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2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25화
비슷한 시각.
한국의 수플레들은 해외 소식들을 듣는 중이었다.
-뉴블랙, 美 팬들과 함께 알래스카 지진 복구 봉사활동
-‘선한 영향력’, 뉴블랙 알래스카 복구 현장 속 모습 화제
-[세계소식] 뉴블랙, 알래스카 지진 복구 봉사활동에 나서..
올라오는 사진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뉴블랙과 미국 수플레들이 짐을 나르거나, 휴식 시간에 코코아 한 잔을 하는 사진들.
‘애들 진짜 좋은 일하고 있구나.’
대중들의 반응 역시 팬들과 비슷했다.
-진짜 좋은 사람임..
-나보다 어린데 마음씀씀이 보면 더 어른인듯
-이미 잘 되고 있지만 더 잘되라 얘들아ㅠㅠㅠ
-나 같았으면 바로 한국왔을 텐데.. 진짜 대단하다
그런 반응을 보던 수플레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며 심호흡을 했다.
‘이쯤 돼서 쌉소리 하는 놈들이 하나둘 등장할 차례인데.’
아니나 다를까 뉴블랙을 욕하고 있는 댓글이 찬반이 비슷하게 찍혀 있었다.
-국내에서 이렇게 좀 했어 봐라ㅉㅉ
-한국에서 재난 상황있을 때는 돈만 기부하다가 미국에서는 봉사활동까지 하고 오죠?? 속 훤히 보이죠ㅋㅋㅋㅋㅋ
-한국에도 굶는 애들 많다 얘들아ㅎㅎ
-국민 아이돌인데 봉사는 미국에서 하네
국내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다가 왜 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느냐는 비난 댓글들이었다.
수플레들이 순간 울컥했다.
‘이 새끼들은 기사도 제대로 안 읽고….’
알래스카의 경우에는 뉴블랙이 직접 지진을 겪었기에 봉사활동으로 이어진 것 아니던가.
거기에 참여했다고 ‘다른 때는 뭐 했음?’ 하며 트집을 잡는 이들의 모습에 한숨이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그러려니 했다.
이런 식으로 트집 잡는 네티즌들은 늘 있어 왔으니까.
‘…좋은 것만 보고 살아야지.’
그런 결심을 한 수플레들이 봉사 사진들을 보며 마음을 힐링했다.
그 속에서 뉴블랙을 따라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구름단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잘한다. 미국 지부.’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우리들이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괜히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하고.
-장하다 구름단ㅠㅠㅠㅠ
-진짜 다들 소식듣고 바로 달려간게 레전드
-현장에서도 시청 관계자? 같은 사람이 이렇게 조직력 좋고 빨리 일하는 사람들 첨 본대
-서양인 피지컬이 좋긴 좋구나.. 구름단 애들 체력봐
그렇게 팬들이 ‘우리 애들 잘한다!’ 하면서 흐뭇하게 웃고 있을 때였다.
[지금 알래스카 수플레들 봉사활동 논란.jpg]가슴이 또 한 번 덜컥 내려앉았다.
‘뭐… 뭘 한 거야?’
‘혹시 무개념 짓하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아니라고 말해 줘.’
‘너네 뭐 이상한 거 했니??’
일은 안 하고 뉴블랙만 따라다니며 환호를 한다든가, 쓰레기를 여기저기 마구 투척한다거나.
각종 병크를 상상하던 수플레들이 조심스럽게 글을 클릭했다.
그러곤 웃음을 터뜨렸다.
한국 지상파 TV 뉴스에서 앵커리지 시의 시장과 인터뷰한 움짤이 나와 있었다.
[마거릿 뮐러 | 앵커리지 시장]그들은 정말 열정적이고 힘이 넘칩니다. 남들보다 3배를 먹고, 3배를 더 빨리 일하고 있죠.
바로 뒤에서 음식을 폭풍 흡입하는 구름단의 장면이 흘러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
-???: 이 아가씨들은 3인분을 먹는다고!!
-효율이 좋은것인가 안 좋은것인가ㅋㅋㅋ큐ㅠㅠ
-그래.. 빨랐으면 됐어..
-저 사이즈 햄버거를 세 개를 먹는구나
-한끼 먹고 하루치 일하는 누렁소 vs 3배 먹고 3배 일하는 검은소하면 너네는 뭐 고름???
-아니.. 이거 미묘하다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여기저기서 토론을 하는 사람들.
살짝 창피함을 느낀 수플레들은 먼 산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좀 적게 먹어야겠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하루였다.
* * *
턱을 따라 흘러내리는 땀방울.
기분 좋은 땀을 옷깃으로 훔치며 보안경과 헬멧을 벗었다.
「다 됐습니다. 부인.」
「어머…!」
수리가 완료된 벽을 바라보며 루이즈 씨가 기뻐했다.
연신 내 손을 흔들며 물기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정말 고마워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거든요. 남편이 없는 상황이라서…….」
그 말에 작게 웃어 보이고는 쪼그려 앉아서 7살짜리 따님과도 인사를 했다.
「어때? 집이 예쁘게 고쳐졌지?」
「네.」
「엄마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렴.」
「네.」
몸을 배배 꼬는 어린이의 이마를 톡 쳐 주며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벌써요? 커피라도… 아, 쿠키 있는데 쿠키 가져갈래요?」
「좋아요.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 하며 인사를 하는 나에게 합장을 하는 루이즈 씨.
수북한 쿠키 봉지를 챙겨 들고는 집을 나섰다.
마침 옆집에서 일을 마치고 나온 중현이와 수플레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중현아. 쿠키 먹을래?”
“네.”
내가 쿠키를 부메랑처럼 던지자 중현이가 촙 하고 받아먹었다.
그걸 보고 아기새들처럼 입을 벌리고 준비하는 수플레들.
「수플레들은 그냥 먹어요. 저거 중현이만 할 수 있는 거예요.」
「힝….」
다 같이 쿠키를 옴뇸뇸 먹으며 길을 걸었다.
다들 꼴이 엉망이었다.
바지에는 페인트가 잔뜩 묻어 있고, 머리도 감지를 않아서 부스스한 터라 모자를 쓰고 있었다.
중현이가 쿠키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미국 사람들은 참 부러운 거 같아요.”
“왜?”
“머리 안 감아도 별로 티가 안 나는 느낌…? 저는 하루만 안 감아도 되게 티 나거든요.”
약간 공감했다.
미국 사람들은 머리를 안 감아도 자연 왁스처럼 머리가 예쁘게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반면에 우리는 그게 안 돼서 야구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일을 마치고 작업 차량에 올라타서는 바로 본부로 돌아갔다.
부르르르릉-
덜컹이는 차량에서 진동을 느끼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쁜 멍함이 아니라 기분 좋은 멍함.
이런저런 잡념이 사라져서 그런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건 다양한 소리들이었다.
수플레들이 수다를 떠는 소리, 중현이가 흥얼거리는 콧노래, 차량에서 들려오는 라디오, 새가 지저귀는 소리,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 등등.
그 소리들이 하나로 귓가에 모여서 무언가를 자극한다.
“…….”
이번에 오로라를 보면서 만들었던 멜로디에 살이 하나씩, 하나씩 덧붙여지는 느낌이 든다.
수플레들이 활짝 웃고 떠드는 모습.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는 복구 현장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번에 쓰려고 하는 곡의 주제가 아름다움이란 것을 떠올렸다.
“청춘….”
“네?”
“이번 곡의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거든.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청춘이란 키워드가 떠오르더라고. 뭔가 활기차고 싱그럽고, 때때로 흐리더라도 맑은 하늘이 찾아오는 그런 거.”
“음…….”
고개를 치켜들고 생각하던 중현이가 말했다.
“좋네요. 청춘.”
주제가 잡히고 나니 조금 더 곡이 명확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오로라에서 보았던 마법 같은 아름다움.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마법 같은 아름다움을 지금의 상황에서 느끼고 있었다.
분명 며칠 전까지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친해지고, 지금은 힘을 합쳐서 마법 같은 일들을 이뤄 내고 있다.
무너졌던 벽이 세워지고, 허기진 사람들에게 따스한 요리가 주어지고, 지저분했던 거리가 멀끔해지고, 걱정이 가득했던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무슨 느낌인지 알지, 중현아? 그 나이로서의 청춘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태로서의 청춘…?”
“음. 잘 모르겠는데요.”
“뭔가 그 느낌이 있어.”
설명을 하려다가 적절한 언어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만뒀다.
어차피 가수는 자신의 감성을 말이 아니라 노래로 표현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머릿속으로 멜로디를 짜고 있는 동안 마침내 본부에 도착했다.
“형.”
기다리고 있던 막내가 예쁜 식물이 담긴 화분을 내게 내밀었다.
순진한 눈망울이 끔뻑인다.
내가 물었다.
“고마워. 지금은 무슨 컨셉이니?”
“월E 컨셉이에요.”
내가 이브를 따라 하면서 춤을 추자, 지호가 같이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었다.
주변에서 우리를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한참 동안 춤을 추고 돌아오니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는 리혁이가 눈에 띄었다.
“잘 되고 있니?”
“재고가 안 맞는 게 몇 개 있어서… 이게 너무 신경이 쓰여요.”
“얼마나 안 맞는데?”
“3~4개 정도 수량이 비거든요.”
“그 정도면 오차 범위라고 생각해.”
사소한 것까지 온 신경을 기울이는 리혁이의 어깨를 토닥여 주고는 녹초가 된 비주를 발견했다.
“비주는 괜찮니?”
“네헤… 저 괜찮아요…….”
대용량으로 요리를 해서 그런지 지친 모양이다.
하기사 큼지막한 국자로 계속 솥을 젓고 그랬을 테니까.
본부에서 동생들과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알렉스 코빈과 시청 책임자가 다가왔다.
「식사입니다.」
「와아아아아!」
각자 큼지막한 햄버거 세트를 받아 들었다.
앵커리지 시의 로컬 햄버거 맛집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료로 제공 중인 햄버거.
카라멜라이즈된 양파와 육즙이 쭉 배어나오는 햄버거 패티, 종류별로 골고루 뿌려진 치즈가 완벽하게 배합된 결과….
‘짜다.’
‘오늘도 짜군.’
짜지만 맛있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시청 공무원의 말을 들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뭔가요?」
「복구 작업이 내일이면 끝날 것 같습니다.」
「…3일 만에요?」
본래 목표했던 것의 절반이나 기간을 단축했다.
「여러분과 팬분들이 열심히 일해 주신 덕분이죠.」
그 말을 하던 공무원이 한 박자 쉬고 물었다.
「그래서 저희가 여러분을 위해 무언가를 해 드리고 싶은데… 무엇을 해 드리면 좋을지 떠오르지가 않네요. 시장님께서 뉴블랙 분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들어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음…….」
동생들과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거야 늘 똑같다.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긴 한데…….」
「네.」
「혹시….」
우리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작은 축제 하나 열어 볼 생각 없으신가요?」
* * *
다음 날.
휘이이이이이잉-
북극해 방향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비행기들.
착륙을 위해 서서히 고도를 낮춰 가는 비행기 속에서 다양한 복장의 사람들이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좋은 기삿거리가 될 거야.’
그들의 정체는 바로 다양한 언론사의 기자들이었다.
AP 통신과 CNN, BBC 등의 유명 언론을 비롯해 1인 미디어 저널리스트 등등.
그들이 바라보는 노트북 화면에 뉴블랙의 사진이 떠 있었다.
-글로벌 팝스타가 그들의 팬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다
처음에만 해도 딱히 주목할 만한 기삿거리는 아니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건 흔한 일이니까.
아마존 열대 우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촉구하기도 하고, 하와이의 산불 현장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기도 하고.
뉴블랙의 봉사활동 역시 딱 그 정도 기삿거리였다.
하지만….
-이거 봤어? 뉴블랙의 팬들이 600여 명이나 모였다는데? 가수랑 같이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뭐?
가수의 한마디에 1만 2천여 명이나 되는 지원자들이 나서고, 600명이나 함께 하는 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올라오는 영상들을 보면 요식 행위도 아니었다.
SNS상에서도 일반인들이 뉴블랙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서 도움을 줬다며 인증하는 영상들이 우후죽순 올라오는 상황.
[우주! 우주! 여기다 혹시 인사해 줄 수 있나요.] [그럼요.]헬멧을 쓴 채 가볍게 인사를 해 주며 집을 나서는 우주의 영상 등이 온라인상에서 화제였다.
그 외에도 배식을 해 주는 비주, 터덜터덜 걸으며 지친 얼굴로 환경미화를 하는 지호 등등.
저녁에는 다섯이서 어딘가의 계단에 기대서 햄버거를 우물우물하는 영상들도 역시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쯤 되니 저널리스트들도 흥미를 보였다.
‘좋은 기삿거리야.’
구독자들에게 가장 깊은 감명을 줄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인간적인 스토리였다.
특히나 기사의 주인공이 현재 라는 곡으로 세계에서 누구보다 주가가 높은 가수라면.
“기대되는군.”
그들이 미소를 지으며 앵커리지 공항에 내렸다.
장비를 바삐 챙긴 저널리스트들이 동료들과 함께 이동했다.
“일단은 피해 상황을 담아 보자고. 피해 상황이나 주민들의 인터뷰 컷을 좀 따고…….”
“외곽 쪽으로 먼저 가 볼까? 그쪽이 피해가 제일 심하다고 하던데.”
“다운타운으로 먼저 가 보는 건 어때?”
하지만 앵커리지 시에 도착한 기자들은 모두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어??”
“어어…??”
어디를 돌아다니든 마찬가지였다.
지진의 흔적이 약간씩 남아 있기는 해도 건물들을 비롯해 거리가 너무나 멀끔했다.
저널리스트 중 하나가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았다.
“실례합니다.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럼요.”
“지진 피해가 조금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쪽 지역은 피해가 없었나요? 아, 저는 기자입니다.”
“아. 피해야 있었죠.”
행인이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 상점은 완전 난장판이 되었고, 유리도 깨진 곳이 몇몇 곳이 있었어요. 저기는 한쪽 벽에 금이 갔고.”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은…….”
“뉴블랙 팬들이 와서 다 복구를 해 줬죠.”
“…….”
“일을 정말 열심히 하던데요. 고마운 아가씨들이에요.”
그 말을 들은 저널리스트들의 표정이 멍해졌다.
‘끝났어? 벌써?’
‘뭐야… 한창 복구 중인 그런 거 아니었냐고.’
기사에 쓸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상황이 이미 끝나 버렸다.
낭패감 가득한 표정을 바라보던 행인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기삿거리를 찾는 거라면 다운타운의 광장 쪽으로 향해 보는 건 어때요? 거기서 오늘 축제를 연다고 하거든요.”
“그래요?”
“네. 복구 기념으로 다 같이 즐거운 분위기 좀 내 보자 하는 거죠. 다들 지금 엄청 들떠 있어요.”
어쩐지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 보였다.
저널리스트가 물었다.
“무슨 축제인가요?”
“글쎄요. 아마 뉴블랙이랑 그 팬들이 함께 노는 그런 축제인가 봐요. 나도 이따 아내랑 가 볼 겁니다.”
대화를 마친 이들이 동료들과 모였다.
“축제?”
“일단 거기로 가 볼까?”
결국 흩어졌던 저널리스트들 대부분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다운타운의 광장.
그곳에 도착한 이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짜 축제 분위기군.’
물론 진짜 축제와는 조금 달랐다.
본격적으로 각 잡고 꾸미는 축제보다는 엉성한 느낌.
독립기념일 축제에 쓰다 남은 장식들을 비롯해 다양하고 조잡한 간판들이 세워지고 있었다.
“Oh…….”
하지만 그거대로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활기차게 웃는 사람들이 바베큐 그릴을 세워두고 중간에 식사를 하기도 하고, 식사를 마치고 다시 장식을 하기도 하고.
펄럭-
[페스티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누군가 손글씨로 예쁘게 쓴 현수막이 건물 사이에 걸리면서 사람들이 와아아- 하고 환호했다.
카메라를 든 사진 기자들도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모르게 사람들의 행복에 전염되는 기분이었다.
여기저기서 한국어로 된 뉴블랙의 음악들이 들려오는 동안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러 다녔다.
“저요? 수플레예요. 오늘 저녁에 축제를 하기로 해서 지금 장식을 하고 일을 돕고 있어요. 조금 일찍 크리스마스 같은 기분이네요!”
“지진 때문에도 그렇고, 요새 겨울을 앞두고 기분이 좀 우중충했는데 기분 전환하고 좋네요! 부인과 두 아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다들 축제 때문에 신이 나 있다는 게 느껴졌다.
3일 만의 복구.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라도 하듯 즐겁게 웃는 사람들, 무료로 간식을 제공하는 사람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서 장식을 하는 사람들 등등.
기자들이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이게 더 좋은 기사일지도.’
특집 기사를 준비 중이었던 한 기자가 노트북 자판을 두드렸다.
[이곳 앵커리지에서는 며칠 전에 지진이 일어났다고 할 정도로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람들에게는 활력이 넘치며, 대화에는 웃음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그리고 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타닥… 탁.
[바로 뉴블랙이다.]멀찍이서 시민들 사이에 섞여서 웃는 뉴블랙 멤버들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이른 크리스마스 같은 분위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들은 마치 크리스마스를 인간화한 듯한 사람들이다. 애정과 열정이 넘치며, 헌신적이고 다정하다. 그들이 돌아다닐 때마다 웃음이 감돈다.]그쯤에서 기사를 반쯤 마무리한 저널리스트들도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며 페스티벌의 준비를 도왔다.
‘간만에 축제에 온 기분이네. 이게 얼마 만이지.’
‘그래. 이런 게 필요했어.’
바쁘고 혼잡스러운 대도시 생활에 지쳤던 이들이 힐링을 느꼈다.
그렇게 축제 준비도 모두 끝났을 무렵.
해가 지면서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주변에서 요리사들이 구워 주는 소시지를 받아 들고는 노트북을 무르팍에 올려놓은 기자들.
간이 무대 위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앵커리지 시의 시민들과 뉴블랙 팬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뉴블랙! 뉴블랙!”
손을 흔들며 걸어 올라오는 우주와 멤버들.
화장기 하나 없는 패딩 점퍼 차림이었는데, 막 작업을 끝내고 올라온 듯한 분위기라 더 호감이었다.
관객들과 소통하며 이런저런 멘트를 하는 뉴블랙을 바라보며 그들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렸다.
[무대 위에서의 뉴블랙 역시 평소와 모습이 비슷했다. 관객들에게 따스한 눈빛을 보내며…….]그렇게 집중해서 기사를 쓰고 있었을 무렵.
기자들의 귓가로 다섯이 맞추는 화음이 들려왔다.
방금 전까지 귀엽게 웃던 뉴블랙 멤버들이 진지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며 화음을 맞추고 있다.
멈칫-
자판 위로 손을 올린 기자들이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는 자판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모두의 노트북에 엇비슷한 글귀들이 적히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던 기자들에게 어느 천재가 작곡한 곡의 아름다운 화음이 들려왔다.
그제야 그들은 적절한 표현을 고를 수 있었다.
[…그야말로 화려하게 빛나는 별(star)이었다.]