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81
680화
판단력이 좋은 광신도가 강신에게 접근하며 간과한 것이 있었다면, 강신의 전투력이 그의 예상보다 월등하게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강신을 상대할 때 인원을 나누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커헉! 이…. 빌어먹을 이단자 같으니.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당해도 우리의 신께서 널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의식 장소에 있는 광신도답게 그의 믿음은 외부에서 봤던 다른 광신도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신실했다.
강신이 유독 그렇게 느낀 이유는 그가 데리고 온 사제들이 이미 강신의 손에 모두 제압되어 바닥을 구르고 있는 걸로 모자라, 그의 목이 지금 강신의 손아귀에 잡혀 있음에도 저런 소리를 지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강신은 살짝 감정을 실어 인정사정없이 사내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퍽!
“끄윽!”
그는 그렇게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너무 약한데?’
강신은 그대로 기절한 광신도를 다른 광신도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곳에 툭 하고 던져 놓았다.
그리고는 신하린을 쫓는 이들을 쫓아가며 생각했다.
‘아무리 광신도 중에서 하린이의 재능을 꿰뚫어 보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고작 이런 이들에게 당했을 리가 없는데….’
물론 강신이 상대한 사제가 모두 공격형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에 위협적인 건 사실이었지만 보호 장비를 뚫어낼 강력한 화력을 가진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심지어 그런 사제의 수준은 그저 훈련을 잘 받은 전투 요원 정도쯤 되는 것 같았다.
아무리 강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의 차단력이 뛰어나자고 하더라도 신하린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도 그에 못지않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으니, 크게 위험하지 않았을 거라는 게 강신의 생각이었다.
“빨리 찾아!”
“다쳤으니, 멀리 가지 못했을 거다!”
강신이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멀지 않은 곳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군.’
강신은 속도를 더 올려서 방심하고 있는 광신도 둘을 그대로 덮치면서 그들 사이로 그대로 난입했다.
강신은 양손에 하나씩 광신도의 머리를 하나씩 잡고는 그대로 지면에 갈아버리듯 처박았다.
콰드드….!
푹신한 풀들이 가득했지만, 평소보다 더 힘을 주었고 풀이 땅과 함께 뒤집혔다.
“커헙.”
“컥!”
손에 잡힌 이들은 입속에 흙이 잔뜩 들어갔는지, 제대로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갑자기 튀어나와 사람 둘의 머리를 지면에 그대로 갈아버린 탓일까, 광신도들이 당황해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뭐…. 뭐야!”
하지만 그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공격받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바로 눈을 뒤집으며 강신에게 달려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단이다! 이단자가 나타났다!”
“죽여! 죽여버려!”
강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남성이 팔을 들어 올리자, 그의 팔이 암석으로 뒤덮였고 그는 그대로 강신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그것을 본 강신은 왼손으로 자신을 향해 팔을 휘두르는 팔을 향해 가벼운 잽을 날렸다.
팡-!
가볍게 쳐냈음에도 남성의 팔을 감싸고 있던 암석들이 건틀릿의 영향을 받아 일부는 녹아내리고 일부는 후드득 하며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강신을 공격했던 광신도가 갑자기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악! 내, 내 팔!!!”
그 비명을 들은 강신은 생각했다.
‘겉보기에는 팔에 암석을 두른 것처럼 보였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네.’
그 비명 덕분에 강신을 향해 달려들던 광신도들이 자신도 모르게 주춤하는 것이 보였다.
그야, 가벼운 공방만 오갔음에도 팔이 녹아내리는 광경은 누가 봐도 끔찍했으니 눈이 뒤집힌 광신도들의 정신을 차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강신은 그 주춤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광신도들이 멈추자, 강신은 그들 사이로 들어가 빠르게 주먹을 내질렀다.
파바바바방-!
퍼버버벅!
강신의 주먹질이 얼마나 빠른지,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주먹에 맞은 광신도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끄아악!”
“커헉!”
“아악!”
오른손, 왼손 생각할 것 없이 손을 내지른 탓에 반은 멀쩡하고 반은 살이 녹아내리는 아비규환이 만들어졌다.
강신은 그렇게 날아간 이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광신도 사이를 더욱 파고 들어갔다.
“마, 막아!”
“젠장, 너무 가까이 붙어서 공격을 할 수가 없잖아!”
이미 사제들의 원거리 공격을 경험했던 강신은 그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난전을 유도하며 손발을 멈추지 않으며 마구잡이로 휘둘러댔다.
그 모습은 누가 봐도 평소에 강신이 사용하던 무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강신이 광신도들을 상대로 굳이 무술을 사용하지 않은 건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전투 훈련을 받은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재능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것 같은데.’
광신도, 특히 크툴루를 믿는 이들에게 재능이란 신에게 받은 축복이자, 그들이 신에게 선택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러니,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는 것보다는 재능을 더 잘 다루기 위해서 그쪽으로 더 훈련했을 것이다.
‘그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재능도 사용할수록 숙달되고 능력이 더 강화되니,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광신도들의 문제는 육체의 단련을 너무나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빈틈투성이겠지.’
최태원을 상대하다가 왔으니, 더욱 그래 보였다.
하지만 그런 강신도 알지 못하는 것이 있었으니, 지금 그가 상대하고 있는 광신도들이 사실은 그리 만만치 않은 이들이라는 것이었다.
강신은 빈틈투성이라며 손쉽게 제압하고 있었지만, 그 광신도들은 성신 요원과 일대일로 붙여둔다면 대등하게 전투가 가능할 정도로 실력자들이었다.
그럼 어째서 강신의 눈에는 광신도들이 약해 보이는 것이며 쉽게 제압할 수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강신이 본인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하게 실력이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결과가 있다면 그 원인도 있는 법이었다.
강신이 무인으로 급격하게 한 꺼풀 벗어던질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과 전투에서 사용했던 ‘끈’ 덕분이었다.
강신이 U.M.A 소재로 만들었다는 것만 알고 있는 끈은 정확히 따지자면 권영식이 만든 게 아니었다.
권영식은 만들어진 끈을 보호 장비에 추가했을 뿐이었다.
강신이 부담스러워할까, 제대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 끈은 강신에게 도움을 받았던 키클롭스라는 장인 집단과 위치라는 신비 집단이 합심해서 만든 합작품이었다.
두 집단이 합작했으니 당연히 강신이 사용했던 끈에는 신비가 담겨 있었다.
비록 다루기는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주는 신비였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 끈의 도움으로 잠재력을 올렸다면 실력이 조금 더 나아졌겠지만, 신단수의 열매와 그가 지속해서 흡입했던 설야의 날개 가루가 강신의 잠재력을 대폭 늘려주었고 계속 훈련 때만 사용하던 것을 실전에 사용해 그 효과가 커졌다.
연습과 실전에서 집중력이 다른 건 당연했지만, 거기에 자신의 목숨과 동료의 생사까지 달려있었으니, 더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자, 강신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한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수많은 광신도를 상대하면서 주위 상황을 살필 여유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카흑, 이 괴물 같은 이단자가 어디서….”
광신도로서는 진짜 억울할 정도였다.
재능을 사용하려고 해도 보호 장비를 뚫지 못해 제대로 통하지 않았고 숫자로 밀어붙이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혼선만 유발할 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광신도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는가.
“젠장, 지원을 불러! 누가 복수의 종교자님들을 불러와!”
“이동 쪽 재능이 있는 사람이 빠져!”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강신이 뒤로 빠지려는 이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강신은 몸을 뒤로 빼려는 광신도에게 먼저 접근해 그대로 로우킥을 날려 정강이뼈를 분쇄해버렸다.
퍼억! 우드득.
“끄아악!”
뼈가 부서지는 고통에 광신도가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재능이 있어도 다리가 부서졌으니, 도망은 못 치겠지.’
그렇게 도망가려는 이들의 다리를 하나하나 다 부수면서도 강신은 다른 광신도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좋아, 기세는 이쪽으로 기울었군.’
굳이 강신이 손속을 더 잔인하게 굴고 목소리 큰 사람들만 먼저 제압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으으….”
“끄윽….”
어느새 강신 주위에는 신음을 내는 이들로 가득했다.
“괴물….”
“저걸 어떻게 잡으란 말이야….”
그 모습을 지켜봤던 광신도들은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강신과 거리가 벌어져 있으면서도 재능으로 공격하지 못했다.
그렇게나 신실했던 이들이 그런 추태를 보일 정도로 강신의 모습은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광신도가 겁에 질려있는 지금 상황이 신하린을 빼돌릴 수 있는 가장 적기였다.
‘더 시간을 끌었다가는 복수의 종교자들이 올 수도 있어.’
사제들이라면 모를까, 강신은 부상을 입은 신하린을 챙기면서 복수의 종교자를 상대하는 건 힘들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니, 겁에 질린 사제를 상대하는 것보다 신하린을 입구로 데리고 가는 게 먼저였다.
‘신하린이 있을 만한 곳은 이미 파악해 두었어.’
강신은 처음 난입하기 전부터 광신도들이 수색하고 있던 지역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 적들이 더 혼란스럽게 만들어야겠군.’
지금 이대로 신하린에게 향한다면 적들은 제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아니라 신하린을 노릴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러니, 저들의 시선이 신하린에게 돌리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강신은 주변에 쓰러져 신음을 흘리는 광신도 하나를 잡아 그대로 근처 게르로 끌고 들어갔다.
그런 갑작스러운 강신의 행동에 광신도들은 몸을 움찔 떨 뿐, 강신의 앞을 막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강신이 광신도를 데리고 들어간 게르에서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다.
“끄아아아악!!!”
이 목소리는 분명 강신이 데리고 들어간 광신도의 목소리였다.
그러자, 겁에 질렸던 광신도 중 하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마…. 막아야 해!”
“하지만 저 괴물을 무슨 수로!”
“그렇다고 우리의 형제가 고통스럽게 죽는 꼴을 보고만 있을 생각이야? 이단자는 하나야! 적어도 아무것도 못 하는 형제들이 고통스럽게 죽는 것만은 막아야지!”
그제야 겁에 질려있던 광신도들이 강신이 들어간 게르로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다리 한쪽이 끔찍하게 녹아내린 형제가 비명 지르는 모습과 자신들이 들어온 게르 입구 반대쪽에 뚫려 있는 구멍이었다.
“젠장, 어디 갔어?”
“찾아! 빨리 찾아!”
강신이 사라진 모습에 광신도들이 다급하게 움직였지만, 이미 강신은 그곳에서 모습을 감춘 뒤였다.
강신은 광신도들이 쉽게 쫓아올 수 없도록 게르에 구멍을 뚫으며 계속 이곳저곳 옮겨서 이동했다.
그러면서도 강신은 더 혼란을 주기 위해 이동하지 않는 지점에 구멍을 뚫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얼마나 광신도들을 따돌리며 움직였을까, 강신은 광신도들이 수색하려던 게르들을 돌아다니고 또 돌아다녔고 한 게르에서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팀장님….”
기운 없는 신하린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강신은 어두운 게르 한구석에서 안색이 나쁜 신하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