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42
641화
토드의 영입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 막 입사한 이에게 성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일단 LA 지부에서 인성검사를 시행했고 그쪽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거짓말 탐지기 쪽도 정상적으로 넘겼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과거 행적인데….”
뒷골목 생활이 길었던 탓일까, 토드는 여러 사건에 연루된 것은 물론이고 중간중간 흔적이 끊어졌던 기간도 존재했다.
“그래도 저지른 범죄가 크지 않고 강책임님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하니, 상부에서 입사를 허락하기는 했습니다만 현재 폭스팀 휴고가 그랬던 것처럼 토드를 감시할 사람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상부에서 그렇게 판단했다면 어쩔 수가 없죠.”
“그리고, 배움의 시간이 적어 상식이 부족해 기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LA 쪽에서 자체적으로 교육하겠다고 했습니다.”
토드가 가지고 있는 수준은 한국으로 치면 기껏 해봐야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그런 그가 사회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교육은 필수였다.
“교육이라…. 필요하겠죠. 대신 토드가 원하는 속도에 맞춰 진도를 나가게 해주세요.”
“그렇게 되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요?”
“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모처럼 잡은 행운인데, 만끽할 시간은 줘야죠.”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LA 지부에는 최대한 챙겨달라고 부탁해 놓겠습니다.”
“네.”
“아, 그리고 이건 별개의 이야기인데, 토드의 뒷조사를 맡았던 이가 조사하다 나온 찾은 겁니다.”
장웨이는 품속에서 두툼한 수첩 하나를 강신에게 내밀었다.
강신은 그 수첩을 받고 바로 펼쳐 내용을 확인했다.
수첩 안에는 옛날 기사가 나와 있는 신문들이 잔뜩 스크랩되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한때 토드를 맡았던 위탁 가정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와 있었다.
차가 전복된 흑백 사진 한 장과 그 아래에는 짤막하게 기사 한 줄이 쓰여 있었다.
-운전 미숙으로 가드레일을 받고 절벽으로 추락한 차량, 일가족 전원 사망.
“이때, 토드의 신분도 함께 말소되었습니다.”
장웨이의 말을 들은 강신이 중얼거렸다.
“뭔가 구린 냄새가 나는 사고군요.”
차량이 절벽으로 추락했으니, 일가족이 사망한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강신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토드의 신분이 말소되었다는 부분이었다.
“일가족이 사망했다고 기사가 났는데, 어째서 거기에 있지도 않은 토드의 신분이 말소되었을까요?”
경찰이 현장을 봤다면 누군가가 빠져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며 집에 홀로 남은 토드를 찾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토드는 다른 위탁가정에 맡겨졌겠지.’
하지만 토드는 방치되었고 가지고 있던 신분마저 말소되었다.
그 말은 경찰이 현장을 살피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었다.
“경찰과 유착 관계가 있는 조직이 연관되어 있나 보군요?”
“유착 관계라기보다는 저 사고에 U.M.A가 연관되어 있어서 묻힌 것이더군요.”
장웨이가 조사한 바로는 토드를 맡았던 가족은 지역 갱에게 원한을 사서 야반도주했지만, 그 과정에서 뜬금없이 U.M.A의 공격을 받아 전원 사망하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U.M.A가 시체를 크게 훼손해서 제대로 인원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 미국 정부는 그들이 어린 토드 또한 데리고 이동했을 거라 생각하고는 절벽에 추락한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한 것이었다.
“조금 허술하게 대처했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위탁가정을 공격한 U.M.A가 도심지로 이동해 그것을 막기 위해 급하게 처리하다 보니, 그렇게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친 일이었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하나는 확실해졌다.
“이것뿐만 아니었습니다. 그 외에 토드에 대해 파고 또 파도, 강책임님 말대로 운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땐 미심쩍었지만 이번 조사로 인해 장웨이는 토드가 강신이 말했던 것처럼 건강운 하나는 타고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사 끝에 알아낸 토드의 인생은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연속이었다.
그것도 조금만 실수하거나, 삐끗해도 바로 죽음으로 이어지는 줄타기였다.
토드의 운이 좋지 않았다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뭐, 그럴 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 토드에게는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토드가 가진 건강운은 하자가 많은 재능이거든요.”
강신이 그의 재능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행운의 천칭 덕분이었다.
행운의 천칭이 어느 한쪽으로 완벽하게 기운다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그것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왼쪽으로 완전히 기운다는 것은 정말로 이상한 일이었다.
‘나를 만났다고 기운 것도 아니야.’
행운의 천칭이 아니었다면 강신은 토드에게 신경도 쓰지 않았을 테니까.
몇 가지 소거법으로 생각했을 때, 강신은 토드가 가지고 있는 행운이 건강운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기에 굳이 숙소까지 데리고 와 다시 한번 검증을 한 것이다.
그가 가진 건강운은 다른 불행을 씹어 먹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그리고 그 영향은 다른 운에도 적용되었다.
“건강운을 제외한 다른 운이 평균 이하일 겁니다.”
말이 평균 이하지, 그냥 운이 나쁘다고 봐도 무방했다.
“듣고 조사해봤으니 그의 성장 배경은 충분히 알고 계시겠죠?”
장웨이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하지 않았던 그의 인생에 울프팀 요원들마저 동정할 정도였다.
그건 건강운과 비교하면 다른 운들이 나쁘기에 생긴 일들이었다.
“그래서 아까 모처럼 잡은 행운이라고 하신 거군요.”
“네. 건강운에 비하면 떨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운이 없는 건 아니니, 가끔 이런 행운도 오는 법이죠.”
그가 성신에 입사하게 된 것은 분명 행운이었으니까.
과거 힘들었던 것들을 지우고 새로운 신분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
“토드도 과거를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어쨌든 토드는 당분간 LA 지부에 머물 예정입니다.”
“뒤처리하신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장웨이가 토드에 대한 일들을 처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12시간이었다.
그는 1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토드에 대해 모든 것을 조사하고 상부에 허락을 받아 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모두 해결한 것이다.
그런데도 힘든 내색하나 없으니, 맥스와 친구들이 존경하는 얼굴로 장웨이를 바라볼 수밖에….
“그런데, 세그레드 조라에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습니까?”
“흠…. 그러게요.”
강신이 있는 곳은 처음 장웨이가 구해주었던 세이프 하우스였다.
강신은 장웨이가 일을 본다고 12시간 동안 움직이는 동안 이곳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었다.
외부에는 아직도 행운의 천칭을 노리는 이들이 득실댔고 사람을 보내고 연락주겠다던 세그레드 조라에서는 연락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그레드 조라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요?”
송기덕이 조심스럽게 묻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죠. 하지만 저희가 신경 쓸 이유는 없습니다.”
조금 냉정하게 들릴 수 있었지만, 강신과 세그레드 조라의 관계는 딱 그 정도였다.
필요한 것들을 주고받는 비즈니스적인 관계.
세그레드 조라가 위험에 빠졌다고 한들, 도와줄 의리는 없었다.
‘다른 조직이라면 모를까.’
차라리 프리메이슨이 그런 상황이라면 강신은 맨발로 뛰어갔겠지만, 세그레드 조라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강신이 척준신과 요원들을 잃고 한참 세그레드 조라의 의뢰를 받으며 움직였을 때, 그들은 강신의 상태를 이용한 전적이 있었으니까.
지금이야 내부에 있는 척준신과 요원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 몰라 조급한 마음에 반쯤 미쳐 돌아다닐 때였다.
그리고 세그레드 조라는 그런 강신의 상태를 이용해 위험하고 어려운 임무들을 내걸며 강신의 절박함을 이용했다.
그래서 강신은 그들과 이용당하고 이용하는 관계로 선을 그었다.
그러니, 지금 그들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해도 도와줄 생각은 없었다.
“그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이동했으니, 이참에 푹 쉬도록 하죠.”
비록 신하린은 복수의 종교자를 쫓고 있었지만, 그래도 일행들은 간만에 안전한 세이프 하우스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었다.
세그레드 조라의 회장에게 전화가 온 것은 그날로부터 3일 뒤였다.
-이것 참, 섭섭하군.
회장은 대뜸 강신에게 섭섭한 마음을 표현했지만, 강신은 동요하지 않았다.
“섭섭할 게 뭐 있겠습니까. 괜히 돕겠다고 했다가 행운의 천칭을 잃어버리면 그게 더 큰 일이었을 텐데요?”
-크흠, 그건 그렇다 해도 적어도 연락은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저도 다른 일 때문에 꽤 바빠서 말이죠. 연락할 겨를이 없었군요.”
-에잉…. 말이라도 못하면.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쯧, 하이에나 같은 이들이 행운의 천칭을 구매한 것이 나라는 걸알고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LA에 있는 세그레드 조라 지점을 공격해 왔네.
회장에 설명을 들은 강신은 속으로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강신은 기껏해야 약간의 방해를 받았으리라고 생각했다.
그야 지점을 공격했다는 건 세그레드 조라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일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런데 지점을 공격했다고? 도대체 어느 간 큰 집단이….’
상당히 궁금한 내용이었지만, 강신은 굳이 내색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럼 지금 그쪽 사건은 이제 수습된 겁니까?”
-흠…. 그게 수습이 되었다고 해야 할지….
세그레드 조라의 회장은 확실하게 대답해 주지 못했다.
“무슨 문제가 있나 보군요?”
-습격한 이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네, 그보다 LA 지부를 지키는 과정에서 그쪽 지부에서 가지고 있던 특별한 물건 하나가 폭주했고 그로 인해 지부 자체가 날아가 버렸지. 덕분에 LA 지부를 맡은 점장, 그리고 그쪽으로 파견 보낸 내가 직접 키운 종업원까지 잃었어.
통화를 듣고 있던 송기덕은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우….”
그러자, 일행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오늘 새벽 뉴스에 나온 도심에서 가스 폭발이 이거였나?’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고로 그 진동이 세이프 하우스에서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말인데….
회장이 잠시 뜸을 들이고는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행운의 천칭을 다른 곳으로 옮겨줬으면 하는데…. 그리 먼 곳은 아니고 애너하임까지만 어찌 안 되겠나?
이게 회장이 이제껏 강신의 비위를 맞추고 있던 이유였다.
하지만 강신은 가차 없이 그의 부탁을 거절했다.
“네, 그냥은 안됩니다.”
-…….
너무나도 단호한 강신의 대답에 회장이 순간 할 말을 잃었는지 수화기 너머로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누구나 그냥 알려주실 수 있는 전화번호를 가지고 거래를 제안했으니, 저도 새로운 거래를 제안해보죠. 저희가 그 물건을 애너하임까지 옮겨준다면 회장님은 저희에게 무엇을 주실 수 있습니까?”
-고작 40km 안 되는 거리인데, 그러기인가?
“그럼 그쪽에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면 되겠군요.”
-…….
거리가 가까운 것은 맞았지만, 세그레드 조라 지부 하나를 날려 먹을 정도로 정신 나간 놈들이 붙었다면 말이 달라졌다.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정도로 정신이 나간 놈들이라면 애너하임에서 이쪽으로 사람을 보내도 그 사람에게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우리에게 옮겨달라고 한 거겠지.’
이미 상황을 파악한 강신이었기에 회장의 동정을 부르는 목소리에 속지 않은 것이다.
-크흠, 자네가 정 그러면 행운의 천칭을 구하는 건 다음으로 미뤄야겠군.
조금 기분이 상한 듯한 회장의 목소리, 하지만 강신은 그가 지금 블러핑을 던지고 있음을 쉽게 짐작했다.
수집가 중에서도 지독한 수집가인 그가 수집품을 포기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그러시죠. 그럼 행운의 천칭은 LA 지부를 습격한 이들에게 넘겨주면 되겠습니까?”
강신이 회장보다 한술 더 뜨자, 회장은 질린 듯이 말했다.
-아니, 자네 정말로….
하지만 회장은 끝까지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중간에 강신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으니까.
“회장님. 어떻게든 이득을 보고 싶은 마음은 알겠습니다만, 정말 가지고 싶은 수집품을 대상으로 도박을 하는 건 그리 추천해 드리지 않는 일입니다.”
강신이 다 알고 있다는 듯 덤덤하게 말하자, 회장이 짧게 침음했다.
-으음…. 그래, 알겠네. 그래서 자네가 원하는 게 뭔가?
세그레드 조라 회장은 결국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