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70
369화
맥스와 친구들이 성신에 입사하고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그들은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한국에서 생활해야 했기에 취업 비자부터 숙소 문제, 그리고 집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까지 설득해야 했다.
물론 그 일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건 아니었다.
“헉…. 헉….”
“으으.”
“…….”
“고생하셨습니다.”
송기덕이 강신의 개인 큐브에서 대자로 뻗어 있는 맥스와 친구들에게 스포츠 물통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맥스와 친구들은 어눌한 한국말로 송기덕에게 대꾸하고는 물통에 있는 액체를 입안으로 벌컥벌컥 들이부었다.
하지만 고마움도 잠시였다.
“그럼 두 시간 정도만 쉬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이어지는 송기덕의 말을 듣고 맥스와 친구들이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들이 그런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봐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
송기덕에게 남을 괴롭히는 취미는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들은 이전까지 평범한 삶을 살아왔고, 평범한 사람은 현장에서 버티기 힘들었다.
전투 요원이 아니었기에 전투 기술을 기대하는 건 아니었지만, 험지에서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체력은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그걸 알기에 그들도 힘들어 앓는 소리를 내도 불평은 하지 않았다.
송기덕이 개인 큐브를 나가자 권영식이 이어서 개인 큐브로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지친 맥스 일행을 보며 말했다.
“아, 오전 훈련은 끝났나 보군. 마침 잘됐어. 몸의 치수 좀 확인하지.”
권영식은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누워있는 그들의 치수를 쟀다.
“보호 장비를 준비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걸세.”
맥스와 친구들은 장웨이 밑에서 움직이겠지만, 엄연히 현장을 나가는 요원으로서 보호 장비는 필수였다.
일반 요원들이 사용하는 보호 장비를 만들어 주면 금방이겠지만, 문제는 이들이 이전까지 일반인이었다는 점이다.
다른 이들보다 신체적 능력이 부족해 체력 훈련을 받고 있으니, 평범한 보호 장비로 그들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강신은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높은 차단력을 가지고 있는 보호 장비를 원했다.
그 의견은 수렴되었고 강신과 마찬가지로 권영식이 직접 보호 장비를 만들어 주기로 결정됐다.
강신은 그들을 보며 예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왠지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간신히 참았다.
물론 그들이 현장에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강신도 가만히 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예티에게 사용했던 공포 방출기는 괜찮았습니다.”
맥스 일행의 치수를 모두 잰 권영식이 강신의 말을 듣고 좋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꽤 괜찮았지?”
“네, 그래서 말인데. 지속 시간을 늘린 방출기는 얼마나 만들 수 있을까요?”
공포 방출기는 이순자가 예티에게 사용했던 원통형 모양의 물건으로 빠져나오는 살덩이를 연구해서 만들었다.
“글쎄…. 인간이 숨을 내쉬듯 U.M.A가 뿜어내는 기체라 양이 부족한 건 아닌데…. 그 기체를 응축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려.”
권영식은 그렇게 한동안 손가락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툭툭 치며 뭔가를 계산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속 시간을 5분으로 늘린다면 한 달에 두 개 정도는 제작 가능할 것 같군.”
예티를 포획할 때 사용한 공포 방출기는 시제품으로 권영식이 온종일 매달려 겨우 만들어냈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이순자가 공포 방출기를 던지고 강신과 송기덕이 헥사곤 바인더를 사용한 시간은 고작 1분 내외였으니까.
“두 개라….”
강신의 생각보다 적은 양이었다.
하지만 비밀 연구소에서 가장 바쁜 권영식에게 더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었다.
“혹시 나중에 사용할 곳이 많을 수도 있으니, 계속 생산해 주세요.”
“그렇게 하지. 그럼 난 저들의 보호 장비를 만들러 가봐야겠군.”
“네, 저도 다음에 나갈 현장을 확인해 봐야겠네요.”
권영식이 개인 큐브를 떠나자, 강신은 자신의 컴퓨터로 다음에 나갈 현장을 물색했다.
‘맥스 일행이 현장으로 나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거야.’
그들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하는 게 더 이상했다.
맥스와 친구들은 훈련을 진행하며 울프 팀의 현장이 아닌 평범한 현장으로 실습을 나갈 예정이었다.
체력 또한 하루 이틀 만에 쉽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었기에, 강신은 그들이 최소한의 준비가 되는 기간을 석 달로 보고 있었다.
그들의 교육을 위해 장웨이와 송기덕이 빠지는 걸 생각하면 평소보다 조금 여유 있는 현장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얼마나 미확인 현장을 확인하고 있었을까.
강신은 밑으로 내리던 마우스 휠을 한 지점에서 멈추더니 내용을 확인했다.
“흥미롭네.”
강신이 보고 있는 내용은 미확인 현장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모호한 지역의 정보가 담겨있었다.
흥미롭게 내용을 보고 있는 강신 뒤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 현장을 확인하고 계시는가 봐요?”
“저희도 같이 봐요!”
어느새 친해진 신하린과 카밀라였다.
그녀들은 강신이 보고 있는 다음 현장에 관심이 있는 듯이 보였다.
“U.M.A가 있는 현장이 아니네요?”
“글쎄.”
모호한 대답이었다.
강신이 보고 있던 정보는 U.M.A의 개체가 아닌 한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 담겨있었다.
도서 산간이라고 부를 만한 외딴 장소에 사는 주민들에게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는 내용이었다.
“다안증?”
“다한증이라면 땀이 많이 나는 병이죠?”
아직 한국말이 서툰 카밀라가 어려운 단어를 알아들었다는 것에 의기양양한 표정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증상이었다.
“아니요. 다’안’증입니다.”
다한증이 아닌 다안증.
눈의 개수가 다른 이들을 말했다.
이 현상은 U.M.A가 얽혀 있다고 보는 것보다 생물학적 돌연변이라고 봐야 옳았다.
하지만 U.M.A의 정의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강신은 아직도 그게 어려웠다.
‘미확인 생명체.’
흔히 목격 정보는 있지만, 그 정체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생물을 말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생명체들은 U.M.A라고 부를 수 없는 건가?’
비밀 연구소 내부에는 이미 조사가 끝난 개체들이었다.
목격 정보가 아니라 정체까지 명확히 확인된 개체들, 그렇다면 이 개체들을 과연 U.M.A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였다.
U.M.A 국제회의에서는 강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을 위해 U.M.A에 관한 내용을 확실히 규정지었다.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생명체들 또한 U.M.A로 포함한다.
그래서 여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특별한 능력을 갖춘 다른 동물들은 엄연히 U.M.A로 취급당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인간’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누군지는 모르지만, 머리를 잘 썼어.’
엄연히 따지자면 그들도 U.M.A로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던가, 그들은 ‘재능’이라는 말로 포장함으로써 U.M.A의 범위를 벗어났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건 생물학적 돌연변이여서가 아니라, 그저 남들이 가지지 못한 재능이라고 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신이 보는 현장에서 나타난 다안증은 조금 달랐다.
‘마을에서 단 한 명만 다안증을 가지고 있었다면 재능으로 볼 수도 있었겠지만….’
문제는 그 마을 주민 전체가 다안증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였다.
이런 마을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외진 곳에 고립된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헤에, 외부와 단절된 마을이라.”
신하린은 강신이 보고있는 현장을 꽤 흥미롭게 살펴봤다.
인공위성을 띄우는 현대에서 외부와 단절된 마을이 있다는 게 신기할 만도 했다.
“땅속에 있어서 세상과 단절된 마을인 건가요?”
카밀라도 고개를 빼꼼 내밀어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사람들이 좀처럼 가지 않는 오지에 위치한 것도 이유 중 하나겠죠.”
성신 요원이 그들을 발견한 것도 우연에 가까웠다.
성신에서 사용하는 UPD.
일명 감지기라고 불리는 이 물건은 U.M.A가 방출하는 암흑에너지를 연산하여 그 등급을 지정하고, 위치를 특정하는 물건이었다.
이 감지기는 권영식이 제작했고 많은 도움이 됐지만, 아직 완성된 물건이 아니었다.
U.M.A가 방출하는 암흑에너지만으로 위험등급을 확정해 이미 여러 번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암흑에너지를 확인하는 물건이었기에 U.M.A가 남긴 암흑에너지의 흔적을 U.M.A로 착각해서 출동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나마 현재는 권영식이 지속적으로 개량해서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지만, 문제는 감지기를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재료들이었다.
감지기는 청동 돼지에게서 나오는 특정 부산물을 주재료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즉,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그래서 감지기는 권영식이 있는 수원과 특정 지역에만 존재했다.
이번 다안증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권영식이 새로 만든 감지기를 보낸 지역에서 시험 운전을 하다가 발견한 마을이었다.
여기서 강신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다안증은 신체적 돌연변이로 보이는데, 어째서 감지기에 잡힌 것일까.’
자신이 쓴 소설에는 나오지 않는 이들이었고, 정보가 전혀 없음에도 흥미가 생겼다.
다행히 그들은 외부 사람에게 적대적이지 않았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아.’
현대 문명에서 떨어져 나온 것처럼 원시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곳의 마을 주민들은 신기하게도 모두 대장장이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과학보다는 금속을 두드리는 기술이 발달되어 있었다.
철은 물론이고 다루기 어렵다고 소문난 합금을 마치 장난감처럼 다룬다는 정보가 있었다.
‘사진이 없는 건 아쉽네.’
사진을 찍는 게 어렵지 않았겠지만, 발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이제 막 접촉이 시작된 상태였다.
요원들은 그들의 경계를 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했다.
‘요원들이 그런 행동을 했으니, 그들도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은 것이겠지.’
요원들은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물을 가지고 갔다.
그런데 그들은 딱 2가지 종류의 선물만 받고 모두 돌려보냈다고 쓰여 있었다.
‘고기와 술.’
손재주가 좋고 술을 좋아하며 땅속에서 살아가는 존재.
‘소설 같은 곳에서 자주 나올법한 설정인데.’
흔히 엘프와 대척점으로 묘사되며 모두가 뛰어난 장인인 드워프.
그들과 묘사가 비슷했다.
하지만 그 마을 사람들은 드워프가 아니었다.
드워프는 다안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모두 난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그에 비해, 요원들이 제공한 정보에는 그들이 일반인보다 체격이 좋으면 좋았지, 작지는 않다고 적혀 있었다.
“한번 가볼까….”
강신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의 중얼거림을 들은 신하린과 카밀라가 눈을 빛냈다.
“이번엔 그리스네요!”
“위험한 곳은 아니니까, 저도 이번에는 갈래요.”
그녀들의 의지가 가득한 대답에 강신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