산다는 용을 닮은 괴수.
그런 목격담과 함께 으레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이 뒤따라붙는 것은 당연했다.
애초에 저 존재들이 그러한 부정적인 것들의 집합체였기 때문이다.
그런 다양한 크립티드들은 사람의 손에 의해서 토벌당해 사라지지만.
그들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존재하는 한, 크립티드는 이 세상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크립티드의 정점에 선 제보당의 괴수는 이러한 모든 사실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자신이 어째서 태어났고, 죽는다 하더라도 언젠가 또 다른 자신이 태어나게 될 거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자신을 만든 자들은 혐오와 공포의 시선을 보내니.
이해했기에 슬펐고, 그래서 괴수는 울었다.
너무 슬퍼서.
하염없이 울었던 것이다.
“불쌍하군.”
판토스는 제보당의 괴수를 동정했다.
사냥감을 동정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판토스는 이 감정 자체에 솔직해지기로 했다.
어쩌면 저 괴수의 안쪽에는, 그래도 자신의 동료인 한스가 있어서일지도 몰랐다.
판토스의 그 말을 들은 것인지, 아니면 그의 눈동자에 깃든 진심 어린 연민의 감정을 느낀 것인지.
제보당의 괴수가 내뿜는 기세가 한층 누그러들었다.
그러나 활화산처럼 터질 것 같던 분위기가 약간 나아졌다 할 뿐이지, 여전히 그 적의는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누군가는 끝을 봐야 하는 싸움이었다.
그때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렇게 됐을지도 몰랐다.
크르르르릉!
판토스를 노리던 크립티드들이 동작을 멈추고 일시에 고개를 짓쳐 들었다.
그것은 제보당의 괴수와 한스도 마찬가지였다.
하늘에 빛이 떨어지더니, 이내 거대한 바람이 몰아치며 새하얀 날개를 지닌 거대한 존재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저건.’
판토스의 초인적인 시력이 6쌍의 날개를 지닌 존재를 포착했다.
‘그놈과 똑같다.’
자신이 한때 노렸던 사냥감.
바다의 깊은 곳에 기거하며, 아주 간혹 해수면의 위로 올라와서 일광욕과 함께 어마어마한 해무를 뿜어 대던 대자연의 일부.
거대한 고래를 닮은 물의 원소군주.
그놈과 대등한 존재였다.
바람의 원소군주는 무언가와 싸우고 있었다.
빛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판토스는 어렵지 않게 그게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바람의 원소군주가 사람 하나를 죽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거대한 적란운을 만들어 그걸 압축시키고 기압을 최대치로 올렸다.
그걸로 부족한지 날개를 날카롭게 벼려 칼날처럼 휘두르기까지 했다.
마지막에는 그 움직임이 판토스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변하더니,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정확하게 반으로 갈랐다.
구름이 하늘 위로 말려 올라가듯 갈라지며 그 틈새로 새까만 밤하늘이 펼쳐지는 모습은, 아마 남은 생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겠지.
‘놈이 졌다. 바람의 원소군주가.’
더욱 놀라운 것은 바람의 원소군주가 저렇게까지 날린 일격은 인간을 죽이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결국, 바람의 원소군주는 지상으로 추락하며 도중에 역소환되어 형체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성채를 중심으로 맑은 대기를 유지하던 원소군주가 사라지며 먹구름이 다시 하늘을 뒤덮었다.
새까맣게 물든 하늘 아래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바람의 원소군주를 쓰러뜨린 당사자.
살레신이었다.
크르르르르!
늑대 크립티드들이 본능적인 경계심을 보이며 살레신을 노려보았다.
늑대들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주춤하면서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만물을 빛과 함께 내려다보는 살레신의 모습에서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저 괴물들이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니.’
사실 판토스도 비슷한 감각을 느꼈다.
피부가 쫘악 당겨지며 전실의 솜털이 오소소 곤두서는 날 선 감각.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느껴지는 압도적인 존재감.
누구나 마주하는 순간 경외심에 질려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그런 강자.
하지만 누군가가, 그런 살레신과 싸우기 시작했다.
“…….”
루드거 첼리시. 아니, 히스클리프.
자신을 이끌어 주었던 그 남자다.
그가 지금 저 인간 같지도 않은 무언가와 싸우고 있었다.
제보당의 괴수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판토스는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때였다.
제보당의 괴수가 한층 차분해진 눈동자로, 빛과 싸우는 그림자를 향해 중얼거린 것은.
[형……님.]“…….”
이 순간, 제보당의 괴수의 야성이 서서히 심해 아래로 가라앉고.
지금까지 잠들어 있던 한스의 이성이 부상했다.
* * *
루드거는 침묵했다.
봉인해 놓았던 천문을 개방하려고 하는 순간 살레신이 그걸 강제로 닫아 버렸다.
그 누구도 개입할 수 없던 그만의 권능에 살레신이 손을 얹은 것이다.
“놀랐다는 얼굴이네. 왜. 그걸 너만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렇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너와 나는 같은 피가 흐르니까.”
“너의 그릇이 가장 컸을 뿐 유일한 건 아니지.”
그 말을 증명하듯 살레신은 루드거가 열려는 천문을 강제로 봉합해 버렸다.
완전히 개방되면 모를까, 그 전에 막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이 힘을 사용하면 너도 위험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겠지. 그래서 막은 게 아닌가.”
“부정하지는 않겠어. 하지만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지. 너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 막힌 지금, 날 어떻게 상대할 생각이지?”
“우습군. 애초에 이 힘은 내가 가진 것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아.”
루드거가 주위로 술식을 만들어 냈다.
푸른 마력의 별자리들이 공간을 장악하며 루드거와 살레신을 에워쌌다.
동시에 사방에서 얼음으로 이루어진 배가 나타나 살레신을 향해 돌진했다.
살레신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손을 들어 올려 가볍게 가로로 휘저었다.
쩌억!
살레신의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멀리 떨어진 함선들이 깨진 유리처럼 박살이 났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얼음 조각들의 사이로, 루드거는 자연스럽게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이건 어떨까.”
루드거의 주위로 새까만 악령들이 나타나 살레신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오. 술식을 사용하지 않는 마법인가.”
술식이 없는 마법.
이제는 사장된 아주 먼 옛날의 마법사들이 사용한, 진짜 마법.
“믿음과 신념, 그런 신비의 힘으로 구성하는 마법이라.”
살레신은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뒷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난 그것도 이미 봤어.”
살레신, 아니. 그 안에 깃든 것은 천 년을 넘게 살아온 업의 집합체다.
먼 과거부터 계승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온 그 힘과 지식은 루드거가 보여 주는 진짜 마법조차 내포하고 있었다.
빈말이 아니라는 듯 살레신은 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후광이 강해지더니 새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병사가 실을 짜 올리는 듯 소환됐다.
새하얀 갑옷과 등 뒤에 펼쳐진 새하얀 날개까지.
마치 성전을 위해 천상에서 내려온 천사들 같았다.
빛의 병사들이 루드거의 악령을 찢어발겼다.
캬아아악!
그 강력한 악령들도 빛의 병사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악령 따위가 신의 병사에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루드거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그의 등 뒤로 커다란 나무의 형태가 피어올랐다.
세피로트의 나무의 모든 세피라가 빛나며 하나의 에너지로 응축됐다.
극한까지 압축된 힘이 살레신을 향해 뿜어졌다.
루드거에게 달려들던 빛의 병사들이 세피라에 휩쓸려 소멸했다.
“이건 좀 위험하네.”
살레신은 머리 위에 새하얀 원판을 만들었다.
루드거가 열려던 천문을 강제로 닫아 버린 그 힘이었다.
원판은 살레신의 앞에 거울처럼 서더니 크게 확장됐다.
방패처럼 변한 원판은 루드거가 쏘아 낸 마법을 집어삼켰다.
삼켜진 힘이 원판에서 다시 뿜어져 나왔다.
루드거는 황급히 몸을 옆으로 날려 회피했다.
비스듬하게 하늘을 가르고 지나간 새하얀 광선이, 구름을 뚫고 저 너머로 날아가 사라졌다.
잠시 후 멀리서 구름 위로 폭발이 일어나며 새하얀 빛이 은은하게 주변을 비추었다가 사라졌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는지 루드거는 소드스틱에 마력을 감은 뒤 살레신에게 달려들어 그 목을 향해 휘둘렀다.
마력이 검게 물들며 그림자로 변했고, 그 그림자 안에는 공간을 가르는 힘이 깃들었다.
자칫 잘못하면 사용자마저 베어 버릴 수 있는 위험한 힘 앞에서, 살레신 또한 손에서 빛의 검을 만들어 루드거의 검을 막았다.
“근접전?”
그렇게 물은 살레신이 곧바로 스탭을 밟으며 칼을 휘둘렀다.
빛의 검이 허공을 수놓았다. 그냥 아무렇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검을 다뤄 온 자만이 보일 수 있는 기술이 깃들어 있었다.
“나도 그걸 참 좋아하거든.”
그 경험은 루드거에게 전혀 꿀리지 않았다.
기술은 동등한데 힘의 출력과 상성은 살레신이 더 강했기에 루드거가 뒤로 밀려났다.
살레신이 루드거를 끝내려는 순간, 보다 못한 다른 사람들이 나섰다.
어느덧 몸을 회복한 마스터들이 살레신의 급소를 노리고 검을 찔렀다.
비겁하게 협공을 하니 뭐니 하는 건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았다.
“아직 깨닫지 못한 거야?”
살레신은 검을 크게 휘두르며 그들을 모조리 떨쳐 냈다.
요한이 뒤로 튕겨 나가 첨탑 아래에 떨어지려는 걸 알렉스가 손을 뻗어 잡아 주었고, 날아가는 라인하르트를 테리나가 부축해 줬다.
“너희는 날 이길 수 없어. 그래 봤자 미약한 인간이니까.”
살레신은 당연한 진리를 전하듯 말했다.
“그래?”
푸욱!
그 순간, 살레신의 심장을 뚫고 검은 칼날이 솟구쳤다.
살레신이 부릅뜬 눈으로 칼날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렇다면 악마는 어떨까?”
피부에 금이 가 있는 수르나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