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7
46화
달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 덕에 강신과 척준신은 조용히 화물 창고 지역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
내부에는 중간중간 전등이 켜져 있었고, 늦은 시간임에도 몇 명의 사람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강신은 빛이 들지 않는 컨테이너 뒤에서 몸을 숨기고 주변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오늘 형님이 전화 치라고 하지 않았니.”
“전화 아니 받던데?”
강신이 잠시 대기하는 중 그들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조선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 대리의 GPS 신호가 멈췄던 장소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위치를 파악한 강신은 척준신에게 조용히 말했다.
“여기는 아무래도 인신매매 집단인 것 같네요.”
“어떻게 할 텐가?”
“시선을 끌어 주세요. 먼저 김 대리님을 구출한 다음 이후를 생각하죠.”
“알겠네.”
강신의 명령이 떨어지자, 척준신이 빠르게 어둠 속에서 튀어 나갔다.
그는 먼저 앞에 있는 조선족의 입을 한 손으로 막고 검의 손잡이로 복부를 때려서 쓰러트리고, 옆에 있는 다른 조선족에게 하이 킥을 날려 그대로 머리째 바닥으로 처박아 버렸다.
쾅!
U.M.A.를 상대하는 법을 훈련받은 그에게 있어서 인간은 제압하기 쉬운 존재에 불과했다.
“아 참, 혹시라도 살인은 하지 마세요.”
괜한 걱정이 들어 강신이 통신으로 과도한 제압은 금지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주변을 순찰하던 조선족들은 당황했다.
척준신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검을 검집에서 뽑지 않고 혼란스러워하는 적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내서 왔니?”
연변 특유의 사투리가 들려왔지만, 척준신은 대답하지 않고 검집을 휘둘렀다.
퍽!
“으악!”
조선족의 비명이 울려 퍼지자, 이곳에 있던 다른 범죄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야밤에 습격이라니 치사하다!”
그들은 컨테이너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많은 인원이 나왔지만 강신은 척준신에 대한 걱정은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럼 뒷일을 부탁합니다. 저는 바로 김 대리님을 구출하기 위해서 이동하겠습니다.”
척준신이 범죄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여유 있게 대답했다.
척준신이 시선을 끄는 사이, 강신은 김 대리의 GPS 신호가 잡혔던 곳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도중 강신을 노리고 다가오는 범죄자가 있었지만 그들은 초코의 그림자를 피할 수 없었다.
-멍!
강신의 그림자에서 거대한 짐승의 앞발이 나와 범죄자를 그대로 후려쳤다.
퍽!
“끄악!”
범죄자가 초코의 앞발을 맞고 상당히 먼 거리를 날아 컨테이너에 부딪혔다.
강신을 노리는 범죄자는 한 명만이 아니었다.
사각에 숨어 있던 범죄자 한 명이 강신에게 쇠 파이프를 휘둘렀다.
그냥 맞아도 충분히 입고 있는 장비가 몸을 보호해 주겠지만,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초코가 다시 움직였다.
강신의 그림자 속에서 검은 안개가 흘러나와 쇠 파이프의 궤도를 바꾸었다.
범죄자는 애꿎은 바닥을 향해 쇠 파이프를 내려쳤다.
깡!
“아윽…….”
전력을 다해서 내려쳤기 때문일까, 고통의 신음을 내뱉으며 범죄자가 쇠 파이프를 놓쳤다.
강신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범죄자의 뒷덜미를 잡고 자신의 무릎으로 얼굴을 강타했다.
퍽!
“으악!”
강신은 고통스러워하는 범죄자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쫓아갔지만, 그림자에서 다시 한번 초코의 앞발이 나와 범죄자를 그대로 내리찍었다.
쿵!
범죄자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고마워, 초코야.”
-멍!
그림자 속에서 초코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대답하자,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설야가 자신의 머리를 더듬이로 내려쳤다.
그 모습이 꼭 질투하는 아이를 보는 것 같아 강신은 피식 웃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혔던 장소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조금 특이한 컨테이너가 놓여 있었다.
컨테이너 안에 무엇을 넣어 두었는지, 사람 머리만 한 튼튼해 보이는 잠금장치가 걸려 있었다.
“이런……. 척 부장님이 이곳으로 왔어야 했나.”
척준신의 검이라면 저 잠금장치 정도는 무리 없이 해제했을 터였다.
“어쩔 수 없지. 설야야.”
강신이 설야를 부르자, 아름다운 나비는 강신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차리고 날개를 살랑이며 가루를 뿌려 주었다.
“쓰읍…….”
강신이 가루를 흡입하고 조금 시간이 흐르자,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더니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나왔다.
강신이 양손으로 잠금장치를 강하게 쥐자, 잠금장치가 으스러지며 부서졌다.
후두둑….
부서진 잠금장치의 잔해가 바닥에 떨어지고, 강신은 컨테이너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컨테이너의 내부에는 김 대리뿐만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행색을 한 수십 명의 사람이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었다.
“김 대리님 찾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민간인들도 있어서 이분들을 대피시켜야 할 것 같네요.”
[음……. 알겠네.]강신은 바로 척준신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고, 김 대리와 함께 있는 겁에 질린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제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을 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구하러 왔다는 말을 들은 노숙자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을 연 것이 강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김 대리는 앓는 소리를 하며 강신에게 다가왔다.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김 대리님.”
“다시는 이런 일은 하고 싶지 않네요. 그보다 제가 이곳에 도착해서 이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좀 물어봤는데, 자기들을 이곳으로 넘긴 사람들의 인상착의가 모두 달라요…. 아마 노숙자들을 데려오는 사람들이 그 세 명 말고도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대리의 말을 들은 강신은 컨테이너 내부의 노숙자들을 바라봤다.
수십 명의 노숙자….
단 세 명이 이 많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김 대리의 말처럼 어려워 보였다.
“그럼 이곳에서 정보를 얻어서 노숙자를 잡아 오는 다른 놈들도 역으로 추적해야겠군요.”
“가능하다면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강신이 김 대리와 간단히 정보를 교환하고, 노숙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방법을 잠시 고민했다.
“일단 김 대리님은 이분들을 저희가 주차한 곳으로 데리고 가세요. 박 대리님.”
강신이 다른 곳에서 대기 중인 박 대리를 부르자, 곧바로 박 대리의 목소리가 통신 장비를 통해 들려왔다.
[네.]“저희가 타고 온 차량이 있는 곳으로 구조한 사람들이 탈 수 있는 차량들과 경찰을 보내 주세요. 저희와 연계가 가능하신 분들로요.”
[알겠습니다.]박 대리가 대답하자, 강신은 김 대리에게 바로 이곳에서 나갈 수 있도록 사람들을 수습해 달라고 부탁한 뒤, 컨테이너로 막혀 있는 곳에 억지로 길을 만들었다.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안전하고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그그극….
강신이 양손으로 컨테이너를 밀어내자,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컨테이너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본 노숙자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게 밀리는 겁니까?”
“힘이 장사네…….”
그렇게 두 개의 컨테이너를 치우자, 사람들이 빠져나갈 만한 길이 생겼다.
“이쪽으로!”
강신이 앞장서며 김 대리와 사람들을 부르자, 그들은 강신을 따라갔다.
강신을 따라 움직이다 보니 척준신이 검으로 잘라 낸 펜스가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
펜스 구멍의 크기가 작아 많은 사람이 통과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았는데, 강신이 양손으로 펜스를 잡은 뒤 좌우로 벌렸다.
끼이익.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한 철제 펜스가 엿가락이 휘어지듯이 휘어졌고, 사람들이 지나가기 충분한 공간이 생겼다.
그리고 강신은 사람들이 나갈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 주었다.
강신은 맨 뒤에서 사람들을 따라오던 김 대리를 잠시 멈춰 세웠다.
“김 대리님!”
“네.”
“저쪽으로 가면 저희 차량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통신을 들었으니 아시겠지만, 그곳에서 기다리면 지원 차량들이 올 겁니다. 사람들을 태우고 빠져나가세요.”
“강 선임님은 안 가십니까?”
“저는 지금 인신매매단과 대치 중인 척 부장님과 합류할 생각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김 대리가 구출한 사람들을 데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강신은 혼자서 범죄자들을 상대 중인 척준신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강신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였다.
수십 명이나 되는 인원들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지만, 척준신은 경상은커녕 부상조차 입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제압했음에도 척준신의 표정에는 아직도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음……. 제가 그동안 척 부장님을 너무 과소평가했나 보네요.”
강신이 돌려서 척준신을 칭찬하자, 그가 기분이 좋은지, 씨익 하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강신과 척준신이 쓰러진 이들이 정신을 차려도 움직이지 못하게 그들의 몸을 줄로 묶기 시작했다.
빠르게 사람들을 포박하는 척준신과는 다르게 힘 조절이 되지 않아, 강신이 계속 줄을 끊어 먹었다.
척준신 혼자서 쓰러진 사람들의 반 정도를 묶어 갈 무렵, 갑자기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려왔다.
타앙-.
긴장을 풀고 있었던 강신과 척준신의 시선이 그 소리가 들린 곳으로향했다.
한 컨테이너 위에서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한 사람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그 남자가 들고 있는 것은 M1911, 흔히 콜트 45로 불리는 권총이었다.
“우, 움직이지 마!”
그는 총소리를 들으면 강신과 괴물 같은 척준신이 몸을 사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의 착각이었다.
피식….
자신을 바라보는 강신과 척준신이 그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고 있었다.
그가 위협을 하든 말든, 척준신은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고, 강신이 권총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강신은 줄을 이용해 사람들을 포박할 수 없으니, 이런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거, 진짜 총이야. 죽고 싶어?”
그가 살짝 떨리는 손으로 총구를 강신을 향해 겨냥하며 위협했다.
“좋은 말 할 때, 내려와라.”
“어, 어…? 다가오지 말라고 했어!”
저벅저벅….
강신이 계속 다가가자, 남자는 이를 악물며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타앙-!
사람을 쐈다는 죄책감 때문일까, 그 남자는 이곳에 있던 이들과는 다르게 사람을 해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총을 쏘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그러니까 오지 말라고 했잖아!”
눈을 질끈 감으며 눈가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동요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강신은 뭔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너 조선족이 아니네?”
자신이 쏜 총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여긴 강신이 갑자기 말을 걸자, 권총을 든 남성은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강신을 보며 크게 놀랐다.
“어, 어떻게?”
“근데 이거 일반인이었으면 정말 죽었을 거다. 그러니까, 딱 죽기 전까지만 맞자.”
“히이익!”
남자가 겁에 질려 다시 강신을 겨냥해서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그보다 초코의 움직임이 훨씬 빨랐다.
-멍!
콰직!
그림자에서 이빨들이 튀어나와 범죄자가 들고 있는 권총을 그대로 물어서 부숴 버렸다.
그리고, 강신은 자기에게 총을 쏜 사람에게 자비 없는 구타를 시작했다.
퍽! 퍼억! 퍽!
“으악, 악, 악! 잘못했어요. 크억!”
“이런 곳에서 일하면서 잘못했다는 소리가 나와?”
강신은 사과하는 범죄자를 봐줄 생각이 없는지, 죽지 않게 최대한 힘을 조절하며 아픈 곳만 골라서 때렸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부우우웅~.
갑자기 구석에서 차량이 튀어나와 도주를 시도했다.
그것을 본 권총을 쏜 범죄자는 절망스럽게 외쳤다.
“사, 사장님!! 저도, 저도 데리고 가 주세요!”
허를 찔렸기 때문일까, 사람들을 포박하고 있던 척준신은 차량을 막아 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대로 내버려 뒀다가는 저 차가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보다 못한 강신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초코야.”
강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갑자기 강신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며 도주하는 차량의 바퀴 네 개를 그대로 감쌌다.
그리고 바퀴 네 개가 일제히 터져 나갔다.
끼이이이익~.
쿵!
바퀴가 터져 운전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도주 차량은 근처에 있는 컨테이너와 부딪혔고 차량 보닛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참이 지나도 운전자가 차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자, 강신은 방금까지 손봐 주고 있던 남자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지고 멈춰 선 차량으로 다가갔다.
그럼에도 사장으로 불린 사람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강신은 어쩔 수 없이 차량 위로 올라가 손수 자동차를 오픈카로 만들어 주었다.
콰직.
끼이이익~.
차량 안에는 염소 콧수염을 하고 있는 남성과 노숙자 사냥을 해 왔던 청년 3인방이 있었다.
“히이익…….”
차량의 지붕이 마음대로 열리자, 강신을 보고 콧수염의 남성은 겁을 먹었지만 나머지 3인방은 강신의 얼굴을 보고 더 놀랐다.
“잡, 잡지사 기자?”
“당신 도대체 뭐야!”
“뭐긴 뭐야 어벤저지.”
“뭐……?”
강신이 3인방을 각각 잡아서 척준신이 있는 곳으로 던져 주었다.
“으아악!”
“흐악!”
갑자기 던져진 세 청년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고, 척준신이 자기에게 날아오는 3인방에게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퍼버벅!
“끄엑.”
“억.”
“켁…….”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은 신기에 가까운 솜씨였고, 강신도 그런 척준신의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그런데 콧수염을 한 남자가 어느새 차량의 문을 열고 도망을 가려 했다.
강신이 그대로 차량에서 뛰어내려 남자의 앞길을 막아섰다.
“니, 내 누군지 아니? 주, 죽고 싶니?”
“알 필요가 있을까.”
떨리는 목소리로 협박해 봐야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강신은 전혀 겁을 먹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콧수염을 한 남자의 손을 잡아끌어 중심을 잃게 만든 뒤 가볍게 수도로 남자의 목덜미를 내려쳤다.
‘힘 조절 힘 조절, 툭 치듯이.’
퍽!
풀썩.
다행히도 강신의 힘 조절은 성공했고, 남자는 그대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걸로 마지막이었겠지.”
강신이 나지막하게 말하고 쓰러진 범죄자들을 다시 묶기 위해서 이동했다.
제압하는 시간보다, 사람들을 묶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현장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강신은 이들을 경찰에게 넘기기 전 궁금한 것이 남아 권총을 쐈던 범죄자에게 다가갔다.
그의 모습은 꽤 처참한 모습이었다.
입술은 터지고 이가 채우고 있어야 할 공간들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으, 으…….”
그는 혼이 빠진 것처럼 멍한 표정으로 신음만 내뱉었다.
강신이 그의 볼을 툭툭 건들자, 멍했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온 그가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잘못했습니다. 때, 때리지 마세요!”
“너무 심하게 때렸나…….”
자신이 과했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강신은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물어볼 게 있는데.”
강신이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니 남자가 깜짝 놀랐다.
“힉, 히익…. 대답할게요. 대답할 테니까 제발…….”
그 모습만으로도 범죄자는 경기를 일으키며 대답했다.
야만적이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
강신은 바로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봐도 조선족 같지는 않고 한국 사람 같은데…….”
“네, 네.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여기서 뭘 했지?”
“그, 그게…….”
말하는 것을 꺼렸지만 강신이 다시 한번 주먹을 쥐었다 펴자, 그의 입에서는 충격적인 말들이 흘러나왔다.
그는 많은 돈을 받으며 조선족의 편의를 봐주는 사람이었다.
불법 체류자인 범죄자들을 대신해서 그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대행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포 통장을 만들어서 돈 관리, 노숙자들을 잡아 오는 사람들의 연락책 역할까지.
들을수록 사람 같지 않은 일을 한 최악의 사람이었다.
“쓰레기군.”
어느새 모든 사람을 포박하고 다가온 척준신이 그렇게 말하자 강신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도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덕분에 필요한 증거는 모두 얻을 수 있겠군요. 저들을 경찰에게 넘길 때, 증거도 함께 넘겨주시고요. 그럼 뒷일은 부탁드립니다.”
“알겠네.”
강신이 그 말을 끝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겨울 나비의 날개 가루 효과가 끝나면서 지독한 탈력감이 강신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강신이 편하게 앉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척준신은 마지막으로 같은 나라의 사람을 팔아넘긴 파렴치한 사람들 넷의 뒷덜미를 잡아 구석으로 끌고 갔다.
그들은 모두 겁에 질린 투로 척준신에게 자비를 빌었다.
“안 돼! 안 돼!! 때리지 마세요!”
“너희는 이곳으로 잡혀 온 사람들이 너에게 애원했을 때, 도와준 적이 있나?”
척준신은 무심히 말하며 주먹을 말아 쥐고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고 이윽고, 비명이 들려왔다.
“으아악!!”
그들의 비명은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 * *
다음 날, 한국은 한 기자가 쓴 기사에 의해 큰 충격에 빠졌다.
「부산 남부 경찰서, 인신매매 일당 전원 검거.
한국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운 범죄가 일어났다.
지난 새벽, 사람들을 인신매매해서 몸속에 있는 장기를 판매하던 일당이 붙잡혔다.
이 조직은 대부분 조선족으로 이루어진 불법 체류자들이었으며, 부산항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생활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들을 돕는 한국인들도 있어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트렸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노숙자를 대상으로 인신매매를 하며 그동안 경찰들의 눈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남부 경찰서는 두 달간의 수사 끝에 이 조직의 조직원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수원으로 올라가는 기차 안.
강신은 어제 해결한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강 선임님, 방금 부산 지부에서 연락 왔는데 그 일을 도왔던 다른 사람들도 모조리 잡았답니다.”
“아…. 다행이네요. 그리고 신섭윤 씨의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강신은 초코와 약속했던 것을 임 상무에게 부탁했던 일이 떠올렸다.
“아, 그 부분 말입니다만, 임 상무님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성신 그룹에서 지원하는 유기견 센터에 신섭윤 씨를 관리인으로 두겠다고 하더군요.”
초코를 좋아했던 신섭윤은 아마 불쌍한 유기견들을 돌보는 일을 좋아할 것이다.
강신은 상처받은 유기견들을 치유하며, 그도 함께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