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55
554화
그들이 결정에 강신은 뭐라 더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크림 또한, 성신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지금으로서는 아무 문제 없이 모든 것이 해결된 상황이었다.
“그럼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네요.”
그렇게 강신은 광신도와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그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들어오자, 기계 장치의 신을 믿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악감정을 가진 이들은 없었지만, 광신도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도 있었다.
혹시 모를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강신은 직접 광신도들이 머물 호텔을 알아봐 줘야 했다.
회사 내부에도 정보를 통제하여 광신도를 비밀 연구소로 들이는 것을 극소수만 알게 했다.
강신이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동안 상부에서는 그들이 비밀 연구소로 들어갈 날을 지정해 주었다.
강신이 지정된 날을 전달받자마자 호텔에서 머무는 광신도들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알렸다.
광신도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감격하며 좋아했다.
“아아…. 드디어 신을 직접 영접할 수 있게 되다니.”
“드디어 나도 영생을….”
“그간 노력이 헛되지 않았어….”
처음에 이 이야기를 했을 때는 그렇다 쳐도 생각할 시간은 충분했는데도 태도가 변하지 않는 광신도들을 보며 강신은 생각했다.
‘영원한 시간의 굴레에 갇힌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아무도 두려워하지를 않네.’
평범한 사람들이 들었다면 거부감이 들었을 내용이지만, 이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생긴 건 그냥 평범한 사람들인데….’
자신이 믿는 것이 자신의 전부인 사람들, 강신은 어째서인지 그들을 보며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저 사람들도 처음부터 광신도는 아니었겠지.’
신도를 모집하는 방식은 비밀 종교마다 모두 달랐다.
사람을 납치해 정신을 파괴하고 천천히 세뇌하는 곳도 있었고,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에게 특권 계층의 권력을 쥐여주며 유혹하는 곳도 있다.
그리고 부모가 처음부터 광신도여서 자연스레 광신도로 자라난 아이들도 있었다.
돈으로 팔려 선택권 없이 광신도가 되는 등, 광신도들은 신도를 늘리기 위해서 정말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그 중 기계 장치의 신을 믿는 이들은 불법적인 일들을 자행하는 다른 비밀 종교와 달리 비교적 온화한 방법으로 신도를 끌어모으는 곳이었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몰려 있는 이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런 이들에게 접근해 도와주며 선교했지만, 다른 비밀 종교와 달리 무엇도 강제로 시키지 않았다.
‘입교하는 것부터 떠나는 것까지 붙잡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신도가 되어 일을 시킬 때도 선택권을 주니까.’
즉, 그들이 광신도가 된 것은 모두 본인들의 선택이라는 소리였다.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해 벼랑 끝에 서 있는 자들.’
과연 누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었을까.
국가?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애초에 그들 중 누구 한 명이라도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주었다면 그들이 그렇게까지 정신적으로 몰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내몰린 이들에게 그들과 비슷한 처지였던 광신도들은 손을 내밀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작은 도움일지도 모르는 손이었지만, 그 손이 간절했던 이에게는 그야말로 구원의 손길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광신도에 감화되어 스스로 입교했다.
사실 그들도 자신이 믿는 신이 가짜일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굳이 영원한 시간의 굴레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아무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현실 따위보다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시간에 같이 있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기계 장치의 신을 믿는 이들에 대한 영감을 얻을 때, 신도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봤던 강신이었기에 그들에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강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들은 곧 성신이 정해준 날짜에 맞추어 그토록 원하던 영생을 얻게 될 테니까.
‘그래도 뭔가를 해주고 싶어.’
누가 본다면 쓸데없는 오지랖, 과한 동정심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강신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게 왜.’
강신은 자신이 느끼는 동정심이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지 않는다면 동정심조차 느끼지 못할 테니까.
이 동정심이야말로 양심이며 강신이 지나친 권력에 물드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장치 중 하나였다.
그래서 강신은 감격하고 있는 광신도들에게 물었다.
“혹시 지정된 날 따로 약속이 있는 분 계신가요?”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넘어온 이들에게 따로 약속이 있을 리가 없었다.
모여 있는 이들이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강신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다행이네요. 그러면 그날은 저에게 시간을 조금 주시죠.”
그렇게 강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두 눈을 껌뻑이는 사이 당일 아침 이른 시간부터 그들과 약속을 잡았다.
강신이 저들과 당일 약속을 잡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저들이 영원한 시간의 굴레 속에서 조금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자신이 시간의 굴레에 갇혀 있을 때를 떠올리며 광신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생각했다.
‘시간이 시작하는 시점은 잠에서 깬 그 순간, 돌아가는 시간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만졌을 때야, 그러니까 그사이 저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줘야겠어.’
광신도들이 이미 결정했기에 그들의 일정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강신은 그들의 일정에 맞춰야 했다.
현재 남아 있는 기계 장치의 신을 믿는 이들의 수는 스무 명, 남은 시간은 사흘 남짓, 인원보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프로네시스와 크림의 도움을 받는다면 강신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무 명에 대한 모든 조사는 끝났어.
-그들의 기본적인 인적 사항부터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모조리 조사했어요.
프로네시스와 크림이 각각 알아낸 것들을 강신에게 알려주었고, 강신은 그 내용을 한 명도 빠짐없이 밤을 새워가며 기록했다.
강신은 그 기록을 토대로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제공할지 프로네시스와 의논했다.
그들이 원하는 물건 중 사흘 만에 구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강신은 사재를 털어 웃돈을 주고서라도 그 물건을 구해왔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라는 개념을 돈으로 살 수 있다니….
그러는 중 크림이 뭔가를 또 깨달은 것 같았지만, 그런 곳에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예정되었던 시간이 다가왔다.
-♪~♪♪~♬
이른 새벽 광신도들이 머무는 호텔에 부드러운 음률이 흘러나왔다.
아름다운 선율은 잠들어 있는 이들을 기분 좋게 깨우기에 충분했다.
전날 일찍 잠이 들어서일까, 광신도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눈을 떴다.
모두 눈을 뜨긴 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는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웠고 어떤 이는 부지런하게 곧장 세면을 하고 환복했다.
그리고 강신은 사전에 만들었던 지휘부에서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화면을 통해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이거 불법에 가까운 거 알고 있지?
프로네시스가 놀리듯 말하자, 강신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다 동의받고 하는 건데, 무슨 불법.”
호텔 측에도 당사자에게도 이미 동의를 받고 하는 행동이었으니, 큰 문제로 이어질 리가 없었다.
“자자, 잡담은 그만하고 오늘 저들에게 최고의 하루를 선물해 보자고. 네시스 서포트는 기대할게.”
-나에게 맡겨.
-저도 있습니다.
“좋아, 크림도 잘 부탁해. 그럼 시작하자.”
강신은 모든 준비를 끝내고 거실로 나온 이들이 있는 방부터 체크하기 시작했다.
“2, 6번 먼저 나왔어. 음식 세팅.”
-바로 연결할게.
이미 그들이 깨어날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던 터라, 시간 낭비 없이 사전에 얻은 정보로 그들이 선호한 음식이 바로 준비됐다.
미리 고용해두었던 직원들이 먼저 준비된 이들의 방으로 들어가 식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2번은 육류 쪽이었고, 6번은 해산물 쪽이었던가?’
그들의 음식을 세팅한 이는 그 자리에서 음식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며 그들의 입맛을 돋웠다.
그렇게 광신도 한 명씩 준비가 될 때마다 강신은 바로바로 준비된 음식을 똑같이 올려보냈다.
하지만 그런데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
-억지로 나오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내버려 둬. 저 시간이 저 사람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일 수도 있어.”
사람마다 주관이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게 다르기에, 강신은 잠에서 깨어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맛있는 아침을 먹는 것보다 소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정에 먹는 일정을 넣어두었으니까.”
아무리 좋은 음식을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이 강제되어서는 좋은 식사라고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원할 때, 가장 품질 좋은 것을 준다. 그게 이번 일의 핵심이야.”
식사가 끝나고 각자 취미나 흥미에 맞추어 움직일 수 있도록 일정을 배분했다.
일정이 시작되자 광신도들에게는 각각 두 명의 직원들이 붙어서 그들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광신도들이 원하는 것은 모두 달랐다.
어떤 이는 호텔에서 나오지 않고 책을 읽거나 게임을 했으며, 또 다른 이는 자신이 원하는 해외 드라마를 시청했다.
또 어떤 이는 미식을 원했기에 호텔 주방장에게 부탁하거나 요리사를 초빙해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그 외에도 놀이 공원을 가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성신이 하위 계열사인 네츄럴랜드에서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주었다.
이동 또한, 시간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회사 헬기를 빌렸다.
내버려 둬도 스스로 즐길 것을 찾는 이들은 그나마 편한 축에 속했다.
문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이건 정말 곤란하지….’
본인도 모르는 좋아하는 취미를 강신이 딱 잡아서 잡아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그런 이들에게는 짧게 많은 경험을 체험시켰다.
-5번, 음식 쪽을 좋아하는 것 같네. 미식 쪽으로 뺄게.
-7번은 오케스트라 쪽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강신은 이미 자신의 취향을 알고 있는 이들의 일정을 신경 쓰면서 새로운 취향에 눈을 뜬 이들에 대한 일정을 새로 추가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미리 가이드를 세워두었기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강신은 그들이 즐길 수 있게 모든 것을 제공했다.
-오전은 끝났네.
프로네시스가 12시가 지난 것을 알려주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네….”
고작 오전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강신은 상당히 피곤해 보이는 몰골이었다.
-며칠이나 밤을 새우면서 계획했으니까, 나랑 크림이 조율할 테니 조금이라도 쉬는 것은 어때?
프로네시스의 제안에 강신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지. 마지막까지 끝내고 쉴게.”
강신은 쉬지 않고 광신도들을 모니터링하면서 그들이 필요한 것들을 그때마다 제공해 주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었다.
이전까지는 각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지원했다면 저녁 시간 이후로는 조금 일정이 변했다.
-다 같이 모인 걸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글쎄, 그럴 수도 있지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거야.”
가장 힘들 때, 옆에 있어 줬던 이들이다.
어찌 보면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이들일지도 몰랐다.
그런 이들과 마지막을 함께 보내는 것을 싫어할 리가 없다고 강신은 생각했다.
그들은 서로 함께했던 추억을 공유하며 값비싼 술을 마시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