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43
342화
“아시는 분입니까?”
용병 리더는 무서운 눈으로 강신을 바라봤다.
혹여나, 메가네우라를 혼자 처리한 강신이 눈앞에 있는 여성과 짜고 습격한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잔뜩 긴장하고 있는 용병들과 달리 수집가들의 태도는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아, 다른 수집가들한테 들었던 그 아가씨구만.”
수집가의 태도에 당황한 것은 오히려 용병들이었다.
“아,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사람 성신 그룹 소속이에요.”
“이야기는 미리 들었지만 설마 아마존까지 따라올 줄은 몰랐네요.”
수집가들은 신하린이 나타날 것을 예상한 것처럼 말했다.
강신이 세그레드 조라의 의뢰를 받아 전 세계를 도는 동안 계속 따라다녔던 여자였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이미 신하린의 존재는 성신에서 강신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보낸 감시자라며 유명했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신하린은 대열에 합류했다.
“이야, 여기 정말 덥네요.”
전혀 시원해지지 않을 손부채질을 하며 자신에게 접근하는 그녀를 본 강신은 인상을 찌푸렸다.
“저번에도 말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나타나지 말라고.”
강신의 목소리는 반가운 말투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짜증이 섞인 말투였다.
하지만 신하린은 그런 강신의 태도를 능글맞게 받아쳤다.
“그래서 저도 말했잖아요~ 팀을 새로 만들면 생각해 보겠다고요.”
눈웃음치는 신하린의 모습에 용병들은 갑자기 등골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이제 그만 포기하는 건 어때?”
어째서 그녀는 이렇게까지 강신의 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일까.
의심되는 건 여러 가지가 있었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강신을 도와줬던 다른 인원들과 달리 그녀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다.
‘상부의 명령이겠지.’
자신의 오빠를 죽게 한 사람과 일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같이 일을 하던 사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팀을 나갈 상황이다.
그런데도 끈질기게 팀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그녀의 행동은 이질적이었다.
“포기할 수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눈웃음 짓는 그녀의 모습에 강신이 강하게 혀를 찼다.
“쯧.”
현재 신하린의 행동은 강신에게 반감만 사고 있었다.
목적이 강신의 감시인지 보호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강신이 세그레드 조라에게 의뢰를 받은 첫날부터 시작됐다.
그녀는 첫 의뢰 때도 이렇게 의뢰가 끝나고 모습을 드러냈다.
‘과시인가.’
처음뿐만이 아니었다.
매번 의뢰를 받고 현장에 나가면 어째서인지 신하린은 의뢰가 모두 끝나면 나타났다.
처음엔 뒤늦게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두 번, 세 번이 되니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항상 의뢰가 끝나면 모습을 드러냈지만, 처음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었을 거야.’
문제는 의뢰를 처리하는 중에 신하린을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야와 초코의 도움을 받았는데도 찾지 못했어.’
만능 렌즈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설야와 초코의 수색을 피했다는 건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첩보 부대에서 쓰는 장비가 조금 특이한 건가.’
강신은 신하린이 입고 있는 장비를 바라봤다.
그녀가 입고 있는 장비는 지금도 주변 지형지물의 색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데.’
모습만 감췄다고 숨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저 복장의 도움으로 몸을 숨긴다고 하지만, 사람에게서 풍기는 체취를 초코가 놓쳤을 리 없다.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건가.’
그녀가 가진 비밀에 흥미가 생겼지만, 강신은 이내 머릿속에서 그녀에 대한 것을 지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다들 충분히 쉬신 것 같은데, 슬슬 이동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강신의 의견에 용병 리더가 신하린을 슬쩍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그러는 게 좋겠군요.”
숲에서 저녁은 빠르게 다가오니, 발걸음을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그들은 열대 우림을 벗어나기 위해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대열로 들어온 신하린은 대열 후미에 있는 강신의 뒤를 따라왔다.
용병들은 그녀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수집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 기분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다른 수집가들에게 이미 이야기를 들어서일까, 그냥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그들은 아마존의 열대 우림을 빠져나왔다.
강신은 수집가들에게 빌린 장비를 모두 반납하고 곧장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알아봤다.
“의뢰비는 한국에서 바로 받을 수 있게 해드리겠소.”
수집가 중 이번 일을 의뢰했던 이가 한국으로 향하는 공항 앞에서 강신에게 말했다.
그저 특별한 물건일 뿐 U.M.A와 관련이 없는 물건이라 이곳에서 받아가는 것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이미 사전에 의뢰비는 모두 한국에서 받기로 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나야 한국에서 물건만 받으면 되고.’
지금은 특별한 물건일이지만 언제 U.M.A와 관련된 물건을 받을지 몰랐으니, 강신의 판단은 썩 나쁘지 않았다.
“그럼 고생하셨습니다.”
강신은 마지막으로 수집가와 악수하고 게이트로 향했다.
게이트로 향하던 강신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자신의 뒤를 자연스럽게 쫓아오는 신하린에게 말했다.
“아니, 왜 일행처럼 자연스럽게 붙는 건데.”
신하린은 그런 강신의 대꾸에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하.”
조금 귀찮긴 하지만 일에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참견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결국 신하린을 신경쓰지 않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 *
강신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는 세그레드 조라에서 보낸 심부름꾼이 강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선글라스에 딱 봐도 나 수상해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복장이었다.
이미 의뢰비를 받기 위해 몇 번 만나서인지, 그는 강신을 금새 발견했다.
“안녕하십니까, 이게 이번에 전해드릴 물건입니다.”
그는 작고 네모난 철제 상자를 양손으로 강신에게 건넸다.
강신이 상자를 향해 손을 뻗자, 그가 강신에게 경고했다.
“보기보다 매우 무거운 물건이니, 조심하십시오.”
상자의 크기는 고작, 3cm도 될까 말까 할 정도로 작은 크기였다.
강신이 상자를 잡고 들어 올리자, 어째서 남성이 그런 소리를 했는지 곧장 알 수 있었다.
‘윽….’
그의 말대로 일반인보다 훨씬 강한 근력을 가진 강신도 아무생각 없이 한 손으로 들었다가는 놓쳤을 정도로 상자는 매우 무거웠다.
물론 아예 들지 못할 건 아니었기에 강신은 자신의 캐리어에 철제상자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심부름꾼과 인사를 나누고 곧장 회사로 향했다.
강신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걸 어디서 들었는지, 강신의 개인 큐브에는 이미 권영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권영식은 예전보다 많이 초췌해진 모습으로 강신을 반겨주었다.
“이번 일도 고생했네.”
“아닙니다. 저보다 팰로우님이 고생이 많죠.”
강신은 초췌해진 권영식의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며칠 밤을 새워도 멀쩡했던 권영식이 저런 모습을 할 정도면 여간 고생을 한 게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고생에는 강신의 지분이 많았다.
권영식은 기존에 진행하는 연구를 제외하고도 강신이 가지고 오는 물건들을 분석하는 일에 시간을 쏟고 있었다.
처음 강신은 그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서 쉬면서 하라고 했지만, 동료를 잃어 힘든 건 강신뿐이 아니었다.
권영식도 찢어진 팀을 보며 속상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이번에 가지고 온 물건은?”
“여기 있습니다.”
강신이 캐리어에서 상자를 꺼내자, 권영식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강신은 상자를 그의 손에 올리지 않고 탁자에 내려놓았다.
“무거워서 잘못하면 허리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자, 어디 보자.”
권영식이 작은 철제 상제를 열자, 그 안에는 검은색 돌멩이가 들어있었다.
“이게, 그 오스뮴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는 광물이라 이거지?”
“네.”
오스뮴은 1L에 22.59kg로 철에 약 3배가 넘는 비중을 자랑하는 무거운 광석이었다.
그런 광석보다 더 무겁다니 상당히 특이한 광석이었다.
“자세한 비중은 직접 측정해봐야겠지만…. 이게 광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지?”
“네.”
중요한 건 이것이었다.
강신은 단지 비중이 무거운 광석을 얻기 위해 그 덥고 찝찝한 아마존에서 거대 잠자리를 잡은 게 아니였다.
세그레드 조라에서는 그저 무거운 광석을 보상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하지만 강신은 이 광석에 대한 정보를 듣고, 어쩌면 이 물건이 광석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확인했을 때, 청동 돼지에서 나온 부산물 중에 이런 광석은 없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청동 돼지를 관리해 왔던 성신이 가지고 있는 광석 데이터 중 세그레드 조라에서 제사한 보상과 일치하는 광석이 없었다.
물론 청동 돼지가 아직 배출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곳에 가능성을 열어둔 강신은 뭐라도 숨겨진 게 있지 않을까하고 움직였다.
“그래, 그쪽은 나중에 다시 한번 확인해보면 되겠고, 지금 바로 분석실에 맡겨보지.”
권영식이 직접 물건을 가지고 갈 수는 없었기에 강신이 직접 분석실로 광석을 옮겨주고 돌아왔다.
그리고 강신은 자신이 의뢰를 수행하는 동안 나타난 U.M.A 혹은 기둥을 짊어진 자들의 흔적이 있나 확인했다.
“네시스.”
-네가 자리를 비운 동안 총 231건의 신규 미확인 현장이 나타났고, 기둥을 짊어진 자들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 흔적은 12건 나타났어.
강신이 프로네시스를 부르자, 프로네시스는 곧장 강신이 원하는 정보를 말해주었다.
“고작 일주일인데, 많이도 쌓였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어든 추세야.
“그렇겠지.”
강신은 투덜대면서도 개인 큐브에 갖춰진 자신의 컴퓨터에 앉았다.
“그럼 흔적부터 먼저 확인하자.”
미확인 현장보다 기둥을 짊어진 자들의 흔적을 찾는 게 우선이었다.
평소라면 바로 컴퓨터를 작동시켜 해당 내용을 보여줬을 프로네시스가 대답이 없었다.
혹시 저번처럼 에러가 난 것인지, 걱정하며 프로네시스를 다시 불러봤다.
“네시스?”
-강신, 나는 네가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
갑자기 프로네시스는 뜬금없는 말을 강신에게 던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너에게 휴식을 권장하고 있는 거야.
“내 몸 상태는 이상한 곳이 없는데?”
신단수의 열매 덕분에 오히려 활력이 돌았다.
매일 강신의 바이탈 상태 체크하는 프로네시스가 모를 리가 없었다.
-육체의 휴식보다 정신적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소견이야.
지난번 사건 이후로 강신은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아니, 쉬지 못했다.
일을 하지 않으면 그들이 자꾸 눈앞에서 아른거려서….
집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전화는 계속했지만, 그것도 짧은 시간뿐이었다.
그 외의 시간은 오로지 일에 몰두했다.
다른 이들은 강신의 건강을 걱정했지만, 프로네시스가 매일매일 강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는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었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한다고 해도 정도가 있다.
그래서 프로네시스는 자신이 진단 내릴 수 없는 정신과에 진료를 요청했다.
돌아온 대답은 강신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소견이었다.
-그쪽 소견으로는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생활하며 그 사건을 극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강신의 마음속 어딘가가 어긋나 있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